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럽 (Deception, 2008)
끝까지 심심한 '스릴러'


국내에는 <더 클럽>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Deception'. 'Deception'이란 해석해보자면 사기, 속임 뭐 이런 정도의 뜻인데,
제목 자체가 좀 스포일러스럽기는 하지만, 반대로 '더 클럽'이라는 제목 때문에 영화를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로 알고
접하게 되었고, 나 뿐 아니라 많은 관객들이 스릴러 라기 보다는 사교계의 비밀 클럽을 둘러 싼 섹스 스캔들을 다룬
성인 드라마로 알고 극장을 찾게 되었던 것 같다. 이것이 마케팅 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릴러 적인 재미보다는 배드씬이 자주 등장할 것만 같은 홍보 방법은 많은 '어른'분들을 당혹스럽게 했을 듯 하다
(실제로 <색, 계>나 <권태>같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나이 지긋하신 어른 분들이 극장을 오랜만에 찾으신 경우가 많았었는데,
아마도 영화 초중반부터는 적잖이 당황하셨을 듯 하다).

어떻게 보자면 제목에서부터 '속임'이라고 광고하는 것 보다는, 전혀 다른 제목으로 스릴러 본연의 재미를 100%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도적이진 않지만) 좋기도 했지만, 영화는 스릴러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부터 대략적으로
마지막까지 예상이 가능한 평범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심지어 장르가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도 해보지 않은채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주연을 맡은 세 명의 배우 때문이었다.
이완 맥그리거와 휴 잭맨, 그리고 미셸 윌리엄스, 이렇게 세 사람을 한 영화에서 만나보는 것 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영화는, 일단 그 뿐으로 마무리 된 듯해 아쉬움이 있다. 휴 잭맨의 경우 우디 알랜의 영화 <스쿠프>에서 이와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를 맡은 적이 있는데, 선과 악을 모두 갖은 듯한 그의 양면적인 마스크는 분명히 매력적이기는 하나,
빈틈이 많은 영화에서는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다. 휴 잭맨은 정작 액션 영화인 <엑스맨>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데,
이 영화처럼 일반 드라마에서 멀쩡히 정장을 입혀놓으면 그 엄청난 기럭지와 덩치를 실감하곤 한다. 이 영화에선 
그리 크지 않은 키의 이완 맥그리거와 작은 체구의 미셸 윌리엄스가 상대역으로 등장해서 더 그런지 몰라도, 그의 엄청난
덩치와 엄청난 손 크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이완 맥그리거 또한 그리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다. 그 멋진 발성과 음색, 억양은 여전하지만, 별로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 탓에 그 만의 장점을 찾아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미셸 윌리엄스의 출연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했던
부분이었는데, 캐릭터 자체거 너무 뻔한 터라 몇몇 장면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모습 그 자체 외에는 별 다른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
배우들 만 믿고 보러갔던 영화인데, 역시 영화는 시나리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계기가 된 듯 하다.


스릴러임에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고, 그렇다고 그 과정의 긴장감이 두근 두근 하는 것도 아니며, 이렇다할 볼거리가 있던 것도
아니라 아쉬운 점만 많았던 영화였다. 누가 배신을 하겠구나, 마지막엔 어떻게 되겠구나 하는 것이 너무 쉽게 예상되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 때문에 김이 쉽게 빠지는 식이었으며, 차라리 마케팅 차원에서 선택했던 바로 그 사교클럽에 집중한
다른 이야기였다면 오히려 더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도 싶다.


1. 샬롯 램플링과 매기 큐가 깜짝 등장한다. 두 캐릭터 모두 깜짝 이외에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2. 낚이신 어른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대신하고 싶은 심정...;;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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