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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상반기 좋은 영화 결산


올 상반기에도 참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라면 지난해에 비해 좀 더 작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볼 기회가 적었다는 것인데, 하반기라도 부지런히 챙겨보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네요. 지금까지는 결산을 할 때 항상 '베스트'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뭐 개인적인 베스트라는 의미이니 크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 보다는 그냥 내가 좋았던 '좋은 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선정한 상반기 '좋은 영화' 들을 한번 짧게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당연히 작품 간의 순위는 없으며 순서는 개봉 역순이며, 각각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해당 영화의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찰리 카우프만 감독

카우프만 없는 공드리를 걱정했던 것처럼, 공드리 없는 카우프만도 그 걱정의 정도는 조금 덜했으나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 아니 대압도된 느낌이었습니다. 카우프만은 항상 인간 존재와 마음의 심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본인이 감독을 맡게 된 이 작품에서는 드디어 그 심연의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영화란 무릇 이야기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본인만의 것으로 느껴질 때 더 큰 감동이 오기 마련인데, 카우프만의 심연에서 나를 발견하는 동시에 이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 중 한편으로 꼽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분석해볼 만한 거리가 참 많은 작품임에도, 완전히 카우프만의 세계에 공감한 탓에 굳이 분석할 필요성을 못느낄 정도였죠. 







(500)일의 썸머 ((500)Days of Summer)
마크 웹 감독

조이 데샤넬의 열혈팬이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긴 했지만, 그녀 이상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드라마였죠.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일들을 진부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방식, 알콩달콩 하지만 현실적이고 씁쓸함과 희망을 동시에 주는 이 작품은, 몇 년간 본 로맨스 영화들 가운데 손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나의 '썸머'를 떠올리게도 했구요.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제임스 마쉬 감독

그냥 포스터에 이끌려 보게 되었던 '맨 온 와이어'는 다큐라서 주는 흥미로움과 다큐답지 않은 극적인 요소가 완벽하게 결합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과 이를 그리는 방식의 진정성이 뒷받침 하는 가운데, 마지막 그 찰나의 순간의 경험은, 실제 이를 경험한 필리페 페티에 그것에는 절대 못미치겠지만 그래도 그 찰나를 스크린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았네요.






예언자 (Un Prophète)
자크 오디아르 감독

'예언자'는 오랜 만에 본 무게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인 분위기나 범죄를 다루는 방식, 그 안에 캐릭터를 넣은 방식이 회색 빛이라 좋았죠. 특히 '과정'을 그린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되네요. 제목이 주는 강렬함, 그리고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었던 몇 가지 것들도 이야기거리가 되었었고. 한 번쯤 다시 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올 상반기 극장에서 본 작품들 가운데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쉽게 권할 만한 좋은 작품을 꼽자면 제이슨 라이트먼의 '인 디 에어'를 첫 번째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노'를 통해 평범하지만 진리를 그렸던 그답게, '인 디 에어'에서는 좀 더 깊은 삶의 얘기를 한 남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냅니다.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의 역량이 백분 발휘된 작품이었죠.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마틴 스콜세지 감독

'셔터 아일랜드'는 올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작품 중 하나였죠.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결말의 방향성의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나서 이것저것 이야기해볼 것이 많은(그러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스콜세지가 만든 미장센에 감탄했는데, 올 상반기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렸던 '셔터 아일랜드'에 대한 저의 견해는 물론 '호' 입니다.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
코엔 형제 감독

'파고'를 비롯한 코엔 형제의 예전 영화들도 물론 좋아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후의 작품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번 애프터 리딩'도 좋았었는데, 이런 취향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 바로 '시리어스 맨'이었죠. 이 작품을 보면 볼 수록 '아, 진짜 코엔 형제는 천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렇게 삶이라는 것에 대해 유머와 진지함의 완벽히 조화를 이뤄가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마저 주는 이들의 영화기술은, 날로 대단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많이 배웠던 작품이었어요.







