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된 환경에서 다시 본 <옥자>

(Okja, Dolby Atmos, 2017)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를 다시 보았다. 이미 리뷰 글을 통해 '옥자'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처럼 집에서 즐겨볼 수도 있었으나 동시에 극장 상영을 한다면야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개봉일에 맞춰 다른 개봉 영화들처럼 극장을 찾아 관람을 했었다. 오히려 극장에서 한 번 보고 나서 글을 쓸 때 명확히 기억이 나질 않거나 다시 보고 싶은 장면들을 집에 와서 바로 넷플릭스로 다시 볼 수 있어서 편리한 점도 있던 옥자의 동시 상영에 대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이미 두 번 아닌 두 번의 감상을 했음에도 또 한 번 극장에서 '옥자'를 보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과 소스의 환경 때문이었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길 즐기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경험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감상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영화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극장이라 하더라도 일부러 힘들게 찾아가 관람을 하곤 하는데, 그건 모두 첫 번째 관람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환경에서 하고 싶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의 경우 비록 첫 번째 관람 시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최적의 선택이었던 '극장 상영' 자체를 선택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는 없었으나,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이 기회를 뿌리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 리뷰를 오랜 기간 해온 리뷰어로서 돌비 애트모스 (Dolby Atmos) 사운드 시스템은 아주 익숙한 편인데, '옥자'를 바로 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파주에 위치한 명필름 아트센터를 지난 주말 찾게 되었다. 참고로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는 지인의 사무실이 근처에 있어서 몇 번 방문해 본 적이 있었는데, 카페를 즐기거나 다른 구경을 해 본 것과는 달리 정작 영화를 관람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시나 소문대로 영화 감상에 아주 쾌적한 환경이었고, 이번에 감상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비롯해 상영 시스템도 깔끔해서 영화 감상에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환경이었다. 파주라는 거리를 감안할 때 자주 방문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이번 '옥자'의 경우처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상영되는 작품을 관람하고자 할 때는 먼 거리를 달려 방문한 보람이 충분히 느껴질 만한 극장 환경이었다.





영화 상영에 앞서 간단히 돌비 관계자 분이 나와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상영될 영화 '옥자'의 사운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가 다른 사운드 포맷들과 가장 차별되는 점이라면 스피커를 활용함에 있어 단순한 채널의 개념이 아니라, 객체 기반의 개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5.1 채널, 7.1 채널 등과 같이 리어와 서라운드, 우퍼 등으로 이뤄져 각각의 채널에 위치에 맞는 사운드를 분리해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천장을 비롯해 좌우 후면에 이르기까지 훨씬 더 많은 수의 스피커들 하나하나를 독립적으로 활용하여 각각의 원하는 위치에 감독이 원하는 사운드를 담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주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화면에서 소리의 움직임이 전후 좌우로 이동할 때 다른 사운드 시스템에 비해 훨씬 더 여백 없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휘감을 수 있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영화를 만든 감독의 본래 의도를 현재로서는 가장 제대로, 디테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 역시 명필름 아트센터를 찾아 '옥자'를 관람하고는 자신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며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그렇게 돌비 애트모스로 다시 보게 된 '옥자'는 조금의 과장을 더해 처음 보았을 때와는 조금 달라진 영화였다. 확실히 사운드의 장악력이 압도적이다 보니 장면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감정이 더 짙게 느껴졌으며, 특히 영화의 여러 추격과 액션 시퀀스를 좀 더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초반 미자가 산을 내려와 미란도 본사에서 트럭을 쫓는 시퀀스는 좌우보다는 상하의 움직임이 많은 장면인데, 스크린을 기준으로 전후로 이동하는 사운드가 확실히 더 귀에 느껴졌으며, 인트로 장면에서 흐르던 수록곡 역시 전체적으로 하나의 사운드로 섞여 들린다기보다는 독립적으로 들리는 동시에 공간감 있게 펼쳐지고 있어서 오히려 더 장면에 잘 녹아드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보통의 사운드로 감상할 때보다는 공간감과 거리감이 탁월해서 인물들이 거리를 두고 대화를 나누거나 또는 인물을 중심으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곳에서 들려오는 사운드들의 거리감이 좀 더 선명하게 전달되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 않는 부분인데, 오히려 이렇게 전체적인 사운드의 공간감이 느껴지는 것에 비례해 센터에서 전달되는 대사 전달이 훨씬 더 선명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영에서는 감상할 수 없었지만 '옥자'는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된 것은 물론, 돌비의 새로운 이미지 기술인 돌비 비전 (Dolby Vision)으로도 제작되었다. 2017년 출시된 LG OLED TV 모든 모델, 마찬가지로 올해 출시한 LG의 스마트폰인 LG G6이 돌비 비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면 돌비 비전으로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참고로 돌비 비전은 HDR 기술을 통해 더 선명한 색상과 명암, 밝기 그리고 깊은 블랙과 입체감을 제공하는 포맷으로 마치 돌비 애트모스가 그러했듯이 돌비 비전까지 더해진 '옥자'를 경험해 본다면 또 어떤 감흥을 선사할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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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돌비 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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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Okja, 2017)

