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브레이커스 (Spring Breakers, 2013)

봄 방학이여 영원 하



아무 정보 없이 영화 보기로 유명한(?) 나지만, 이번 상상마당 FILM LIVE 2013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하모니 코린 감독의 '스프링 브레이커스 (Spring Breakers, 2013)'는 정말로 헐벗은 언니들이 꽉 찬 포스터 말고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포스터에 제임스 프랭코가 있다는 사실도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야 인지했을 정도). 어떤 영화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보게 된 영화는 뜨거운 여름과 (내용은 봄방학이지만) 일탈 그리고 그 일탈과 자유로 인해 돌아오는 커다란 무게에 관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  Muse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던 4명의 겁 없는 소녀들은 봄방학을 맞아 파티와 즐거움이 넘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그렇게 현실에서 벗어나 떠나게 된 곳은 술과 마약, 파티가 넘쳐 나는 곳이었는데, 이 곳에서 우연히 '에일리언 (제임스 프랭코)'을 만나게 되면서 소녀들의 일탈은 또 다른 전개를 맞게 된다.


일단 이 파티와 일탈의 과정을 묘사하는 그 자극적인 정도가 상당했다. 즉, 마약이나 술 그리고 노출이 가득한 이런 파티가 불편한 사람들이라면 중반 부 전까지 내내 펼쳐지는 영상들이 꺼려질 정도로, 그 표현의 수위가 가벼운 수준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불편함이 자유와 일탈을 말하고자 함인지 아니면 정말 불편하다고 느끼는 쪽이 맞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었는데 (전자의 경우로 쓰인 영화들도 있기 때문에), 중반 부를 지나 에일리언과 만나게 되면서 좀 더 영화가 이 불편함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  Muse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정서라면 반짝거림과 공허함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최근 헐리웃에서 가장 뜨거운 셀레브리티인 바네사 허진스, 셀레나 고메즈, 애슐리 벤즈 등이 러닝 타임 내내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한다는 것도 반짝거림(?)이지만, 이 풋풋한 소녀들의 날 것에 느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담아낸 영상은 오히려 세련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얼마나 날 것의 느낌이냐면 중반 부 제임스 프랭코가 등장했을 때 그가 마치 알 파치노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제임스 프랭코의 팬이라면 이 작품을 놓쳐서는 안되겠다. 그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치아와 연기를 보여주니 말이다.


영화 내내 보여주었던 뜨거움과 태양, 비키니와 비트 그리고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주는 총기 장전의 사운드는, 결국 영화가 끝난 뒤 커다란 공허함으로 다가왔다. 여름방학, 겨울방학과는 달리 봄방학이라는 조금 다른 특수함이 그래서 이 영화에는 더 어울렸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고 있는 '봄 방학이여, 영원 하라'라는 대사는 그래서 더 공허하게 들렸다. 어쩌면 처음부터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영화는 이미 알고 있어서 가 아닐까.



ⓒ  Muse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1. 영화의 주제와는 전혀 다르게 저런 난잡한(?) 파티를 한 번 쯤 즐겨보고도 싶다는 충동이;;; 일탈 자체가 그리워서 일지도;


2. 이 영화의 부제라면 '후덜덜 한 봄방학' 정도일 듯


3. 짤방은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FILM LIVE 2013' 팔찌!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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