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 2008)
계속되는 심심한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판타지 소설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엄청난 성공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니아 연대기'의 원작 자체도 평가절하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만을 고려해봤을 때는 이 같은 평가가 절대 과한 것이
아닌 듯 하다. 1편을 볼 때에는 '반지의 제왕' 때문에 나도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보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비슷한 판타지 장르이기도 했고, 월트디즈니에서 나름 야심하게 준비했던 시리즈 물이라 그 처음인 1편을
반드시 감상해야 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1편은 전체적으로 (굳이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조금 심심한 분위기였고, 임팩트나 재미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많은 작품이었다. 사실 시리즈로 구성되는
판타지 영화의 첫 편은 그 세계에 대한 설명이나 캐릭터의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영화적 재미
면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지막의 전투씬 한 장면을 제외한다면 그리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을 정도로 아쉬움이 더 큰 영화였다.

그래서 이번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는 좀 더 기대를 했었다. 나는 원작은 읽어보지 않아서
영화의 사전 정보라고는 1편의 내용이 전부였는데, 스토리상의 의아한 부분은 재쳐두고 라도, 2편 역시
마찬가지로 임팩트가 부족하고 심심한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스포일러 있음)

일단 초반에 가장 놀랐던 것은 부쩍 커버린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특히 막내였던 '루시'는 예전에 꼬마소녀에서
이제는 그냥 '소녀'가 되어버린 느낌이었으며, 에드먼드 역시 어린 소년의 느낌을 완전히 벗어버린 완소남이
되어있었다.
일단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상으로 의아하게 느껴진 점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에 관련된
글들을 읽어보니 원작에서와는 다르게 해석된 부분들이 아주 많았다. 일단 4명의 왕들, 특히 피터는 4명의 형제들
중에서도 제왕으로서 리더쉽과 권위가 있는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좀 이기적이고,
주변에 말을 잘 듣지 않고 잘못된 전략으로 실패를 하는 등 리더로서 부족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캐스피언 왕자는 원작에서는 나이도 훨씬 어리고, 무엇보다 피터를 대함에 있어 제왕으로서 깍듯이
존경을 다하는 것으로 나온다던데, 영화 속에서는 무려 1300년을 거슬러 돌아온 제왕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나도 왕자니까 별로 부족할 것 없다는 식의 대등한 관계로 그려져 조금 의아했었다.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성격도 원작과는 조금씩 달라진 듯 했는데, 원작의 성격을 알고 나니 그냥 원작 그대로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감독인 앤드류 아담슨은 이 영화를 판타지 장르 안에서,
소년이 어른으로 커가는 성장영화로 만들려고 더 애썼던 것 같다. 물론 소년,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운데 따지고 보면 성장영화가 아닌것이 어디 있겠느냐 만은, '판타지'라는 특수 장르에 있어서는
분명 '성장영화'보다는 '판타지'가 일단 주가 되고, 성장영화의 요소는 뒤를 적절히 받쳐주는게, 더 미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액션에 있어서도 사실 전편보다 그리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다. 전편에 비해 액션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사실 그 화려함만 가지고 본다면, 전편의 마지막에서 모든 종족이 몰려나와 싸웠던 전투에 비하자면, 나니아가
멸망한 뒤라 그런지 그리 다양성이나 화려함이 느껴지는 전투씬은 아니었다. 그리고 언제나오나 기다리기
목빠진 것에 비하면 아슬란의 활약은 미미한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최고로 결정적인 순간에 아슬란이 등장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면 더 영화적이었을 텐데, 이미 전쟁에서 패하고 퇴각하는 적을 소탕하는 장면에서 등장해
오래 기다린 것에 비하면 활약도가 아쉬웠다.

<나니아 연대기>는 다른 블록버스터 들에 비해 월트디즈니의 작품으로서 전 연령대를 상대로 한다는
장점이 있는데, 어린이들이 좋아할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왕위를 둘러싼 가족간의 암투라던지, 또한 왕위를
둘러싼 모략과 배신의 설정등은 아이들이 즐기기에는 조금 무거운 감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러닝타임이
2시간 반이나 되는터라 어느 정도 흥행을 이어갈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듯 싶다. (최근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다보면 <쿵푸 팬더>의 예고편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반응도 매번
아주 좋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의외로 <쿵푸 팬더>가 흥행할지도 모르겠다)

1편도 2편도 조금 심심한 선에서 그쳤지만, 3편과 4편이 나오더라도 보게는 될 것 같다 ^^;



1.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카데미 수상자가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

2. 전투중에 '5분만 쉬자' '3분만 쉬자'등등 쌩뚱맞은 대사가 나오는데, 이것이 웃음을 유도한 것인지,
   진지하게 했는데 우습게 들린 것인지 잘 모르겠다 --;;

3. 리암 니슨의 목소리는 전편에 비해 활용도가 낮아서인지, 아주 인상적이진 않았다.

4. 영화를 보기전까진, <캐스피언의 왕자>라서 '캐스피언'이 무슨 지명 쯤 되는 줄 알았었다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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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_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판타지 소설 계의 마스터피스 중의 하나로 불리우는 나니아 연대기.

사실 원작 소설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보았는데,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원작을 읽었던 사람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나 영화화 과정에서 많은 생략이 있었고,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이 각각 있었던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만큼의 감흥을 충분히 전해주었다.

주연 캐릭터 중 가장 어린 '루시' 역할의 아역 배우는 다코타 패닝 이후 잠시 시들해졌던

귀여운 캐릭터의 선두주자로 앞서나가기에 충분한 연기를 펼쳤으며,

반지의 제왕과 킹콩 등으로 인해 높아질대로 높아진 눈 높이을 감안한다면

만족할만한 컴퓨터 그래픽도 선보였다.


영화의 라스트씬에 해당하는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는,

그 구성원들의 특이함 때문인지 다른 영화에서는 접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얻을 수 있었으며, 가장 멋진 캐릭터인 '아슬란'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리암 니슨의 포스는 스타워즈 때보다도 더 강하게 뿜어져나왔다.


물론 어린이층을 대상으로 한 월트디즈니의 영화 답게, 논리적인 고민할 필요없이

너무도 이야기가 술술 잘 풀려나가는 듯한 전개를 펼치긴 했다(이 부분은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생략된 부분이 많아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부분도 작용한듯).

또한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이 산타가 무기상으로 그려진 부분도 많은 논란거리가 될듯

(틀에 박힌 유니폼의 산타의 이미지와는 달리 정말 그럴법한 이미지는 괜찮았다).


판타지 영화의 팬으로서 이 정도면 나무랄데 없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또한 다시 한번 디지털 상영의 장점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7권의 내용을 하나로 묶은 양장본이 새로 출시되었던데 심하게 고민이 된다.


하지만 읽을 책들이 밀려있음으로 일단 pass.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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