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 (Ansan Valley Rock Festival)

드디어 이번 주 금토일!



요 몇 년 사이에는 여름이면 자동적으로 구미에 맞는 록 페스티벌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데, 올해는 정말로 많은 수의 페스티벌이 열리는 관계로 미리미리 체크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기다렸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놓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기 쉬울 정도다. 록 페스티벌의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당연히 라인업이고 두 번째라면 페스티벌의 브랜드를 들 수 있을 텐데, 라인업이야 결국 누구를 보러 갈 것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고. 페스티벌 브랜드는 특히 최근 처럼 여름 록 페스티벌이 많아지면서 좀 더 따져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일단 안산 록 밸리 페스티벌은 '안산'이라는 장소 때문에 얼핏, '처음 생긴 페스티벌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사실은 지난 해 까지 지산에서 진행되었던 록 밸리 페스티벌을 잇는 페스티벌이다. 올해 지산에서도 록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지산 록 페스티벌과 안산 록 밸리 페스티벌 사이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지난 해 까지 지산에서 펼쳐지는 록 밸리 페스티벌의 브랜드가 올해는 안산에서 열리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처음 송도에서 열렸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여튼 지산에서 몇 해를 보냈으나 올해부터는 다시 안산에서(안산시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 열리게 되었다.





일단 올해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보자면 신구의 조화가 적절히 어우러진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첫 날인 26일(금)의 헤드라이너는 cure인데 사실 cure를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들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을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 정도로 어쩌면 cure 팬들에게는 파격적이자 놀라운 라인업이 아닐 수 없겠다. 26일은 cure외에도 2010년 바로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Vampire Weekend를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며 (그들은 아직도 뜨겁다!), 최근 방송에서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인기 밴드 데이브레이크와 봄여름가을겨울까지 같은 날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지형과 로이킴, Cat Power와 The XX까지!! 금요일도 절대 놓칠 수 없는 뜨거운 밤이 될 듯 하다!


2010년 밸리 록 페스티벌을 찾았던 Vampire Weekend의 사진!

http://www.realfolkblues.co.kr/1340




뜨거운 걸로 따지자면 둘째 날인 27일(토)도 만만치 않다. 일단 대낮부터 3호선버터플라이와 함께 열정을 쏟아야 하며, 바로 이어 최근 재 결성 뒤 새 앨범 발매로 다시 돌아온 불독맨션의 공연은 (아마도) 다함께 노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국내 록 페스티벌의 최고 밴드 중 하나인 NELL이 등장한다. NELL의 공연은 여러 페스티벌을 통해 본 적이 있는데, 모두가 함께 때창을 할 때의 그 감동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이번엔 아마도 새 앨범의 수록곡 위주로 들려줄 듯 한데, 예전 곡들을 얼마나 연주할 지도 궁금해진다. 그리고 한 때 가장 사랑했던 밴드였던 Stereophonics도 90분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예전에 스테레오포닉스의 단독 공연을 고대 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그들이 헤드라이너로 서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같은 날 그린 스테이지에서는 디어클라우드와 한희정, 피아, 박정현 등이 무대에 설 예정인데, 특히 박정현이 이날 그린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로 선정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과연 록 밴드 위주의 페스티벌에서 박정현이 어떤 라이브로 관객들을 열광 시킬지 또 다른 기대가 되는 부분!





마지막 날인 28일(일) 역시 쉴 틈이 없는 라인업이다. 일단 이른 시간부터 로맨틱펀치를 즐겨야 하며, 역시 이른 시간인 4시 20분에는 페퍼톤스가 출격할 예정이다. 페퍼톤스의 라이브를 즐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들의 음악 만큼 현장에서 신나는 음악도 없다. 그리고 그 다음이 바로 가장 핫 한 밴드 중 하나인 FUN이다. FUN을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국내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아마도 이번 안산에서 국내 팬들의 반응에 반해 곧 단독 공연을 오겠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ㅎ 그리고 무려 FUN보다 다음 타임에 국카스텐이 등장하고, 이 날 헤드라이너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나인 인치 네일스가 선다. 아마도 NIN을 보기 위해서 이 날 티켓을 구매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린 스테이지를 살펴보니 여기도 고민되는 라이업들이 상당하다. 일단 슈스케 출신의 유승우 군의 귀여운 단독 무대도 보고 싶고, 두번째달 역시 라이브로 꼭 한 번 보고 싶던 팀이라 기대가 된다. 그 다음은 록 팬들이라면 누구나 이름은 들어보았을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의 공연인데,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싶지만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기타 솔로를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사실 아직 나조차도 단 하루만 갈 수 있다면 금토일 가운데 어느 날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을 끝내지 못한 상황인데, 그냥 3일을 다 갈 수 있는 이들이 몹시 부러울 뿐이다. 아, 라인업과 별개로 안산에서 처음 펼쳐지는 밸리 록 페스티벌은 또 어떨지 많은 기대가 된다.

