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매년 상반기와 연말 혹은 연초에 가장 인상적으로 본 영화들을 '좋은 영화 베스트'라는 식의 이름으로 정리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어느 덧 6월이 훌쩍 지나고 2011년 상반기를 결산해볼 시간이 다가왔다. 간단하게 총평을 해보자면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좋은 인상적인 영화들의 숫자가 조금은 적어진 듯 싶다. 지난해 상반기에 리스트를 꼽을 때에는 외국영화 만으로도 10작품을 쉽게 꼽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영화를 포함하여 딱 10작품을 선정할 수 있었다. 참고로 언제나 그렇듯이 선정 기준은 완전 개인적이며, 더 많은 좋은 영화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정리해 보았다.

(순서는 관람 순) 




1. 윈터스 본 (Winter's Bone, 2010)
소녀는 울지 않는다
http://www.realfolkblues.co.kr/1430 



제니퍼 로렌스 라는 여배우의 발견. 인생을 다 겪은 듯한 소녀의 표정과 몸짓 모두가 인상적이었다. 제목만 들어도 으슬으슬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작품.






2. 라푼젤 (Tangled, 2010)
디즈니가 가장 자신있는 마법의 세계
http://www.realfolkblues.co.kr/1440



'라푼젤'에서 보여준 디즈니의 마법은 여전했다. 디즈니는 이런 식으로 가면 된다. 픽사를 억지로 따라할 필요도, 오로지 기술적인 측면에만 매진할 필요도 없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자신들이 해왔던 방식에 근거하여 조금씩 보완해 가면 된다. 갑자기 너무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려 하기보단, 서서히 스타일 변신이 아닌 보완을 하면 될 듯.

 




3. 혜화, 동 (Re-encounter, 2010)
상처를 인정하는 방식
http://www.realfolkblues.co.kr/1443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국내 영화 중 한 편. 스물 셋 혜화의 지난 겨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상처를 인정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 민용근 감독과 혜화 역의 유다인 씨를 비롯한 이들의 정말 투혼에 가까운 관객과의 대화 릴레이는 올해 그 어떤 영화 마케팅 방법보다 진실되고 값진 것이었다.





4. 블랙 스완 (Black Swan, 2010)
극한의 백조의 호수

http://www.realfolkblues.co.kr/1447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촬영 방식을 택한 반면,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통해 판타지에 가까운 극적 변화를 담아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야심작. 후반 부 백조의 호수가 시작되며 치닫는 극의 과잉된 리듬은 심장을 미치도록 요동치게 한다.

 





5. 파수꾼 (Bleak Night, 2010)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애처로운 간극
http://www.realfolkblues.co.kr/1451

역시 올해의 국내 영화!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무게감은 지금까지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적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깊은 것은 물론, 과연 나는 기태였을까, 희준이었을까 아님 동윤이었을까를 떠올려 보게 했던 올해의 발견!






6. 두만강 (Dooman River, 2009)
경계와 경유 그리고 약속
http://www.realfolkblues.co.kr/1454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전작들과는 달리 상당히 감정적이고 극적이며 떨려오기까지 하는 작품이었다. '삶의 슬픔이 침묵으로 흐른다'는 올해의 카피 후보. 개인적으로는 장률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와닿았던 작품.






7. 수영장 (Pool, 2009)
꿈만 같은 치유의 슬로우 무비

http://www.realfolkblues.co.kr/1471



보는 내내 평화로움이, 보고나서는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지에 대해 말이 아닌 그림 같은 장면으로 보여주는 영화. 위의 저 장면은 앞으로 후반기에 어떤 영화의 명장면이 나온다 하더라도 올해의 명장면으로 이미 결정.






8. 세상의 모든 계절 (Another Year, 2010)

메리를 둘러 싼 삶의 온도

http://www.realfolkblues.co.kr/1485



마이크 리의 전작 '해피 고 럭키'와 마찬가지로 마냥 행복한 영화라기 보다는 그 안에 삶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담은 작품. 노년에 접어든 마이크 리에게 삶이란 결국 이런 깊이로 와닿는 것일까. 영화 속 메리에게서 나를 보게 되느냐, 타인의 모습을 보게 되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영화.





