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장 관심가는 음악프로가 되어 버린 '음악여행 라라라'.
첫 번째 게스트로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승열이 출연했던터라 더욱 관심을 갖기도 했었는데,
1회를 보고 든 생각은 과연 2회 게스트는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2회의 게스트는 이 프로그램의 MC이기도 한 윤종신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윤종신을 TV에서, 예능 늦둥이로서 만날 때마다 드는 측은함이 있다. 김종서의 경우도 그렇고.
한 시대를 주름 잡던 아이콘으로 활약하던 그들이, 현실을 이기지 못해 TV에서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모습들은
그들의 음악과 한 시대를 보냈던 팬으로서 아쉬움과 씁쓸함이 들 수 밖에는 없었다.

2회의 주인공으로서 윤종신을 택한 것은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다.
1회 만으로는 긴가민가 했던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음악여행 라라라'의 성격은 '재조명'에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재조명이란 이미 알고 있는 팬들에게도
TV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어쩌면 새삼스레 소개하게
되는 '재조명'의 시간.

윤종신을 많은 사람들이 개그맨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 프로그램으로 사뭇 놀라는 시청자들이
많지 않았을까도 싶다. 그렇지 않다면 노래를 듣는 내내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거나.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윤종신의 추억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015b시절의 '텅빈 거리에서'는 물론 '오래전 그날'과 '너의 결혼식'까지.
지금은 '몰랐었어...'가 개그의 소재로나 사용되고 있지만,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당시에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초감동의 곡이었다(뭐 윤종신이 스스로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 이전에도 이미 최성국이 영화에서 개그소재로 사용한 터라
요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개그로 읽힐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확실히 예능에 집중하느라 가수적 역량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의 결혼식'의 경우 키를 낮춰 부르기도
했는데 아쉽긴 하지만, 원키로 부르지 못한 것은 재쳐두더라도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라이브였다.
오래전 그날과 텅빈 거리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TV에서 '박주연 작사, 정석원 작곡'(무슨 영화 제목 같은 ㅋ)을 보게 되니 참으로 감동스러웠다.
마치 공식과도 같은 저 둘의 콤비는 당시 최고의 곡들을 만들어냈으며, 지금까지도 추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곡들을 여러 곡 만들어냈었다. 당시에 내가 좋아했던 곡들의 대부분이 아마도 저 조합이 아니었나 싶다.




윤종신 - 오래전 그날



윤종신이 주인공이라길래 혹시 하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등장!
그냥 세션으로만 출연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랜만에(정말 오랜만에) 방송에서 라이브로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김구라가 장난스럽게 얘기했었지만, 정말 빨리 앨범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장 큰 국내 뮤지션 중
한명이기도 하고. '출국'까지 불러줘 버렸으면 정말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림 -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윤종신의 곡들과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잠시나마 예전을 추억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씁쓸하기도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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