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Joy, 2015)

'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존재에 대해


이혼한 부모님과 전남편,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떠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렌스).
자신이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지쳐가던 어느 날, 깨진 와인잔을 치우던 조이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루겠다고 결심한 조이는 상품 제작에 돌입한다. 그러나 사업 경험이 전무한 조이는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으며 여자에게 더욱 가혹한 비즈니스 세계의 벽 앞에서 매번 좌절하게 된다. 이 때 전 남편 토니의 소개로 홈쇼핑 채널 QVC의 경영 이사인 닐 워커(브래들리 쿠퍼)를 만나게 된 조이는 기적적으로 홈쇼핑 방송 기회를 얻게 되고 5만개의 제품을 제작한다. 하지만 단 한 개도 팔지 못한 채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된 조이는 결국 빚을 떠안고 파산 위기에 처하는데… (출처 : 다음영화)


미국 최대 홈쇼핑 채널의 CEO인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를 그린 데이비드 O.러셀의 '조이 (Joy, 2015)'는 예상외로 성공 신화를 다루지 않는다. 그녀가 엄청난 성공을 이룬 이후의 이야기는 짧게 스케치 정도로만 등장하고 성공하기 까지의 우여곡절 역시 조금은 느슨하게 다루는 편이다. 그녀 역시 힘겨운 시간들을 거쳐서 만인이 바라는 부를 누리게 된 것은 맞지만, 데이비드 O.러셀이 주목한 것은 그녀의 사업적인 흥망성쇠 보다는 오히려 그녀를 둘러싼 특별한 가족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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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현실 속에 놓인 주인공과 가족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가족 역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미약한 존재이지만 그 존재 만으로도 힘겨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로 묘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이 그 힘겨운 현실을 더 힘겹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그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영화 '조이'는 이 둘 중 하나로 말하기가 어렵다. 이혼을 한 남편이나 이복 동생, 이혼한 부모님이 만나는 연인 등의 전통적이지 않은 가족의 구성이기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 점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각자의 사정이 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각자의 삶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탓에 주인공 조이의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기도 방해가 되기도 한다. 물론 방해 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영화 속 조이의 모습에서는 이미 본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존재이자 관계 임을 인정한 듯 보인다. 그래서 한 편으론 영화 속 조이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가 한 걸음 내 딛는데 까지 너무 많은 가족들의 직간접적 방해를 해치고 나와야 하는 상황들은, 어쩌면 그녀가 비즈니스 적으로 겪었던 어려움들 보다도 더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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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데이비드 O.러셀이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그녀의 가족 이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전작 '파이터 (The Fighter, 2010)'에서도 이러한 가족이라는 존재를 깊이 그려낸 적이 있는데, '조이'를 보다보면 '파이터'의 가족이 절로 떠오른다. 만약 다른 감독의 영화나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면 조이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애초부터 방해 요인이 되거나 될 변수를 갖고 있는 가족들을 자신의 삶에서 분리해 나갔을 텐데, 이 영화 속 조이는 그러한 노력을 사실상 거의 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완전하게 거리를 두거나 인연을 끊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렇게 조이를 이용하거나 해를 가하는 가족들이 마음을 고쳐 먹는 것도 아니다. 관계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는 반복하지만 조이는 그래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라기 보다는 그저 '어쩔 수 없는 가족'이라는 측면에서 수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식으로도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만인이 부러워 하는 성공을 이뤄낸다. 영화는 그렇게 조이라는 인물의 성공에 있어서 그녀의 악착 같음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어쩌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고도 볼 수 있는 가족을 말한다. 성공이라는 계산적이고 치열한 현실과 경쟁에 있어서 가족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데이비드 O.러셀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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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가 전체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감이 있어요. 가족이라는 테마를 성공담에 녹여내고는 있지만 특별하지는 않거든요. 제니퍼 로렌스의 무르익은 연기를 보는 재미가 어느 정도 이런 점을 상쇄시키는 편입니다.

