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노무현 대통령을 조용히 추모하는 좋은 프로젝트 앨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매품으로 기획된 앨범으로서 500매 한정으로만 주문을 받고, 이후에는 온/오프라인 음반매장에서도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음반 가격은 1,000원 이상이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으며, 이 음반 구매를 위해 모인 금액 전부는 '노무현 대통령 기록관' 건립을 위해 전액 기부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음반을 구매한다기 보다는 기록관을 위해 기부를 하고 추모 앨범을 덤으로 받는 다고 생각하셔도 무리가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덤'이라고 보기에은 수록된 뮤지션들의 곡들이 괜찮은 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프린트 된 음반 자켓을 보았을 때도 인상이 깊었는데, 케이스를 열고 나니 거리를 가득 메운 노란 풍선이 하늘로 하늘로 떠다니는 디스크 프린트가 또 한 번 찡하게 하네요.





'그대 없는, 그대 곁에'라는 타이틀로 발매된 이번 추모 앨범에는 총 8곡의 곡이 수록되었습니다. 인디 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어른아이' '타루' '캐스커' '미스티 블루'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앨범을 듣기 전에는 저도 단순히 '기부'의 의미를 두고 앨범 자체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노래를 들으니 추모 앨범이라는 의미 답게 그 분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감성이 그대로 잘 담겨있었습니다.




In Memoriam 1946-2009
그대 없는, 그대 곁에

01. Sarabande - Sentimental Scenery
02. 내 눈물에 고인 하늘 - 어른아이
03. 등산 - 박준혁
04. 겨울새 - 타루
05. 하늘나비 - 캐스커
06. 한 밤의 꿈 - 미스티 블루
07. 편지 (feat. 방지연) - 안정준
08. Spiritual - 이진우



해당음반은 아래의 링크 주소에서 예약주문 하실 수 있습니다. 500장 한정에 현재 300명이 조금 넘었으니 그리 여유가 많지는 않네요.

http://themodel2.cafe24.com/bbs/zboard.php?id=toystore&page=1&page_num=20&category=&sn=off&ss=on&sc=on&keyword=&prev_no=2&sn1=&divpage=1&select_arrange=headnum&desc=asc&PHPSESSID=4cbcd2d3b39257ee715617f6a5c2a622


오늘 같이 비오는 날, 그 분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르는군요.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Toystore Music에 있습니다.






서태지 - Atomos
그의 여덟 번째 소리

이미 앞서서 두 장의 싱글 앨범을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서태지의 정규 앨범이 7월 1일 발매되었다. 서태지가 싱글이라는 개념으로 본격적인 음반 발매를 시도하면서 음반의 가격이나 수록곡에 대한 논쟁 혹은 질타 들이 많이 있어왔는데, 이번 정규 앨범 역시 이런 연장선에서 (그리고 더 추가되어) 또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는 듯 했다. 이런 음악 외적인 논쟁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조금 보태보기로 하고, 일단 드디어 '정규 앨범'에 모습을 갖춘 그의 여덟 번째 소리 'Atomos'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번 정규 앨범에는 총 12곡이 수록되었고, 그 중 8곡은 기존 두 장의 싱글을 통해 선보였던 곡들을 새롭게 믹싱과 재녹음 작업을 더해 수록하였고, 2곡은 기존 싱글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던 리믹스 버전이, 그리고 나머지 2곡은 신곡이 수록되었다. 기존에 수록된 곡들에 대한 각각의 평들은 이미 싱글 발매 당시에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추가로 더할 말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곡들은 다를 것이 없지만 음반 소개에 따르면 새롭게 믹싱작업을 하고 악기와 보컬까지 재녹음을 거쳤다고 하는데, 간단히 얘기하자면 일반 음악팬들 입장에서 이 믹싱과 재녹음 작업에 결과물을 몸으로 체험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즉 딱 들어봤을 때 기존 싱글들과 확연히 달라진 사운드를 느낄 수는 없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예전에 발매된 앨범들이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발매되는 경우는 세월의 거리 만큼 달라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반면, 이번 서태지의 정규 앨범 같은 경우는 싱글 앨범이 발매된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그리고 싱글 앨범 자체도 사운드 퀄리티 측면에서 서태지답게 엄청나게 신경 쓴 앨범이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 차이를 쉽게 실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예전 이승환이 새앨범을 발매할 때 곡을 만들고 쓰는 작업만큼이나 앨범에 사운드를 담아내는 과정에 엄청난 비용과 정성을 쏟는 다며, 질 낮은 MP3나 스트리밍이 음악 감상에 주가 된 현실에서는 뮤지션 자신의 자기만족 외에는 헛수고가 되고 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음반을 수백, 수천장씩 모으는 음악 팬의 입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앨범이 더 좋은 퀄리티로 재녹음 되었다거나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새롭게 발매된다는 사실은 분명 매력적인 유혹이다. 실제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같은 앨범을 중복으로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현재 발매 예정인 비틀즈의 리마스터링 앨범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태지의 이번 정규 앨범의 성격은 약간 미묘한 측면이있다. 싱글에 수록된 버전의 사운드 퀄리티와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의 퀄리티의 차이가 일반적인 음악 감상 환경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을 온전히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고가의 시스템 환경이라던가 더 나아가 아예 스튜디오에서 싱글과 정규 앨범을 비교해서 들어본다면 아마도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지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저질의 MP3로 듣는다던가, 스트리밍 사이트 혹은 미니홈피의 배경음악, 더 나아가 핸드폰 벨소리 등으로 사용되는 것이 위주이다 보니 이런 뮤지션 본인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퀄리티 적인 장점이 빛을 발할 여지가 거의 없게 되어버린 것 같다.




