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도 '무소유'로 널리 잘 알려져 있는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법정스님의 의자'가 DVD로 출시되었다. 얼마 전 故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울지마 톤즈'로 깊은 울림을 전했던 디에스미디어에서 출시한 작품으로서, 또 한 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간 고승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불교를 믿는 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소유'라는 책과 가르침을 통해 알고 있을 정도로 익숙한 인물이지만, 반대로 좀 더 깊은 법정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 '법정스님의 의자'는 그의 삶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저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보는 이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법정스님이 남기 신 '무소유'라는 가르침은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 사회가 더 각박해지고 빠르게 달려만 오던 중, 그가 남긴 무소유의 가르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을 한 번쯤 다시 되돌아 보게 했고, 무소유를 실제로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삶은 그 자체로 어떤 글귀보다도 더 깊은 울림을 일게 했다. '법정스님의 의자'에서는 이렇듯 대중들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스님의 면면도 물론 소개하지만, 일반인들을 잘 몰랐던 법정스님의 또 다른 가르침과 삶의 향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법정스님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이야기하곤 했던 스승인 효봉 스님과의 일화들도 소개되는데, 법정스님이 스승인 효봉 스님에게서 배운 가르침으로부터 무소유의 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부분은 대한민국에 실질적으로 불교를 소개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이다. 생전에 '무소유'를 비롯해 정말 많은 수필집과 저술 활동을 펼쳤던 법정스님은 초기경전인 '숫타니파타'를 최초로 번역하였으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화엄경' 역시 정수만을 모아 별도로 펴내기도 했었다. 법정스님의 이런 작업이 더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단순한 번역 작업이 아니라, 한글을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말로 표현해 더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해인사를 찾은 어떤 이가 지나가는 말로 '대단하다고 해서 와봤는데 그냥 빨래판이잖아'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아 더 쉽게 이 깊은 가르침을 전파할 수 있어야겠다 라고 마음먹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일화와 더불어, 학문적 측면과 대한민국 불교 전파 역사의 측면에서도 법정스님이 끼친 영향이 매우 중요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남들 모르게 학비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온 일이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내세우지 않고 도움을 주었던 일들도 들려준다. 참고로 법정스님이 생전에 집필하신 수 많은 책들로 벌어들인 인세는 전액 이런 방식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법정스님을 아주 가까이에서 알고 지냈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 법정스님의 면모를 들려주는데, 출가한 이에게 두 가지 삶이 있지 않은 것처럼 가까운 이들이 말하는 법정스님은 더욱 냉정하리만큼 엄격하면서도 그 속에 따듯함과 아름다움은 늘 갖고 계셨던 분이었단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DVD 메뉴



DVD Quality


이런 다큐멘터리 작품에 대해서 화질이나 사운드를 논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는 점을 전제로, 화질의 경우는 TV방영 시 HD로 방영하였었기 때문에 법정스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일부 장면을 제외한다면 모두 최고 수준의 DVD 화질을 수록하고 있으며, 사운드 역시 돌비디지털 2.0 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더도 덜도 필요 없이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막은 우리말 외에 영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더빙의 경우 시각 장애인용 화면해설을 지원한다.




DVD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나는 남는다 (법정스님의 의자 – 스페셜 에디션)'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약 12분 분량으로 좀 더 주변 가까웠던 이들이 인터뷰를 통해 법정스님이 어떤 분이었는지를 좀 더 충분히 들려준다. 평소 공직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던 품성이나 그 품성마저 절로 묻어나던 모습의 발걸음, 그리고 슬픈 영화를 볼 때는 펑펑 울기도 하셨던 모습까지. 그리고 이해인 수녀님과의 일화를 통해 순수한 사춘기 아이 같은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이 작품의 내레이션을 맡은 최불암 씨의 짧은 메이킹 영상과 역시 1분 41초의 짧은 구성으로 정리한 '법정스님 어록' 특별영상 그리고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지난번 '울지마 톤즈'를 리뷰할 때도 느꼈던 바이지만, 종교인 혹은 수도인으로서 한 평생을 삶 그 자체로 가르침을 남기고 간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노라면, 한 없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 가르침을 결코 보고 느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도 꽃 피워야겠다 는 다짐을 하게 한다. '법정스님의 의자'는 그가 평생을 통해 보여주었던 무소유의 삶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삶의 아름다움의 깊이를 느낄 수 있어서 고맙고 부끄러워만 지는 작품이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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