2. 데이비드 O.러셀 감독은 이번에도 영화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시대 배경을 피부로 와닿게 하는 동시에 인물의 감정 표현까지 음악을 통해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편이에요.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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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트릴로지 블루레이 리뷰

"나는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할걸세" - 돈 꼴리오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3부작'에 대해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이미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이자, 갱스터 무비의 기준이며 미국 문화에 대한 안내서이자 가족 드라마로서도, 서사의 측면에서도 모두 최고 수준에 달한 이 작품을 이제와 다시 설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2013년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블루레이로 드디어 선보인 '대부'를 소개한다면 몇 가지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항상 새로운 포맷의 미디어가 나올 때마다 출시를 바라는 작품들의 리스트 역시 공개되곤 하는데, 그 때마다 '스타워즈' '인디아나존스' '빽 투 더 퓨처' 등의 작품들과 함께 가장 발매를 고대하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대부 3부작' 이었다. 발매를 원하는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게, '대부'는 AV적인 더 나은 쾌감을 경험하고자 하는 바램 보다는, 좀 더 단순하게 현재 시점에서 최고의 소스로 '대부'를 즐기고 싶다는 원초적인 바램이 더 크게 작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블루레이 시대가 되면서 '대부'는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었고, 뒤에 다시 소개하겠지만 치밀한 영상 복원 작업을 거쳐 블루레이라는 미디어에 걸 맞는 수준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는 다양한 미디어와 수없이 많은 작품들을 통해 셀 수 없을 정도로 인용되고 회자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 만큼 하나의 영화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문화로까지 대중들에게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그런 측면에 이 클래식을 다시 보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앞서 2013년이라는 현재의 시점을 일부러 언급한 이유는 바로 그런 의미에서이다. 의외로 최근의 영화팬들 중에는 제목만으로도 너무 유명한 클래식 작품들이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대부 3부작'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반대로 너무 유명한 고전 작품들 가운데는 지금 다시 보면, 아니 처음 보게 되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대부 3부작'이 클래식으로 불리는 이유는 영화 자체가 대서사를 다루었던 것처럼, 시간이 흘러도 불변하는 의미와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드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갱스터 영화를 접해왔던 이들이라면, 그 모든 작품들이 빚을 지고 있는 '대부'를 꼭 봐야만 할 것이고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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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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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의 화질은 연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훌륭한 복원 작업을 통해 완성된 최선의 화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전들이 블루레이로 출시될 때 자주 출시에 의의를 두는 경우들도 있으나 '대부' 블루레이의 화질은 분명 그 이상으로 평가될 만하다. 대부의 복원 작업은 원본 필름을 모두 4k 이미지로 디지털 리마스터링 하여 꼼꼼한 개선 작업을 거친 영상이기에 이것이 현재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화질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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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블루레이 영상에서 눈 여겨 볼 것은 본 촬영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이다.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의 과감한 시도들을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블루레이급 화질에 걸 맞는 수준을 이루는 작업을 병행해야 했는데, 영화 전체에 깊게 드리워져 있는 황금빛 색감도 깊이 있게 잘 살려내고 있으며, 빛의 노출이 의도적으로 강한 장면들도 그대로 살리고 있으며 반대로 의도적으로 어둡게 촬영된 장면들도 그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원 작업을 진행하였다. 사실 이런 어두운 장면들을 어떻게 살려냈는지에 대한 것은 극장에서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데, 블루레이의 응집된 감상 환경에서는 더 탁월하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Blu-ray : Sound


돌비 TrueHD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 역시 가장 귀에 먼저 들려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음악이다. 메인 테마 곡을 비롯해 이 대서사를 감싸고 때때로는 이끌기도 하는 영화 음악은 차세대 사운드로 더욱 깊어졌다. 






그리고 훌륭한 사운드 수준의 블루레이로 다시 보게 되는 작품들마다 느끼게 되는 점이지만, 이 장면에서 저런 소리가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미세한 소리들이 들리고, 더 예민한 청각이 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총격 씬이나 폭발 씬에서도 조금은 의외의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고전 작품들 가운데 폭발 등의 강력한 사운드가 비교적 뭉뚱그려져서 표현되는 것과는 달리, 차세대에 걸 맞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느껴졌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이번 '대부 3부작' 블루레이에서 가장 주목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부가영상이다. 4번째 디스크에 별도로 수록된 부가영상에는 '대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뒷 얘기들은 물론, 복원 과정에 관한 아주 자세한 이야기 그리고 DVD에 수록되었던 영상들까지 모두 수록하고 있어 그 소장가치를 더한다.





그 이전에 본편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참여한 음성해설 트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어 자막이 100% 제공되어 삼부작에 대한 감독의 추가적인 이야기들을 모두 즐길 수 있는데, 아마도 '대부'의 팬들은 음성해설부터 1회 차 관람을 해도 좋을 것이다.





