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2007)


이 영화는 의외로 소리소문없이 제법 갑자기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때마침 레오의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소식이 들려와

어떤 영화일까 알아보던 중 에드워드 즈윅 감독에 제니퍼 코넬리까지 출연하는 영화라는

것을 알고 바로 극장을 찾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피의 다이아몬드의

유통과정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참사와 역시나 갖은 자의 힘의 논리 등

현재도 실제로 자행되고 있는 다이아몬드 유통상의 문제를 배경으로

정치적이면서도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 동시에 풀어내고 있다.


정치적이라는 것은 앞서도 말했듯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다이아몬드 유통과정에

존재하는 일들이라는 점인데,

힘의 논리에 의해 가해지는 무자비한 학살들과 그런 것과는 전혀 별개로

이루어지는 지극히 상업적인 논리들이, 도대체 인간성이라는 것이

요즘 세상에(미처버린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만든다.


아프리카의 참혹한 현실을 다룬 점에서라면 <호텔 르완다>나 <콘스탄트 가드너>등이

떠오르는데,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는 구체적으로 철저히 상업적 논리에 의해

인간성을 무참히 처형해 버리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첨부터 악당으로 설정되어 나오는 '혁명전선'의 인물들은 그렇다치더라도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믿었던 주인공 '아처'마저

다이아몬드에 눈이 어두워 '솔로몬'을 위협하는 장면에서는

'와, 디카프리오 저러면 안되는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히 사라져버린 인간성을  실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아처는 마음을 바꿔서 다이아몬드를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대의적인 목적을 위해 희생(?)하게 되는데,

어쩌면 가장 사실적이고 이기적이었던 '아처'라는 캐릭터가

사건들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아직 희망은 있다라는 단순하면서도 씁쓸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이제 더이상 왈가왈부할 정도가 아니다.
이제 굳이 <타이타닉>의 얘기는 할 필요도 없을 정도.
영화 속 배경이 정글, 숲속이라 그런지 그 속에서 연기하는 레오의 모습은
전작 <비치>를 연상시키게 했지만, 그 때와 지금의 레오의 모습은 천지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특히 극중 '아처'의 특별한 출신을 말해주는 독특한 억양이 인상적이었고,
앞서 말했듯이 갑자기 인간 최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모습 등은
섬뜩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로 거의 굳혀갈때쯤 다른 감독의 영화에
참여한 것이 기뻤고, 그 때와는 또 다른 인상적인 연기로
이젠 동년배 다른 남자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최고의 연기력을 뿜어내는 배우로
손색이 없다 하겠다.



그리고 디몬 하운스.
독특한 외모 때문에 항상 맡는 역할이 한정되어 있는것이 개인적으로
좀 아쉽긴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그의 드라마틱한 연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마지막 액션 장면에서의 야수와 같이 포효하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입이 벌어졌고, 아들과 감동적인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주루룩 흘리는 장면에서는
(정말 눈물이 말그대로 주루룩 흐른다..)영화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호평을 받았던 <아미스타드>와 러셀 크로우와 호흡을 맞췄던 <글래디에이터>만큼
그의 필모그래피에 인상적인 영화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제니퍼 코넬리.
개인적으로 그녀의 팬이라 이 영화엔 레오가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보러갔을터인데, 이젠 완전히 성숙해져버린 매력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도 동안인 레오인 탓에 두 사람의 애정관계는
그리 비주얼적으로 어울렸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모래와 안개의 집>이후로 오랜만에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여서 만족.



국내에는 우습게도 이 영화가 완전 액션 블록버스터 인것으로 홍보가 되었는데
물론 액션이 많고 전투 헬기와 대규모의 폭격, 총격씬이 등장하는 등 액션의 규모가
블록버스터인 것은 틀림없지만, 본질적으론 드라마인 영화인데 이런 홍보방식은
역시나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이 영화로 인해 다이아몬드 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최소한 이미지 상의 타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런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다이아몬드 회사가 아닌 바로 소비자임을 새삼 알려주는 영화였다.
 
 

 
글 / ashitaka

*** / 1. 엔딩크래딧에 흐르는 목소리는 확실히 나스(Nas)의 목소리임을 단번에 알아채릴 수 있었다.
 
2. 개인적으로 다이아몬드를 비롯, 보석에 관해 전혀 소유욕이 없음으로
전혀 죄책감없이 볼 수 있었다 --;
 
3. 영화에 비해 리뷰가 너무 맘에 안드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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