공기인형 (空気人形)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실 이 리스트에 추가할까 말까 끝까지 고민했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공기인형'이었는데, 돌이켜봤을 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남는 잔상이나 깊이는 덜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서 (그리고 팬으로서) 또 한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어서 최종적으로 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보다는 오히려 그 '공기'가 더 매력적인 작품이었죠. 







킥 애스 (Kick-Ass)
매튜 본 감독

'힛 걸' 이라는 인기 캐릭터와 더불어 이를 연기한 클로 모렛츠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 '킥 애스'. '다크 나이트' 이후 힘을 잃었던 (아니 겁먹었던) 히어로물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본적인 것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기도 했죠. 웃어 넘길 수 없는 것과 그냥 웃어 넘겨도 괜찮은 것이 같은 것일 때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하하하
홍상수 감독

앞서 '시리어스 맨'을 이야기할 때 코엔 형제의 작품들에 대한 선호도와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 역시 '잘알지도 못하면서'부터 훨씬 더 좋아진 경우에요. 사람들은 흔히 홍상수 영화를 이야기할 때 '먹물' '속물' 등의 표현을 쓰곤 하는데, 전 이것보다는 그 안에 홍상수 감독이 정말 얘기하려는 무엇, 그러니까 너무 순수해보여서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것이 점점 확인된다는 점에서,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동의'의 수준으로 발전된 것 같네요. 홍상수 월드의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요~







시 (Poetry)
이창동 감독

21세기에 영화를 통해 시를 쓸 수 있는 감독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는 감독은 이창동 감독 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사실 그의 대표작들로 꼽히는 '박하사탕' '오아시스'등은 너무 자극적이고 과한 느낌이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시'를 보고나서는 '아, 이 사람 정말 차원이 다른 시를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 중 베스트는 단연 '시' 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딘 드블루아, 크리스 샌더스 감독

드림웍스는 언제부턴가 '픽사'라는 라이벌 스튜디오의 그림자의 가려 이렇다할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었는데 (물론 그 가운데 '쿵푸팬더' 같은 작품은 제외해야겠죠), '드래곤 길들이기'는 작품 자체도 좋지만 드림웍스가 드디어 자신들만의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겠죠. 사실 이 이야기는 매우 교훈적이고 단순하고 익숙한 구조인데, 픽사가 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거든요. 다 아는 얘기로 울리고 감동 받게 하는것. 드림웍스도 자신들 나름대로 이런 것을 터득한 것이죠.







2010년 하반기에도 좋은 영화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각 영화사 에 있습니다.







공기인형 OST (空気人形, OST by World's End Girlfriend)
슬픔으로 위로 받는 음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공기인형'은 그의 전작들 때문에 배두나의 출연을 접어두고서라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기대작이었다. 영화 외적으로 또 하나 관심을 갖게 된 점이라면 바로 'World's End Girlfriend' (이하 WEG)가 참여한 사운드 트랙이었다. WEG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대부분의 사람과는 달리 '모노 (Mono)' 때문은 아니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그들의 앨범 'Heartbreak Wonderland'의 자켓과 내한 공연에 초대 받았으니 그 전에 들어봐야지 하며 들어보게 된 것이 계기였다(그런데 정작 내한공연에는 가질 못했다;). 'Heartbreak Wonderland'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좀 묘한 것이었는데, 이 앨범이 담고 있는 슬픈 감정이란 것은 그리 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매우 소소한 것으로 정리할 수도 없는, 참 듣는 사람을 무력하도록 만드는 '슬픔'이었다. 이 앨범은 이것저것 말할 것 많은 앨범이었지만 결국 남는 감정은 '슬픔'인 그런 앨범이었다.





