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까지는 의외로(?) 연말에 영화부분은 베스트를 정리하지 못하고 음반에 관해서만 쭈욱 정리를 해왔었는데,
올해는 음반을 그만큼 듣지도 못한 것도 있고 영화를 워낙 많이 본 것도 있어 본격적으로 올해를 정리하는 포스트를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부분을 나누어 선정해 보았는데, 한국영화는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산해보니 의외로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더군요. 그래서 베스트 10을 작성할만한 작품들을
소화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베스트 5로 조정하게 되었습니다(외국영화는 넘쳐나서 베스트 15로 최종 결정하기로 했고,
다큐나 음악영화는 수가 많아서 아예 따로 섹션을 두어 선정할까 하다가 그냥 총 15편으로 선정하게 되었네요).

이미 연말이라 많은 블로거 분들과 전문가 분들이 2008년 베스트 리스트를 작성하셨는데,
한국영화 부분에서 가장 많이 베스트 1위로 선정된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이나 전도연, 하정우 주연의 <멋진 하루>를
개인적으로 끝내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이 두 작품 외에도 은근히 보려고 했던 한국영화들을 놓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네요. 못 본 영화들은 다음 달에 DVD로라도 감상을 해야겠네요.

한국영화 베스트 5로 선정된 작품들 간에 순위는 따로 정하지 않았으며, 개봉한 순서대로 정렬하였습니다.
각 영화의 이미지나 아래 리뷰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영화의 리뷰로 이동합니다.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추격자>는 처음 본 순간부터 이른바 '물건'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 이렇다할 잘 만들어진 장르 영화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데뷔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시나리오의 짜임새와 극적 긴장감을 잘 컨트롤하는 연출력은 봉준호 감독의 걸작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으며,
주로 조연으로 출연해 오던 김윤석이라는 배우에게 집중 조명을 가져다 주기도 했으며, 하정우라는 신인 아닌
신인배우를 발견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18세 관람가로서 녹녹치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대중적으로
이 정도의 흥행을 거두었다는 것도 놀랍고, 장르 영화가 한국에서 이 정도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에
반갑기도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4885 번호를 갖고 계신 분들은 조금 섬찟하셨을듯 ^^;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어찌보면 <추격자>보다도 더욱 지독한 장르 영화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연한 기회에 영화의 공식블로그에 필진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류승완 감독님은 물론,
임원희 씨와도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올해 잊을 수 없었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단편의 코믹스러움과 한국고전 영화들에 대한 비틀기, 그리고 류승완 만의 액션에 대한 애착이 묻어났던 이 영화가
생각보다 더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한 편으론 너무 아쉽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한국영화 베스트 5에 꼽게 된 작품임에도 두 번의 인터뷰에(특히 감독님과의 인터뷰에)
모든 정성을 쏟아부은 탓에 따로 리뷰를 작성하지 못했던 케이스이기도 하네요. 감독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려 감독님이 이전부터 제 블로그를 알고 가끔 들러주신다는(dp의 닉네임도 기억하고 계셨다는 ㅠㅠ)
믿을 수 없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되어 심히 떨기도 했던 바로 그 영화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입니다.