9. 슈퍼 8 (Super 8, 2011)
너무 행복했던 J.J의 스필버그 종합 선물세트

http://www.realfolkblues.co.kr/1505



스필버그라는 이름을 빼놓고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영화.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며 영화 감독을 꿈꾸었던 한 남자가 스필버그와 함께 그의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남. 이것만으로도 J.J는 올해 가장 부러운 남자.






10. 일루셔니스트 (L'illusionniste, 2010)

우리가 잊고 있었던 영화라는 마법

http://www.realfolkblues.co.kr/1506



사라져가는 많은 것들 가운데 영화라는 것으로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실뱅 쇼메의 인상적인 애니메이션. 더 이상 영화의 마법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보내는, 마법사의 쓸쓸한 여정.




* 올 하반기에도 더 많은 인상적인 좋은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여러분도!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각 영화사 에 있습니다.




디즈니의 부활을 알린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가 그러했고, 디즈니의 전작 '마법에 걸린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라푼젤 (Tangled)'은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부담을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아낸 가장 좋은 결과물이었다. 사실 '라푼젤'에 와서야 '디즈니는 진작 이래야 했다 '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이, 디즈니는 이 정도의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었지만 근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었었기 때문이다. '볼트'의 경우 디즈니가 전통적으로 지향하던 바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작품이었다면 극영화였던 '마법의 걸린 사랑'이야말로, '이것이 디즈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서 선보인 신작 '라푼젤'.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디즈니의 노력이 궤도에 올라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접점을 맞은 작품이 바로 '라푼젤'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다시 말해 픽사가 주도권을 쥐게 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픽사를 따라가려는 시도가 아닌 (사실 이제는 디즈니와 픽사를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기도 어려운 것이, '라푼젤'만 해도 executive producer로 픽사의 수장인 존 라세터가 참여하고 있으며, 아무리 전세가 역전되었다고는 하나 디즈니가 픽사를 따라간다는 것은 픽사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개발하는 길을 택했고, 그리하여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생각해볼 것도 없이 뮤지컬 장르를 배경으로 한 유치하리만큼 순수한 세계관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의 전성기에는 누가 뭐래도 뮤지컬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라푼젤'에서 디즈니는 '마법에 걸린 사랑'에 이어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인 환상적인 뮤지컬의 세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확실히 예전보다 뮤지컬 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감안한다면 변화를 걱정해야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이 마법의 주문은 21세기에도 다시 통한다는 것을 이 작품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처음 라푼젤의 솔로곡 'When Will My Life Begin'과 마더 고델의 캐릭터와 노래가 돋보이는 곡 'Mother Knows Best'의 경우, 영화 시작 관객들에게 '라푼젤은 이미 너무도 익숙한 우리의 클래식 뮤지컬 영화야'라는 디즈니의 야심마저 느껴질 정도다. 예전 '알라딘'이나 '인어공주' 등을 보며 느꼈던 향수를 가득 담고 있었던 초반 뮤지컬 시퀀스 덕에 한결 '라푼젤'에 빠져들기가 쉬웠다고나 할까.




뮤지컬 시퀀스 '엄마가 제일 잘 알아 (Mother Knows Best)'는 개인적으로 가장 디즈니답고 클래식해서 마음에 쏙 드는 장면이었다.


