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의 100번째 영화 '1911' (신해혁명)
(Jackie Chan's 100th Movie) 


성룡의 100번째 영화의 포스터가 그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신해혁명 영화화한 '1911'이 그 작품인데, 성룡의 100번째 작품과 신해혁명의 100주년이 겹쳐져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국내를 비롯한 중국 외 해외 팬들에게는 신해혁명 100주년을 맞아 이룬 다룬 작품이라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성룡 형님의 100번째 작품이라는 그 한 줄의 문구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밖에는 볼 수 없을텐데, 이런저런 수식어를 가져오지 않아도 'Jackie Chan's 100th Movie'라는 저 문구가 얼마나 눈물나도록 멋스러운지, 그의 오랜 팬으로서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이 작품이 공개되기 전 팬들 사이에서는 제작 계획을 밝힌 바 있는 '용형호제 3'가 성룡의 100번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곤 했었는데, '용형호제 3'가 되었어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성룡은 좀 더 자신의 100번째 작품에 무게감과 의미를 더 두려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 속 성룡의 모습은 그 동안 성룡하면 쉽게 떠오르던 밝고 유쾌한 얼굴은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이런 경향은 이미 최근작 '베스트 키드'나 '대병소장'을 통해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에서 성룡은 장리와 함께 공동으로 감독을 맡고 있으며 (General Director), 아시아영화로는 최초로 중국와 미국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이 작품에는 성룡 외에 '적인걸'에 출연했던 여배우 이빙빙과 '검우강호'에 출연했던 왕학기 그리고 '색,계'와 '24시티'등에 출연했던 조안 첸이 출연하고 있는데, 참고로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에는 장쯔이 역시 캐스팅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아무래도 그녀는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올해 10월 중국와 미국에서 동시 개봉 예정이며, 아직까지 국내개봉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아마도 국내에서도 역시 비슷한 시기에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성룡 형님의 100번째 영화라는 점도 너무 감동스러웠지만 저 포스터가 그렇게 멋지게 보일 수가 없더라 ㅠㅠ 내 인생 최고의 배우 성룡은 과연 100번째 영화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어떤 표정과 연기를 보여줄까. 아직은 멀기만한 올 10월이 너무도 기다려진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포비든 킹덤 (The Forbidden Kingdom, 2008)
서유기라고 하기엔 많이 모자란 오락영화


성룡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로서, 이연걸의 영화를 거의 다 본 팬으로서, 서유기라는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 <포비든 킹덤>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영화였다. 제작초기부터 성룡과 이연걸이 드디어 한 영화에서
합을 맞추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흥분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영화의
감독이 <라이온 킹>이나 <스튜어트 리틀>등을 감독한 롭 민코프라는 사실 때문에, 과연 서유기를 바탕으로
한다는 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질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롭 민코프 감독이 만들어온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전체관람가의 어린이 영화가 주를 이루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과연 그 감독의 그릇에 쿵푸 영화의 두 아이콘인 이 두 배우의 아우라를 제대로 담을 수 있을 것인지,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서유기라는 엄청난 이야기를(결국 그저 설정만 빌려온 것으로 생각되긴 하지만)어떻게
요리할 것인지가 너무 걱정되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서유기를 생각하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저 손오공과 여의봉이 등장하는 기본
설정만 빌려온 영화에 실망하게 될 것이고, 성룡과 이연걸의 화려한 쿵푸 대결을 기대한 이들에게도
그다지 만족할만한 장면은 선사하지 못하는 영화라고 해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제이슨 만 빼면
모두 중국인들이 등장하는 영화인데, 왜 모두 영어를 써야만 했는지, 모든 인물들의 영어 대사처리가
너무도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미국제작사와 미국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영화의 배우들은 물론 대부분의 스텝들이
홍콩인들로 이루어진 영화이다 (CG부분은 상당부분 한국에서 제작하였으며, 미국 스텝들보다 홍콩 스텝이
많을 정도로 의외로 홍콩 스텝의 비중이 컸던 영화였다). 또한 무술감독으로 원화평 감독이 참여하였는데,
뭐랄까 이 두 사람을 데려다 놓고(거기다가 매트릭스의 '셰라프'로 더 잘 알려진 예성 도 출연한다),
결국 이 정도 합 밖에는 보여주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 영화가 미국 감독과 제작사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라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출연진의 95%가 동양사람이고, 배경도 중국에서 이야기가 95%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대사가 영어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어색함을 영화 내내 느낄 수 밖에는 없었다.
승려이며, 손오공이며, 마스터며, 불사신이며, 백발마녀며, 심지어 옥황상제까지도 유창하게 영어를 해대는데,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는 없었다.

