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2015] 부산국제영화제 _ 첫째날 : 10월 6일


* 아침 일찍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한 것이 10시 50분쯤. 바로 센텀시티역으로 출발하여 영화의 전당에 도착. 일단 10월 6일날 볼 영화 3편에 대한 티켓만 찾아서 잠시 영화제의 분위기를 느껴본 뒤, 아점을 먹으려고 했더니 마땅한 곳이 근처에 바로 없어서 할 수 없이 스타벅스에 들러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긴 시간을 할애해 방문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영화로 '디판'을 관람.




 ⓒ 2015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All rights reserved



1. 디판 (Dheepan, 2015)

감독 : 자크 오디아르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작품은 '예언자 (Un Prophète , A Prophet 2009)'와 '러스트 앤 본 (Rust & Bone, De rouille et d'os, 2012)'을 인상 깊게 보았던 터라 이번 그의 신작 '디판'도 주목하는 신작이었다. 올해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으로 더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두 남녀와 한 아이의 삶을 다룬다. '디판 (Dheepan)'은 극 중 남자 주인공이 프랑스로 망명하기 위해 선택한 가짜 신분의 이름인데, 그렇게 디판은 처음 만난 여자와 어린 소녀를 아내와 딸로 위장하여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다. 자크 오디아르는 유려한 연출력을 통해 영화의 말미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사건 없이도 시종일관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오히려 일어날 법한 위험이나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는 가짜 신분과 가짜의 삶을 불안하게 유지하고 있는 이 세 명의 인물을 대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진짜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을 억누르고 가엽게 바라본다. 영화의 마지막은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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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비지트 (The Visit, 2015)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샤말란 영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오랜만에 샤말란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보았다. 물론 난 말 많은 '해프닝 (The Happening, 2008)'도 인상 깊게 보긴 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더 비지트 (The Visit, 2015)'는 좀 더 대중적으로 반응을 이끌어 낼만한 요소가 많은 영화였다. '더 비지트'는 공포/스릴러 영화의 클리셰를 거의 다 가져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정된 공간, 핸드 헬드 촬영, 1인칭 시점 촬영, 페이크 다큐, 정해진 시간, 다양한 복선 등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반복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더 비지트'는 새로운 충격 보다는 작정하고 기존 방식의 장점들을 모두 가져와서 깔끔하게 끝나는 영화를 지향하는 쪽에 가깝다. 알고도 당하는 것처럼 저 다음엔 저렇게 되겠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무섭고, 심지어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도 중간쯤 예상이 되었는데 그래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무서운 스릴러 영화는 의외로 귀엽고, 코믹하기까지 하다. 소름돋는 공포가 아니라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시원하게 웃게 되는 조금은 변태(?)같은 공포 영화랄까? 오히려 드라마 적인 요소가 조금 있는데, 이것이 없었더라면 더 깔끔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 또 나만 좋아하는 샤말란 영화가 되려나?





3. 여름의 조각들 (Summer Hours, 2008)

감독 : 올리비에 아사야스


이 작품도 올리비에 아사야스 이름만 보고 급하게 예매했던 영화였는데, 알고 보니 2008년 작이었고 본 듯 했으나 본 적은 없는 그런 영화였다. 추천한 이의 말처럼 정말 우리나라 가족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과 갈등이 흥미로웠고, 유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동시에 조금은 별개로 프랑스라는 나라가 얼마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를 사이드로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삼대의 세대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어느 한 세대에 치중되거나 특히 전통을 중시한 나머지 손자 세대를 그저 가볍고 의미 없는 존재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이어짐의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임을 포용하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오래 전 작품이 아님에도 풋풋함 마저 느껴지는 줄리엣 비노쉬도 인상적이었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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