3D라는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는 했지만 '라푼젤'은 어디까지나 클래식한 디즈니의 전형적 애니메이션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요즘같이 다양하고 소박한 소재들이 넘쳐나는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왕국과 공주, 마녀와 공주를 구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구조는, 영화를 보지 않고 줄거리만 본다면 굳이 작품을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단순한 구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3D 효과를 비롯한 기술적 발전을 과도하게 발견할 수도 없지만, '라푼젤'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즉, '라푼젤'은 본연의 것에 가장 충실하되 그 주변의 부수적인 것들이 중심을 해치지 않을 정도에서 최대치를 제공하고 있는 아름다운 균형 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디즈니의 기술적 진보에 사뭇 놀라기도 했었다. 라푼젤의 긴 머리카락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분명 최고의 기술 수준임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고, 애니메이션 기술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물과 피부 그리고 털의 묘사 장면에서도 한 차원 발전한 디즈니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댐이 부서져 물이 쏟아지고, 그 물에 젖어 동굴 안에 갇히게 된 캐릭터들의 묘사 장면은 아마도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뿌듯해 할만한 시퀀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3D 아이맥스의 경우도 기술과 작품이 가장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경우라고 할 수 있을텐데, 3D 입체효과를 관객들로 하여금 꼭 인지시키기 위해 부담스러운 시퀀스를 넣지 않고도 관객들이 '황홀한 3D 경험을 했다'라고 느낄 만큼 균형을 잘 맞추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정말 오랜만에 3D 영화를 보면서 손을 뻗고 싶은 충동을 느낀 장면이 있었을 만큼 (실제로 최근 3D 영화 관람 분위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관객들이 스크린 속으로 손을 뻗기도 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입체효과를 내고 있다.






사실 어린 시절 보았던 디즈니 작품들을 어른이 되어서 떠올려 보았을 때 가장 문제라고, 특히 아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은 디즈니가 권선징악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권선징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디즈니가 악당을 묘사하는 방식 때문이었는데, 예쁘고 잘 생긴 캐릭터는 주인공이고 우락부락하고 덩치 큰 캐릭터는 악당이거나 공룡이 나오는 작품을 예로 들면 초식공룡은 착하고 육식공룡은 나쁘다 라는 식의 겉모습과 외모만을 통한 잘못된 선입관을 심어주기에 교육적으로는 좋지 못한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디즈니의 전통적인 방식을 보기 좋게 꼬집어 큰 성공을 거둔 것이 바로 드림웍스의 '슈렉' 이었음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이고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슈렉 1편의 결말이 디즈니의 경우였다면 피오나가 마법에 풀려 다시 아름다운 외모의 공주로 돌아가는 '행복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라푼젤'은 이 같은 전통적인 선입견에서 긍정적으로 변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 중반 악당처럼 험상 굳은 도둑들이 잔뜩 등장하지만, 영화는 이들을 외모의 선입견으로 한정 짓지 않고 그 나름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후반부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역할을 부여 받아 중요한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냥 '거친 외모와 덩치의 캐릭터들이 사실 나쁘지 만은 않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도 각각의 꿈이 있다는 것을 초반에 복선으로 배치한 뒤 후반부에 이들이 그 꿈으로 인해 역할을 부여 받게 되는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또 한 명의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마더 고델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도 미묘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고 느껴졌는데, 그저 착한 주인공을 유혹에 자신의 사리사욕을 취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느껴지기도 할 만큼 (사실은 그다지 동정할 만한 부분이 없었음에도), 그녀가 퇴장할 때 전통적인 권선징악 구조의 통쾌함이 들지 않았다. 이건 부연설명으로도 썼던 것처럼 행동 하나하나를 확인해보면 동정할 만한 점이 없었음에도 악당이 악당으로 느껴지지만은 않는 특이한 경험이었다.





'라푼젤'은 마지막에 가서도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를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 놓는다. '이러이러하여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에 대해 굳이 변화하려 하지 않고, 내레이션을 통해 '여러분들도 다들 예상하는 바와 같이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이것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라푼젤'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뻔한 이야기에 감동받고 3D를 비롯해 우수한 기술적 효과 때문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디즈니가 가장 디즈니다운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때문이었다. 디즈니가 어느 날 전통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난다면 디즈니의 클래식한 세계를 좋아하지 않던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것보다는 '라푼젤'의 경우처럼 클래식한 디즈니의 방식을 조금씩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 오히려 디즈니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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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 Quality