사실 <고고70>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웠던 영화이긴 했습니다. 국내에서 음악영화를 만든다면(특히나 라이브를
직접 소화해야만 하는 음악영화라면) 남자 배우가운데 이견 없이 가장 첫 번째로 고려될 배우인 조승우가 출연하고 있고,
현재 '문샤이너스'로 활동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배우로서 출연하고 있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음악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최호 감독의 작품이었기에 기대치가 평소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이긴 했죠.
<고고70>은 조승우의 여전한 연기와 차승우의 실제 무대 위 모습을 영화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신민아라는
여배우를 다시 보게 된 것만으로도 괜찮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영화 내내 만나볼 수 있었던 'Soul' 가득한 음악도
만족스러웠구요. 한가지 아쉬운건 좀 더 흥행이 될 수 있었을텐데, 영화 외적인 소송 문제들이 더 커져 영화를 보기도 전에
미리 판단해 버린 관객들이 많아, 의외로 금방 스크린에서 사라져버린 것 같아 아쉬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베스트 5를 꼽으면서 순위는 따로 정하지 않기로 했지만, 한국영화의 경우 한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미쓰 홍당무>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경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던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들과 개성 강한 유머코드로 무장한 시나리오로 불쑥 등장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한국영화에서 '캐릭터'가 살아있는 영화를 만난 것 같아 몹시도 반가웠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공효진이 연기한 '양미숙'이라는 캐릭터는 <추격자>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지영민'과 더불어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캐릭터였으며, 공효진 외에 서우, 황우슬혜 등이 연기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살아 숨쉬고 있었던
생동감 넘치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 역시 굉장히 코드가 강한 작품이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 같아 절로 뿌듯해지는 영화이기도 했구요. 이런 영화라면 언제든 대 환영입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과속스캔들>은 예정에 없던 의외의 영화였습니다.
뻔할 것 같은 제목과 뻔할 것 같은 인물들로 도배되어진 영화일 것이라는 무서운 선입견으로 볼 계획이 없던 영화였으나,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호평들에 이끌려 보게된 <과속스캔들>은 과연 좋은 가족영화였으며, 괜찮은 성장영화 더군요.
특히나 한국영화를 따져보면 온가족이 볼만한 가족영화나 드라마가 실제로 많지 않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연말에 온가족이 부담없이 볼만한 코미디이기도 했고, 캐릭터들도 과하지 않았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박보영이라는 여배우에게 단번에 큰 관심을 집중시킨 영화이기도 했으며, 차태현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된 영화,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지만 영화를 선택할 때 선입견은 반드시 버려야할 요소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영화였습니다.




2008년 저의 한국영화는 이렇게나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가장 기대했었던
영화이긴 했지만 베스트 5로 꼽기엔 조금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였네요. 역시 베스트 5까지 꼽기엔 부족했지만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느날, 그 길에서>도 인상깊었던 작품이었구요.

내년 한해도 기다려지는 작품들이 너무 많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를 비롯해, 봉준호, 홍상수, 장준환, 장진 등
다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감독의 작품들이 내년에 찾아올 예정이라, 2009년도 바쁜 한해가 될 것 같네요.
(이 가운데는 제 지인 중 한분의 입봉작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쁜 놈이 더 잘잔다>가 바로 그 영화!>

2008년 한해도 좋은 영화 많이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009년에도 부탁할께요~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과속스캔들 (2008)
좋은 가족영화, 괜찮은 성장영화

'과속스캔들'이라는 저 제목과, 저 포스터. 그리고 차태현이라는 배우와 저 홍보문구들.
이 영화는 기대는 물론이고, 볼 생각이 사실상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비슷한 제목과 설정으로 이루어진
한국영화들이 이미 여럿 있었고, 그 영화들 모두 다 이렇다할 재미를 보여주지도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못했기 때문이었죠.
특히나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최근 개봉했던 <미쓰 홍당무>를 제외하면, 너무 저질 코미디 일색이라(여기서 저질이란
저질을 만들려고 작정한 코미디가 아니라, 만들다보니 저질이 된 경우입니다 ;;;)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를 보기 어려웠던
것들도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였구요(잘 만든 스릴러보다 잘 만든 코미디 영화 한 편 만나기가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 영화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개봉이후
주변 보신 분들의 평들이었습니다. 이런 영화를 절대 보지 않을 것 같았던 분들도 보고 오셔서는 괜찮다고 하시고,
'올해 최고의 영화다!' '가장 감동적 영화였다!' 등 최고의 수식어까지는 부여되지 않았지만, 다들 잘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
혹은 가족영화라는 것에는 적극 공감하는 분위기였죠. 그리고 차태현을 비롯해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들과 더불어
'괜찮은'영화다 라는 평이 지배적이었구요. 영화 감상기를 쓸 때 자주 언급하곤 하는 말이지만,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선입견'만큼 무서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에이~ 뭐 뻔한 얘기에, 뻔한 캐릭터들뿐인, 뻔한 영화겠지'하고 선입견을
갖었던 <과속스캔들>에서 신선한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영화는 각기 가족을 이루지 못한 인물들이 하나의 가족을 이뤄가는 '가족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과속스캔들>은 12월에 잘 어울리는 시즌 영화이자 가족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중 차태현이 연기한 남현수는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나름)유명 DJ인데,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딸이라는 어린 여자가 손자라는 어린 아이와 함께
집으로 들이닥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갑자기 나타난 존재 탓에 남현수는 사실을 부정하기에 급급하고,
오랫동안 홀로 지냈던 자신 만의 공간에서 남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에 굉장한 불편함을 느끼게 되죠.
그런데 동물병원에서 검사한 혈액검사 결과를 통해 실제 부녀관계임을 알게 된 이후, 막상 떠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되었던
이들이 떠난다고 했을 때, 남현수는 뭔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이 모자를 붙들게 됩니다(갑자기 든 생각인데, 만약 피 검사가
이렇게 빨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살인의 추억>의 경우처럼 한참 이후에나 결과가 나오는거라 일단은 같이 사는 걸로 했는데,
나중에 결과가 나와보니 실제 부녀는 아닌 것으로 판명되지만, 그 동안 쌓인 정들로 인해 검사결과와는 상관없이 행복하게
살기로 했다....라고 하면 오벌까요? ㅎ).

