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우주의 가운데 나를 느끼다 -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그 어떤 스릴러 영화의 반전 못지 않았다. 아니, 반전 영화들에서 얻는 충격과는 차원이 다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압도 당한다는 느낌을 보는 내내 받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그 압도됨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황홀한 이미지들의 향연과 신(God)과 관계 된 거대한 담론 때문 만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 그리고 진화,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주눅들어 버리거나 할말을 잃어 압도되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 경이로운 우주의 가운데 (여기서 우주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문학적 우주 뿐만 아니라 무한한 시간과 만물, 끝없는 공간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를 가리킨다) 바로 나 자신이 느껴졌기 때문에 보는 내내 압도 당할 수 밖에는 없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더 명확히 이야기하자면 '트리 오브 라이프'는 우주의 탄생, 생명의 진화, 인간의 삶과 죽음 등 범우주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체험'하는 영화라는 얘기다.
블루레이 발매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 총 세 번째 감상이었는데, 이전 두 번의 감상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놓친 부분들은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다기 보다,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뒤늦게 인정하게 된 경우라고 해야겠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썼던 글의 제목도 '경이로운 우주 가운데 나를 느끼다' 였는데, 이번 역시 같은 제목이지만 그 감상의 주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첫 감상에서 느꼈던 경이로운 우주는 그 자체로 놀라운 것이었다.
아무런 대사 없이 이미지로만 표현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 진화는 놀라우리만큼 완벽한 내러티브가 존재했으며 얼핏 보면 긴 시간인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굉장히 함축적인 방식의 전개였다. 그리하여 인물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우주의 탄생을 거쳐 지구가 탄생되고 그 뒤 공룡이 등장해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전개였는데, 그 가운데 내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큰 아들 '잭'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였다.
앞서 신과 우주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영화는 본격적으로 소우주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비춘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새로울 것 없는 갈등 구조와 시간에 흐름에 따른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었음에도, 치명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실상 잭의 시점에서 진행이 되는데, 잭이 커가면서 부모와의 관계, 형제들 사이에서의 관계, 세상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자아의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들이, 한 수 한 수 놀라운 디테일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와중에도 영화가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메시지의 기반에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잭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과 심리적 변화 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보편적이지만 미묘한 시간들을 '트리 오브 라이프'는 완벽한 줄기로 그려내고 있다. 앞선 시퀀스에서는 형용하기 힘든 경이로움을 느꼈다면, 이 시퀀스에서는 공감이라는 이름의 경이로움과 인생의 무게 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잭'의 이야기가 놀라운 또 다른 이유는 그 속에서 너무 쉽게 '나'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처럼 디테일 한 묘사를 했음에도 반대로 가장 보편성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그리고 '잭'의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와 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솔직하도록 만드는 압도적인 힘이 있었는데, 이 에너지가 '잭'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전에 영화가 들려주었던 거대한 우주의 이야기로부터 말미암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내러티브 측면에서 그러했다는 뜻이 아니라, 보는 나 스스로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미 신과 우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부터 나의 경계는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놀라운 체험의 영화다. 이 작품은 평소 삶에서는 미처 체험할 수 없었던, 또 안다고 해도 절대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었던 수 많은 간극들을 영화적 체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다시 말해 '트리 오브 라이프'의 메시지는 인간이란 존재와 이를 둘러싼 우주와 자연의 섭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간극이 '있다'라고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간극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우리의 삶과 이를 둘러싼 모든 것들 간에는 유한한 거리로 설명되지 않는 '무한의 것'이 있다 (여기서 '있다'라는 단어의 의미는 앞선 '있다'와는 다르다)라는 것이다.