그럼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번 주 금토일 주저말고 안산으로!!


2013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 http://valleyrockfestival.com

2010 밸리 록 페스티벌 후기 - http://www.realfolkblues.co.kr/1336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음악은 확실히 날씨나 분위기와 매우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감정의 폭이 커진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이렇게 움튼 감정을 더 요동치게 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각각의 날씨마다 음악 듣기 좋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혹은 다른 의미로의 최악)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역시 비가 내리는 날씨다. 비는 여러가지를 제공하는데, 일단 시각적으로 바라봤을 때 비나 내리는 광경은 눈이 내리는 것과는 또 다른 장관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이 광경을 두고 '장관'이란 표현까지 들먹이나 싶지만, 분명 창밖으로 바라보는 비 오는 광경은 흔하다는 이유만 제외한다면 장관이라 할 수 있겠다.

비가 또 좋은 건 역시 빗소리다. 우산과 부딪혀 나는 소리도 복잡한 출근길만 아니라면 귀기울여 볼 만 하고, 카페나 편안한 방 안에서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은, 지구별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호사스러운 일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비는 대부분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대동하는데, 살짝 다운되는 감이 있지만 이럴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유쾌한 음악을 선곡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의 곡들을 자주 듣곤 한다. 그러다보니 비만 오면 듣게 되는 곡들이 어느 새 여러 곡 쌓이게 되었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아니 무슨 비가 내렸는지 처음으로 그 곡들을 조금이나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덩달아 우울해질 수 있어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나처럼 우울함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이들이라면 비오는 날 함께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순서는 아무런 의미없음)

1. Travis - Writing To Reach You



대부분 비와 Travis를 연결시킬 땐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를 떠올리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곡 '
Writing To Reach You'가 더욱 간절하다. Travis의 곡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비오면 반드시 듣는 대표곡 중 하나.


2. Nell - Good night



넬 (Nell)의 곡은 비오는 날 아무 곡이나 들어도 좋을 정도로 비와 궁합이 잘 맞는다. 김종완의 담백하며 애절한 보컬과 내성적인듯 하지만 극적인 곡의 전개는 비의 우울함과 닮아있다. 정말 비오는 날 아무 앨범이나 꺼내 들어도 넬의 경우는 실패하는 법이없다.


3. Damien Rice - Delicate



넬과 더불어 어느 앨범, 어느 곡을 꺼내 들어도 실패하지 않는 뮤지션이 또 하나 있다면 바로 데미안 라이스 일 것이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전반부와 서서히 고조시키는 중반부, 그리고 마침내 울부짖듯 폭발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데미안 라이스의 감정은 비와 함께 더욱 치닫는다. 수 많은 곡들 가운데 오늘은 'Delicate'를 골랐다.


4. Radiohead - True Love Waits



라디오헤드 역시 비 하면 빠질 수 없는 밴드다. 톰 요크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만 이뤄진 'True Love Waits'은 듣는 것도 좋지만 비오는 날 꼭 한 번 불러보고 싶게 끔 만드는 곡이기도 하다.


5. Portishead - Glory Box



이쯤에서 왜 포티셰드가 안나오나 했던 이들도 아마 있었을 것이다. 한 때 포티셰드에 흠뻑빠져 있었던 때는 정말 '위험했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 같은 것이었다. 그 만큼 이들의 음악은 중독성이 강해 문득문득 떠올라 마음 속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


6. Aimee Mann - Wise Up



에이미 만의 'Wise Up'을 꼽은 이유는 역시 영화 '매그놀리아'의 영향이 컸다. 물론 영화 속에서 내리던 비가 그냥 비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이 곡 역시 비오는 날엔 더욱 간절해 진다. 영화를 봤다면 이 곡을 들으며 한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7. Nujabes - luv



누자베스의 곡은 앞서 선곡했던 곡들과는 조금 분위기는 다르지만 역시 비오는 날이면 꼭 듣게 되는 곡이다. 누자베스의 음악이 슬픔과 따듯함을 모두 포용하고 있는 비트라는 점에서 비오는 날 듣기에 더욱 좋은 곡이라 할 수 있을텐데, 마치 비 속을 유영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살며시 눈을 감으면 더욱 빠질 수 있으니 눈은 감지 않는 것이 안전하겠다 (특히 길을 걸으며 들을 땐 더욱!)


8. Hee Young (희영) - So Sudden



희영은 올해 파스텔뮤직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뮤지션인데, 그 잔상이 아직까지 깊게 남아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앨범이었다. 특히 이 곡 'So Sudden'의 중독성은 매우 강해서 한동안 이 곡만 듣고 다니기도 했었을 정도. 비오는 날, 그 촉촉함이 아마 더해질 것이다.