같이 살기로 했다고 해서 이 둘의 관계가 급속도로 좋아진 것은 아니었죠. 남현수는 자신의 연예인으로서의 커리어와 명성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서 딸인 황제인(박보영)과 손자인 황기동(왕석현)의 존재를 계속 숨기게 되고, 이 와중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 터질지도 모를 불안요소를 계속 안고 가게 되었던 것이죠. 이들의 관계가 점점 변화하게 되는 것은
처음부터 그저 남이었으면 좋겠다하고 바라기만 했던 남현수가 점차 이들을 자신의 가족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부터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가족영화이기 이전에 이 영화는 차태현이 연기한 '남현수'라는 캐릭터의 성장영화이기도 합니다)

씨네21에 수록된 강형철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본래부터 '가족영화'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기 보다는, 애초에는 남현수라는
캐릭터가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영화로 기획했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런 측면에서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초반 타이틀컷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인으로서 깔끔떨고 럭셔리한 삶을 영유하는 남현수라는
인물이, 전혀 다른 상황에 맞닥들이게 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이 영화에 가장 주된 이야기 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컷은 참 인상적이더군요. 마치 <패닉룸>을 연상시키는 장면들과 영상에 배우와 스텝들의
이름을 삽입한 센스가 돋보이는 시퀀스였는데, '남현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황제인과 황기동을 남처럼 여겼던(여기고 싶었던) 남현수는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이들을
가족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얘가 바로 유치원에서 기동이가 헌 옷과 촌스러워 보이는 모습 때문에
따돌림을 당한다고 했을 때 불끈하게 되는 장면인데, 이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잘 캐치해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맘에 안드는 사람이라고 해도 누가 내 가족, 내 친구를 욕하거나 하면 욱하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 그런 과정을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그려내고 있더군요. 이후에 라디오 방송국에서 스텝들이 황제인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할 때 폭발하는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는 장면이었구요.

이렇듯 어떻게 보면 항상 자신만만하고 자신 밖에는 몰랐던 연예인 남현수는, 자신의 딸과 손자라는 이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완전히 몰랐다기 보다는 애써 외면하고 살려고 했던 자신을
뒤늦게 뉘우치고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라는 식의 구조라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변 인물들로 인해 주인공이
변화를 겪게 되는 류의 영화는 참 많은데, <과속스캔들>은 코미디라는 장르 내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들 그러셨듯, 이 영화는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발견할 수 있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