미국팬들에게는 잘 모르겠다(하긴 요즘은 헐리웃에서도 타란티노가 만든 킬 빌 같은 영화들이 있어서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중국의 팬들이나 나 같은 국내팬들에게는 성룡과 이연걸, 서유기 하면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는데, 이를 거의다 충족시키지 못하는 그저 오락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극장에서 옆자리에 아이들이 앉아있었는데, 상당히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었다.
롭 민코프 감독은 몇 가지 설정도 가져오고 오프닝 시퀀스에 유명한 쇼브라더스 영화들을 비롯해, 이소룡이나,
유명 무술영화들의 포스터를 등장시키면서 일종의 오마쥬를 표현한 듯 한데, 아직까지 서양 감독 중에서
동양의 쿵푸나 무협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오마쥬할 수 있는 감독은 타란티노 외에는 없다고 생각된다.
롭 민코프 감독은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당대의 스타를 한 영화에 출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음에도,
결국 잘 살리지는 못하고, 겉만 핥는 식이 되어버렸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성룡과 이연걸을 한 화면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겁긴 했다.
특히 영화 도중 두 배우가 아주 크게 해맑게 웃는 장면이 있는데(특히 이연걸의 해맑은 미소는 여전하다),
이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짓게 되더라. 이연걸은 그렇다치더라도 성룡은 확실히 노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단지 그가 노역 분장을 해서만은 아니다 --;). 주인공 제이슨 역할을 맡은 마이클 안가라노의
연기는 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비디오용 영화로 만들어버린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연기력은
<디 워>의 주인공들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샤이야 라포프 정도의 수준을 기대했던 나에게 그의 연기는
거의 재앙에 가까웠다. 유역비와 이빙빙의 캐스팅은 그나마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유역비는 확실히
<신조협려>의 소용녀의 포스를 그대로 담고 있는 아리따운 모습으로 영화내내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불러가는
캐릭터를 연기하였다(이 설정도 왜 그런것이지 잘 모르겠다. 왜 그녀는 스스로 '스패로우는' '그녀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말을 전하는지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스패로우'하니 자꾸 '잭 스패로우'가 떠올라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

<디 워>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영화는 설정과 줄거리 면에서 상당히 몇몇 영화를 떠올리게 했는데,
미국에 위치한 골동품 가게에서 동양의 전설을 듣는 설정이나 마이클 안가라노의 연기력 등은 <디 워>를
떠올리게 했고, 힘없는 주인공이 마스터를 비롯해 같은 목적의 동료들의 도움으로 일종의 원정대를 구성하여
악당이 있는 산으로 간다는 설정은 <반지원정대>를 떠올리게 했는데, 약간 틀리긴 하지만, 반지대신 여의봉이
등장한 것이나, 이연걸의 첫 등장시 마치 '간달프'처럼 등장하는 것이나, 제이드 장군이 마치 사우론 처럼
그려지는 것도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힘없는 평범한 소년인 주인공이 전당포에서 신비한 물건에 끌려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이나, 결국 모험에서 돌아와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을 혼내주는 설정은
<네버엔딩 스토리>와 너무도 닮아있었다.

앞으로  또 이 두 배우를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럴 기회가 있다면
걱정이 되더라도 서극이나 오우삼, 혹은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유기도 제대로 한 번 본토에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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