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콘서트
공작부인의 비밀화원

지난 4월 자신의 세 번째 솔로 앨범 '315360'을 발표했던 자우림의 리드 보컬 김윤아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하며 오는 7월 솔로 콘서트를 갖을 예정이다. 김윤아의 새 앨범과 콘서트 소식을 듣고 보니 문득 예전 한참 록 페스티벌을 다니던 시절 보았던 자우림의 그녀가 떠올랐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 안나는데 살짝 비오던 쌈지의 거의 마지막 무대 (그 날 마지막은 아마 이승환이었다)에 오른 자우림, 아니 자우림의 김윤아는 엄청난 포스를 갖은 록 밴드의 보컬이었다. 김윤아의 라이브를 실제로 본 사람들은 느낄 수 있었겠지만, 그녀의 카리스마는 강한 것 보다는 오히려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무대 위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웃으며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절로 '와~' 소리가 나곤 했었는데, 이렇게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장면이 기억나는 걸 보니 그녀의 기가 대단하긴 대단했던 것 같다.

팬들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자우림의 김윤아 만큼이나 솔로 김윤아를 기대하고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사실 그녀가 처음 내놓았던 솔로 앨범은 평소 그녀가 동경하던 해외 여자 뮤지션들의 스타일이 (bjork 등) 깊이 묻어나 아주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다. 물론 그녀의 솔로 1집이 아주 별로 였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쨋든 2집을 발표하며 그녀의 홀로서기는 더욱 견고해졌고 최근 발표한 3집 앨범 '315360'을 듣고 나니, 이제는 정말 김윤아 아니면 하기 어려운 그녀 만의 음악 세계를 거의 완성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윤아 만의 것이라면 '강한 것'보다는 역시 '묘한 것'을 들 수 있을텐데, 이런 면이 이번 앨범에는 아주 잘 담겨 있다. 곡 자체 역시 단순히 서정적이고 시적인 것을 넘어서서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깊고 따듯한 분위기로 듣는 이를 젖어들게 하는 보컬과 동시에 마치 고양이처럼 앙칼지지만 애교스러운 그녀 특유의 보컬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이 더 깊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면 이전 솔로 앨범들과는 다르게 누군가의 아내임은 물론, 누군가의 엄마인 김윤아가 노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그녀의 솔로 앨범에서는 물론 성찰이라는 테마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이번 앨범이 가장 깊은 성찰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하겠다. 따지고보면 그녀가 속한 자우림도 자주 그랬고, 솔로 앨범들은 더더욱 일종의 컨셉 앨범이었던 적이 많았다. 이런 면에서 그녀가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과 전체적인 컨셉에 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는 이 앨범은 그녀의 깊이가 가장 잘 묻어난, 31만 5160시간을 살아온 김윤아가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부터 김윤아에게는 왠지 모를 '공작부인'의 포스가 느껴졌었는데, 이번 단독 콘서트의 컨셉은 이를 그대로 반영한 '공작부인의 비밀화원'이다. 콘서트의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아! 이건 너무 김윤아스럽다!' (요즘 표현으로 '너무 김윤아 돋는다!')싶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항상 컨셉 성격이 강하고, 스토리텔링이 강한 그녀의 음악으로 미뤄봤을 때 어쩌면 앨범 만큼이나 효과적인 것이 콘서트가 아닐까 싶었다. '비밀화원'이라는 제목답게 무대 가득 꽃과 풀이 만발한 가운데,(이거슨 상상;) 그 한 가운데 앉아서 나즈막히 또는 고양이처럼 노래하는 김윤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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