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리뷰
브레이브 스토리 _ 전형적인 RPG애니메이션
아쉬타카
2008. 3. 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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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ブレイブ スト-リ-: Brave Story, 2006)
이 애니메이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한참 HMV에서 블루레이를 사기 위해 기웃기웃 거릴 때,
잘 알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어서 관심있게 표지를 보았던 것이 처음이었다.
2006년작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블루레이로 발매가 되었지만, 국내에는 이번에야 CGV단독 개봉으로
소개가 되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아서인지,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과 맞게 내가 원래 RPG게임을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동심이 남들보다 강해서인지...뭐 언급한 이유 전부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매우 인상적이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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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미야베 미유키는 실제로도
RPG게임 광이며, 게임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하던데, 과연 그런 그의 특징이
그대로 표현된 작품이 바로 <브레이브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이런 작가의 배경을 모르더라도, RPG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이 애니가 RPG게임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등장하고, 보석을 5개 얻는 등 아이템을 모아야하며,
중간중간 사연이 있는 동료들을 얻어 파티를 이루게 되고, 보스를 깨면 아이템을 얻고, 최종 보스 즈음에
가서는 자기 분신을 만나게 되는 등등 딱 봐도 RPG스타일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RPG게임을 좋아해서 인지(그리고 최근 XBOX360 게임인 '로스트 오디세이'를 재미있게
플레이해서인지), 너무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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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브레이브 스토리>의 이야기가 그저 단순하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면을 보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분명 아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애니를 만든 어른들은, 영화 속 주인공이 왜 이런 곤경에 처하게 되며,
왜 이런 모험을 해야되는지의 이유를 바로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인공 와타루를 비롯하여 미츠루도 그러하고, 이 둘은 운명을 바꾸기 위해 환계로 와서 모험을 하게 되는데,
자신들이 원해서, 즐거운 여정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이혼, 자살, 살해 등 부모들이 만들어낸
운명의 짐을 결국에는 아무 죄없는 아이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왜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아이들이 고통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근본적으로는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주인공들이 고생을 하며 돌리고자 하는 운명은, 그 자신의 개인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바로 '가족'에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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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와 3D를 적절히 섞은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최근 게임들에서 보았을 법한 배경들과 건물, 캐릭터 디자인들도 돋보였고,
일부 액션 장면에서 등장한 3D애니메이션과의 싱크로율도 나쁘지 않았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최근에 와서는 캐릭터를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하기 보다는, 배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연출하고 캐릭터는 단순하지만 특징만 잡아주는 정도로 묘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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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장르를 유치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재미가 있을 수 없다.
RPG스타일을 답답하게 느낀다면 역시 이 애니메이션은 재미가 있을 수 없다.
반대의 경우인 나는 아주 재미있었던 오랜만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었다~
1. 후반부에 마족들이 하늘을 뒤덮는 장면은 마치 <매트릭스 : 레볼루션>의 센티넬무리 같았다.
2. 역시 마지막에 가서 와타루가 결국 선택을 하게 되는 시퀀스는 역시 <매트릭스>의 네오를 연상시켰다.
3. 게임으로 제작되어도 아주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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