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울프 (Beowulf, 2007) (IMAX 3D)

아이맥스 3D포맷으로 개봉한 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분명 그냥 넘길 영화였다.
요즘은 은근히 귀찮아져서리 영화의 정보를 조금만 관심이 없는 작품들은 그냥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TV에서 하도 CG로 만들어진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서만
얘기하길래, 그러려니 하고 접어둘 생각이었는데, 아이맥스 3D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보니
가장 최근에는 역시 아이맥스 3D포맷의 영화를 만들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작품이 아니던가!

헐리웃의 재주꾼 중 한명인 저메키스는 확실히 요즘은 흔히말하는 이 '입체영화'기술에 빠져있나 보다.
아이맥스 3D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포맷이란 것이 영화가 아주 최악만 아니라면
충분히 볼만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가 어려운 포맷이다.
이번 <베오울프>역시 일단 아이맥스 3D라는 포맷만으로도 만드시 봐야할 영화가 되어버린것.



영화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않다(사실 단순하다).
전통적인 영웅의 영웅담으로 마초적인 내용과 고어한 장면들도 다수 등장하는 남성적인 영화이다.
하지만 어쩌면 좀 더 피가 낭자하고 고어한 장면들을 만들고 싶었으나
전작 <폴라익스프레스>를 만든 것과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스스로 검열한 것인지,
많이 참은, 많이 자제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영웅 애니메이션이라니깐 덥썩 아이들을 붙들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에겐 매우 당황스러웠을듯.

일반 필름으로는 보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제작초기부터 3D를 염두해 둔 것이 확실한 작품이다.
즉 입체로 보았을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카메라의 시점이라던가, 사람들이 입체감을 팍팍 느끼도록
구성된 장면들은, 아마도 그냥 필름으로보면 그 재미가 아주 심히 덜할 것이 분명하다.



전작 <폴라익스프레스>에서 등장했던 톰 행크스가 맡은 캐릭터는 그야말로 준비과정이자 맛뵈기에 불과했다.
이 영화에는 마치 주연처럼 강조된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하여, 안소니 홉킨스, 레이 윈스톤, 존 말코비치, 브렌단 글리슨 등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목소리 연기는 물론, 단순히 얼굴을 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수십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직접 연기를 펼쳤다고 하니,
아무래도 다른 100% CG캐릭터들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적은 것도 사실.

하지만 연기는 일반 배우들이 할 수 없는 위험하고 과감한 것도 가능하니 일석이조.
영화는 의외로 일반 영웅담과는 틀리게, 영웅의 전성기는 물론 나이가 든 노후에 관한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의 영화는 전성기의 영웅의 화려한 영웅담만을 담고 있지만
베오울프의 경우는 이는 물론, 중간 이후부터는 이미 많이 늙고 약해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하나도 약해지진 않은듯--;)
베오울프를 통해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쓸쓸함과 자신이 젊은 시절 저지른 실수로 인해
오랜세월 고통받고 있는 영웅의 이면을 보여준다.



마지막 드래곤이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는 가히 최고였으며
3D로 느끼는 박진감은 아마도 만 4천원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경험이 아닐까 싶다.

이 날의 결론은 역시 아이맥스 3D 작품은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는 점!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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