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 플럭스 (Aeon Flux, 2005)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온 플럭스는 피터 정의 원작의 신선한 충격의 부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의 실패 요인의 답습, 남는 것은 쫄쫄이 의상밖에는 없는,
여러가지로 부족했던 영화이다.
 
말했던 것처럼 피터 정의 원작은 스타일의 강함 때문인 것도 있지만,
여러가지로 신선한 충격을 전했었는데, 영화로는 전혀 이 같은 신선함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게임이나 만화 원작의 영화들인 경우, <엑스맨>이나 <스파이더맨>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큰 성공작이 없는데, <이온 플럭스>역시 이런 장르의 실패 요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온 플럭스라는 캐릭터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영화의 개연성은
턱없이 부족하고 인물들간의 갈등도 이해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족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비주얼로 압도하거나 액션씬 등의 화려함으로
이 같은 부족한점을 압도해야 하는데, 비주얼은 몇년 전에 보았던 비슷한 류의 영화들에서
보았던 것과 크게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고, 액션씬 역시 너무 과장되어
헛웃음이 절로 나올만큼(굿 차일드를 제거하기 위해 진입할 당시 시산드라와
총 몇회전인지 모를 공중회전을 할때 이미 이 영화의 분위기를 알아봤다 --;)
 
비주얼이나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 의상, 내용 등 대부분의 요소가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이퀼리브리엄>을 그대로 닮아있다. <이퀼리브리엄>의
여자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러가지 요소가 닮았으나, 이퀼리브리엄의 화려한 총결투씬
같은 클라이막스 부분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샤를리스 테론이 이온 플럭스 역할을 맡았다고 했을때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였고, 의상을 입은 모습이 공개되었을때에도 대부분 괜찮은 반응들이었지만,
영화는 그게 다였다. 주인공 이온 플럭스는 위급한 상황에도 샤를리스 테론의 몸매가
강조되는 포즈를 잡기에 바빳고, 그녀의 장점도 <몬스터>이후 되돌린 몸매외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중요한 3명의 캐릭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실패요인이자
배우들에게도 오점으로 남을 부분으로 생각된다.
 
1. 트레버 굿차일드 역의 마튼 초가스는 결과적으로는 착한 캐릭터라는 얘긴데,
딱 봐도 악역 얼굴이다(보는 내내 미션 임파서블 2의 악당 캐릭터 배우가 떠올랐다).
전혀 착한 사람이라는 의도가 각인되지 않고 언젠가 배신할거라는 생각이 드는 인상이었다.

2. 그동안 조연으로 좋은 연기를 펼쳤던 피트 포스틀스웨이드는, 이 영화에서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미래 복장을 하고 나와선 이상한 대사들만 내뱉는등 완전히
캐릭터 선택을 잘못한 느낌이었다. 제5원소 필이 아주 살짝 느껴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배우에게 큰 마이너스가 될 캐릭터였던 것 같다.
 
3. 포스틀스웨이드가 무색해질 만큼 더한 미스 캐스팅으로 본인의 꾸준했던
커리어에 오점으로 남을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프란시스 맥도먼드이다.
파고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녀는, 명배우들이 그러하듯
오프닝 크래딧에 'and'로 소개되기도 했는데,
그런 'and'가 무색해질 정도로 너무 안어울리는, 안어울리는 캐릭터였다.
시종일관 이상한 복장과 분장, 발성으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이
너무 눈에 선했다. 본인이 왜 하기로 했는지가 더욱 궁금해지는 상황.
<리딕>에서의 주디 덴치보다도 10배는 어색했던 그녀와 그녀의 캐릭터였다.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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