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2007)

영화를 보기로는 일찌감치 맘을 먹었었지만,
막상 보기로 한 날이 되자 조금은 두려워지게 되었다.
과연 이 뻔한 이야기가 감동이 될까? 하는것 때문이었다.
'즐거운 인생' 이라는 제목과 네 명의 주인공들만 보아도
힘들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남편 혹은 가장들이,
하루하루 살기 위해 잊고 지냈던 꿈을 결국엔 즐겁게 펼쳐낼것이라는
보기좋은 드라마는, 어쩌면 너무도 진부한 것이라 겁이 났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극장을 찾게 된 이유에는 역시
이준익 감독의 전작 <라디오 스타>의 영향이 컸다.
이 영화 역시 특별할것없는 신파의 시놉시스이지만,
그 속에서 소소한 감동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 '즐거운 인생'은
'즐겁지'만은 않은 인생을 그리고 있다.

얼핏보면 실직하고 이혼당하고 가정에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들이 록밴드로서도 크게 성공하며 앞으로도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지만, 한 발 물러서서 살펴보자면
김윤석이 맡은 성욱은 여전히 퀵서비스와 대리운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할 것이며,
김상호가 맡은 혁수는 결국 아내에게 이혼당한채 홀로 외롭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극중 대사처럼
'하고 싶으니까' '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하고 이야기하는것 같지만,
물론 그것이 말하고 싶은 논지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아주 큰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걸 인정해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희생없이 다 잘 풀려서 하고 싶은 밴드도 하게되고 이런게 아니라
결국 이혼을 통보한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고,

앞으로 밴드만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는 것이 현실인것이다.

뭐 여차저차하고 밴드 음악을 극장의 빵빵한 사운드로 즐길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제법 의미있는 시간이었음

그리고 다시금 밴드하고싶은 생각도 들었고;; ㄷㄷㄷ


즐거운 인생
즐겁지만은 않더라

이것이 결론.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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