일단 기존 곡들의 향상된 사운드 퀄리티는 재쳐두고 가장 기대가 되었던 건 역시 이번 앨범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2곡의 신곡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서태지는 다른 어떤 뮤지션들보다 새 앨범 발매시 '어떤 곡일까?'하는 궁금증이 큰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일단 이번 앨범의 경우는 앞서 싱글 발매 방식을 통해 앨범의 성격이나 곡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예전 앨범들보다는 궁금증이 덜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었고, 발매일 매장으로 달려가 구매한 따끈따끈한 신보에 수록된 2곡의 신곡 'Replica'와 '아침의 눈'을 들어볼 수 있었다. 'Replica'를 처음 들었던 느낌은 상당히 '가요'같다는 느낌이었다. 나쁜 뜻으로 가요같다는 것이 아니라(언제부턴가 가요 같다는 것이 나쁜 뜻으로 훨씬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무언가 약간은 서태지스럽지 않으면서 일반적이라고나 할까. 전반적인 진행이나 보컬이나 상당히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좀 더 들어봐야 알일이고, 이 곡은 어디까지나 12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 중 한 곡이니 이런 점을 감안해야 될 듯 하다.




'아침의 눈'은 그에 비해 훨씬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아, 그전에 음반 쇼핑몰들을 보니 수록곡들을 늘어놓고는 '아침의 눈'에 타이틀 곡이라고 표시를 해두었던데, 서태지의 정확한 의도를 듣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싱글이 선행되고 음반이 발표되는 시스템에서 보았을 때, 정규 앨범을 통해 공개된 2곡 중 하나가 타이틀 곡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싱글을 통해 공개되었던 'MOAI'가 서태지의 여덟 번째 앨범에 타이틀 곡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을 여덟 번째 정규 앨범으로 보지 않고 또 하나의 싱글 앨범같이 보게 된다면 많은 아쉬움이 들 것 같다. 일단 새롭게 공개된 2곡의 신곡이 기존 발표되었던 싱글 곡들보다는 임팩트나 감흥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한데(개인적으로), 이는 어쩌면 그럴 수 밖에는 없는 것이 이 정규 앨범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곡들은 첫 번째, 두 번째 싱글 공개 되었던 곡들일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12곡이 담긴 정규 앨범에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리 나쁜 구성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MOAI'나 'Bermuda [Triangle]', 'Human Dream'같은 곡은 서태지답게 새로운 사운드와 감성을 엿볼 수 있었던 멋진 곡들이었으며, 'T'ikt'ak'과 'Coma'역시 3번과 6번 트랙으로서 손색이 없는 곡이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앨범을 온전한 정규앨범으로 보더라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싱글에 수록되었던 B-Side 곡들까지 정규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점이다. 이렇게 됨으로서 싱글 만의 가치는 패키지나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서의 기능만을 갖게 되어버렸으며, 예전에 특히 거세었던 가격 논쟁으로 미뤄봤을 때 한 장의 음반을 3장으로 나누어 판매했다는 얘기를 들을 만한 빌미를 주게 되어버린 것 같다. 본래 싱글과 정규 앨범의 경우 싱글에 수록되었던 곡들이 정규 앨범에 그대로 수록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B-Side곡들 마저 수록되면서 리믹스를 제외하면 신곡이 2곡 뿐이었다는 점은 분명 그를 공격하려고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는 안티팬들에게 좋은 먹이감이 된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새로운 리믹스 버전 곡들을 수록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한 때 댄스음악에서 무분별하게 트랙 늘리기를 위해 진행되었던 작업들 때문에 '리믹스'라는 것에 대한 신뢰도가 심각하게 떨어져있기는 하지만, 서태지가 내놓는 리믹스라면 이런 우려를 갖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생각해서인지, 차라리 또 다른 편곡의 리믹스 곡들을 담았더라면(신곡을 담을 것이 아니었다면) 하는 팬으로서의 아쉬움이 남는다.




서태지의 오랜 팬된 입장에서 보았을 때 사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태지'여서 더 큰 질타를 받게 되는 일들이 분명 있었다. 안티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그랬고, 팬 된 입장에서도 '서태지니까'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더 컸던 경우가 많았었다. 그것이 어쩌면 서태지라는 아티스트의 숙명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객관적인 시각으로 욕할 것은 욕하고 칭찬 할 것은 칭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들러붙어서 좋다 나쁘다, 별로다 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다 관심과 유명세 때문일테니까.