부조화의 조화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아쉬움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되어 더 큰 화제, 아니 영화 외적인 요소로 더 많은 말들이 먼저 오갔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종합하는 성격이 강한 동시에, 전작 ‘설국열차’가 그러했듯이 근본적으로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만든 한국영화라 할 수 있겠다. 어떤 감독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성격의 작품들의 경우 아주 분명하게 장단점이 드러나곤 하는데 ‘옥자’ 역시 그러하다. 전체적으로 스토리와 구성 측면에서 ‘괴물’, ‘플란다스의 개’와 겹쳐지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아무래도 장점들만 (꼭 장점들만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뽑아 하나로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겪다 보니 각각의 깊이는 떨어질 수 밖에는 없고, 순간순간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 헐거워지는 측면이 발생한다. 재료가 너무 다양한 탓에. 그리고 그 재료들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탓일까. 그 재료 하나하나는 다른 완제품의 맛과 대등할 정도로 매혹적이었지만, 모두를 버무린 ‘옥자’라는 요리의 맛은 오히려 조금 싱거운 맛이었다. 차라리 섞어 먹지 말고 따로 하나 씩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본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봉테일’이라는 그의 별명은 그의 팬들과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영화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디테일을 찾는 것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이점 역시 초반에는 봉준호라는 감독의 세계관에 매력을 느끼게 하고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 것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하다. ‘옥자’라는 제목과 슈퍼돼지 그리고 글로벌한 세계관은 그 자체로 이질감을 주는데, 이건 봉준호 영화가 항상 선호하는 방식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조화를 억지로 만들어 내기보다는 부조화 그 자체를 아슬아슬하게 버무려내는 기술, 그리고 크기로만 따지자면 비교가 되지 않는 거대한 음모 혹은 이야기 속에 원치 않게 놓여 버린 소시민 주인공. 마지막으로 그 주인공이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선택 혹은 마주하게 되는 극도로 현실적인 결말. 이러한 봉준호 세계관의 익숙함은 ‘옥자’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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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봉준호의 영화적 구조가 반복되었음에도 매번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했던 것은 그 커다란 구조적 세계관과 디테일한 설정들의 유기적인 연결 고리와 조화 때문이었다. 봉준호의 이야기들은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될까?’를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라기보다는 순간순간에 흥미를 느끼는 중에 나도 모르게 결론에 달해 있을 정도로 그 과정의 리듬과 긴장감을 즐길 수 있었다. 관객의 대부분이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살인의 추억’과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제사건을 주제로 했지만 관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거 혹시 범인이 잡혔었나?’라고 착각을 하게 될 정도로 과정의 치밀함과 영화 만의 스토리텔링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옥자’ 역시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야기의 구조를 파악하게 되면 어렵지 않게 전개 과정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옥자’는 가축이 아닌 가족으로서 등장하는 ‘옥자’라는 슈퍼돼지 캐릭터를 통해 아주 직접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과 이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숨은 메시지를 어렵게 찾아낼 여지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 봉준호의 영화들이 매번 그래 왔던 것처럼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다 알고 있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관객들을, 알지만 사실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끌어당겨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 유혹의 강도가 솔직히 그리 강하지 못하다. 익숙한 이야기들은 익숙한 대로 마무리되고 그 과정의 리듬 감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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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크레디트를 보며 유명한 배우들의 이름과 스텝들의 이름들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더 주목했던 이름은 음악을 맡은 정재일이었는데, 본래 그의 팬이었기에 그가 맡은 영화 음악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크레디트 상으로는 정재일 외에 젬마 번즈가 함께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옥자’의 음악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너무도 분명해 보였으나, 그래서 너무 직접적이고 오히려 장면 자체를 설명하려 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흔히 장면의 감성과 정반대 되는 음악을 선곡해 그 감정을 더 극대화시키곤 하는데, ‘옥자’의 음악 역시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결과는 ‘그런 시도를 하려 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 그칠 뿐이었다. 