‘시공간적 크기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것들에 비하자면 한 가족의 삶과 고통은 얼마나 보잘것없이 작은 것인가’ 라는 근거로 ‘신(절대자)을 이해할 수 없음에 그저 순응하는 것이 섭리이다’ 라는 결론이 아니라, 한 인간, 한 소년의 삶의 깊이와 고통 역시 헤아릴 수 없는 다른 의미의 우주라는 위로와 경이로움을 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앞서 한 인간의 삶을 '소우주'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가장 직접적인 메시지였으나 다른 담론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주제 역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자녀 혹은 가족을 잃은 남겨진 이들에 대한 사려 깊은 위로가 그것이었다. 사실 누군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에게 신의 섭리를 논하는 것 자체가 와 닿기 쉽지 않은데, '트리 오브 라이프'는 그 섭리에 대해 순응하라는 무력함 혹은 복종의 메시지가 아니라, 기원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 섭리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 있기에 허울뿐 인 위로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소중한 이를 잃은 이에게, 더 나아가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내 아이를 잃어버린 이에게 진실된 위로를 전하려면, 이 정도의 진정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얼마쯤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아마 그 때쯤이면 지금의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더 솔직해진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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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시각적 언어로 쓰여진 영화를 빛내는 궁극의 화질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곧 내러티브로 연결되는, 즉 영상미가 그 어떤 작품보다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테렌스 맬릭은 그의 그 어떤 전작들보다도 시각적인 측면에 큰 공을 들였으며, 인위적인 것들을 최대한 배제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부분적으로나마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하기도 했다.(물론 이 영화의 시각효과 대부분은 더글러스 트럼블이 가세한 아날로그 기법이 대부분이다) 그 만큼 이 작품에서 시각적인 부분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바로 그 중요함을 놓치지 않도록 블루레이의 화질은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만큼 최고 수준이다. <다크 나이트> 블루레이의 IMAX 시퀀스 화질이 두시간 내내 이어지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칠드런 오브 맨’의 촬영 감독으로 유명한 엠마뉴엘 루베즈키는 ‘트리 오브 라이프’의 많은 장면을 IMAX 레디의 65mm 필름을 사용했으며, IMAX 카메라, 파나비전 65 하이레졸루션, 레드원, 팬텀 HD 등 최고의 화질을 보장하는 장비들로 촬영하였다. 감독의 의도나 촬영에 사용된 장비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트리 오브 라이프’는 자칫 철학적인 영화로만 비춰질 수 있지만 시각적인 영상미가 바로 그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블루레이의 화질은 바로 이러한 영화의 영상미를 전달하기에 최적의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극장에서 볼 때 영상미 자체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면, 블루레이 감상 시에는 여기에 화질의 우수함이 주는 놀라움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블루레이의 화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하드웨어 적인 퀄리티와 그 퀄리티를 체감할 수 있는 영화적 요소, 이 두 가지를 들곤 하는데 ‘트리 오브 라이프’ BD는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타이틀이다. 화질의 하드웨어 적 퀄리티야 근래 발매된 타이틀 가운데 최고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이런 레퍼런스급 화질을 체감할 만한 다양한 구성과 성격의 영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체감하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다고 느껴지는 화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수치적으로도 음성파일을 제외한 영상파일의 용량만 35기가에 달하며 평균 전송 비트레이트 또한 36.8Mbps에 달하는 등 한마디로 '슈퍼비트'급이다.
음향 - 압도하는 스코어가 인상적인 사운드
위 문구는 블루레이로 영화를 최초 재생 시 본편 영상에 앞서 나타나는 안내 문구로, 화질과 더불어 음향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라는 영화에게 있어 기능적인 면에서나 미학적인 측면에서나 대단히 중요함을 실감케 한다. 특히 앞선 시각적 측면과 마찬가지로 테렌스 맬릭은 이 영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음악이 존재하기를 원했을 정도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영화 음악은 주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글은 소책자에 실리는 김세윤 작가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칼럼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에도 우주의 기원을 다룬 경이로운 시각적 체험을 더 강렬하게 표현하는 클래식 곡과 영화 음악에 압도되었었는데, 48kHz/24Bit 고사양의 DTS-HD MA 7.1 사운드는 그 압도적인 감흥을 손실 없이 안방으로 가져왔다.
스코어가 들려주는 웅장함 못지 않게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릴 때에는, 아주 미세한 생활 소음과 새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풀잎들의 디테일한 사운드까지 7.1채널의 풀 서라운드 음장을 통해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전반적으로 스코어의 비중이 높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전혀 스코어 없이 자연의 소리들로만 채워져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의 스코어로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와 같은 블루레이 사운드의 디테일 함은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 풍부하게 전달해 준다.
스페셜 피처 #1 : 메이킹 다큐멘터리 - Exploring The Tree Of Life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의 유일한 아쉬운 점이라면 부가영상의 수록 양이 많지 않다는 점일 텐데, 국내 타이틀뿐만 아니라 북미에서 출시된 타이틀 역시 동일한 구성이므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는 없겠다. 더군다나 디스크를 BD-ROM에서 읽어보면 본편 데이터만으로 41기가를 채우고 나머지 용량을 5기가의 메이킹 다큐멘터리 외 기타 예고편 및 BD메이킹 크레딧으로 꽉꽉 눌러담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편을 최고 화질과 음질로 수록하는 것에 전력을 다한 타이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분야의 스필버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로렌트 보제로'가 연출을 맡은 훌륭한 메이킹 다큐멘터리 'EXPLORING THE TREE OF LIFE'(1080p, 29:56초)에서는 이 작품에 참여한 제작자, 배우는 물론 테렌스 맬릭을 존경하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핀처의 인터뷰 등을 통해 ‘트리 오브 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테렌스 맬릭의 작품관에 대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테렌스 맬릭의 작품을 처음 보고 감탄과 더불어 커다란 매력을 느꼈던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핀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맬릭의 영화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그를 더 알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인터뷰와 그녀의 오디션 장면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래드 피트는 본래 제작자로만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본래 출연 예정이었던 남자 배우가 출연이 어렵게 되면서 후에야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도 전해 들을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배역이라면 세 명의 성인 배우들 보다, 세 명의 아역 연기자라고 할 수 을 텐데, 이 아이들의 오디션 영상과 영화 개봉 이후 다시 촬영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당시를 추억하며 나누는 이야기도 수록되었다. 테렌스 맬릭은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 아이들에게는 거의 대본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도록 유도하거나, 촬영 중간 아이들끼리 장난 치는 순간을 몰래 촬영에 영화에 담기도 했다는 후일담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속 우주의 기원을 다룬 장면들의 비밀에 대해서도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이뤄진 장면들이 아니라 감독의 지인이자 천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더글러스 트럼블의 작업으로 화학 약품이나 페인트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과 회전판, 조명, 고속 촬영 등의 기법의 변화를 통해 발견하고 만들어 낸 장면이라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30분에 달하는 이 메이킹 다큐멘터리에는 정작 감독인 테렌스 맬릭은 은둔자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그답게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매릭의 영화 세계와 그의 연출력에 더 큰 관심과 매력을 느끼게 되는 다큐멘터리다.