여튼 분명 앞선 싱글들과 연관지었을 때 아쉬운 점이 있는 정규앨범이었다.
음악 자체로서는 '역시 서태지!'였지만.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본문에 사용된 앨범 자켓 사진은 모두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이며, 리뷰를 위해 인용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진짜 오랜 만에 John Frusciante 앨범을 사러 갔던 음반몰에서 우연히 발견을 하고는 정말 급작스럽게 bjork의 앨범을 덥썩 구매하게 되었다. 진정한 bjorker라면, 그리고 그녀의 음반 컬렉터라면 도저히 안사고는 못배길 이번 패키지.




한국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던 volta 투어 라이브 실황과 volta비디오가 담긴 2장의 DVD와 라이브 버전과 리믹스 버전의 CD 2장이 수록된 스페셜 한정판 앨범. 그렇기에 가격도 후덜덜.




비닐은 언제나 처럼 칼로 잘 잘라서,  내용물만 넣다 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정도 가격의 음반이라면 이 정도 수고는 자연스레 거들뿐.




푸짐한 내용물들. volta 앨범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임을 단 번에 알 수 있듯이 메인 자켓 디자인과 겹겹의 슬리브로 채워져 있는 컨셉도 이전 volta 앨범과 동일하다.




접혀 있는 종이를 쫘악 펼치면 한 면에는 포스터가 다른 한 면에는 수록곡에 대한 정보들이 담겨있다.




7개의 슬리브로 되어 있는 구성물. 각각의 슬리브마다 인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CD/DVD를 수록하고 있지 않은 슬리브들에 안 쪽에는 색색깔로 치장되어 있다.




volta 리믹스 곡들이 수록되어 있는 첫 번째 CD.

CD 1 - THE VOLTA REMIX
01. Earth Intruders
02. Innocence
03. Declare Independence
04. Wanderlust
05. The Dull Flame Of Desire
06. Earth Intruders
07. Innocence
08. Declare Independence
09. The Dull Flame Of Desire
10. Innocence
11. Declare Independence
12. Innocence




라이브 실황이 담겨 있는 두 번째 CD

CD 2 - Songs From The Volta Tour Performed Live At Olympic Studios
01. Wanderlust
02. Hunter
03. Pleasure Is All Mine
04. Innocence
05. Army Of Me
06. I Miss You
07. Earth Intruders
08. All Is Full Of Love
09. Pagan Poetry
10. Vertebrae By Vertebrae
11. Declare Independence




라이브 실황이 담겨있는 첫 번째 DVD

DVD 1 - The Volta Tour
01. Brennio Pio Vitar
02. Earth Intruders
03. Hunter
04. Immature
05. Joga
06. Pleasure Is All Mine
07. Vertebrae By Vertebrae
08. Where Is The Line
09. Who Is It
10. Desired Constellation
11. Army Of Me
12. Triumph Of A Heart
13. Bachelorette
14. Wanderlust
15. Hyperballad
16. Pluto
17. Declare Independence
18. Pneumonia
19. Cover Me
20. My Juvenile
21. Immature
22. The Dull Flame Of Desire
23. Vokuro
24. Sonnets / Unrealities XI
25. Mouths Cradle




volta의 다양한 뮤직비디오 들이 담겨있는 두 번째 DVD

DVD 2
The Volta Videos
01. Earth Intruders
02. Declare Independence
03. Innocence
04. Wanderlust
05. The Dull Flame Of Desire
06. Making of 'Declare Independence'
07. Making of 'Wanderlust'
Innocence - The Competition Top Ten Runners Up In Alphabetical Order
08. Davood Saghiri
09. Dimitri Stankowicz
10. Etienne Strubbe
11. Julie Himmer
12. Laurent Labouille
13. Mario Caporali
14. Mik o_o Armellino
15. Renato Klieger
16. Roland Matusek


오랜만에 흠뻑 bjork의 음악에 빠져들게 될 것 같다. 더군다나 라이브 DVD 포함이라니 지난해 내한공연의 감동을 다시 한번 추억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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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ee - The Passage
거품 싹 뺀 힙합앨범

소울컴퍼니(Soul Company)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키비(Kebee)의 세 번째 앨범 'The Passage'가 발매되었다. 소울컴퍼니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언제부턴가 무브먼트 크루나 부다 사운드 같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메이저 힙합 음악들 보다도, 오히려 이들의 참신하고 새로운 사운드에 더 주목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한참 Nujabes에 빠져 있을 때 The Quiett이 만들어낸 비트들은 단번에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며, 키비의 곡들 역시 라임과 비트가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듣기 시작한 소울컴퍼니의 앨범들은 각자의 솔로 앨범들과 프로젝트 앨범 그리고 소울컴퍼니가 모두 참여했던 'The Bangerz'앨범들까지 관심을 갖게 했고, 결국 키비의 세 번째 앨범은 나름 기다리기까지 하는 앨범이 되었다.




