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34R - ManU 5:2 Tottenham

1. 맨유는 주중 아스날과의 챔피언스 리그경기를 염두에 둔 것인지 긱스와 박지성을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였고, 호날도와 나니를 좌우 날개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벨바토프와 웨인 루니를 전방에 내세웠고 경미한 부상이 있는 오셔대신 하파엘이 오랜만에 윙백으로 출전하였다.

2. 이 날 올드 트래포드에서 갖은 맨유의 리그 경기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FA컵 결승행이 좌절되면서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맨유는 비교적 하위권인 토트넘과의 이번 경기를 승리로 거두어야만 앞으로의 남은 일정에서 조금이나마 수월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경기는 맨유의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3. 사실 최근 맨유는 계속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리그 3연승이라고는 하지만 모두 내용은 별로 좋지 못했고 답답한 경기였으며, 그나마 2경기는 신예 마케다가 구해낸 것이나 다름 없던 경기였다. 이 날 경기도 토트넘에게 먼저 전반에만 2골을 헌납하면서 좋지 못한 분위기를 이어갔고 이는 자칫 앞으로의 남은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4.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나니는 테베즈로 교체되었는데, 나니는 확실히 폼이 너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가끔 괜찮은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어이없는 슈팅과 패스, 동료들을 살리지 못하는 움직임으로 같은 팀도 힘이 빠지게 만드는 모습이었는데, 결정력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떨어진 폼이라면 이 것만으로는 맨유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듯 하다.

5. 테베즈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확실히 틀려졌다. 박지성이 보이지 않게 열심히 뛴다면 테베즈는 관중들 눈에 훤히 보이게 열심히 뛰는 스타일이다. 그는 약 30초~1분 동안 전력질 주 하여 공을 쫓는 모습을 가끔 보여주는데 이는 실제로 공을 뺏고 못 뺏고를 떠나서 팀의 화이팅을 불러일으키고 홈관중들을 흥분시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날도 그러했으며 관중들은 그가 이렇게 뛰는 것만으로도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를 연호헀다. 최근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런 테베즈를 (올드 트래포트가 너무도 사랑하는) 놓친다면 너무도 아쉬울 것이다.

6. 분위기를 잡아가던 맨유는 캐릭이 얻어낸 패널티킥을 호날두가 성공시키며 추격하기 시작했고, 바로 이어서 루니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점차 완전한 맨유의 것으로 만들어갔다. 호날두는 확실히 최그 경기보다는 훨씬 몸놀림이 좋아보였다. 슛팅의 정확도 측면도 그렇고 드리블에서도 스피드나 움직임이 확실히 나아진 것 같았다. 결국 호날두는 역전골마저 성공시켰고 옐로카드를 감수하고 유니폼을 벗어재끼며 세레모니를 펼치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확실히 최근 맨유에겐 이런 분위기가 필요했다.




7. 결국 후반 종료10분을 남겨두고 배르바토프까지 골을 성공시키며 최종 스코어 5:2를 기록했다. 후반에만 5점을 몰아넣은 무서운 공격력이었으며 오랜만에 보는 맨유의 시원한 공격력이었다. 앞으로 중요한 일전들을 남겨둔 맨유로서는 승리도 승리지만 무엇보다 침채되어 있는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했는데, 2:0으로 패하면서 최악의 결과를 낼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팀분위기로 다시 정상으로 돌리는데에 성공했다.

8. 오랜만에 새벽 3시가 넘도록 진행되는 경기였으나 졸리지 않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던 (맨유 팬으로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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