9. Michael Jackson - Smile



비오는 날이라고 MJ의 곡을 일부러 듣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도 물론 좋았지만, 그가 떠난 뒤 더 애틋해진 이 곡 'Smile'. 후반부 아이의 코러스가 인상적인 곡.


10. Cowboy Bebop - Rain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수록곡 'Rain'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비의 곡'이다. 정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이 곡이 떠 오를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은 곡인데, 이 곡을 들으면 왠지 우산없이 비를 그대로 온몸으로 맞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1. Wolf's Rain - Gravity



애니메이션 OST를 꺼낸 김에 한 곡 더. '울프스 레인'은 작품 보다도 어쩌면 음악이 더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그래서 당시 비싼 가격에 일본에서 발매된 사운드트랙 2장을 뒤도 안보고 구매하기도 했었고. 특히 이 곡 'Gravity'의 깊은 슬픔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인데, 비 오는 날 듣게 되면 그 슬픔이 몇 배로 증폭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Nell _ Separation Anxiety

01. Separation Anxiety  
02. Moonlight Punch Romance
03. 기억을 걷는 시간  
04. 멀어지다  
05. promise me  
06. 1:03
07. Fisheye lens
08. Afterglow
09. Tokyo
10. 12 seconds
11. _ 


서태지 말고는 국내에서 드물게 새앨범이 나올 때마다 무조건 구매하는 밴드 중 하나인 넬(Nell).
이번 새 앨범 역시 예약 구매로 진작에 구매했다.

11곡을 모두 들어본 결과, 일단 전작 'Walk Through Me'나 'Healing Process'보다는
좀 더 밝아진(?)느낌이며, 그 대신에 좀 더 극적인 맛은 없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좀 더 섬세하고 감성적인 보컬과 곡들이 수록되었으며,
그 것도 나름대로 넬의 또 다른 느낌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보컬인 김종완의 역량이 한층 발전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컬로서가 아니라 곡을 만드는 능력 말이다.

4집에서 5집으로 넘어올 때 비슷한 느낌을 좀 더 강화시키는 스타일로 변해왔다면,
5집에서 6집으로 넘어오는 이번 앨범은, 약간 방향을 선회하긴 하였지만, 넬 만의 색깔은 여전한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하긴 넬 이라면 다 좋지 뭐 ^^





Disc. 1 
1. 현실의 현실 
2. 섬 
3. Good Night 
4. Counting Pulses 
5. 그리움 
6. Beautiful Day 
7. 치유 
8. 마음을 잃다 
9. 안녕히 계세요 
10. 어떻게 생각해 

Disc. 2 
1. 얼음산책 
2. Meaningless 
3. 오후와의 대화 
4. A.S 
5. 한계 
6. 51 분적 
7. Movie

넬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항상 '한국의 라디오헤드'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었다.
1집때만 하더라도 소수의 골수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록 팬들은
그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듣고 자라난 그저그런 밴드로
생각했었다. 이후 그들은 인디씬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을 착실히 만들어나가며
더이상 라디오헤드와의 비교는 무의미하게 되었지만, 서태지의 레이블인 괴수인디진에
소속이 되면서, 이번에는 서태지가 키운 밴드라는 말도 안되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었다.
 
물론 괴수인디진에 소속되면서 이전보다 방송활동 등을 더 활발하게 하게 되고
'Stay'같은 범 국민적인(ㅋ) 노래까지 히트시키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변한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쩌면 조금은 불편했을 서태지 레이블에서 나와 다시 발표한 새앨범 'Healing Process'
제목과 같이 그동안 전작에서 그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슬픔과 고뇌에 잠긴 이들에게
그 감정을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앨범은 앨범 타이틀이 말하듯
그들만의 방식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하는, 위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 넬 만큼 꾸준한 앨범 퀄리티를 갖고 있는 밴드는 현재로서는 손꼽힐만 하다.
이번 앨범 역시 몇몇 킬링 트랙들은 물론 2장의 CD에 담긴 모든 곡들이
특별히 아쉬운 곡이 없을 만큼 고른 완성도를 수록하였다.
기존에 몽환적이고 우울한 사운드에 극적이고 감성적인 요소를 더 적극 반영하여
좀 더 대중적인 멜로디와 더불어 가슴을 후벼파는 가사들이 가득하다.
언제부턴가 국내 록 음악에는 가사는 사라지고 다른 요소들만이 강조된 곡들만이
성행하고 있는데, 넬의 음악은 본래 가사가 좋았음은 물론이고,
이 좋은 가사가 음악과 함께 전달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한 편이다.
일부러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어느새 파고들어 되새기고 있는 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느끼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들의 의도처럼 치료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올해의 국내 음반이 무언가 잠시 생각해 본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Healing Process'만한 음반이 없었던 것 같다.
 
 
 
2006 Album of the Year
Nell : Healing Process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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