기사회생한 걸작 (The Masterpiece That Almost Wasn't)에서는 대부라는 작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지도 모를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한다. 1960년대 어려움을 겪던 헐리웃에서 새롭게 인수된 파라마운트사가 내놓은 베스트 셀러 원작 영화 '대부'는 배급은 물론, 감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었는데 마피아를 미화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주된 이유였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이탈리아인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에게까지 제의가 가게 되었고, 그 역시 이 작품에 별로 관심이 많지 않았으나 그와 조지 루카스 등이 함께 만들었던 영화사의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돌리게 되었고, 코폴라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극장에서 보게 된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와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코폴라는 처음부터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를 강력하게 주장했으나 영화사는 둘 모두를 교체하기를 바랬다는 점인데 (알 파치노 대신 로버트 레드포드를 원했다), 이 과정을 보면 코폴라가 얼마나 영화사와 싸워가며 지금의 캐스팅, 이야기, 분위기 등을 지켜냈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내용들은 부가 영상 전반에 깊게 드리워져 있다. 그 만큼 힘겹게 지켜냈다는 걸 부각하고 있다).





이 부가영상은 주로 인터뷰를 통해 소개 되는데 감독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물론 그의 동료이자 이 작품 초기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조지 루카스, 역시 동료이자 이 작품의 복원 작업을 맡기도 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인 존 터투로와 알렉 볼드윈 그리고 길예르모 델 토로와 영화 평론가, 기획자, 제작자 등 이 영화의 팬이라 자처하는 이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새삼스럽지만 '왜 대부라는 작품이 그렇게 대단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탈리아 출신 배우나 관계자들이 보기에 이 영화에서 이탈리아인들을 묘사하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들에겐 갱스터 영화라기 보단 이탈리아 가족영화로 느껴졌을 정도. 굉장히 사소한 것들에서 이탈리아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디테일들이 결국, 이 영화를 갱스터 영화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 초석이 되지 않았나 싶다.


대부의 세계 (Godfather World)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대부'에 영향을 받았거나 오마주를 바치고 있는 여러 작품,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만큼 일종의 기준이 되어버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만약 '대부'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TV시리즈 '소프라노스'는 물론 '심슨'과 '사우스파크'에 인용된 대부의 세계관도 엿볼 수 있다. 장면뿐만 아니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같이 대사 자체가 수없이 인용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다시 생명력을 갖게 되었는지의 예들도 만나볼 수 있다. 







필름 복구 대부의 재발견 (Emulsional Rescue - Revealing the Godfather)은 이번 대부 블루레이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상의 복원 부분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부가영상에서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상세한 소개를 만나볼 수 있다. 다른 복원과 관련된 부가영상이 기본적인 복원 기술에 대한 얘기와 전후 비교 정도로 그치는 것에 비해, 이 부가영상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기초적인 단어와 기술의 설명부터 시작해, 이 작업이 얼마나 어려웠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어떤 성과를 이루어 냈는 지를 아주 논리적이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대부'는 왜 더 복원이 어려운 작품인가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걸쳐 소개하고 있어 단 번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단언컨대 이 부가영상은 '대부'가 아니더라도 영상 복원에 관한 메뉴얼에 가까운 자료로서 최고의 부가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반작업 (...When the shooting stopped)에서는 영화 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 음악 중 하나인 대부의 메인 테마 곡도 처음에는 영화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빼려고 했다는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새삼 이런 것들을 강하게 지켜낸 감독을 비롯한 창작자들의 단호함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편집에 관한 후반 작업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영화에서 속도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편집 작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대부의 섬세한 편집과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편집 과정을 소개할 때도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편집하였으며, 왜 이렇게 편집했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들려주고 있어 훨씬 더 유익한 영상이었다. 


레드 카펫 위의 '대부' (The Godfather on the Red Carpet)는 흥미롭게도 다른 영화인 '클로버필드'의 레드 카펫에 참여한 배우, 제작자들에게 '대부'에 관한 질문을 하고 좋아하는 장면이나 소회 등을 답하는 인터뷰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대부'의 4개의 단편 (Four Short Films on the Godfather)에서는 각기 다른 4개의 주제에 대한 짧은 영상들이 수록되었는데, 대부 vs.대부2 라는 주제로 어떤 작품을 더 좋아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카놀리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는데 '카놀리는 챙겨'라는 대사가 애드립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클레멘자의 죽음에 대한 질문에 대해 코폴라의 자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캐스팅과 관련해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었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대부' 가계도 (The Family Tree)에서는 가계도를 통해 각 인물들의 간단한 소개와 그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의 소개를 각각 확인할 수 있으며, 범죄 조직 차트 (Crime Organization Chart)에서는 가계도와는 다르게 콜레오네 조직과 라이벌, 관계자들을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마치 범죄자 정보 파일을 보듯 일목요연 하게 특징과 히스토리가 묘사된 정보가 흥미롭다. 둘 모두 영어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2001 DVD Archive는 DVD에 수록되었던 부가영상들을 다시 모아 수록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건 그냥 내용을 수록한 정도가 아니라 당시 DVD 메뉴 화면 구성 그대로 다시 불러와 수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Behind The Scenes, Filmmakers, Additional Scenes, Galleries의 메뉴가 수록되었으며 4:3 화면 비로 제공된다. 아마 '대부'의 팬이라면 기존 출시된 DVD를 모두 소장하고 있을 텐데, 이렇게 블루레이에 함께 DVD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총평]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3부작'은 거듭 반복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자 영화 팬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일 것이다. 이번에 '대부'를 다시 보며 새롭게 느낀 점이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면에서 '대부'가 여러 작품들과 문화에 기준으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만큼 20세기 클래식인 '대부'를 21세기에 다시 보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조금만 먼저 봐야지 했다가는 결국 3부작을 내리 다 보고 마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게 될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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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플레이북 (Silver Linings Playbook, 2012)

