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인 타임 (Back in Time, 2015)

백 투 더 퓨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변화시켰나


지난 해 10월 21일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백 투 더 퓨처'의 탄생부터 현재 이 작품이 갖는 의의에 이르기까지 진심으로 이 작품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입장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가 바로 제이슨 아론 감독의 '백 인 타임 (Back in Time, 2015)'이다. 최근 국내에 런칭한 넷플릭스를 둘러 보던 중 발견하게 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백 투 더 퓨처'의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 Netflix . All rights reserved


일단 다른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백 인 타임' 역시 '백 투 더 퓨처'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시간 여행 영화라는 것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스튜디오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던 일이나, 마이클 J.폭스의 스케쥴로 인해 결국 그를 캐스팅하지 못하고 에릭 스톨츠를 캐스팅하여 5주 동안이나 촬영을 진행했던 일이나,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인 자리에서 마치 '스타워즈'같은 작품에서나 가능할 법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얻은 일 등 '백 투 더 퓨처'에 관한 흥미로운 제작 뒷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열혈 팬들이라면 상당 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실제 제작에 참여했던 스텝과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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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다면 '백 인 타임'은 조금은 평범한 영화가 되었을 텐데, 그 보다 더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던 건 바로 '백 투 더 퓨처'의 열혈 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사랑하고 이로 인해 삶에 깊은 영감을 받게 된 팬들이 이 영화의 영향력 아래에서 어떠한 일들을 만들어 내고 삶을 살아갔는가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는, 반대로 '백 투 더 퓨처'가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가를 다시 한 번 끄덕이게 만든다. 극 중 등장하는 타임 머신인 드로리안을 갖기 위해 혹은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나, 영화 속 호버보드를 실제로 연구하여 만들어 낸 팬들, 그리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마이클 J.폭스와 함께 이 병의 치료방법 연구를 위해 자원봉사와 여러 사회활동을 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즉, '백 인 타임'은 '백 투더 퓨처'의 여러 트리비아를 통해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에 그치는 팬무비가 아니라, 이 영화의 팬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영화를 얼마나 위대하게 만들었는지, 반대로 이 영화의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변화시켰는지를 소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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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백 투 더 퓨처'의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봐야 할 작품이라고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이런 다큐영화 감상으로는 드물게 뭉클해 지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던, 여러모로 흐뭇했던 영화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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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IMAX 3D, 2015)

한 남자와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2015)'는 실제로 뉴욕 월드 트레이딩센터 빌딩 사이를 밧줄로 연결하여 건너고자 했던 필리페 페티의 실화를 담고 있다. 아마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보다 앞서 필리페 페티의 이 사건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영화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2008)'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늘을 걷는 남자'는 '맨 온 와이어'와 거의 똑같은 구성을 갖고 있는 극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면에서 '맨 온 와이어'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일종의 관람 순서도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맨 온 와이어'가 워낙 좋았던 작품이라 '하늘을 걷는 남자'가 도달하기엔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경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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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저메키스가 이 영화를 만들 때 '맨 온 와이어'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묘사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야기의 구성이야 실화를 배경으로 했음으로 크게 다를바 없다해도 필리페를 화자로 내세운 것도 '맨 온 와이어'와 유사한 방식이었는데, 애정하는 조셉 고든-레빗의 프랑스인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실제 필리페 페티의 화술과 매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기에, 여기서도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포인트였다. 사실 '하늘을 걷는 남자', 아니 이 필리페 페티의 실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맨 온 와이어'를 통해 다 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할 이야기는 많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하늘을 걷는 남자'가 '맨 온 와이어'와 달랐던 점은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우는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맨 온 와이어'의 경우 철저하게 필리페 페티가 아티스트로서 이 빌딩 사이를 건너는 그 순간과 관련된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면, '하늘을 걷는 남자'는 구성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정서적으로는 필리페 보다도 오히려 쌍둥이 빌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즉,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9.11로 인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 건물에 대한 일종의 송가처럼 느껴지는 연출을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 필리페가 이 빌딩을 바라보는 여러 시점 샷들에서는 단순히 3D 기술을 활용한 기술적 측면 외에도 마치 죽음을 맞이한 한 빌딩이 막 탄생했던 순간을 그리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히 단순히 높이에 대한 경이로움의 시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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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래도 볼 만한 건, 오랫동안 3D 영상에 매진해 왔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적절한 3D 소재 영화라는 점이다. 아마 저메키스에게는 어떠한 액션 판타지 영화보다도 이 이야기에서 3D 영상에 대한 매력을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엄청난 고공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줄타기의 순간은 3D 영상을 통해 더 실감나고 집중하게 되는 장면을 선사한다. 사실 이 부분은 '하늘을 걷는 남자'의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만, '맨 온 와이어'를 먼저 본 입장에서는 이 부분 마저 조금은 이 작품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지점이었다. 왜냐하면 '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리는 고공 줄타기의 순간은 체험하는 느낌과 필리페의 정서를 모두 담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맨 온 와이어'는 3D기술 없이도 다큐멘터리 장르를 통해 이 장면을 더 극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놀랍게도 '맨 온 와이어'는 정서적인 만족감과 동시에 체험하는 느낌마저 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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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얘기해서 이 작품을 재미있게 관람하긴 했으나 막상 글을 쓰려니 '맨 온 와이어'를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렇다보니 모든 면에서 아쉬운 것처럼 풀어낼 수 밖에는 없는 형편이다. 만약 '맨 온 와이어'를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나와는 조금 다르게, 훨씬 더 재미있게 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하지만 나처럼 이미 손꼽히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던 '맨 온 와이어'를 본 이들에게는, 거의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승전맨온와이어.



1. '맨 온 와이어'는 예전에 하이퍼텍나다 에서 관람했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아래는 그 때 작성한 리뷰 입니다. 이걸 읽으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네요 ^^;


맨 온 와이어 _ 한 편의 시와 같은 찰나의 여정



2. '맨 온 와이어'는 특히 음악이 아주 좋은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좀 음악이 아쉬웠어요.


3. 영화의 의도는 분명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에 가까운데, 북미 성적을 보면 아무래도 미국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엔 보는 자체로 고통스러운 측면이 여전한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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