MPEG-4 AVC 포맷의 1080p 풀HD 화질은 역시 실사 영화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화질을 보여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오랜만에 '접대용' 타이틀이 나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라푼젤' 블루레이의 화질이 전혀 결점 없는 완벽한 화질이라고 까진 말하기 어렵지만, 유저들이 눈으로 체감하는 화질 측면에서는 그 어떤 타이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고수준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라푼젤'에는 블루레이 화질의 우수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대표 요소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는데, 일단 라푼젤의 긴 머리 결부터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라푼젤의 머리는 단순히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움직임이 많아 그 때마다 탄력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만 했는데, 확실히 이런 디테일은 극장에서보다도 오히려 블루레이를 통해 감상했을 때 더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화질 측면에서 또 하나 눈 여겨 볼 만한 장면이라면 라푼젤과 플린이 병사들에게 쫓기다가 댐이 터져 동굴 속에 갇히게 되는 장면인데, 동굴에 물이 차 두 주인공이 흠뻑 젖은 이 장면은 화질은 물론 영상기술의 최고 수준을 만끽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에 젖은 라푼젤의 머리와 얼굴 피부 그리고 여기에 조명이 어떻게 반사되는지에 대한 묘사는 블루레이의 우수한 화질로 십분 확인할 수 있다.





외곽선의 표현력과 디테일이 워낙 좋기 때문에 3D버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입체감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따듯한 느낌의 색감과 파스텔 톤을 갖고 있는 영상이기에 날카로운 측면이 조금 부족한 장면들도 있다. 하지만 색감과 기법의 차이일 뿐 뭉개지거나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은 없으니 안심해도 되겠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7.1의 사운드 역시 접대용 타이틀로 손색이 없다. 고전 뮤지컬 장르답게 노래와 대사를 모두 풍부하게 들려주고 있으며, 액션이 가미된 추격 씬에서는 스펙터클 한 사운드까지 들려준다. 또한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사운드와 활발한 채널 분리도를 들려주는데 뮤지컬 시퀀스에서도 배경의 디테일 한 사운드를 놓치지 않는다.




우리말 더빙은 돌비디지털 5.1채널로 수록되었는데, 국내 성우들의 연기 역시 추천할 만한 수준이다. 전 연령대가 감상하는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우리말 더빙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대사 처리는 물론 삽입곡들까지 소화해 내는 수준이 오리지널에 뒤진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극장에서는 오리지널 더빙 버전만 감상했지만 블루레이로는 우리말 더빙을 더 자주 감상하게 되는 것 같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첫 번째로 만나볼 부가영상은 '삭제 장면'인데 총 3가지의 삭제 장면을 수록하고 있다. 각 삭제 장면마다 공동감독인 네이선 그레노와 바이런 하워드의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해당 장면이 최종 본에서 빠지게 된 이유와 이 삭제 장면이 갖는 의미와 의도를 알기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두 번째로 만나볼 부가영상은 '오리지널 스토리북 오프닝'인데, 최종 본에 수록된 오프닝과는 달리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스토리 북 방식의 오프닝을 만나볼 수 있다. '라푼젤' 역시 본래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오프닝을 제작하였으나, 여기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살짝 변형해보자는 취지아래, 플린이 내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는 방식의 오프닝이 최종 본에 수록되게 되었다. 총 2가지 버전의 오리지널 스토리북 오프닝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라푼젤'은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의미 깊은 작품인데, 이런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부가영상이 바로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카운트다운'이다. 50편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흥겨운 배경음악과 함께 짧게 나마 확인해 볼 수 있다.





'추가된 노래'에서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라푼젤의 솔로곡 '내 인생은 언제 시작될까'와 마더 고델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곡 '엄마가 제일 잘 알아'의 확장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 두 곡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지라, 확장된 버전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체크 포인트라 하겠다.






'라푼젤 : 동화만들기'는 가장 일반적인 메이킹에 가까운 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주인공 라푼젤과 플린 라이더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맨디 무어와 재커리 리바이가 등장해 작품과 관련된 이모저모를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13분이 조금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퀴즈 형식의 문제를 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가영상이다.