앞서 봉준호의 영화들이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 세계관들을 동시에 가져와 균열에 가까운 부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매력이라고 했는데, ‘옥자’의 몇몇 장면들과 음악은 아쉽지만 그저 균열과 이질감에서 멈춰버린 경우가 많았다. 이건 아마도 더 많은 관객, 그러니까 더 다양한 나라의 관객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걸 감독은 물론 모든 스텝들이 인지한 상태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 일종의 부담감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부담감(기대감)이 없을 땐 오히려 본인이 원하는 100%의 색깔을 내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좀 더 대중적인 색깔, 더 많은 색깔을 포용해야 된다는 의도가 오히려 한 두 가지 색을 분명히 낼 때보다 여러 측면에서 흐려진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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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에는 몇 번의 빠른 전개 시퀀스가 등장한다. 수평으로 수직으로 인물들이 추격의 형태로 이동하는 장면들은 이 장면 이전까지 끌고 오던 이야기의 긴장감을 배가 시키며 그대로 속도감을 더해 단 번에 다음 단계로 이동시키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옥자’의 경우는 그 이전에도 확실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도 컸지만 결정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추격의 장면들이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빛나는 유머들이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로, 그 시퀀스가 끝나고 난장판이 된 채 남겨진 배경을 보면 ‘휴~’하며 잠시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돌리기보다는 조금 허무한 감정이 들뿐이었다. 캐릭터들의 경우도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연상될 정도로 전형적으로 과장된 인물들이 많았는데, 본래 좋아하던 배우들이어서 더 아쉬움이 느껴졌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웠던 것도 아니고, 그 과장됨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이해되었지만,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 의도가 영화 전체와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에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째 느끼는 것보다 더 별로라고 하는 것 같은 글이 되어버렸지만, 그건 진심으로 별로여서라기보다는 더 좋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옥자’에서도 여전히 장면의 디테일, 설정의 디테일 하나하나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봉준호가 이 이야기를 통해 영화에서 결론을 낸 방식 역시 여전히 의미 심장하고 앞으로의 고민과 옅은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모두를 계몽하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현실적인 (그것이 절반 이상의 실패 혹은 극소수의 승리라 할지라도)한 걸음 걷는 것을 택하는 봉준호 세계관의 결말은 이번에도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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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를 봤던 이 날, 삼겹살을 저녁으로 먹자는 말에 단호히 거절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옥자’ 때문이었다. 적어도 한 동안은 어쩔 수 없이 먹지 못하지 않을까. 바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한동안은 고기를 먹지 않는(못하는) 것이, 이 영화와 마찬가지로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것 같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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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루크 케이지 (Netflix : Luke Cage, 2016)