CD를 플레이어에 넣고 첫 트랙 'Soulport'를 만났을 때의 느낌은 약간 의외였다. 빠르고 경쾌한 비트와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뤄 마치 해변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인스트로멘탈 곡은, '여정'이라는 앨범의 타이틀을 다시 한번 떠올려볼 수 있는 곡이었다. 곡 말미에 우주적인 사운드를 삽입한 것은 자켓 디자인과 연관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트랙 'Diving'의 베이스가 되는 백킹 사운드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감'이다. 이런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공기가 있는데 이 곡을 통해서도 이런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굉장히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으로 이번 앨범에 전체적인 퀄리티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 'Wake Up'은 스크래치 사운드와 일렉트릭한 사운드가 강한 비트와 라임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곡이다. 그 다음 트랙 '사진기'는 여성적인 분위기와 소년의 감성으로 다루고 있는 곡으로 후렴구의 lady Jane의 피쳐링이 돋보이는 곡이다. 굉장히 팝적인 곡으로서 이 정도면 충분히 대중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퀄리티의 저하는 겪지 않고 있으니 안심해도 될 듯 싶다.

다섯 번째 트랙 '불면제' 역시 샛별의 피쳐링이 더해진 곡으로 키비의 멈추지 않는(?) 랩핑이 돋보이는 곡이다. 전체적으로 비트나 사운드가 만족스럽다보니 오히려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 앨범을 통으로 발매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키비의 라임이나 랩핑이 불만족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비트가 만족스럽다는 쪽의 반영이다. 넋업샨, Loptimist, Jinbo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화가, 나'는 각각의 개성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한 곡이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각의 다른 컬러를 맛볼 수는 있지만 각각의 매력이 최대한 발휘되지는 않는 다는 느낌이었다.




'Go Space'는 역시 경쾌한 기타 사운드와 일렉트로닉한 사운드 소스가 결합해서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곡이다. 예전 키비의 음반을 들었을 때는 느린 비트의 감성적인 곡들에 더 잘 어울리는 랩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약간은 생각이 틀려진 편이다. 빠른 비트의 팝적인 곡에서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랩핑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트'는 아무래도 타블로가 참여해서 화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랩이 아닌 노래하는 키비의 보컬을 들어볼 수 있고, 역시 우주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 소스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곡으로 전체적인 앨법 컨셉에 부합하는 곡이라 할 수 있겠다. 아홉 번째 트랙 'Goodbye Boy'는 역시 키비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심플하면서도 가사의 집중력이 높은 곡이다. 앞서서 빠른 비트의 곡에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물론 그렇다고 해서 느린 비트의 아기자기한 곡에 어울리지 않는 다는 말은 아니다. 이런 소년 같은 감성과 분위기는 역시 키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열 번째 트랙 '그림자'를 지나 'Where is the Claps?'를 듣고 있노라면 점점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 보다는 좀 더 디테일한 면을 찾아들어보게 되는데, 잘 들어보면 상당히 세심한 면까지 신경쓰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음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단순히 보컬과 반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악기 하나하나, 소스 하나하나를 들어보면 이 음악에 창작자가 얼마나 많은 공을 쏟았는지 알 수 있는데, 키비의 음반에서도 이런 노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열 세번째 트랙 'Still Shining'은 더 콰이엇과 D.C가 피쳐링으로 참여하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게 된 키비의 자전적인 심정이 담긴 곡으로서 '달라질건 없지'라는 가사처럼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곡이기도 하다. 마지막 트랙 '이 별에서 이별까지'는 첫 번째 트랙과 대구를 이루고 있는 인스트루멘탈 곡인데, 첫 번째 곡에서 말미에 살짝 우주적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맛만 보여주었었다면 마지막 트랙에서는 본격적으로 이 사운드를 이용해 곡을 진행하고 있다. 뭐 당연한 것이겠지만 곡 곡이 아니라 하나의 앨범으로서 평가받으려는 키비의 의지가 담긴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이번 앨범은 키비 특유의 장점을 잘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중적으로도 크게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접근성이 용이한 음악이 수록되었다고 생각된다. 샘플링을 최소화 하고 심플한 악기 구성과 플로우 만으로 세련되고 퀄리티 높은 음악을 만들려는 키비의 노력은 앨범에 잘 묻어나있다. 하지만 이것이 힙합 씬에 완전히 새로운 방향성이라고까지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새롭다기보다는 미니멀하면서도 그들만의 장점을 잘 살려낸 괜찮은 힙합앨범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1차 라인업을 포스팅에 다른 분들이 다들 지산 등에 밴드들을 빼앗겨서 라인업이 아쉽다는 말씀들을 주셨었는데, 뭔가 해서 찾아보았더니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이런 라인업이라니!!!

무려 Weezer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Fall Out Boy, Jimmy Eat World도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1차 라인업일 뿐이긴 하지만 단숨에 관심도를 펜타포트에서 지산 록으로 쏠리게 하기에 충분한 라인업이 아닐 수 없겠다!

기획사를 보니 펜타포트를 기획했던 옐로우 나인이 빠져나와 따로 기획한 페스티벌인 것 같은데, 위저 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뛰는 라인업이 아닐 수 없겠다.

아...이번 여름도 록 페스티벌의 바다에 풍덩 빠져야 하나. (지산은 진흙탕 안되겠지 -_-;;)








지난해 여름을 진흙과 함께 뜨겁게 달구다 못해 질퍽이게 했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군요.
사실 지난해 행사가 끝나고 들려오는 말로는 송도 부지에서 더 이상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없을 거다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송도'에서 다시 열리게 되었군요.

그럼 두말할 필요없이 일단 라이업부터 확인!




