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Across the Universe) 블루레이 리뷰

올해 초 관람했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여러가지로 인상깊었던 작품이었다.
비틀즈의 익숙한 곡들이 가득한 음악도 좋았고, 줄리 테이머의 예술적 감각이 가득한 환상적인 영상도
매우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자세한 영화 리뷰는 개봉시 작성했던 감상기로~ 영화리뷰보기)

워낙에 화려한 영상과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극장을 나오면서
바로 블루레이 출시를 기다리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비교적 짧은 시간 만에 국내에 정식발매가 되어
어제 받아볼 수 있었다.

간단한 총평을 하자면, 영상과 사운드는 모두 차세대급으로 훌륭하지만,
한글자막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만큼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다.
원래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리뷰는 영화도 그렇고 다른 것도 그렇고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BD 관련해서는 쓴소리를 좀 해야겠다.

일단 오픈케이스 부터 보자~



본격적인 스샷들과 함께 짧은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텐데,
BD리뷰 할 때마다 언급하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TV를 카메라로 직접 촬영한 스샷이다 보니
본래의 화질을 100% 체험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



화질은 1080P 화질 답게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해야겠다.
특히 영화 자체가 워낙에 화려한 색감과 영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서인지, 좀 더 블루레이의 우수한 화질을
느낄 만한 장면이 많은 타이틀이라고 생각된다.



이 타이틀에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은 바로 우리말 자막의 수록 문제였다.
이 타이틀이 뮤지컬 영화라는 특성 때문에 노래가 아주 많이 등장하는데,
기존 백준오님이 언지를 주셨듯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자막이 전부 지원되지 않는 다는 예상을
하기는 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반복으로 같은 가사가 나올 경우 안나오는 정도를 예상했었는데
실제로 감상해 본 바로는 그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참고를 돕기 위해 스크린샷을 자막 부분의 검은 부분까지 포함해서 수정하였다.
절대 자막없음으로 설정한 뒤 촬영한 스크린샷이 아니며, 장면들은 대부분 모두 노래가 나오는 장면의 스샷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에 한 장면인 'Let It Be' 장면.
전혀 자막이 나오질 않는다. 극장에서는 분명히 '성모 마리아께서 말씀하셨지...'라며 반복되는 'Let It Be'부분을
제외한 모든 자막이 포함되었었다.



조 카커가 까메오로 등장하는 'Come Together'장면.
자막이 전혀 없다. 이해할 수가 없다. 나중에 가서 다시 정리하겠지만, 이 영화에 수록된 곡들에는
자막이 초반만 나오고 안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Come Together'를 비롯한 여러곡은 자막이 100%
지원되지 않는다.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극장에서는 분명히 자막이 제공되었었다.



'If I Felt'와 'I Want You'의 장면들인데, 초반 1절이 끝나기 전까지는 자막이 지원되지만,
중반부부터는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1절과 2절의 내용은 절대 반복이 아니다.



서플에 수록된 감독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의 여신상을 지고 속옷 차림의 젊은이들이
베트남 야자숲을 힘겹게 걸으며 'She's So Heavy'라고 노래하는 장면은, 전쟁으로 몰린 젊은이들이
이유없는 전쟁에 미국의 자유주의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파병된 상황을 'She's So Heavy' 노래로 표현하고
있는 장면인데, 이 곡 역시 초반에 조금을 제외하고는 자막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 영어가 능통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내용을 100% 느낄 수 없다.



'Dear Prudence'장면. 프루던스에게 동료들이 이야기를 건네는 형식으로 이어지는 장면인데,
초반 2,3마디 를 제외하고는 역시 자막이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친구들이 프루던스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게된다.



보노가 등장하는 'I am the Walrus'와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 시퀀스.
이 두 곡 역시 자막이 거의 전무하다. 중간에 노래하듯 말고 말하듯 내뱉는 장면이 잠시 있는데
거기서만 자막이 지원된다. 특히나 이 두 장면은 약간 철학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많은 가사와 영상으로
꾸며진 장면들인데, 자막이 없으니 그저 팝송 뮤직비디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뿐이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Strawberry Fields Forever'
자막이 전무하다. 극장에서는 분명히 자막이 나왔었다. 앞서 언급한 장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장면은 주인공들의 복잡하고 불안한 심리상태가 가사와 영상으로 묘사된 시퀀스로서 자막이 꼭 필요한
장면인데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이건 노래 장면이 아니라 그냥 대사 장면.