'티몬과 품바의 3D BLU-RAY의 발견'은 3D 블루레이 영상과 그 시스템 환경에 대한 일종이 홍보 영상으로서, '라이온 킹'의 감초 캐릭터인 티몬과 품바의 설명으로 진행되는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총평] 디즈니의 '라푼젤'은 가장 디즈니다운 방식으로 멋지게 다시 성공한 작품인 동시에, 레퍼런스 급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오랜만에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접대용 타이틀로서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더 많은 주옥 같은 스크린 샷을 잔뜩 캡쳐해 두고도 지면상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니, 얼른 소장하셔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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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Tangled, 2010)
디즈니가 가장 자신있는 마법의 세계


애니메이션을 극 영화보다 덜 사랑하지 않고, 디즈니의 최근 행보에 적극적인 환영을 보내는 입장이었음에도 사실 신작 '라푼젤 (Tangeld)'은 처음부터 기대작은 아니었다. 지나치게 소녀와 공주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오해 때문이었는데 (그런데 따지고보면 '라푼젤'은 공주이야기가 맞고, 이런 지나친 소녀 이야기를 사실 싫어하지도 않는다는 아이러니), 시사회를 비롯해 들려온 주변의 평가는 그야말로 호평 일색이었다. 다른 사람의 평에 쉽게 현혹되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볼 필요도 없어'라는 정도의 작품은 아니었기에, 갑자기 커진 기대감을 안고 극장을 찾게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라푼젤'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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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가 그러했고, 디즈니의 전작 '마법에 걸린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라푼젤'은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부담을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아낸 가장 좋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라푼젤'에 와서야 '디즈니는 진작 이래야했다'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이, 디즈니는 이 정도의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었지만 근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었었다. '볼트'의 경우 디즈니가 전통적으로 지향하던 바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작품이었다면 극영화였던 '마법의 걸린 사랑'이야말로, '이것이 디즈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서 선보인 신작 '라푼젤'.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디즈니의 노력이 일정 수준에 오른 작품이 바로 '라푼젤'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다시 말해 픽사가 주도권을 쥐게 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픽사를 따라가려는 시도가 아닌 (사실 이제는 디즈니와 픽사를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기도 어려운 것이, '라푼젤'만 해도 executive producer로 픽사의 수장인 존 라세터가 참여하고 있으며, 아무리 전세가 역전되었다고는 하나 디즈니가 픽사를 따라간다는 것은 픽사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개발하는 길을 택했고, 그리하여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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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생각해볼 것도 없이 뮤지컬 장르를 배경으로 한 유치하리 만큼 순수한 세계관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의 전성기에는 누가 뭐래도 뮤지컬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라푼젤'에서 디즈니는 '마법에 걸린 사랑'에 이어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인 환상적인 뮤지컬의 세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확실히 예전보다 뮤지컬 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감안한다면 변화를 걱정해야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이 마법의 주문은 21세기에도 다시 통한다는 것을 이 작품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3D라는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는 했지만 '라푼젤'은 어디까지나 클래식한 디즈니의 전형적 애니메이션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요즘같이 다양하고 소박한 소재들이 넘쳐나는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왕국과 공주, 마녀와 공주를 구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구조는, 영화를 보지 않고 줄거리만 본다면 굳이 작품을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단순한 구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3D 효과를 비롯한 기술적 발전을 과도하게 발견할 수도 없지만, '라푼젤'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즉, '라푼젤'은 본연의 것에 가장 충실하되 그 주변의 부수적인 것들이 중심을 해치지 않을 정도에서 최대치를 제공하고 있는 아름다운 균형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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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디즈니의 기술적 진보에 사뭇 놀라기도 했었다. 