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그 장면 #2
빅 피쉬 (Big Fish)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게 되었던 '빅 피쉬'에게 기대했던 바는 정확히 이런 것은 아니었다. 어쨋든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팀 버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기괴함 혹은 장난스러움을 만끽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물론 '빅 피쉬'에 그런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빅 피쉬'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무엇보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저 허세 가득한 아버지의 많은 이야기들이 결코 거짓 만은 아니었음을 통해, 아들로서의 나와 내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정말 좋은 가족영화라 할 수 있겠다. 어쩌다보니 시리즈의 첫 번째, 두 번째 글을 모두 가족영화가 장식하게 되어버렸는데, '빅 피쉬'는 가족영화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아버지에 관한 가장 좋은 영화 중 한편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팀 버튼은 눈물을 절대 쥐어 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답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미치도록 눈물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 2006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진정한 만남의 장면. 그동안 아버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혹은 하려하지 않았던) 아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아버지의 진심을,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 장면 하나보다는 이 장면 앞뒤로 이 시퀀스 자체가 정말 눈물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웃으면서 드디어 바다로 나아가는 아버지와 그렇게 아버지를 웃으며 보내주는 아들의 모습은, 뭐랄까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일으켰다. 사실 이 장면이 특히나 더 슬펐던 이유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특별한 상황 때문이었는데, 같이 갔던 이가 아버지를 일찍 여읜 분이어서 영화 처음부터 훌쩍훌쩍 하더니, 결국 이 장면에 가서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옆자리에 앉은 나에게도 그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덩달아 더 큰 울음을 속으로 집어 삼켰던 것 같다. 

아직도 '빅 피쉬'를 생각하면, 그리고 저 강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울컥하곤 한다. 나에게는 가장 좋은 아버지에 관한 영화 중 한편이었던 팀 버튼의 '빅 피쉬'였다. 


* 제목처럼 영화 속 눈물 나는 장면,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가볍게 추억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남들과 좀 다른 포인트에서도 잘 울곤 하는 제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구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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