메이킹 다큐멘터리 외에 HD 화질의 오리지널 극장용 예고편과 더불어 '가족애'를 강조한 한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포인트를 엿볼 수 있는 한국용 예고편(SD), 그리고 라이프랩스미디어의 차기작이자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작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블루레이 예고편(HD)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디피 컬렉션 만을 위한 것으로 DP010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DP회원분들의 크레딧을 수록한 영상을 이스터 에그(찾기는 정말 쉽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미리 공지가 된 것처럼 DP회원이자 일렉트로닉 밴드 W&Jas의 멤버 한재원님 (DP닉네임 W)이 작곡한 음악 'In The Flow'와 함께 수록이 되어 더욱 뜻 깊다.
실제로 이런 크레딧을 끝까지 감상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영화 속 장면들과 함께 작품의 컨셉 및 분위기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한재원 님의 편안하고 감각적이며 독창적인 개성의 음악까지 곁들여져, 말 그대로 5분여의 메이킹 크레딧을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었다.
스페셜 피처 #2 - 컬렉터스 가이드북
지난 ‘멋진 하루’ 블루레이를 통해 76페이지에 달하는 컬렉터스 가이드북으로 또 다른 형태의 스페셜 피쳐를 제공했던 LIFE LABS MEDIA는, 이번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에도 영화를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읽을 거리와 볼거리를 수록한 소책자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아직 가이드북이 완성되기 전이라 실물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수록될 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이 작품과 관련해 영화감독 정윤철 님(‘말아톤’, ‘좋지 아니한가’의 그가 맞다!)과 DP 영화게시판 및 재개봉관 게시판을 통해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영화 글을 써오고 있는 홍준호 님, 그리고 아쉬타카까지 총 세 명의 각기 다른 시각으로 다가간 ‘트리 오브 라이프’에 대한 리뷰글이 수록되었다.
여기에 촬영, 미술, 시각효과, 음악 감독 등 이 영화의 각 스태프들에 대한 칼럼들이 추가되었는데, 특히 현 방송작가이자 전 FILM2.0 기자 출신의 인기 작가 김세윤 님이 작성한 음악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 관한 칼럼은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이로서도 특히 기대가 되는 글이니,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영화 현장의 고화질 스틸컷 갤러리가 약 10페이지 분량으로 수록되었고, DP블루레이 게시판을 통해 응모를 받았던 이 작품과 어울리는 순간을 담은 DP회원들의 사진들을 담은 코너 'Moment in Life'(아래 사진 참고)도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니 LIFE LABS MEDIA의 전작 ‘멋진 하루’보다 도 더 기대되는 소책자라고 할 수 있겠다.
사족을 달자면 본 리뷰에서 소제목을 굳이 '부가영상'이 아닌 '스페셜 피처', 즉 '부록'의 의미로서 두 섹션으로 나눈 까닭은 바로 '컬렉터스 가이드북'의 제공 때문이다. 이 책은 마치 디스크 용량 부족으로 인해 미처 블루레이에 못담아냈을지도 모를 영화의 후일담을 정성스레 기획된 양질의 글들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스페셜 피처'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리뷰의 스페셜 피처 평점은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뿐만 아니라 '컬렉터스 가이드북'을 종합하여 매긴 것이다.
더불어 어느새 열번째라는 이정표에 도달한 의미 깊은 디피 컬렉션인 DP010 <트리 오브 라이프> 역시 전 세계 어느 판본에서도 제공하지 않는 충실한 컨텐츠의 가이드북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판본'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게 된 셈이다.
총평 : 작품-AV퀄리티 모두 최고점의 소장용 타이틀
먼저 그 해 가장 뛰어난 작품이자 보면 볼수록 그 이해의 깊이가 깊어지는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DP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도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영화를 표현하는 데에 어쩌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화질과 사운드에 주저 없이 최고 점수를 줄 수 있는 퀄리티로 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에, 다행을 넘어서 이 작품의 팬으로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만약 아직 ‘트리 오브 라이프’를 만나지 못한 영화 팬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그리고 DP시리즈로 출시된 이 블루레이를 추천하고 싶다. 혹자에겐 그저 지루한 영화일지 모르지만 이 영화의 매력에 빠진 이들에게 ‘트리 오브 라이프’는 분명히 두고두고 볼 작품이다. 그런 측면에서 소장가치 높은 이 블루레이 타이틀 만한 건 없을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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