내가 WEG를 기억하는 방식은 이랬다. 그들의 'Heartbreak Wonderland' 앨범은 정말 좋은 앨범이었지만 우울한 날 듣고자 하는 용기가 쉽게 나지는 않는 음악이었고 (Radiohead나 Nell 등을 들을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하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그런 앨범이었다. 그런 그들의 곡이 한 두곡 정도 실린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그들의 정규 앨범에 가까운 형식의 사운드 트랙이라 '공기인형'의 OST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참여한다는 걸 미리 알고 보게 된 영화이긴 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과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WEG의 음악에 다시 한번 동화될 수 밖에는 없었다. 특히 이번 사운드트랙은 감독이 WEG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알려졌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작들을 감명 깊게 본 이들이라면, 이 둘 간의 만남이 얼마나 적절한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 'Heartbreak Wonderland'는 어찌보면 상당히 실험적인 음악이 담긴 앨범이었다. 클래식과 엠비언트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이렇다할 일반적인 형식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듯한 자유로운 음악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실험적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론 굉장히 치밀한 앨범이기도 했다. 그래서  'Heartbreak Wonderland'를 듣고 나면 실험적임에도 이 완성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공기인형' 사운드트랙은 이런 실험적인 면은 조금 덜하지만 전체적으로 장면 장면에 크게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커다란 이야기로 연결되는 점은 역시 완성도 측면에서 짚고 넘어갈 만 하다. 사실 좋은 사운드트랙이란 완전히 음악이 인식되지 않거나 반대로 음악만 들어도 그 장면이 절로 떠오르게 되는 극과 극의 상황을 들 수 있을텐데, 이 앨범의 경우는 음악을 듣고 있어도 장면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전자처럼 음악이 인식되지 않는다 라는 측면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영화에서 음악이 사용된 방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공기인형' 속 영화 음악은 '장면'에 사용되었다기 보다는 그냥 전체적인 '이야기'에 사용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사운드트랙을 듣고 있어도 어느 한 장면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계속 뇌리를 맴돌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감독이 전하려던 메시지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사운드트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전작에 비해 엠비언트 느낌이 강한 실험적 곡들은 덜 배치되었지만, 무채색의 영화 톤처럼(혹은 공기처럼) 영화의 이곳저곳을 감싸며 떠도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음악이었다. 현의 사용이 더 깊어졌고 몽롱함보다는 오히려 애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슬픔'의 정서는 계속 이어진다. WEG가 만드는 슬픔의 정서는 펑펑 터지는 울음이라기 보다는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그냥 말없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흐르는 눈물에 가깝다. 왜 우는 지도 모르는 채 울게 되는 경험을 '공기인형' 사운드트랙은 가능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전작에 수록되었던 '百年の窒息'를 사운드트랙을 통해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 곡은 본래도 좋아하는 곡이었는데, 영화 속의 애절하고 쓸쓸함이 더해지니 또 한번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는 이 음악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결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황량하고 쓸쓸한 영화의 미장센을 위로하듯 감싸는 것은 WEG의 음악이며, 이 음악은 묘하게도 더 슬프게도, 더 위로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공기인형' 사운드트랙은 가끔씩 꺼내어 보게 될 것 같다. 슬프거나 위로 받고 싶을 때 말이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공기인형 (空気人形, 2009)
외로움에 관한 위로의 판타지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를 비롯해 지난해 <걸어도 걸어도>에 이르기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은 매번 삶의 관한 깊은 통찰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한 켠이 심하게 저려오는 현상을 일으키곤 했었다. 이런 그의 작품들을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의 팬이 되어버렸는데, 이런 그의 신작 <공기인형>에 대한 첫 인상은 사실 조금 의외라는 느낌이었다. 전작들로 미뤄 봤을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세계관이란, 너무나 현실적이고 평범한 것들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의 조각을 찾아내 성찰하고 투영해내는 것이라고 느꼈었기 때문에, '공기인형'이라는 소재와 무언가 사이버 판타지스러운 느낌의 기본 골격은 왠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변하지 않았다. '공기인형'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가지고 다시 한번 인간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선과 더불어,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일본 사회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텍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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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 남자가 성생활 보조 도구로 구매한 '공기인형' 노조미가 어느 날 마음을 갖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인형이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설정은 로봇이나 사이보그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인데, <공기인형>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공기인형>은 노조미가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마음을 갖게 되어버린 공기인형 노조미를 통해 그녀를 둘러 싼 인간들의 외로움을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기인형>에는 노조미 외에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하나 같이 외로움과 결여됨에 힘겨워 하는 이들이다. 젊은 여성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 탓에 점점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 하는 노처녀, 역시 사회와 단절되어 애니메이션과 영화에만 빠져사는 오타쿠 청년, 거식증에 먹는 것으로만 하루를 보내는 히키코모리 여자, 홀로 어린 딸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 사람의 따스한 손길을 그리워 하는 노인, 현실과는 상반된 모습을 영화로나마 풀어내려는 경찰 그리고 공기인형을 마치 사람처럼 여기며 하루를 살아가는 남자까지. 모두들 결여된 부분이 있는터라 날이 서 있는 사회 속에 차마 섞이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생들이다. 사실 <공기인형> 속 캐릭터들은 이런 결여된 부분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각각의 특별한 배경이 주어진 경우지만, 실제로 이들의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겹쳐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결국 차가운 도시를 살아가는 외로운 자들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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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로움과 연민을 관통하는 캐릭터는 역시 노조미 (배두나)이다. 인형인 노조미가 마음을 갖게 되면서 그 갖지 말았어야할 마음으로 인해 겪게 되는 아픔들을 통해, 이미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인간들을 거꾸로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으로 끊임 없이 관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여 혹은 결핍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각하면 부족한 것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채워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결여의 테마를 '채운다'의 메시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공기인형인 노조미가 사고로 몸에 구멍이 나 바람이 빠진 뒤에 묘한 감정이 싹트고 있던 비디오 가게 점원인 '준이치'가 직접 바람, 아니 숨을 불어 넣은 행위는 매우 직접적인 표현 방식인 동시에 이런 '채운다'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것이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숨'이라는 점은 이 이전과 이후, 그러니까 공기가 들어 있을 때와 숨이 담긴 이후의 모습이 확연히 틀린 노조미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저 펌프질을 통한 바람이 담겨있던 '공기'인형 노조미는 인형처럼 움직이고 인형처럼 행동했지만, 준이치가 '숨'을 불어넣은 노조미는 혈색도 사람다워졌고 무엇보다 이전에는 없던 '표정'이 생겼다는 점에서 관계를 통해 보다 의미있어졌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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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공기인형'이 갖는 메시지는 누군가로 인해 '대체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인간 관계에 있어 누구나 내가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지만 관계를 맺다보면 서로가 느끼는 존재감이 다를 수 있게 되고, 이런 것에서 상처를 받다보면 나중에는 영화 속 남자처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홀로 되는 것에 익숙해져 버리게 된다. 여기서 고작 얻을 수 있는 위로라고는 '나 같은 이가 더 있다'라는 것 정도 뿐이다.