일단 1차 라인업을 보니 참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엄청난 돈을 투자할 만한 뮤지션은 발견되지 않거든요. 아무래도 1차 라인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밴드를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데프톤즈(Deftones)를 꼽을 수 있을텐데, 전 아주 다행히도 그들의 열렬한 팬은 아니라서 이 라인업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나머지 국내 외 밴드들은 아직까지 이 무거운 몸을 먼 송도로 이끌기엔 살짝 부족한 라인업이네요. 과연 2차, 3차를 통해 또 얼마나 환장할 만한 밴드들이 추가될지 사뭇 걱정됩니다(이건 기대라기 보다는 걱정이 맞겠죠;;)



관련글 : 2008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_ 그 짧은 날의 기록








시미즈 쇼타 (清水翔太) _ Umbrella
세련되고 편안한 소울 앨범

01. Digging On U
02. Home
03. With You
04. My Treasure
05. One Last Kiss
06. Love Story
07. Rainy Day's Morning
08. Unhappy
09. Lovin U
10. アイシテル
11. My Love
12. Soulmate
13. ソレゾレ


한 때는 Do as infinity와 Shiina ringo에 미친 듯이 몰두해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들의 같은 곡을 듣고 또 듣던 적이 있었을 정도로, 이 둘은 물론 다른 J-POP뮤지션들에게도 관심이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솔직히 최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에 위드블로그를 통해 시미즈 쇼타 (清水翔太)라는 J-POP 뮤지션의 앨범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시미즈 쇼타를 홍보하는 여러가지 글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은 '10대'도 '천재'도 아닌 '소울(Soul)'이었다. 더군다나 일본인 최초로 흑인 소울 음악의 성지 중 한 곳인 아폴로 극장에서 공연하고 찬사를 받았다는 문구는, 정말 아폴로 극장에서 극찬을 받을 정도의 실력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도 본인이 전곡 작사/작곡이 가능한 싱어 송 라이터라는 점도 시미즈 쇼타의 음악에 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처음 CD를 플레이어에 넣자마자 흘러나오는 첫 트랙 'Digging On U'를 듣는 순간 '오, 이거 대충대충 하지는 않는데'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 만의 음악 색깔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뮤지션들에게는 일종의 일관적인 '톤(Tone)'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시미즈 쇼타는 이번이 첫 번째 정규 앨범인터라 이런 평가가 섣부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서도 이러한 '톤(Tone)'을 느낄 수 있었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음악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시미즈 쇼타의 그것은 데뷔 앨범과 어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첫 곡 'Digging On U'는 마치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편안한 분위기와 템포로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두 번째 트랙 'Home' 역시 비슷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곡이지만 이전보다 좀 더 랩의 비중이 많아진 곡이며 라임도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그루브를 탈 수 있는 리드미컬한 곡이다. 'With You'는 전개 측면에서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와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 곡이다. 발라드에 가까운 멜로디 라인도 시미즈 쇼타의 음색이 더해지니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My Treasure'는 테마가 있는 후렴구와 랩으로 이뤄진 부분으로 이뤄진 곡으로 시미즈 쇼타의 자연스러운 랩핑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 '천재적 소울 싱어'라는 소개 문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통파 소울 싱어일 줄로만 알았는데, 시미즈 쇼타의 음반은 앞서 언급한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 스타일에 더 가깝다.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크렉 데이빗 보다 좀 더 멜로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달까. 쉽게 들을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는 대중적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다. 'One Last Kiss' 역시 전개 방식이 앞선 곡들과 비슷한 곡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멜로디 테마를 랩의 앞에 배치하느냐 나중에 배치하느냐에 차이라고 보면 되겠다. 7번째 트랙인 'Rainy Day's Morning'은 앞선 곡들과는 분위기를 달리 하는 곡이다. 재즈 선율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좀 더 소울풀한 보컬로 시작되는 이 곡은 피아노 선율과 콘트라베이스가 심플하게 깔리면서 시미즈 쇼타의 보컬을 좀 더 돋보이게 한다. 6번째 트랙까지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앨범의 느낌을 어느 정도 환기시켜주면서 쇼타의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Lovin U'의 도입부는 마치 Musiq Soulchild의 곡을 듣는 듯 하다. 사용된 음색들도 그렇고 텐션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도 Musiq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곡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Musiq의 음악을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비슷한 느낌의 'Lovin U'가 가장 귀에 와서 감켰던 것 같다. 계단식으로 전개되는 상승 방식과 코러스가 가미된 후반부가 특히 마음에 든다. 10번째 트랙 'アイシテル (사랑해)'는 제목처럼 사랑스러운 러브송으로서 힙합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스들을 배경에 배치함으로서 좀 더 세련된 사운드를 뽑아내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로 시작하는 'My Love'는 기타 선율에만 의지하여 담담하게 이어지는 시미즈 쇼타의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사실 데뷔앨범이고 어린 나이를 감안한다면 이렇게 담담하고 심플한 곡을 만들고 수록하기가 그리 흔한 일은 아닌데, 역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갖춘 뮤지션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마지막 트랙 ' ソレゾレ(제각기)'는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마무리 하는 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이다. 자전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내용의 곡은 슬쩍 들어봐도 음악적인 기교보다는 메시지 전달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꾸 언급하니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하자면, 어린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됨이 아닐 수 없겠다.