<과속스캔들>이 좋았던 건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코미디 적인 요소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족 영화라는 요소와
성장영화라는 요소를 코미디라는 그릇에 잘 담아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영화에서 보여주는 코미디라는 것이
대부분 조폭 코미디나 사투리를 이용한 코미디가 주를 이뤘던 것에 반해, <과속스캔들>은 캐릭터와 상황이 만들어내는
재미로 끝까지 힘을 잃지 않는 좋은 코미디 영화이기도 합니다. 억지스러움이 거의 없으면서도 시종일관 웃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건 물론 시나리오의 힘이 기본이겠으며, 배우들의 연기가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가 재밌는 영화라고 기억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배우라면 아역 연기자인 왕석현이 연기한 황기동 캐릭터를
들 수 있을텐데, 그저 얼굴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이 아역배우의 연기는 그저 아이가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에서 오는
재미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감독은 실제로 기존의 아역연기자들이 일반적으로 보여주었던 웃음 포인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능한한 연기경험이
없거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를 찾기 위해 수많은 오디션을 봤다고 하는데, 왕석현이라는 아역배우를 찾아낸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발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극중 황기동은 어른같은 말투를 내뱉기도 하고, 고스톱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센스또한 어른을 능가하지만, 그것보다는 그 상황을 표현해내는 방식이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미소지을 수
밖에는 없더군요(실제로 극장에서 왕석현군이 클로즈업 되거나 개그 한 마디를 던질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에서 '귀여워'라는
탄성이 터지더군요). 특히 무표정과 큰웃음을 급격하게 오가는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는데, 앞으로도 CF 좀 찍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황기동 역할을 맡은 왕석현 군의 독특한 표정연기 작렬! 그 배꼽인사와 더불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미녀는 괴로워>에 김아중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보다 더 돋보이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가
바로 박보영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 전에도 몇몇 드라마를 통해 크지 않은 배역들로 선을 보였던 그녀인데,
개인적으로 작품을 통해 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뭐랄까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 과는 다르게 연인관계가
아닌 부녀관계가 영화를 이끄는 주요 관계설정이라고 보았을 때, 아이가 있는 애엄마 역할이긴 하지만 무언가 어려보이면서도
순수함이 묻어나는 황제인 캐릭터에 박보영의 마스크는 더할나위 없이 적역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굉장히 남성스러워보이는 말투와 행동거지부터 너무 천진난만해 보이는 웃음까지....박보영이라는 배우에 흠뻑빠지게 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노래도 가수 뺨치는 실력을 보여주었는데(감독 인터뷰를 보니 100% 박보영이 부른 것은 아니고
대부분 그녀가 소화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본래는 노래를 해야하는 캐릭터라 가수를 캐스팅할까 계획하기도 했다더군요).

어찌하다보니 순서가 3순위로 밀려버렸지만 차태현의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사실 차태현이 기존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에 조금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었고,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던 터라
처음 영화를 선택할때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이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시나리오 단계섭부터 차태현이라는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해도 믿을 만큼, 그와 참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습니다.

주연배우들 외에 유치원 선생님 역할로 <미쓰 홍당무>의 황우슬혜가 출연하고 있는데, 분량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그 선한 포스는 계속 내뿜어주시더군요. 옷도 천사같은 옷만 입고나와서 웃으며 차태현을 바라보는 장면들은
황우슬혜라는 배우를 좀 더 각인시키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황우슬혜양이 출연하다는 정보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하신 분이 제법 있었는데, 그 분들께는 황우슬혜양 덕분에 좋은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분량은 짧지만 재미있는 조크를 여럿 던지고 빠지기를 반복했던 성지루의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불꽃 연기를 펼친
홍경민의 연기도 잊혀지질 않는군요 ㅋ



(황우슬혜 양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가 제법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높아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네요 ^^;;)

범상치 않은 인트로 장면부터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드라마 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영상적인 측면에서
신선하고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카메라 앵글 같은 면에서 기존에 잘 사용하지 않는(특히 이런 장르에서)
구도로 인물들을 배치한다던가, 방안 구석구석을 비추는 장면을 봤을 때,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실험과 노력을 했음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집측면에서도 어찌보면 참 과감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컷을 분할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는데 시도가 그리 나쁘지 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대놓고 들어나지는 않지만 어찌보면 반대로 상당히 전면적으로 패러디가 몇몇 장면 등장하고 있는데,
자칫 패러디 영화로 생각되지 않도록 짧지만 강렬하게 치고 빠지는 작전을 사용한듯 하더군요. 몇몇 장면은 카메라 앵글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는데 너무 짧게 짧게 지나간 탓에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네요;;(분명 보면서는 저건 저 영화에서
가져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어찌되었든 이 영화 <과속스캔들>은 저 제목만 가지고, 혹은 다른 선입견들을 가지고 판단해 놓쳐버리기에는 후회가 남을
괜찮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연말에 보기에 좋은 시즌 영화이자 크리스마스와도 잘 어울리고, 가족 혹은 연인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대중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올해 한국영화들 가운덴 꽤 괜찮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1. '아마도 그건'을 대부분 모르더군요. 난 왜 알고 있지 -_-;;
2. 홍경민의 불꽃 연기!!!
3. 제목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근데 원래는 '과속삼대'로 할려고 했다는데...음....
   딱히 더 완벽한 제목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분명히 제목에서 주는 이미지가 영화와는 조금 다른것 같습니다.
4. 왕석현 군의 저 파마머리, 아들 갖고 있는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할지도 ㅋ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토일렛 픽쳐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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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았던 12월이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매트릭스>처럼 해마다 돌아오는 블록버스터
기대작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이런 시리즈 물이 아니더라도 별다른 대작이 없다고 알려졌던 12월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 작품만 챙겨봐도 여유있겠구나 했었는데, 상영작과 상영 예정작들을 살펴보던 중,
급좌절에 빠질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억지로 보는 것도 아니고, 안봐도 되겠다 싶은 영화를
굳이 포함시킨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보고 싶은 영화가 많은지 말이죠! 물론 지금부터 얘기할 영화들 가운데는
원래 부터 보고 싶던 영화는 아니라, 이번에 12월 개봉작들을 둘러보다가 관심을 갖게 된 영화도 몇 작품 있지만
(사실 한 작품 뿐 --;;) 대부분이 다 보고 싶은 작품들이라 더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몇 작품은
몇년 간 고대했던 영화도 있고,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도 있으며, 좋아하는 배우의 신작은 물론 기대하지 않았으나
입소문을 통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를 등극한 영화도 있고, 더 나아가 이미 봤으나 또 보고 싶은 영화까지 있습니다.
영화팬에겐(특히나 저처럼 조폭 코미디빼고는 전부 챙겨보는 사람에겐) 가혹한 12월이 될 것 같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문제겠네요. 그럼 12월 제가 보고 싶은 영화들을 차근차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순서는 개봉일 순도 아니고, 보고 싶은 순서도 아니고 그냥 그림파일 불러온 순서 입니다 --;;)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2007)