점점 세상을 배워가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더욱 정확히 알게 된 노조미는, 이제 용기를 얻어 자신도 무언가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는 데에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하지만 노조미의 이런 의지는 그녀의 바램과는 다르게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그녀는 자신의 숨이 왜 누군가를 더 다치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벌어진 결과 조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태생적으로 결여된 존재였던 노조미에게 세상은 너무나 가혹한 곳이었고, 그녀는 이 가혹함을 가혹함으로 받아들이지도 못한채 사그라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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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항상 희망을 이야기하던 작가였다. <공기인형> 역시 얼핏보면 너무도 슬프기만 한 판타지로 보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알 수 있듯 노조미는 그 주변을 둘러 싸고 있던 인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홀씨를 남기는 계기가 된다. 어떠한 희생으로 인해 희망을 엿보게 된다는 것은 여전히 슬픈 일이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노조미가 남긴 홀씨를 희망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려 하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마지막 노조미가 꾸는 환상은 너무나도 슬픈 장면이었다. 이때 까지 몇번 외로움에 울컥했던 나는 이 환상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없었다면 <공기인형>은 그냥 너무 슬프고 짠하기만한 판타지가 되었을 텐데, 이로 인해 영화는 그래도 위로 받게 되는 판타지가 되었다. 이 장면에 대한 감회는 사실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매번 이런 지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장면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오곤 한다. <공기인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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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몇 달 전 다녀왔던 일본의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 터라 더 남다르게 다가온 작품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느꼈던 그들의 외로움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떠올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밴드 'world's end girlfriend'가 참여한 사운드 트랙도 영화와 잘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새로 작업한 곡들 외에 그들의 지난 앨범 'Hurtbreak Wonderland'의 수록곡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좋았고. 배두나의 연기는 더 말할 것이 없더라. 확실히 아오이 유우나 미야자키 아오이 등이 할 수 없는 연기와 아우라가 배두나에게는 있다(단순히 노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과감히 잡은 배두나의 선택은 역시 옳았다.