'천재', '10대', '혜성처럼 등장한' 등의 문구는 분명 솔깃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선입견을 갖게 하는 문구들이기도 한데, 시미즈 쇼타의 데뷔 앨범 'Umbrella'는 이러한 선입견을 갖고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신인답지 않은 세련됨으로 무장한 괜찮은 소울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누구에게 쉽게 추천해줄 수 있는 앨범,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물 흐르듯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이를 생각해본다면 앞으로 그의 음악 스타일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Stevie Wonder - Live At Last (Blu-ray Review)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정확히 인지하고 들었던 것은 초등학교 이후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사실상 팝송을 인지하고 들었다기 보다는 들리는 것에 반응했다고 봐야 할텐데, 이 때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뮤지션 중 하나는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였으리라. 그 이후 마이클 잭슨으로 말미암은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에 대한 관심으로 잭슨 5를 비롯한 많은 모타운 소속 뮤지션들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는데(다시 알았다는 말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흔히들 말하는 '모타운 사운드'의 계보로서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는 마빈 게이 (Marvin Gaye)도 있었고, 슈프림스 (Supremes), 템테이션즈 (Temptations)도 있었으며 오늘 소개할 스티비 원더도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 즉 잭슨 5 시절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는 특선 TV시리즈 '잭슨 가의 사람들 (The Jacksons : An American Dream, 1992)'을 보면 처음 잭슨 5를 모타운의 사장인 베리 고디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어린아이들로 이뤄진 밴드라고 하니까 베리 고디는 '아이돌은 스티비 원더로 족하잖아. 이제 아이돌 그룹은 흥미없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스티비 원더는 1960년대 초반 매우 어린시절부터 뮤지션으로서 활동한 '아이돌'이었으며,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영화 타이틀 외에 음악 타이틀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는데, 몇몇 소수의 타이틀을 제외하면 AV적 스펙은 출중한데 별로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라던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도 AV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운, 혹은 출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타이틀 'Live At Last' 블루레이는 이 같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준 흔치 않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타이틀은 'A Wonder Summer's Night Tour'의 일환으로 2008년 가을 영국 런던의 'O2 Arena'에서 펼쳐진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무려 31곡이라는 많은 곡들이 134분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무엇보다 어떤 한 앨범의 투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오래된 히트곡들을 거의 다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들로서는 혹하지 않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딸이자 이 공연에 코러스로 참여하고 있는 아이샤 모리스(Aisha Morris)와 함께 등장하여(아이샤 모리스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추가하기로 하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All Blues'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며 공연은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된다. 'as if you read my mind'에 이어 피아노에서 일어나 키보드로 자리를 옮겨 앉은 스티비 원더는 레게 리듬이 인상적인 'Master Blaster (Jammin')'를 바로 이어 들려준다. 이런 흥겨운 리듬은 'all i do'에 가서야 살짝 진정된다(이 공연 실황을 보면 절로 느끼게 되겠지만 거의 중간에 쉬는 시간없이 몰아치듯 주옥같은 곡들이 계속 이어진다). 'UK Medley'는 말그대로 공연이 열린 영국 출신 뮤지션들의 곡들을 메들리로 엮어서 들려주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비틀즈의 'Fool On The Hill', 'I Want To Hold Your Hand'도 만나볼 수 있고,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도 스티비 원더 만의 색깔로 만나볼 수 있다. 이 모든 곡들은 보코더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색다른 느낌과 함께 무겁지 않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 모두들 소리내어 따라부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메들리를 통해 잠시 쉬어갔다면 'Higher Ground'를 통해서는 다시금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뭐 새삼스러운 말이 되겠지만 이 곡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티비 원더의 곡들은 지금들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 많은 뮤지션들을 통해 다시금 리메이크 되고 샘플링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곡이 끝나면 또 한 번의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는데 바로 칙 코리아의 'Spain'이 그 곡이다. 간주부분의 섹소폰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물론 스티비 원더의 하모니카 연주야 말할 것도 없다. 이 곡은 연주곡으로서 섹소폰을 비롯해 기타와 키보드 등 각 세션 연주자들의 솔로를 만나볼 수도 있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곡은(사실 이렇게 한곡 한곡 정리하다가는 도저히 끝나지 않을 정도의 히트곡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많은 이들이 스티비 원더 성대모사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곡 중의 하나인 'Part-Time Lover'이다. 이 곡의 리듬감과 흥겨움, 베이스라인은 언제들어도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개인적으로 노래방에 가게 되면 자주 부르곤 하는 팝발라드 'Lately'가 이어지면 공연장은 어느새 스티비 원더의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들의 감각들로 가득찬다. 한 동안 오리지널이 부르는 'Lately'를 너무 못들어서인지 '역시 오리지널이구나'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 분위기는 아이샤 모리스가 부르는 재즈곡 'I'm Gonna Laugh You Right Out Of My Life'로 그대로 이어진다. 그 다음 곡은 'My Cherie Amour'인데,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이 모두 일제히 '라라 라라라'하며 따라부르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었다. 다시 한번 관객들이 다함께 따라하며 흥겨움을 더하는 곡은 'Sir Duke'에서 절정을 이룬다. 브라스와 코러스가 함께하는 간주부분의 멜로디는 언제들어도 흥겹다. 'Sir Duke'에서 미처 빠져나오기도 전에 'I Wish'가 휘몰아치고 그 다음 곡은 'Isn't She Lovely'이니 말 다했다. 'Isn't She Lovely'가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이 곡의 실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티비 원더의 친딸인 아이샤 모리스가 무대 위에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카메라 앵글도 은근하게 두 사람을 한 앵글에, 또 아이샤를 비추는데 마치 쑥스러운듯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샤의 얼굴만 봐도 행복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서부터는 정말로 잠시도 쉴틈이 없다. 'Isn't She Lovely'가 끝나고 나면 마치 한 곡인듯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가 이어진다. 곡들이 다들 그리 길지 않아서인지 더 쉴틈이 없이 느껴진다. 그 다음 곡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의 곡중 하나인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이다. 이 곡 역시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곡이긴 하지만 지루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Superstition'을 듣고 있노라면 이 곡이 정말로 1972년도 발매 앨범에 수록된 곡이었는가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 레전드급 브라스 코러스와 그루브와 리듬감은 말로는 도대체가 형용이 안될 정도다. 'AS'를 끝으로 엄청난 히트곡들의 향연이었던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공연 'Live At Last'는 막을 내린다.