감독 : 데이빗 크로넨 버그
주연 : 비고 모르텐슨, 나오미 왓츠, 뱅상 카셀
개봉일 : 2008.12.11

데이빗 크로넨버그를 알게 된 건 그의 팬들 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알게 된 이후로는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감독입니다. <폭력의 역사> <크래쉬> 등이 작품들도 인상깊었고,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폭력의 역사>에서
함께 했던 '아라곤'으로 더 익숙한 비고 모르텐슨과의 두 번째 작품이라 더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여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명인 나오미 왓츠와 예고편에서 이름 나올때 다른 홍보문구로
대체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던 뱅상 카셀까지(뱅상 카셀의 영화를  <증오>부터 제법 많이 봐온 팬으로서는
이런 굴욕이 남일 같지 않더라구요).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으로 인해 아주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이미 시사회와 유럽영화제를 통해 보신 분들의 평들도 다들 좋은 편이었구요.
'금세기 다시 볼 수 없는 걸작'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믿지는 않겠지만, 크로넨 버그와 비고 모르텐슨의 영화라면
한번 쯤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이건 내일 바로 봐야겠습니다. 너는 이미 질러져있다!).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2007)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2008)
감독 : 스캇 데릭슨
주연 : 키에누 리브스, 제니퍼 코넬리, 케시 베이츠, 제이든 스미스
개봉일 : 2008.12.24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물론 포스터에 큼지막하다 못해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키에누 리브스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캐릭터를 키에누 리브스 화 해버리는 그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는 거의 안빼놓고 챙겨보는 편인데, 이번 영화는 SF장르이기도 하고, 또한 제니퍼 코넬리가
출연하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를 갖게 된 영화네요. 무언가 크게 벌여놓기만 하고 마무리는 흐지부지 해버리는
용두사미격 영화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오랜만에 이런 SF영화를 극장에서 볼 기회라 빼놓지 않고
볼 작정입니다. 감독인 스콧 데릭슨은 공포/스릴러 장르의 각본을 써왔던 감독이군요.
아이맥스 포맷으로 개봉될 예정이라 오랜만에 용산 CGV를 찾게 될 것 같군요.