1. 'world's end girlfriend'가 참여한 사운드트랙은 참 좋습니다. 영화의 쓸쓸함과 위로를 모두 담아내고 있어요.

2. 사실 전혀 모르고 간 터라 조금 놀랐는데, 영화 속 노출이 생각보다 높더군요. 전 그것도 몰랐는데, 이 영화를 검색하려보니 '배두나 노출'이 연관 검색어로 뜨더군요. 여전히 작품은 보지않고 노출에만 열을 올리는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또 한번 한심스럽습니다.

3. 극중 배두나가 오다리기 죠를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메트로 폴리스>나 <블레이드 러너>가 살짝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오다기리 죠의 기존 이미지에 많이 기댄 캐릭터는 그것 만으로도 훌륭한 캐릭터가 되더군요.

4. 마지막 노조미의 환상 부분은 <에반게리온> TV판 마지막 장면이 그대로 겹쳐지더군요. 그래서 더 왈칵 했을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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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프 왈츠, 다이앤 크루거, 틸 슈바이거, 다니엘 브륄

타란티노가 만든 2차 세계대전 영화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국내 개봉제목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가 10월 29일 개봉될 예정입니다. 타란티노가 2차 세계대전 영화를 만든 다는 소식,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기대를 가졌던 영화였는데, 미국 개봉당시 평론가들의 평들을 살펴보니 이거 호평도 이런 호평들이 없군요! '<펄프 픽션>이후 타란티노 최고의 작품'이라던가 '2009년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까지 호평들 뿐이군요. 굳이 하나 호평아닌 것을 골라본 것이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지만 진정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거부하기 힘들 것'일 정도네요. 생각보다 폭력적이고 거친 영화일 듯도 싶은데 그것보다는 2차 세계대전과 타란티노의 접점이 더욱 기대됩니다. 약 한 달 정도 꼬박 기다리면 확인할 수 있겠네요.





나인
Nine, 2009

감독 : 롭 마샬
출연 : 다니엘 데이-루이스, 마리온 꼬띨라르,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디 덴치, 케이트 허드슨, 소피아 로렌, 스테이시 퍼거슨(퍼기)

