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즈 쇼타 (清水翔太) _ Umbrella
세련되고 편안한 소울 앨범

01. Digging On U
02. Home
03. With You
04. My Treasure
05. One Last Kiss
06. Love Story
07. Rainy Day's Morning
08. Unhappy
09. Lovin U
10. アイシテル
11. My Love
12. Soulmate
13. ソレゾレ


한 때는 Do as infinity와 Shiina ringo에 미친 듯이 몰두해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들의 같은 곡을 듣고 또 듣던 적이 있었을 정도로, 이 둘은 물론 다른 J-POP뮤지션들에게도 관심이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솔직히 최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에 위드블로그를 통해 시미즈 쇼타 (清水翔太)라는 J-POP 뮤지션의 앨범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시미즈 쇼타를 홍보하는 여러가지 글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은 '10대'도 '천재'도 아닌 '소울(Soul)'이었다. 더군다나 일본인 최초로 흑인 소울 음악의 성지 중 한 곳인 아폴로 극장에서 공연하고 찬사를 받았다는 문구는, 정말 아폴로 극장에서 극찬을 받을 정도의 실력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도 본인이 전곡 작사/작곡이 가능한 싱어 송 라이터라는 점도 시미즈 쇼타의 음악에 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처음 CD를 플레이어에 넣자마자 흘러나오는 첫 트랙 'Digging On U'를 듣는 순간 '오, 이거 대충대충 하지는 않는데'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 만의 음악 색깔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뮤지션들에게는 일종의 일관적인 '톤(Tone)'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시미즈 쇼타는 이번이 첫 번째 정규 앨범인터라 이런 평가가 섣부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서도 이러한 '톤(Tone)'을 느낄 수 있었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음악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시미즈 쇼타의 그것은 데뷔 앨범과 어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첫 곡 'Digging On U'는 마치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편안한 분위기와 템포로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두 번째 트랙 'Home' 역시 비슷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곡이지만 이전보다 좀 더 랩의 비중이 많아진 곡이며 라임도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그루브를 탈 수 있는 리드미컬한 곡이다. 'With You'는 전개 측면에서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와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 곡이다. 발라드에 가까운 멜로디 라인도 시미즈 쇼타의 음색이 더해지니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My Treasure'는 테마가 있는 후렴구와 랩으로 이뤄진 부분으로 이뤄진 곡으로 시미즈 쇼타의 자연스러운 랩핑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 '천재적 소울 싱어'라는 소개 문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통파 소울 싱어일 줄로만 알았는데, 시미즈 쇼타의 음반은 앞서 언급한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 스타일에 더 가깝다.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크렉 데이빗 보다 좀 더 멜로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달까. 쉽게 들을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는 대중적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다. 'One Last Kiss' 역시 전개 방식이 앞선 곡들과 비슷한 곡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멜로디 테마를 랩의 앞에 배치하느냐 나중에 배치하느냐에 차이라고 보면 되겠다. 7번째 트랙인 'Rainy Day's Morning'은 앞선 곡들과는 분위기를 달리 하는 곡이다. 재즈 선율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좀 더 소울풀한 보컬로 시작되는 이 곡은 피아노 선율과 콘트라베이스가 심플하게 깔리면서 시미즈 쇼타의 보컬을 좀 더 돋보이게 한다. 6번째 트랙까지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앨범의 느낌을 어느 정도 환기시켜주면서 쇼타의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Lovin U'의 도입부는 마치 Musiq Soulchild의 곡을 듣는 듯 하다. 사용된 음색들도 그렇고 텐션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도 Musiq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곡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Musiq의 음악을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비슷한 느낌의 'Lovin U'가 가장 귀에 와서 감켰던 것 같다. 계단식으로 전개되는 상승 방식과 코러스가 가미된 후반부가 특히 마음에 든다. 10번째 트랙 'アイシテル (사랑해)'는 제목처럼 사랑스러운 러브송으로서 힙합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스들을 배경에 배치함으로서 좀 더 세련된 사운드를 뽑아내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로 시작하는 'My Love'는 기타 선율에만 의지하여 담담하게 이어지는 시미즈 쇼타의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사실 데뷔앨범이고 어린 나이를 감안한다면 이렇게 담담하고 심플한 곡을 만들고 수록하기가 그리 흔한 일은 아닌데, 역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갖춘 뮤지션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마지막 트랙 ' ソレゾレ(제각기)'는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마무리 하는 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이다. 자전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내용의 곡은 슬쩍 들어봐도 음악적인 기교보다는 메시지 전달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꾸 언급하니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하자면, 어린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됨이 아닐 수 없겠다.




'천재', '10대', '혜성처럼 등장한' 등의 문구는 분명 솔깃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선입견을 갖게 하는 문구들이기도 한데, 시미즈 쇼타의 데뷔 앨범 'Umbrella'는 이러한 선입견을 갖고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신인답지 않은 세련됨으로 무장한 괜찮은 소울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누구에게 쉽게 추천해줄 수 있는 앨범,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물 흐르듯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이를 생각해본다면 앞으로 그의 음악 스타일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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