할렘의 진짜 흑인 영웅



마블의 새로운 영웅 루크 케이지는 기존 영웅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가 흑인이라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백인 영웅이 아니라는 피부색 만의 차이가 아니라, 할렘으로 대표되는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다른 마블 작품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까지 확장되면서,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좀 더 긴 호흡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또는 다른 색깔)의 히어로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 '루크 케이지'는 앞서 언급한 '흑인'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다른 마블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직선적이고 또 느린 전개를 갖고 있는, 어쩌면 조금은 심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엄청난 괴력과 모든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 피부를 가진 '루크 케이지'는 그 능력에 비해 화려한 액션 장면이나 볼거리는 선보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루크 케이지에 빗대어 할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데어데블'과 비교해서도 그리 치밀한 이야기 전개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그럼에도 '루크 케이지'가 흥미로웠던 건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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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흑인 음악을 비롯한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는 팬으로서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겟 다운'이 이를 제대로 선보일 것 같아 큰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히려 '루크 케이지'가 더 스스로 흑인 문화, 사회의 대변인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극 중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클럽 할렘'스 파라다이스에서는 라파엘 사딕과 페이스 에반스가 직접 등장에 공연을 펼치고, 노토리어스 BIG의 거대한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또한 후반부 에피소드에는 메소드멘이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그는 극 중에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루크 케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랩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팝의 이발소 내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깨알 같은 NBA 관련 잡담들을 전해 들을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잡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평소 흑인 문화에 관심이 덜하거나 관련 지식이 없는 이들이라면 그야말로 무슨 얘기인지 모를 잡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안그래도 히어로물 치고는 볼거리가 많지 않은 시리즈의 특성상 그다지 큰 흥미를 갖기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흑인 문화의 저변이 짙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역시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의 문제를 동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영웅담, 그러니까 판타지가 아닌 진짜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당장의 현실에 필요한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데어데블 시즌 1,2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루크 케이지'와 접점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네요. 마찬가지로 '제시카 존스'도 그렇고요.


2. 후드를 뒤집어 쓴 흑인 영웅이라는 점은 현실에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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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만다 녹스 (Netflix : Amanda knox)

살인사건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어두운 자화상


몇 해 전 해외토픽으로 연일 이슈가 되었던 한 살인사건이 있었다. 이탈리아 페루지아 지역에서 벌어진 영국 유학생 살인사건이 그것이었는데, 이 살인사건에 범인을 두고 아만다 녹스라는 여성이 도마 위에 올라 몇 차례의 재판을 통해 유죄와 무죄를 오고 가는 판결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그녀의 이름인 '아만다 녹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이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처음 사건이 일어나던 시기부터 모든 재판이 끝나는 시점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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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장르의 다큐멘터리로는 역시 넷플릭스의 간판 작품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살인자 만들기 (Making a Murderer) '를 들 수 있는데, '살인자 만들기'가 오랜 시간에 걸쳐 사건을 완벽하게 해부하고 그 가운데 잘못된 지점들을 발견해 내 살인자로 지목된 스티븐 에이버리의 무고함의 측면을 세세하게 말하고자 한 것과 달리, '아만다 녹스'는 살인사건의 과정과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다루지만 핵심은 그보다 이 살인사건을 둘러싼 다른 것들의 경솔함 혹은 무책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아만다 녹스와 그의 남자 친구가 직접 인터뷰어로 등장하는 등 희대의 악녀 (혹은 변태 살인자)로 몰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그들의 입장에 서서 억울함과 무죄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아만다 녹스가 영화 속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살인자라고 생각한다면, 또는 그렇지 않다면... 각각 나는 어떤 사람으로 생각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하나의 살인사건을 두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억울한 희생양도 희대의 악녀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이 이 사건을 이토록 자극적 쟁점으로 부각하였는지, 이 사건을 둘러싼 다른 것들(사람들)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드리운다. 팩트 체크도 없이 오히려 팩트를 일일이 체크하게 되면 타이밍을 잃게돼 다른 언론사에 특종을 빼앗겨 버리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자(언론)의 모습은, 이 작품이 이 사건을 통해 전하고자 한 씁쓸한 현재의 결론과 같다 (이 기자가 초반에는 제법 유능한 기자로 묘사된다는 점이 더 흥미롭다).