한 줄기 빛나는 치유의 영화



데이비드 O. 러셀의 전작 '파이터'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그의 다음 작품을 그 이름만으로 선택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이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주저없이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카데미 등 여러 시상식의 노미네이트 혹은 수상 등 때문도 있겠지만, 역시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라는 나에게는 아직 뜨거운 두 배우 때문이었다. 브래들리 쿠퍼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제니퍼 가너 주연의 TV시리즈 '앨리어스'를 통해서 였는데, 그 당시만 해도 그저 평범하게 생긴 남자 친구 역의 배우 정도로만 기억에 남았던 그가 이렇게 성장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었다.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좀 의외의 캐스팅이다 싶었었는데, '행 오버' 이후로 이제는 헐리웃을 대표하는 어엿한 배우 중 하나로 부각한 것 같아 왠지 뿌듯한 느낌마저 든다. 제니퍼 로렌스야 '윈터스 본'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준 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통해 역시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어 앞으로가 기대되던 배우였기에, 이 둘의 주연이라는 점만으로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충분히 볼 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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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로맨스 인듯 보이지만 사실은 대놓고 상처와 치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즉, 팻과 티파니의 이루어지지 않을 듯, 이루어질 듯 한 관계는 로맨스 영화로서도 훌륭한 긴장감을 주지만 이 둘의 관계는 결국 서로를 향해 있다기 보다는 각자의 상처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유의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팻은 그 상대에게 폭력을 가해 정신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충동을 참지 못하는 일종의 비정상인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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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같으면 팻이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사회에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더 직접적으로 얘기해 정상인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그렸었을 텐데 이 영화의 전개과정은 좀 다르다. 처음에는 팻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지만, 그 이후에는 그의 아버지, 친구, 주변 인물들 역시 한 두 가지씩 이상한 (비정상적이라고들 얘기하는) 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면 어느 새인가 팻이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뎌지게 되는데, 결국 데이비드 O.러셀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비정상이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이 이런 조건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의 '그것'을 문제나 비정상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상처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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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전반적으로 감싸고 있는 이 시선은 이 영화를 겉으로는 쿨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듯하다 못해 뜨거운 영화로 만들어냈다. 실제로 팻과 티파니는 물론 팻의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까지 모두들 거칠 것 없고 모난 듯 보이지만 이 모습과 방식을 일부러 둥글게 다듬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를 인정하고 치유해가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깊게 다가왔고 뭉클하게 느껴졌다.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치유의 이야기 가운데 팻과 티파니의 로맨스를 녹여 놓았는데, 자칫하면 뻔할 수 있는 너무 익숙한 선택이 될 수 있었지만 결국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에 데이비드 O.러셀은 전작 '파이터'를 통해 집중했었던 가족의 이야기도 또 한 번 그려내고 있는데, 팻의 부모님의 대한 묘사가 두 주인공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다. 무언가 다 이해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남편과 아들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어머니 캐릭터도 인상적이었고,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쉽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버지 (로버드 드 니로)의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다.


사실 처음 극 중 아버지 역할로 등장하는 로버트 드 니로를 보았을 때 주변 캐릭터로 그냥 소비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웬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에 울컥하게 만든 건 오롯이 로버트 드 니로라는 대 배우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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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너도나도 힐링을 외치는 시대에 쿨하게 자신 만의 방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치유하는 한 줄기 빛나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씨익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으로 증명된다.



1. 제니퍼 로렌스는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이전까지 그냥 괜찮다 싶은 배우였다면 이 작품을 통해 팬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2. 영화 음악이 참 좋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도 슬쩍 등장하고. OST를 질러야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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