구체적인 얘를 하나 들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아래의 두 컷은 'Hey Jude' 장면인데, 처음 'Hey, Jude, Don't make it bad'로 시작하여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까지는 자막이 지원된다.
하지만 두 번째 Verse를 시작하는 'Hey Jude don't be afraid'부터 끝날 때까지는 자막이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두번째 맥스가 등장한 컷).
이 블루레이의 자막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이라고 보면 되겠다.
도입부만 지원하고 그 다음부터는 끝날때까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아예 자막이 전혀 없는 경우도 꽤 많다.
이것은 분명히 반복으로 인한 중복 자막 사용으로 인해 제외된 것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것이다.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이것과

Hey Jude don't be afraid
You were made to go out and get her
The minute you let her under your skin
Then you begin to make it better

이것이 중복으로 제외될 만큼 같은 얘기는 아니지 않은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All You Need is Love'역시 초반 주드가 혼자 노래할 때를 제외하면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극장에서는 분명 마지막 부분에 'She Love You, Yeah, Yeah, Yeah'까지도
자막이 나왔었다.



영화와 끝남과 동시에 'Lucy in the Sky'가 흐르는데, 간혹 어떤 영화 같은 경우엔 엔딩 크래딧에 흐르는 곡까지
자막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 바랬던 것도 아니었는데 흑..



서플에 대부분의 영상도 HD로 촬영되었으며(인터뷰 부분은 거의 대부분 HD로), 나머지 연습장면들도
대부분이 와이드 혹은 HD로 촬영되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BD>에 자막 수록에 관한 총평을 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거의 리콜감이 아닐까 싶다.
최근 뉴스를 보면 BD-LIVE 기능 업데이트로, 자막 파일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듯 한데, 리콜까지는 오버스럽다고 생각된다면, 적어도 이런 형식을 통해서라도 보완을 해주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처음 자막 문제가 조금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해도, 3번 반복된 가사를 1번만 자막 처리하는 정도 수준일
것으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우도 3번 말했으면 3번 자막을 넣어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와 '사랑해'가 느낌이 틀린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타이틀의 자막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누락이 되었는데, 아까 언급했듯이
상당수의 곡들은 아예 자막이 수록되지 않았으며, 일부곡들은 초반부에만 지원되고 중반부터 끝날때까지는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언어의 자막들도 살펴보았는데, 다행(?)인지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자막수록을 담당한 담당자의 영화를 보는 잘못된 시각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비틀즈 매니아들이 아니다. 비틀즈의 곡들을 좋아하는 주인공들이 무슨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결국 자막이 수록되지 않으면
영어를 모르고 보는 사람들은 이 장면들이 단순히 비틀즈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멋진 뮤직비디오 이상으로는
느껴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뮤지컬이란 장르는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라는 형식을 빌려 대사를 하는 것이지, 노래하는 것이 아닌데, 이렇게 자막을 거의 수록하지 않으면서
이 영화의 대사 50%이상은 그냥 사라져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이 영화는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비틀즈의 '곡'도 곡이지만 '가사'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간 영화다. 그런데 가사의 자막을 빼버리면서,
주인공들이 무슨 얘기를 서로에게 하고, 무슨 심리적 갈등을 겪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있는 방법이 애초부터
없어져 버린 것이다. 주인공이 립싱크를 하는 장면이 화면에 등장하지 않으면, 자막을 넣지 않고,
립싱크를 해도 상대를 보고 하는 경우가 아니면 잘 넣지 않고, 어떨땐 잠깐씩 넣기도 하고, 반복시청으로
이 자막 수록 시스템에 패턴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줏대때문에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만약 나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먼저 보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지금까지도 이렇게
인상깊은 영화로 기억하진 않을 것이다. 극장에서도 분명 자막이 생략된 부분이 있긴 하였으나,
그것은 분명 반복에 의한 '생략'이었을 뿐, 누락 수준이 아니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블루레이는 한글자막이 포함된 해외판이 아니라 국내에서 라이센스된 정식발매
버전이다. 그렇다면 관람자가 영어를 모른다는 전제하에서 자막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 다는건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 아닐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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