스파이크 스피겔이라는 남자. 하성 태생으로 27세. 한때 레드 드래곤이라는 차이니스 마피아에 소속되어 의를 가슴에 불태우며 살았던 남자. 그리고 지금은 자유를 위해 그 과거를 스스로 묻고 쿨하게 사는 남자. 파트너인 제트 블랙과 함께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우주선 비밥 호를 타고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한다. 해프닝을 즐기며, 위험을 사랑하고,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가벼운 농담을 잊지 않는다. 절권도라는 격투기의 고수로서 무기 없이 싸우는 육탄전에서 결코 지는 일이 없다.
돈에도 정의에도 구애되지 않지만, 어느 때라도 의리만은 통한다. 모든 일을 자신의 스타일로 끝을 맺으며, 자신의 가치관을 굳게 믿고 있다. 그 때문에 트러블에 휘말리는 일이 끊이질 않는다. 민간제조품으로 최 고속을 자랑하는 격투전용기 소드피시 II를 소유. 이것은 원래 소행성 레이스용으로 개발된 것을 개조한 기체이다. 그런 그가 정신적인 스승으로 받드는 사람은 격투가이자 철학자인 부르스 리.... (sunrise)



[카우보이 비밥]은 연재의 초반에 말했듯이 스토리, 스타일, 음악,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이러한 [카우보이 비밥]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 바로 주인공 스파이크 스피겔이다. 일단 그의 외모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감독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밝혔듯이 스파이크 스피겔의 케릭터는 브루스 리, 즉 이소룡과 [루팡 3세]의 주인공을 모델로 하고 있다. 극중 스파이크는 한 두 번을 제외하고는 계속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데, 그의 딱 붙는 듯한 양복차림은 루팡 3세와 많이 닮아있다. 그리고 스파이크는 절권도의 고수로 나오는데, 이것은 이소룡의 캐릭터와도 흡사한 모습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스파이크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다른 주인공 캐릭터에는 없는 그 만의 매력 덕분이다. 다른 주인공들처럼 동료들에게 부드러운 말을 건네기는커녕,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스타일이며,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영웅이라기보다는, 평생을 사랑한 한 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스타일이다.



‘session 5 줄리아‘ 편에서 언급하였듯이, [카우보이 비밥]에는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스토리 전체를 이끌고 있는 멜로드라마가 있다. 스파이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그에게 줄리아가 없는 일상은 특별할 것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복수를 하려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마지막 화에서 보여준 멍청하리만큼 무모했던 복수는 단지 줄리아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몸담았었던 레드 드래곤과 영원한 숙적인 비셔스와의 악연을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둘의 악연은 결국 죽음으로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스파이크는 그의 카리스마에 걸 맞는 수많은 명대사들을 쏟아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적어본다.
 
‘여자가 있었어....난생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를 만난거야. 처음으로 살아있는 여자를 만났지. 주리아는 나의 분신이야. 내가 그토록 원하던 나의 잃어버린 조각.’

‘나는 한쪽 눈으로는 과거를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현재를 보고 있어...눈에 보이는 것만이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어.’

‘고양이가 있었어. 그 고양이는 좋아하지도 않는 여러 주인을 거치면서, 백만 번을 죽고, 또 백만 번을 살아났지. 고양이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았어. 녀석은 한때 자유로운 들 고양이였지. 어느 날 하얀 암고양이를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그러다 세월이 흘러, 하얀 고양인 늙어죽고 말았지. 고양이는 백만 번을 울고, 그리고 죽었어. 두 번 다시는 살아나지 않았지.... 난 이 얘기가 싫어. 난 고양이가 싫거든.’ (이 고양이 이야기는 카우보이 비밥에서 처음 쓰인 것이 아니라, 일본 동화 중 하나라고 한다)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농담을 잊지 않는 의연함에 소유자, 신기에 가까운 조종술, 이소룡을 닮은 절권도 실력. 세운 깃 자락 뒤로 우울함과 외로움이 묻어나는 남자. 비밥 선율처럼 자유롭게 나는 ‘헤엄치는 새’. 그가 바로 스파이크 스피겔이다.



스파이크 스피겔의 1인용 우주선. 원래 레이스용으로 개발된 ‘모노 레이서’를 정비사 두한이 개조 후 무장시켜 고속전투기로 개량했다. 우주에 단 한대밖에 없는 오리지널 기체이다. 양 날개에는 기총 4문, 기체하부에는 플라즈마 캐논 1문을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캐논은 마이크로 핵융합을 사용하고 있어, 대량의 에너지를 단번에 소비하기 때문에 계속 사용할 수는 없다. 콕피트는 대기권외 활동에 필요한 조향 및 제동, 위치확인, 자동계산 등을 일괄 처리하는 모노포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조종캡슐 역할을 함과 동시에 위험한 상황의 탈출포드 기능도 겸하고 있다. 양 날개를 접을 수 있는 구조로 격납시 공간을 절약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메인 엔진에는 대형의 핵융합 에어로 스파이크 모터를 1기 탑재, 또한 날개 밑에는 단거리 이륙용 부스터 노즐을 장비하고 있다. (sunrise)



글 / ashitaka
200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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