저 출연진을 보고도 이 작품을 기대하지 않는 영화팬이 있을까요? 전 아마 저 중에 아무나 둘 만 나와도 기대했을 듯 합니다(퍼기는 아직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우선 반가운 점은 이 영화가 바로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죠! <시카고>를 연출했던 롭 마샬 감독이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꺼내놓은 뮤지컬 카드인데,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여성들이 위주가 되는 드라마인것 같습니다. 배우진은 화려하지만 저 중에서 블랙 아이드 피스 출신인 스테이시 퍼거슨을 제외하면 노래 실력이 검증된 배우는 거의 없다는 점도 이 영화를 기대 혹은 걱정하게 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참고로 <라비 앙 로즈>의 마리온 꼬띨라르와 <귀향>의 페넬로페 크루즈 모두 립싱크였죠. 이 정도 립싱크는 경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마도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노래도 무섭도록 잘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무섭도록요 ㅎ). 여튼 뮤지컬 영화의 오랜 팬으로서 몹시도 흥분되는 영화 <나인>이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 상영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네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2009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맥스 레커즈, 캐서린 키너, 마크 러팔로, 포레스트 휘태커, 제임스 겐돌피니

개봉 전부터 보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로 귀엽고 신비스런 포스터와 스틸컷들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스파이크 존즈는 예전부터 bjork, R.E.M등의 뮤직비디오로 인기를 끌었으며, <어댑테이션> <존 말코비치 되기>등 인상적인 영화들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한데, 이번 작품 역시 얼핏봐도 범상치 않은 작품인듯 합니다. 이 작품은 모리스 샌닥이 1963년에 출간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원작 역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반적인 동화에 비해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었네요. 전작들에서 알 수 있듯이 '상상력'하나 만큼은 기발한 작가인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을 맡았음으로, 동화 속 이미지가 어떻게 스크린에 투영될지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북미에서는 아이맥스 포맷으로 개봉을 하였는데, 국내에는 아직 구체적인 개봉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로드
The Road, 2009

감독 : 존 힐코트
출연 : 비고 모텐슨, 샤를리즈 테론, 가이 피어스, 로버트 듀발

원작이 된 퓰리처상 수상한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는 워낙에 유명해서 사실 책이 한 참 인기를 끌 때 쯤 볼까 말까를 엄청나게 고민했었는데, 이 영화 때문에 끝까지 참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특히나 인기소설인 경우) 영화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만족보다는 아쉬운 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영화로 먼저 비교대상없이 접하고 싶어서 이날까지 기다렸던 작품입니다. 언제부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믿음을 주기 시작한 비고 모텐슨(<히달고>는 좀 그랬지만요;; 크로넨버그와 함께한 두 작품은 정말 최고였죠!)도 기대되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는 가이 피어스의 모습과 연기가 더 궁금해지네요. 감독인 존 힐코트는 2005년 가이 피어스와 <프로퍼지션>이라는 영화를 함께 했었는데 하나 뿐인 연출작인 이 영화를 보지 못한 것이 딱 하나의 걱정거리일 것 같네요.





휴먼 팩터
Invictus (The Human Factor, 2009)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동림 선생님의 신작입니다! 무엇을 더 형용하겠느냐만은 조금만 이야기해보면, 1994년 남아공에서 있었던 럭비 월드컵 개최를 배경으로 인종갈등을 해결하려는 넬슨 만델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얼핏 시놉시스를 보면 이 영화는 너무도 진부한 소재들로 이루어져있는 듯도 합니다. 인종갈등과 스포츠 영화. 권투 선수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아무도 스포츠 영화로 기억하지 않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처럼, 럭비월드컵 경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아마 이 영화도 스포츠 영화는 아닐 듯 싶습니다. 샛 노란 머리의 맷 데이먼이 살짝 어색하기도 한데 이스트우드의 연출 속에 또 한번 멋진 연기를 펼치리라 의심치 않으며, 왠지 넬슨 만델라 역할을 언젠가 했던 것으로 착각마저 드는(했었나요?) 모건 프리먼의 연기도 기대됩니다. 북미 기준으로 12월 11일 개봉예정이며 국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네요.





