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ia Keys Tour in Korea!!!

사실 알리시아 키스가 내한 공연을 처음 한다고 했을때
내가 꼭 가게 될줄은 몰랐다..
왜냐면 지금까지 좋아하는 뮤지션이 공연을 하는 경우에
귀차니즘을 동반한 잡다한 이유들을 핑계로 그냥 접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DJ Shadow가 그랬고, 조용필이 그랬고, 그랬다.

사실 이번 알리샤 키스도 비싼 티켓 가격때문에 거의 포기할
가능성이 더 많았었다. 하지만 내안에 어떤 뜻모를 제3의 에너지가
과감히 '카드결제'버튼을 클릭하게 했다 --;;
혼자간다는 부담감도 적진 않았다 (이만한 가격을 부담할 만큼의 알리샤 마니아가 주변에 없던 탓이다..윽..)
하지만 영화를 혼자 볼때도 느끼는 거지만 혼자 보러 가서 심심할떄는
오로지 시작 전 뿐이지 일단 시작하고 나면 혼자서 갔던 여럿이 갔던
전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서도 물론 마찬가지였고

처음 표를 보고 자리를 확인했을때, '와~정말 앞이다'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정말 앞자리였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결심한 사실은
어차피 공연을 볼 거고, 스탠딩아니라면 과감히 R석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앞자리에서 느끼는 희열은 돈 몇만원으로는 바꿀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표정 하나하나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이름 모를 신인가수와 거미의 오프닝이 끝나고
한참의 무대 정리 뒤에 엄청난 기대 속에 무대에 오른 알리샤 키스!!

공연장은 첫 곡부터 흥분으로 뒤집혔다.
공연전에 안내멘트로 자리가 좁은 관계로 점프 등의 행동은 삼가해
주십시요 했으나...
알리샤가 'Get Up! Jump! Jump!!'라고 하는데 어떻할 것인가
안그래도 뛰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은 이때다 하고 온통 뛰기 시작했다

처음 몇곡은 빠른 비트의 곡이었다. 오랜시간 맞춰온 댄스는
공연 초반부를 흥분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흥분의 무대가 잠잠해지고(사실 표현만 잠잠이라 했을뿐, 단 일초도
흥분이 가라앉은 적은 없었다!), 그녀가 익숙한 피아노에 앉아
발라드 넘버들을 노래했다.

정말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If I Ain't Got You'를 부를 땐, 거의 정신을 놓을 뻔했다. 그 익숙한 인트로의 피아노 연주와 'Some People~'하며 시작하는 브릿지는 정말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생각을 자꾸
하게 했다.

밴드들의 장기를 소개하고, 코러스와 함께 하는 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그 유명한 'Fallin''을 열창한 뒤 무대 뒤로 사라져갔다.
'I keep~'하는 멜로디가 나올때 객석은 고막을 찢을 듯한 함성으로
터져버렸다.
무대 뒤로 떠난 뒤 객석은 '알리샤'를 외쳐댔고,
그녀는 또 하나의 기대했던 곡인(안 기대했던 곡은 없었다만)
'You Don't Know My Name'의 인트로를 노래했다.
'Baby, baby, baby~'....
아...그때의 전율이란....

거의 전곡을 모두가 합창할 수 있었을 만큼 마니아들이 많이
참석한 이번 공연의 마지막은 그녀가 평소에 좋아하는 레게 풍의
음악으로 끝을 내렸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Peace!'를 외치며
정말로 무대 뒤로 사라져버렸다.

이 세상엔 많은 천재 뮤지션들이 있고, 공연이 있지만
내가 앞으로 혹 U2나 bjork의 공연을 보게 되더라도, 알리샤 키스의
공연은 영영 잊지 못할 것이다.

말도 안되는 회사일에 지쳐있는 나에게
'지금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거야?'라는 질문을 던진 공연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노래 실력은 겨우 동네 참피온에 지나지 않는 다는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공연이기도 하고...--;
하긴 전국 대회급 참피온인 박효신이나 다이나믹 듀오, 리쌍 등도
자신들이 연예인인줄 망각하고 그녀에게 빠져버렸으니 말이다.

어제 공연 이후로 나는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 중이다...
어제의 공연을 잊지 않으려..
계속 계속 되네인다...

200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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