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31R - ManU vs Aston Villa
ManU 3:2 Aston Villa


1. 맨유가 애스톤빌라에 천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맨유의 스쿼드는 딱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벨바토프, 루니, 스콜스, 비디치, 퍼디난드, 안데르손이 부상과 출전정지등으로 나올 수가 없었던 맨유는 벤치에 박지성을 제외하면 모두 리저브 팀 멤버를 올려야만 했을 정도로 힘든 구성이었다.

2. 다들 박지성의 선발출전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퍼거슨 감독은 주중 FC포르투와의 챔스 경기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박지성 대신 나니를 선발로 내세우고 긱스, 플래쳐, 캐릭으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3. 맨유는 최근 리버풀에게 대패한 이후 2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그리고 선취골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상대의 실수로 얻은 프리킥을 호날두가 골로 연결시키며 순조로운 경기를 이어갔다.

4. 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있는 게리 네빌은 아그본라허에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고, 에반스와 오셰이는 욘 카류에게 힘에서 밀리며 피곤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욘 카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맨유는 1:1의 불안한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다.

5. 후반들어서도 계속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맨유는 결국 아그본라허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2:1로 뒤지게된다. 만약 맨유가 이날 패배했다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3연패를 기록하게 될 정도로 좋지 못한 기록을 세우기 직전이었다.

6. 반드시 골이 필요했던 맨유는 벤치에서 가용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멤버가 박지성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박지성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퍼거슨 감독은 나니를 빼고 이날 1군 멤버에 처음으로 올라온 페데리코 마체다를 투입하였다. 마케다는 이날 벤치멤버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아마 본인 인생에 잊지 못할 날이었을 정도로, 아직 17,8세의 어린 선수였다.

7. 교체 이후에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맨유는 호날두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맨유는 리버풀에 비해 한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 비기는 것만으로도, 이날 스쿼드를 감안한다면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었다.

8. 경기는 이렇게 끝나는 듯 했다. 맨유팬들은 3연패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안심하는 분위기였고, 최근 다운된 팀 분위기를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정말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다.

9. 처음 올드트라포드 그라운드를 밟은 마체다는 긱스의 패스를 받아 그림같은 턴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넘어지면서 기가 막힌 코스로 슛을 날려 결국 3:2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슈팅, 순간이었으며, 올드트라포드를 가득채운 팬들은 감동으로 열광했다.

10. 골을 성공시킨 마체다는 가족이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형과 포옹을 하는 감격적인 세레머니를 보여주었는데, 감동에 못이겨 눈물을 흘리는 마체다의 형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마체다의 기적같은 골로 맨유는 3:2로 승리, 다시 리버풀을 재치고 리그 선두에 오르게 되었다.

11. 아직 어린 나이에 마체다는 엄청난 데뷔전을 치뤘지만, 다시금 리저브 팀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마체다도 마체다지만 이런 절대절명의 순간에 프로데뷔를 맞는 선수를 투입하여 적중한 퍼거슨 감독의 배짱과 선견지명은 정말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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