누군가가 목숨을 잃고 또 누군가가 억울하게 살인자라는 (그보다 더한 굴욕적 주홍글씨까지) 누명을 쓰게 될 수도 있는 사안을 두고, 누군가는 자신 만의 사리사욕을 위해 자극적인 측면만 부각해 이슈를 만들고, 그 이슈에 함몰되어 대중들 역시 쉽게 판단하고 휩쓸려 버리고 마는. 그리고는 또 쉽게 잊어버리면 끝나는 일련의 과정들은, 아만다 녹스가 진짜 살인자인가 아닌가 하는 것보다도 더 밝혀내기 어려운 현대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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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A Netflix Original Series : Stranger Things)

80년대를 추억하게 만드는 장르영화의 선물세트



딱 봐도 8,90년대스러운 이미지에 끌려 보게 된 8부작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는, 그 특유의 신디사이저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타이틀 영상 만으로도 단 번에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음악과 추억을 바로 소환하는 타이틀 영상의 폰트 디자인은, 어린 시절 CIC비디오들을 통해 보았던 수 많은 헐리웃 영화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타이틀만 보고도 '아, 이 시리즈는 추억을 소환하려고 작정했구나'싶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그리고 그 작정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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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이야기 속에서는 여러가지 추억의 작품들을 쉽게 떠올려볼 수 있다. 일단 주인공 아이들의 모습은 '구니스'와 닮아 있고 미지의 존재인 일레븐은 마치 'E.T'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기본적으로 'E.T'와의 유사점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아이들이 일레븐을 숨기는 것이나 자전거를 무리 지어 타거나, 음모를 꾸미는 어른들을 피해 도망을 가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또 극중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캐릭터의 모습에서는 흡사 '미지와의 조우'의 장면들이 겹쳐진다. 그 밖에도 '에일리언'이나 '폴터가이스트' '나이트메어' 등 어린 시절 호기심 가득하게 보았던 많은 SF/공포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들이 넘처난다.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좀 더 자세히 비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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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오마주가 되려면 원작의 요소들을 단순히 가져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요소들을 잘 활용하여 또 한 번 재미있는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해내야 하는데, '기묘한 이야기'는 혹여 80년대 SF영화들에 대한 추억이 없더라도 충분히 빠져들 만한 꽉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 8화로 이뤄진 구성도 한 호흡으로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빠져있으며, 작품 곳곳에 녹아 들어 있는 추억의 아이템과 정서들을 발견하는 것 만으로도 벅찬 작품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캐스팅이 완벽하고, 이야기 측면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위노나 라이더와 경찰 서장) 그리고 윌의 형과 마이크의 누나가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 동시에 하나의 사건에 각각 접근해 가는 방식 역시 짜임새가 훌륭하다. 


어린 시절 스필버그의 SF영화들을 비롯해, 당시 유행하던 공포/미스테리 영화들과 스티븐 킹의 작품들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거의 '무조건' 봐야 할 시리즈라 아니할 수 없겠다. 다행히 시즌 2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Netflix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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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살인자 만들기 (Netflix _ Making a Murderer)