살인자들의 섬
Shutter Island, 2009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벤 킹슬리, 막스 본 시도우, 미쉘 윌리엄스, 잭키 얼 헤일리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함께한 신작 <살인자들의 섬> 역시 기대작입니다(하반기 인줄 알고 넣었는데, 북미개봉 예정일도 내년 2월이네요 -_-;;). 데니스 르헤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서 <디파티드>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 <샤인 어 라이트>를 빼면 약 3~4년만에 만나는 스콜세지의 신작입니다. 전기영화나 리메이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오랜만에 미스테리 스릴러와 드라마로 선보이는 그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며, 이제는 연기 잘 한다는 칭찬이 거추장스럽기까지한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물론 기대되는 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쉘 윌리엄스의 출연이 몹시도 반갑고, 마크 러팔로도 좋아하는 배우라 기대가 되네요. 국내에도 내년 초에나 만나볼 수 있을 듯 하니 조금 편하게 기다려도 될 것 같네요.





공기인형
空気人形, 2009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배두나, 오다기리 죠

최근 <걸어도 걸어도>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공기인형>도 올 하반기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번 부산영화제제서 상영될 예정이기도 한데, 아직 정식개봉일은 잡혀있지 않지만 올해 한에 개봉될 수 있기를 일단 기원합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도 동림 선생님의 작품처럼 약간 무조건 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멜로 판타지라는 장르가 자칫하면 상당히 유치하게 흐를 수 있는 위험(?)한 장르인데, 이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이 어떻게 이뤄지질지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거기에다가 배두나와 오다기리 죠가 함께 연기한다고 하니 이 역시도 기대되구요. 배두나의 경우 이미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를 통해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독특한 소재의 이번 영화에서도 동년배 여배우들에게는 없는 배두나 만의 독특함이 잘 살아날지 기대해 봅니다.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 2009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출연 : 샬롯 갱스부르, 윌렘 데포

올해 칸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크라이스트> 역시, '어쨋든' 기대작입니다. 칸 영화제를 통한 반응은 혹평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라스 폰 트리에야 어차피 극과 극을 오가는 감독이니 호평이든 혹평이든 큰 상관은 없을 듯 하네요. 공개된 포스터나 예고편만 보아도 이 영화가 얼마나 '불편한' 영화일지 조금이나마 예상이 되는데, 알려진바로는 국내 수입사인 마스엔터테인먼트에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계약을 취소'하는 것으로 수입을 했다고 하네요. 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이겠죠. 그런데 이 수입한 버전 역시 오리지널이 아니라 강도가 낮은 클린 버전이라고 합니다. 사실 불편한 영화들도 꾹 참고 잘 보는 편이긴 한데, 이번에 라스 폰 트리에는 또 어떤 이야기와 영상을 가지고 나왔을지 참 기대가 됩니다. 샬롯 갱스부르는 배우로서는 물론 뮤지션으로서도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그래서 더 보기 불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클린 버전이라도 개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브라더스
Brothers, 2009

감독 : 짐 쉐리단
출연 : 토비 맥과이어, 제이크 질렌홀, 나탈리 포트만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연출했던 짐 쉐리단 감독의 신작 <브라더스>도 북미 기준 12월 4일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출연진을 알기 전에 일단 포스터를 보고 끌렸는데, 세 명의 주인공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주네요. 작품은 2005년 선댄스 관객상을 수상했던 수잔 비에르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짐 쉐리단도 쉐리단이지만 각각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었던 젊은 세 배우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더욱 기대됩니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닐 듯 한데, 먹먹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네요.


1. 1부는 급하게 하느라 메인 이미지를 너무 발로 만들어서 이번에는 '두 발'로 만들었습니다!
2. 사실 대충 정리해보았는데 아마 이 영화들 외에도 아직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기대작들이 더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더 기대되구요! (그 사이 벌써 우에노 주리의 신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3. 한국영화는 아예 언급하지도 못했는데(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을 일단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 까지 감안한다면 남은 3달도 무척이나 바쁜 날들이 될 것 같습니다.


2009년 하반기 극장가 기대작 미리보기 (상) (http://www.realfolkblues.co.kr/1098)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각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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