트로픽 썬더 (Tropic Thunder, 2008)
감독 : 벤 스틸러
주연 : 벤 스틸러, 잭 블랙,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개봉일 : 2008.12.10

좋은 드라마나 스릴러 영화 만큼이나, 좋은 코미디 영화를 찾기란 사실상 더 어렵기 마련인데 그래서 이 작당한
삼인조가 만들어내는 코미디 영화가 기다려질 수 밖에는 없었던 것이지요. 오랜만에 배우는 물론 감독으로서의
작품을 내놓은 벤 스틸러는 물론, 이 배우와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항상 행복하다고 여기고 있는 잭 블랙은
물론, 얼핏 이런 코미디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까지(다우니 주니어의 경우
이름 없으면 못 알아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ㅋ). 전 특히 코미디 영화는 아예 작정하고 판을 벌이는 경우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래서 더더욱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아무리 미국식 유머를 쏟아낸들,
이들이라면 100% 이해는 못할 망정 7,80%를 즐기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본전은 뽑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예스맨 (Yes Man, 2008)
감독 : 페이튼 리드
주연 : 짐 캐리, 주이 디샤넬,
개봉일 : 2008.12.18

앞서 얘기했던 잭 블랙과 마찬가지로 짐 캐리와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 중 하나입니다.
짐 캐리 영화가 특별한 것은 그 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인데, 그래서 짐 캐리 영화는 거의 고민하지
않고 항상 선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에이스 벤츄라>이후에 정말 '포복절도'할만한 영화는 많지 않았지만
<케이블 가이>같은 꽤 괜찮은 코미디 영화도 있었고, <트루먼 쇼>같은 좋은 드라마도 있었으며, <이터널 선샤인>
같은 제 인생 최고의 영화도 있었네요. 짐 캐리만으로도 볼만한 필요충분요소가 충족되긴 하지만, 여기에
주이 디샤넬이 출연한다니 이거 참 반가운 일이더군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해프닝>을 통해 좋아하는 여배우로 등극한 그녀의 출연은, 짐 캐리의 개그를 보는 것 과는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트와일라잇 (Twilight, 2008)
감독 : 캐서린 하드윅
주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개봉일 : 2008.12.10

일단 이 영화의 원작은 17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읽어보지 못한 터라 내용도 잘 알지 못하고
단순히 판타지이고, 뱀파이어가 나온다 라는 것 정도밖에는 알지 못하는 영화입니다. 판타지 장르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고 드라마 같은 장르에 비해서 집에서 블루레이나 DVD로 감상하는 것이 아닌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 더 효과적인 관람이 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놓치려고 하지 않는 장르이기도
합니다(아주 이상한 영화만 아니라면요;; 판타지 장르에서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좀 너그러운 감도 없지 않네요).
뱀파이어/청춘/멜로/액션 영화 인것 같긴 한데,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터라 그럭저럭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의외로 청춘 로맨스가 주가 된 영화인것 같군요.
이건 바로 오늘 확인하러 갑니다.





매직아워 (The Magic Hour, 2008)
감독 : 미타니 코키
주연 : 츠마부키 사토시, 아야세 하루카, 사토 코이치, 후카츠 에리
개봉일 : 2008.11.27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배우들이 아니라 감독 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미타니 코키는
바로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연출했던 감독인데, 워낙에 이 영화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관람한지라 그의 작품이라면
봐도 좋겠다 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츠마부키 사토시를 비롯해 주조연급 일본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는터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하구요. 알려진 바로는 일본에서 개봉된 버전에 비해 인터네셔널 버전은
삭제가 된 러닝타임으로 공개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국내 개봉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니
크게 문제 삼을 거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그렇다 해도 나중에 DVD가 출시될 때에는 일본 개봉버전이 실렸으면
좋겠군요~). 이 영화는 11월 27일 개봉한 영화인데, 집 근처에 자주 가는 극장들에서는 개봉하지 않고,
잘 가지 않는 극장들에서만 개봉을 하다보니 도대체 스케쥴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곧 내릴 것 같은데
과연 올해가 가기 전에 볼 수 있을지.....





렛 미 인 (Let The Right On Me, 2008)
감독 : 토마스 알프레드슨
주연 : 카레 헤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개봉일 : 2008.11.13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께서는 좀 의아스러우실지도 모르겠네요. '분명히 <렛 미 인>은 예전에 봤었는데'
하며 말이죠. 물론 <렛 미 인>은 개봉한 주에 관람을 했었습니다. 올해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에 당당히
선정할 정도로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었구요.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번 주 부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도
개봉을 시작했더군요.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볼 때는 좀 작은 스크린의 사이드에서 본 터라, 기회가 된다면
아트하우스 모모의 좋은 시설을 통해 한 번 더 관람할까 생각 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신작만으로도 소화하기
버거운 스케쥴에서 과연 이미 본 영화를 또 보기 위해 시간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긴 하네요;;;
참고로 <렛 미 인>과 더불어 <로큰롤 인생>역시 꼭 한 번 다시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렛 미 인> 고혹적 아름다움의 러브 스토리
<로큰롤 인생> 현자가 들려주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




