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분노 (Wrath of the Titans, 2012)
그리고 신들의 허약



루이스 리터리어가 연출한 1편 '타이탄 (Clash of the Titans, 2010)'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커다란 기대보다는 오락영화로서 2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 동안 실컷 즐길 수 있는 것에만 기대치를 두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었다. 이런 동일한 기대치를 가지고 속편인 '타이탄의 분노'를 보게 되었는데 (요새는 정말 예매할 때 손이 떨리는 가격의 아이맥스 3D로!)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 높지 않은 기대치 덕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수준이긴 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자면 아쉬운 점이 막 터져나오는 그런 영화였다. 이런 영화를 곱씹어 보려는 시도 자체가 좀 불필요에 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그냥 즐기는 것으로 충분한 영화이다 보니), 이 시리즈는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자극하는 워낙에 좋은 이야기의 소스를 갖고 있기에, 불필요함을 알면서도 문득문득 불끈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일단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점들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1편보다도 이야기의 전개가 더 가볍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각 인물들의 동기 부여 측면에 있어서 '왜?'라는 부분이 많이 생략되어 있으며, 액션의 측면에 있어서도 구성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특히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크로노스 와의 전투 장면은 영화 내내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에 비하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준이었는데, 그 스케일을 보여준 것은 좋았으나 딱 '보여준' 것 뿐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 들의 활용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전편에 비해서는 오히려 캐릭터의 숫자가 줄었다고 할 수 있음에도 역시나 매력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 가볍게 처리된 부분들에 아쉬움이 남았다. 아무래도 그 캐릭터들 가운데는 리암 니슨이나 랄프 파인즈 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도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타이탄의 분노'의 액션은 굉장히 핸드헬드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3D 아이맥스라는 체험 조건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과한 감이 있는 활용이었다. 현실감을 주려고 사용했을 텐데 현실감보다는 전개를 따라가기 불편할 정도의 과한 흔들림(의미없는 흔들림)이라 오히려 액션 시퀀스를 즐기는데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낮은 기대치를 가지고 극장에서 100분간 즐기기에는 크게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다만 신들의 조금만 더 강하고 위엄있게 그려졌더라면 하는 개인적 아쉬움은 남았다. 누가봐도 이 영화의 부제가 '타이탄 : 신들의 허약'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1.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관계 설정은 영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 그 장면은 완전한 미스. 뭐 이름대로(안드로메다) 전개된 것인지도 모르죠 ㅋ

2. 차라리 1편의 퀘스트 형식 전개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2편은 동기부여 측면이 너무 간과되다보니 전체적으로 힘을 잃을 수 밖에는 없었죠;

3.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아이맥스로 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어벤져스'의 예고편이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예고편을 볼 때 그 두근거리던 심장이란 ㅠㅠ 예고편이 끝나는데 정말 온몸에 소름이 ㅠ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극장에서 그것도 아이맥스로 보는 경험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ㅠ '어벤져스' 예고편 역시 새롭게 느껴질 정도!!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편의 예고편을 아이맥스로 (어벤져스는 아이맥스 3D) 본 것 만으로도 본전 생각을 안하게 되는 '타이탄의 분노' 관람이었습니다 ㅎ

4. 극장에서 보고나서는 '나름 재밌었다!' 였는데 아무래도 글로 쓰는 작업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보니 아쉬운 얘기가 많아졌네요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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