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러브드 (Les bien-aimés, The Beloved, 2011)

또 다른 사랑의 역사



크리스포트 오노레 감독의 '비러브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첫 째도, 둘 째도 주연을 맡은 루디빈 사니에르 때문이었다 (셋 째는 카트린트 드뵈브). 요근래에 제일 좋아하는 배우가 조이 데샤넬이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프랑소와 오종의 페르소나였던 그녀에게 한 참이나 빠져있었더랬다 (이 때는 분명히 루디빈 사니에르로 표기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루디빈 새그니어로 표기하는 듯). 당시 프랑소와 오종에게 흠뻑 빠져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8명의 여인들' '스위밍 풀' 등을 통해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 '
워터 드롭스 온 버닝 락 (2000)'까지 찾아보게 되었을 정도로 당시 그녀는 나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적이 있었다. 이후 한 동안 극장에서 그녀의 작품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찾아보니 많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기는 했는데 국내에 소개는 거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 '비러브드'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 Why No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반가운 루디빈의 출연,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60년대 파리의 아기자기함과 컬러풀한 이미지까지, 이런 것들로 가득찬 사랑스러운 영화일 줄로만 알았으나 '비러브드'는 그것에 그치지 않은 가볍지 않은 사랑 이야기, 아니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영화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랑의 역사에 관한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는 마들렌과 그의 딸 베라로 이어지는 각각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거침 없이 이야기한다. '비러드브'의 이야기에 선뜻 공감하기에는 물론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도 어느 정도 있는 듯 하지만, 그 보다는 아직 감독도 사랑이라는 존재에 대해 완전한 답을 찾지 못한 것 때문인 듯도 하다. 이것은 감독 역량의 부족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가 '사랑'이라는 감정 혹은 존재에 대해 알면 알 수록 모르겠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는 얘기다.


가끔은 헛 웃음이 나올 정도로 선뜻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의 행동들도 있고, 또 공감하지 못했기에 더 깊은 이해가 어려운 장면들도 있지만 영화가 마지막으로 가면 갈 수록, 영화 스스로도 그 답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으로 느껴졌다. 아마 그래서 '비러브드'는 굳이 같은 장소가 등장하는 어머니와 딸의 세대를 아우르는 역사를 배경으로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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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러브드'가 내어 놓은, 이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그나마의 대답은 아마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사랑을 나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워낙에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대상이 있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지를 역설하기도 한다.


이 짧지 않은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사실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말로 길게 풀어놓기 보단 더 느껴보고 사랑해봐야 알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더 들기도 했다.


아, 이 사랑이라는 것 정말 어떻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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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만난 루디빈 사니에르는 일단 너무 말라버렸어요 ㅠ 어린 시절 통통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는데, 너무 말라버린 탓에 살짝 안쓰럽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저 미소를 보세요 @@


2.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의 스타일도 인상적이더군요.


3. 개인적 욕심이 있다면 그냥 6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한 젊은 마들렌과 자호밀의 러브 스토리만 그렸더라도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도 싶어요. 이러면 전혀 지금의 '비러브드'와는 다른 작품이겠지만 말이에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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