Blu-ray Menu





블루레이 타이틀은 깔끔하게 오디오 셋업과 트랙 셀렉트 메뉴만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아무런 부가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한데, 공연 자체의 퀄리티를 따져본다면 이 같은 아쉬움은 그야말로 '부가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Blu-ray : Pictures Quality


(아래 3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1920*1080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사실 이런 정도의 공연이 수록된 타이틀에 한편으론 화질과 음질이 얼마나 중요하겠느냐만은(중요하죠 ㅎ) 그래도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화질은 일반 영화와 비교하였을 때 최고라고까지 보기는 어렵겠지만 공연 실황 타이틀로서는 레퍼런스라 불려도 좋을 정도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카메라에 따라 약간씩 화질차가 있긴 한데, 클로즈업에 주로 사용되는 일부 카메라의 경우 자체적으로 노이즈가 많아졌다기 보다는 공연장을 배경으로한 특성상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 카메라의 경우는 최상급의 화질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외곽선이 너무 분명해서 입체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화질은 블루레이 유저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STER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레이 타이틀 자체가 지원하는 차세대 사운드 기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원초적으로는 공연 자체의 사운드 메이킹이 굉장히 훌륭하게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키보드 2대, 퍼커션 2대, 기타 2대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 트럼펫, 색소폰과 코러스로 이뤄진 밴드의 사운드는 거의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 콘서트의 음악 감독은 예전부터 스티비 원더와 함께 해온 네이트 왓츠 (Nate Watts)가 맡고 있으며(아래 사진의 주인공) 그는 베이스 연주도 맡고 있다. 특히 드럼과 퍼커션, 브라스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리얼 드럼의 사운드가 정말로 '리얼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브라스의 강약도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개인차이는 있겠으나 나무랄데가 없는 퀄리티라고 할 수 있겠다.




[총평]사실 음악 타이틀을 리뷰하면서 선뜻 권하기가 어려운 대부분의 경우는 AV적인 측면 때문이 아니라 2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을 채울 수록곡들 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뮤지션의 팬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팬들에겐 AV적 요소는 그저 거들 뿐이다), 그렇지 않은 일반 유저들에게는 아무래도 모르는 곡들로 채워진 공연 실황은 심심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들 덕에 큰 부담없이 2시간 넘는 공연실황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Live At Last' 블루레이 타이틀은 주저없이 추천할 수 있는 음악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차세대 화질과 사운드는 그야말로 '거들' 뿐이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10
9
9
0
10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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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가끔씩 레닷 공연 중 쉬는 시간쯤 되는 타임에 짧은 솔로 보컬 곡을 연주/노래 하곤 하는데,
어찌보면 레닷과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도 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기타 반주에 실리니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How Deep is Your Love는 오리지널을 비롯해 수많은 버전들을 만나보았지만, 어느새 부턴가 존 프루시안테의 버전을 가장 찾게 되고 듣게 되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씨에 문득 떠올라.




John Frusciante - How Deep Is Your Love









Do as infinity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밴드이다.
사실 그들을 알게 된 것은 조금 늦은 시기여서 이들의 음악과 함께 추억을 공유할 시간조차 그리 많지 않았었는데,
이들의 음악과 라이브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 공유했던 것만 같은 추억이 떠오른다.

록 밴드가 단순히 스타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는 여럿이 있겠지만,
내게 Do as infinity는 그 중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밴드인 것 같다.

2시 넘어서야 시작할 맨유 경기를 기다리며 존 카펜터의 <괴물> 블루레이 리뷰를 쓰려고 작정했다가
불현듯 떠오른 두에즈의 기억에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이 새벽에.