긴 호흡으로 즐기는 치밀한 다큐멘터리



최근 국내에 런칭한 넷플릭스 (Netflix)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서비스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유익하고 볼 만한 작품이라면 역시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작품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기존 다른 IPTV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들 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완성도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작품들을 여럿 만나볼 수가 있어서 반가운데, '살인자 만들기'는 그 중에서도 단연 손꼽을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SBS에서 방영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시즌제로 만나는 느낌인데, 긴 호흡으로 하나의 사건을 차근 차근 그리고 치밀하게 다루는 이 다큐멘터리는 그 어떤 극 영화 못지 않은 극적인 재미와 흥미 그리고 분노와 답답함을 느끼게 만드는 몰입도가 무척 높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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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만들기'는 무려 10년 이라는 시간을 들여 제작한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실화'와 '다큐멘터리'를 굳이 또 한 번 강조하는 이유는 스티븐 에이버리를 중심으로 겪게 되는 이 사건과 법정 공방의 긴 이야기가 마치 수준급의 스릴러 작가가 공들여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실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극적인 요소가 많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실화가 허구의 이야기보다도 더 허구 같은 경우는 가끔 만나볼 수 있는데, '살인자 만들기'가 그 가운데서도 첫 번째 손에 꼽을 만한 다른 이유는 실존 인물들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캐릭터스럽다는 점이다. 일부러 저렇게 딱 맞는 배우들을 찾아 캐스팅을 한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실존 인물들은 주인공 스티븐 에이버리를 비롯해 검사, 경찰, 변호사, 주변 인물 등 모두가 관련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들을 하고 있다. 만약 이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접하게 된다면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미드라고 보는 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 실존 인물들이 주는 극적인 몰입감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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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세월을 쫓아가며 사건을 다룬 점이 바탕이 되기는 했겠지만, 그렇다 해도 이를 10화에 달하는 하나의 시즌으로 제작한 것과 하나의 시즌이 다 끝날 때 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연출과 편집은 '살인자 만들기'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첫 번째 이유다. 아마 제작진이 가장 고심했을 부분은 무고하게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스티븐 에이버리가 다시 금 살인 혐의를 쓰고 재판을 받고 투옥하게 된 (진실 여부는 일단 떠나서라도)이 억울함을 시청자가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을 텐데, 긴 호흡에도 차근 차근 증거 중심으로 논리적으로 풀어낸 방식은 억울함을 넘어서 분노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반대로 그랬기 때문에 조금은 일방적으로 스티븐 에이버리의 편에 서 있는 작품의 시선이 실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물론 이 작품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 만으로도 스티븐 에이버리가 무죄라고 판단하기에 충분하기는 하지만 이 사건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실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추가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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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완성도나 매력을 떠나서 '살인자 만들기'처럼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다큐멘터리를 제작 가능한 환경에 대한 부러움도 컸다. 그리고 이를 제작한 넷플릭스라는 회사가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또 한 번 신뢰를 가질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만약 아직 넷플릭스를 결제 해 놓고 어떤 걸 봐야 할지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한다. 단, 짜증을 넘어선 분노가 일 수 있다는 점은 꼭 미리 체크하시길.


1. 무려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음악을 맡고 있다는 점!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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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인 타임 (Back in Time, 2015)

백 투 더 퓨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변화시켰나


지난 해 10월 21일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백 투 더 퓨처'의 탄생부터 현재 이 작품이 갖는 의의에 이르기까지 진심으로 이 작품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입장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가 바로 제이슨 아론 감독의 '백 인 타임 (Back in Time, 2015)'이다. 최근 국내에 런칭한 넷플릭스를 둘러 보던 중 발견하게 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백 투 더 퓨처'의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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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다른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백 인 타임' 역시 '백 투 더 퓨처'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시간 여행 영화라는 것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스튜디오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던 일이나, 마이클 J.폭스의 스케쥴로 인해 결국 그를 캐스팅하지 못하고 에릭 스톨츠를 캐스팅하여 5주 동안이나 촬영을 진행했던 일이나,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인 자리에서 마치 '스타워즈'같은 작품에서나 가능할 법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얻은 일 등 '백 투 더 퓨처'에 관한 흥미로운 제작 뒷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열혈 팬들이라면 상당 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실제 제작에 참여했던 스텝과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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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다면 '백 인 타임'은 조금은 평범한 영화가 되었을 텐데, 그 보다 더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던 건 바로 '백 투 더 퓨처'의 열혈 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사랑하고 이로 인해 삶에 깊은 영감을 받게 된 팬들이 이 영화의 영향력 아래에서 어떠한 일들을 만들어 내고 삶을 살아갔는가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는, 반대로 '백 투 더 퓨처'가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가를 다시 한 번 끄덕이게 만든다. 극 중 등장하는 타임 머신인 드로리안을 갖기 위해 혹은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나, 영화 속 호버보드를 실제로 연구하여 만들어 낸 팬들, 그리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마이클 J.폭스와 함께 이 병의 치료방법 연구를 위해 자원봉사와 여러 사회활동을 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즉, '백 인 타임'은 '백 투더 퓨처'의 여러 트리비아를 통해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에 그치는 팬무비가 아니라, 이 영화의 팬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영화를 얼마나 위대하게 만들었는지, 반대로 이 영화의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변화시켰는지를 소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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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백 투 더 퓨처'의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봐야 할 작품이라고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이런 다큐영화 감상으로는 드물게 뭉클해 지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던, 여러모로 흐뭇했던 영화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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