라푼젤의 긴 머리카락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분명 최고의 기술 수준임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고, 애니메이션 기술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물과 피부 그리고 털의 묘사 장면에서도 한 차원 발전한 디즈니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댐이 부서져 물이 쏟아지고, 그 물에 젖어 동굴 안에 갇히게 된 캐릭터들의 묘사 장면은 아마도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뿌듯해 할만한 시퀀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3D 아이맥스의 경우도 기술과 작품이 가장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경우라고 할 수 있을텐데, 3D 입체효과를 관객들로 하여금 꼭 인지시키기 위해 부담스러운 시퀀스를 넣지 않고도 관객들이 '황홀한 3D 경험을 했다'라고 느낄 만큼 균형을 잘 맞추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정말 오랜만에 3D 영화를 보면서 손을 뻗고 싶은 충동을 느낀 장면이 있었을 만큼 (실제로 최근 3D 영화 관람 분위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관객들이 스크린 속으로 손을 뻗기도 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입체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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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린 시절 보았던 디즈니 작품들을 어른이 되어서 떠올려 보았을 때 가장 문제라고, 특히 아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은 디즈니과 권선징악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었다. 권선징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디즈니가 악당을 묘사하는 방식 때문이었는데,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주인공이고 우락부락하고 덩치 큰 사라은 악당이거나 공룡이 나오는 작품을 예로 들면 초식공룡은 착하고 육식공룡은 나쁘다 라는 식의 겉모습과 외모만을 통한 잘못된 선입관을 심어주기에 교육적으로는 좋지 못한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런 디즈니의 전통적인 방식을 보기 좋게 꼬집어 큰 성공을 거둔 것이 바로 드림웍스의 '슈렉' 이었음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이고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슈렉 1편의 결말에서 디즈니였다면 피오나가 마법에 풀려 다시 아름다운 외모의 공주로 돌아가는 것이 '행복한'이야기였을 것이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라푼젤'은 이 같은 전통적인 선입견에서 긍정적으로 변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 중반 악당처럼 험상굳은 도둑들이 잔뜩 등장하지만, 영화는 이들을 외모의 선입견으로 한정 짓지 않고 그 나름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후반부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역할을 부여받아 중요한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냥 거친 외모와 덩치의 캐릭터들이 사실 나쁘지 만은 않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도 각각의 꿈이 있다는 것을 초반에 복선으로 배치한 뒤 후반부에 이들이 그 꿈으로 인해 역할을 부여받게 되는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또 한 명의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마녀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도 미묘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고 느껴졌는데, 그저 착한 주인공을 유혹에 자신의 사리사욕을 취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느껴지기도 할 만큼 (사실은 그다지 동정할 만한 부분이 없었음에도), 그녀가 퇴장할 때 전통적인 권선징악 구조의 통쾌함이 들지 않았다. 이건 부연설명으로도 썼던 것처럼 행동 하나하나를 확인해보면 동정할 만한 점이 없었음에도 악당이 악당으로 느껴지지만은 않는 특이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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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은 마지막에 가서도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를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 놓는다. '이러이러하여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에 대해 굳이 변화하려 하지 않고, 나레이션을 통해 '여러분들도 다들 예상하는 바와 같이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이것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라푼젤'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뻔한 이야기에 감동받고 3D아이맥스의 효과도 좋았던 점도 물론 있지만, 무엇보다 디즈니가 가장 디즈니다운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디즈니가 어느 날 전통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난다면 디즈니의 클래식한 세계를 좋아하지 않던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것보다는 '라푼젤'의 경우처럼 클래식한 디즈니의 방식을 조금씩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 오히려 디즈니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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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컬 시퀀스 때문이라도 '라푼젤'은 한 번 더 극장에서 보고 싶은 작품이네요. 3D 아이맥스 자막 버전으로 보았는데, 더빙 버전이 궁금하기도 하구요.

2. 주인공 '라푼젤'의 목소리 연기와 극 중 노래를 가수 출신인 맨디 무어가 담당하고 있는데, 알고 봤음에도 그녀의 목소리와 잘 매치가 되질 않더군요. 그 만큼 라푼젤의 목소리 연기가 훌륭했다는 이야기겠지요. 노래 역시 만족스러웠구요.

3. 마이클 베이 영화를 살짝 패러디한 시퀀스도 재미있었습니다. 뭐 재미를 위해 한 장면 정도 넣은 것 같아 보이더군요 ㅋ

4. 개인적으로 이런 애니메이션 여자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라푼젤은 디테일이나 성격이나 좋아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 동그란 볼의 디테일에 빠졌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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