Do as infinity - 遠くまで (acoustic)








Musiq (Souchild) _ ONMYRADIO

 1. Backagain
 2. Until
 3. IfULeave (feat. Mary J. Blige)
 4. Deserveumore
 5. Special
 6. Dearjohn
 7. Loveofmylife
 8. Moneyright
 9. Someone
10. Iwannabe (feat. Damian Marley)
11. Sobeautiful
12. Radio


뮤지크의 앨범은 새로 나올 때마다 항상 빼놓지 않고 꼭 듣는 필청 아티스트 중 한명이다.
이번 앨범 역시 발매된 뒤 얼마지나지 않아 듣게 되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뭔가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지기도 했고
너무 평범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조금 더 천천히 들어보니 확실히 놓친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뮤지크(소울 차일드)는 가장 꾸준한 네오 소울(Neo-Soul) 뮤지션일 것이다. 꾸준하다는 것은 한편으론 매번 비슷비슷하다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뮤지크의 음악은 꾸준함을 근거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것 또한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물론 가끔은 뜬금없을 때도 있었다 -_-;;), 무엇보다 '곡'이 아니라 '앨범'에 많은 공을 들이는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특히 mp3로는 물론이고 앨범으로도 다 느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사운드 자체에
심혈을 기울이는 뮤지션이기도 하다(그의 음반은 정말 시설이 잘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이번 앨범 'ONMYRADIO' 역시 뮤지크 만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한 아티스트의 음반을 지속적으로 접해오다보면
어느 순간 그 아티스트 만의 '톤(Tone)'을 느낄 수 있는데, 뮤지크 역시 그런 아티스트이며, 이번 앨범에서도
이런 톤으로 그를 먼저 알아볼 수 있다. Mary. J.Blige가 피처링한 'ifuleave'는 전진적으로 전개되는 뮤지크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난 곡으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곡이기도 하다. 발라드 곡들 외에 역시 댄서블한 곡들도 몇 곡 만나볼 수
있으며 Damian Marley가 참여한 'iwannabe'에서는 레게 리듬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새삼 다시 느끼게 된 것이었지만, 뮤지크의 음악은 국내에서는 물론 미국내에서도
큰 인정은 못 받는 것 같아 팬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Musiq - IfULeave (feat. Mary J. Blige)








얼마전 부터 봐야지 봐야지 했던 DVD 중 하나가 마틴 스콜세지의 '노 디렉션 홈 : 밥 딜런 (No Direction Home : Bob Dylan)'
인데, 오늘에야 일찍 집에 와서 1부를 감상하게 되었다. 일단 1부를 보고 나니 과연 2부를 보고 나서 이 타이틀을 제대로
리뷰할 수 있을런지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단 DVD리뷰와는 별개로.

밥 딜런에 대한 영화나 다큐, 그리고 음악은 여러 번 접해왔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된 밥 딜런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1부에 등장한 수 많은 곡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은 1965년에 발매되었던 'Highway 61 Revisited'에 수록된
'Ballad of a Thin Man' 이었다. 'Blowin' In the Wind'처럼 누구라도 알만큼 유명한 곡들에 비해 덜 알려져있던 곡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왠지 밥 딜런하면 떠오르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듯 하면서도, 역시나 밥 딜런 같았던 곡이었기에
더 인상깊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오늘 밤엔 밥 딜런의 목소리가 더 깊이 파고든다.





Bob Dylan - Ballad of a Thin Man




 



http://goyb.u2.com/ (주소를 클릭하시고 조금 기다리시면 음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U2의 새 앨범 'No Line On The Horizon'에 수록될 첫 번째 싱글 'Get On Your Boots'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군요.
일단 에지의 복고적인 기타 리프도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 역시 U2답게 복고스러움과 신선함을 모두 다 잘 아우르는
곡인듯 싶네요. 예전에 'Elevation'이 수록된 '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앨범이 나왔을 때 들으면서,
'에지는 정말 아직도 저렇게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떤 기억이 나는데,
이번 새 앨범에서도 이들의 음악 연구는 여전한것 같네요.

U2의 동반자라 할 수 있는 브라이언 이노가 이번에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며,
<클로저>를 연출한 안톤 코르빈의 영화 'Linear' 속 장면들과 새로운 사진들도 부클릿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듯 합니다.

앨범은 총 다섯 가지 버전으로 발매되는 것 같은데, 오랜만에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앨범의 수록곡 풀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1. No Line On The Horizon
2. Magnificent
3. Moment of Surrender
4. Unknown Caller
5. I'll Go Crazy If I Don't Go Crazy Tonight
6. Get On Your Boots
7. Stand Up Comedy
8. Fez - Being Born
9. White As Snow
10. Breathe
11. Cedars Of Lebanon

그리고 앨범의 다섯 가지 버전

- Standard jewel case - with album CD and 24 page booklet

- Digipak format - limited edition with album CD, 32 page colour booklet and fold out poster. Features access to exclusive downloadable Anton Corbijn film.

- Magazine format - limited edition with album CD, with 64 page magazine. Features access to exclusive downloadable Anton Corbijn film.

- Box format - limited edition bespoke box containing digipak format album CD, DVD of Anton Corbijn's exclusive film, 64 page hardback book, plus a fold out poster.

- LP vinyl - limited edition with 2 black vinyl discs, gatefold sleeve, and a 16 page booklet.

박스 포맷이 역시나 가장 땡기지만, 과연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런지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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