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시 _ 블루레이 출시기념 시연회 및 GV


지난 토요일(11일),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의 블루레이 출시를 기념한 상영회와 GV가 열렸다. '시'블루레이는 다른 타이틀과는 다르게 국내 출시예정이 없던 작품을 DP에서 소비자들이 미리 선구매형식을 취해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하게 된 특별한 경우인데, DP컬렉션 001 타이틀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었고, 002 타이틀이 바로 '시'다. 참고로 이 DP컬렉션의 배경과 국내 블루레이 시장에 관한 내용은 지난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






(상영이 시작되기 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주시고 계신 DVD프라임의 박대표님!)


사실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좀 더 가까이 지켜보게 된 입장에서, '시' 블루레이를 위해 정말 많은 신경을 쓴 이들의 노력을 알기에 감회가 남다른 순간이었다. 특히 첫 번째 타이틀이었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정말 얘기치 않았던 오류로 인해 리콜을 결정했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은 이루말할 수 없는 것이었고, 어려운 국내 2차 영상물 시장을 고려했을 때 자칫 이 새로운 가능성 마저 완전히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프로젝트였다. 그렇게 탄생한 '시' 블루레이였기에 이번 시연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할 수 있겠다. 오랜만에 박대표님도 뵙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미리 프리오더했던 '시'블루레이를 손에 쥐고 나니 무언가 뿌듯함이 느껴졌다. 아마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800명 넘는 이들이 심정이 모두 그러했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시' 블루레이 상영 시작. 왜 이렇게 이런 행사는 깔끔하게 되는 법이 없는지, 영사실에서의 플레이어 조작 미스로 이창동 감독님의 소개 인트로가 나오지 않아 재차 상영을 하게 되었는데, 완전한 손님이라기 보다는 반 운영자의 심정으로 앉아 있던 나도 진땀 났을 정도였으니, 박대표님의 심장은 얼마나 빨리 뛰었을지...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DP 리뷰를 위해 이미 블루레이 타이틀을 여러 차례 먼저 보았던 터였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는 맛은 역시 또 달랐다. 그 만큼 '시'라는 영화의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겠고. 영화와 블루레이 타이틀에 대한 리뷰는 곧 DP 리뷰를 통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그렇게 상영이 끝나고 곧 이어진 이창동 감독님과의 GV. 영화평론가 이상용 님의 진행으로 시작된 GV는 이 특별한 자리에 대한 의의와 '시' 블루레이를 처음 보게 된 감독님의 솔직한 (아주 솔직한;;;) 느낌으로 시작되었다. 이미 블루레이에 수록된 음성해설까지 다 들었던 터라, 겹치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가끔씩 서로 웃어가며 즐길 수 있는 지루하지 않은 GV였다. DP회원들 외에도 감독님의 팬들 및 영화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이 자리를 함께하여 그 어느 때보다 질문자가 많은 GV이기도 했다. 오히려 이후 싸인회를 위해 빨리 마무리해야 했던 것이 아쉬울 정도로.






'시'에 대한 이야기 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아주 살짝 들을 수 있었는데,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쉽게 성사될지 여부를 알 수 없는 프로젝트임을 슬쩍 드러내셨는데, 꼭 성사되어서 내년 즈음에는 신작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GV가 끝나고 극장을 찾은 DP회원들 약 150명에게 일일이 싸인을 해주셨는데, 아마도 블루레이를 미리 구매했던 이들에게도, 감독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싸인판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뒤 감독님께 나즈막하게 내 이름을 얘기한 후, 블루레이에 멋지게 싸인을 받았다.





일반판에 제공되는 슬리브 대신 DP한정판에만 제공되는 특별 슬리브에 일부러 싸인을 받았다. 감독님께 '나중에 DP에 블루레이 리뷰 올라오면 꼭 한 번 봐주세요'라고 말해보고도 싶었지만, 그 말은 고이 접어두고 그냥 싸인만...

DP컬렉션의 두 번째 타이틀 '시'가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불러와서 그 다음 타이틀이 제작되는 힘을 얻었으면, 아니 더 나아가서는 이런 특별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좋은 영화가 걱정없이 제작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길 꿈꿔본다. 이게 꿈에 가깝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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