과속스캔들 (2008)
감독 : 강형철
주연 :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개봉일 : 2008.12.03

이 영화는 사실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선입견이 가장 크게 작용했는데,
제목이나 포스터, 배우들을 봤을 때 그저 그런, 또 반복되는 코미디 드라마(계속 웃기다가 막판에 갑자기 눈물짜는)
겠구나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볼 생각이 없던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개봉 이후 주변의 보신 분들의 평이 하나 같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정말 최고다' 이런 것 까지는 아니었지만, 다들 12월에 볼만한 가족 영화다 부터,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박보영이라는 여배우의 발견이다, 편집이나 이야기가 괜찮다 등등 좋은 평들이
가득하더군요. 더군다나 이런 영화 잘 안보실 거 같은 분들이 하신 얘기라 더 와닿기도 했구요.

과속스캔들 _ 좋은 가족영화, 괜찮은 성장영화





굿바이 칠드런 (Au Revoir Les Enfanus, 1987)
감독 : 루이 말
주연 : 가스파스 마네스, 라파엘 페이토, 프랜신 라세트, 필립 모리에르 제노드
개봉일 : 2008.12.24

사실 루이 말 감독의 작품을 접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씨네큐브에서 루이 말 감독 특별전을
진행하면서 <마음의 속삭임> <라콤 루시앙>과 더불어 <굿바이 칠드런>을 선보이게 되었는데,
앞선 두 작품은 아직 보질 못했으나 <굿바이 칠드런>은 시사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루이 말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고, 예전 영화이긴 하지만(1987년 작입니다)
이미 본 경우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구요.
가볍지 않고 진중한 분위기에서 묻어나는 감동을 전해줄 것만 같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I Just Didn't Do It, 2006)
감독 : 수오 마사유키
주연 : 카세 료, 세토 아사카, 야마모토 코지
개봉일 : 2008.12.11

지금까지 영화들이 감독이나 배우들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된 케이스였다면, 이 영화는 카세 료가 뭔지 모를
심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저 포스터와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라는 끌릴 수 밖에 없는 제목에 이끌려
관심을 갖게 된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라는 제목과 포스터 하단에
'유죄 확률 99.9% 그 긴 투쟁이 시작된다!'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법정과 관련된 영화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렇게 아예 '유죄 확률 99.9%' 라는 것과 '내가 하지 않았다'라는 상충되는 단어를
전면에 부각시킨 것이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쉘 위 댄스>를 연출했던 수오 마샤유키가 얼마나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구성했을지도 궁금해지고, 카세 료와 야쿠쇼 쇼지의 연기도 기대되네요(지난 번 <도쿄!> 리뷰에도
썼던 말이지만, 최근들어 카세 료는 저에게 있어서는 그 어떤 일본 남자배우보다 자주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는
배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 2008)
감독 : 바즈 루어만
주연 : 니콜 키드먼, 휴 잭맨, 데이빗 윈햄
개봉일 : 2008.12.10

사실 12월 들어서면서 애초부터 가장 보려고 했던 영화는 <오스트레일리아>였습니다. <물랑루즈>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한 바즈 루어만의 매우 오랜만의 신작이기도 하거니와,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이 모여 이른바 '호주 3총사'가
만드는 호주 영화라 어느 정도 기대를 했던 것이었죠. 이 영화는 이미 시사회와 외국의 평들도 미리 접할 수 있었는데,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더군요. 그래서 살짝 주춤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볼 영화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러닝 타임이 제법 긴 이 영화(166분)를 평일날 보기엔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주말에 보자니 주말에나 시간 내어
갈 수 있는 극장에서 하는 영화를 봐야 하느라 미뤄지고 해서, 점점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대서사극을 표방한 영화들은 극 소수가 걸작의 평가를 받았고, 대부분은 너무 장황하고 폼을 잡는 탓에 실망이
커졌던 경우가 많은데,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도 후자의 평가를 받는 듯 하나, 일단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풍광을 즐기는 것 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바즈 루어만의 신작에 대한 큰 기대가 있던터라, 기대만큼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보긴 봐야 겠는데 이것 역시 시간내기가 관건입니다.





열흘 밤의 꿈 (Ten Nights of Dreams, 2007)
감독 : 아마노 요시타카, 이치카와 곤, 짓소지 아키오, 카와하라 마사아키, 마츠오 스즈키 외
주연 : 토다 에리카, 코이즈미 쿄코, 우지키 츠요시, 야마모토 코지, 마츠야마 켄이치 외
개봉일 : 2008.12.18

이 영화도 원래 부터 기대했던 영화가 아니라 12월 개봉작들을 둘러보던 중 눈에 띄게 된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를 본래 좋아하긴 하지만, 저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일본색'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기는 한데, 이런 포스터에서 풍겨나오는 일본색으로 인해 영화를 패스하려다가는 큰일 난다는 것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통해 완벽하게 느꼈기 때문에(다행히 극장에서 봤었죠 ^^),
이번 영화도 왠지 놓치면 안될 것 같더군요. 더군다나 옴니버스 형식이고 10명의 감독들에 색깔로 그려지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많은 배우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일본영화 팬으로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
될 것도 같구요. 큼지막하게 나온 마츠야마 켄이치의 뒤로 <린다 린다 린다>를 통해 얼굴을 익힌 카시이 유우가
보이네요 ^^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The Fall, 2006)
감독 : 타셈 싱
주연 :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개봉일 : 2008.12.04

판타지 영화라 하면 상상력을 스크린에 표현해 내기 위해 다양한 CG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더 폴>은 일단 놀랍게도 4년간 28개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촬영한 영상이 주를 이루는 판타지 영화입니다.
공개된 이미지들만 봐도 놀라움을 자아내기 충분한데, 이것들이 실제 존재하는 배경들이라는 점에서
영상만으로도 압도당하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도 감독인 타셈 싱은 R.E.M의 'Losing My Religion'
뮤직비디오를 만든 감독으로 더 유명한데,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했던 그의 전작 <더 셀>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 될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평은 이야기는 조금 미흡하지만
볼거리만으로도 황홀하다 라는 것이 중론인듯 한데,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놓치게 된다면 아마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겠죠. 아, 그리고 혹시 저 부제목이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의 경우처럼 스포일러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 영화는 상영관이 매우 적은데, 그 때문에 오랜만에 집과는 한참 떨어진 일산 롯데시네마를 가게 되었네요.
이번 주말 관람 예정입니다(너는 이미 질러져있다).

더 폴 _ 영화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타셈 싱의 동화





벼랑위의 포뇨 (Ponyo on a Cliff / 崖の上のポニョ, 2008)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성우: 야마구치 토모코, 나가시마 가즈시케, 아마미 유키
개봉일 : 2008.12.18

제 블로그를 예전부터 보셨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광팬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감독들 중에서도 손꼽는 분이기도 하구요. 제 닉네임만 봐도 어느 정도 지브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 <벼랑위의 포뇨>는 이런 제가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던 영화였죠.
물론 이 이전에 <게드전기>가 있긴 했지만(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실망하긴 했지만, 최악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었던
영화였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감독한 작품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후 제법 오랜만이라 일단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네요. 사실 포스터만 봐서는 그리 좋아할 만한 이야기는 아닐것 같긴 한데,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만 믿고 가보는 겁니다. 물론 또 한번 감동의 물결을 몰고 오실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겠죠. 결과야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많은 작품들 가운데 개인적으론 <벼랑위의 포뇨>가
가장 기대되는 영화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또 보고 나면 한동안(제법 오래) OST를 입에 달고 살게 되겠군요 ^^



다 정리하고 보니 과연 이 영화들을 12월 내에 다 소화할 수 있을지가 다시 한번 걱정이 드는군요.
물론 이 중에서는 1월에 보게 될 영화도 생기겠지만,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다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네요 ^^;
극장의 위치, 영화의 시간, 연말의 약속 들을 모두 고려하여 완벽한 스케쥴 표라도 하나 만들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마저 드네요. 일단 오늘은 <트와일라잇>, 내일은 <이스턴 프라미스>, 모레는 <더 폴>, 글피는 <트로픽 썬더>
혹은 <오스트레일리아>로 달려볼까 합니다. <매직아워>를 그 틈에 끼워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아, <과속스캔들>도요 -_-;; 그래도 행복하군요 --__--V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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