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The Warlords, 投名狀, 2007)

중화권 영화, 특히 블록버스터로 포장되어 나오는 액션 영화들은 기대도 되지만 걱정이 많이 되는
영화들이 최근 많았었고, 결과적으로 실망을 많이 한 작품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이 영화 <명장 (본제: 투명장(投名狀))>가 제작 발표되었을 때,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를 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걱정되는 마음이 분명 더 컸었다.
더군다나 주로 멜로 영화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었던 진가신 감독이었기에 조금 더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걱정을 하도 해서인지 꽤 괜찮은 작품이었으며, 오랜만에 무협지에나 등장하는
뜨거운 형제애와 이를 둘러싼 대의와 권력의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무거운 영화였다.



이 영화는 잘 알려졌다시피 장철 감독의 <자마>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느냐의 가장 첫 번째 판단 잣대는 바로 원작인 <자마>를 보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나뉠 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자마>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다른 조건들에 대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를 본 내 소감이 그랬듯이,
<자마>를 보았다면 <명장>의 대한 감상 시각이 완전히 틀려졌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평가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이 영화는 19세기 중엽, 청나라와 태평천국의 난이 발생한 사건을 배경으로 그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치열하게 피부로 역사를 받아들인 세 명의 남자의 관한, 의형제의 결의를 맺은 세 남자의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적 때 혹은 전투의 패한 패장이었던 인물들이 가족들과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점점 전투에서 성공을 거두며 권력을 얻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상과 현실, 대의와 개인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의형제를 맺은 서로가 서로를 죽음에 이르기까지 만들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사이에는 조이호의 아내인 연생과 방청운 사이의 삼각관계 또한 형성되어 있다.
이 영화는 중국내에서 사상에 관련된 장면들로 인해 대량 삭제가 되었을 정도로 상당히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나 대의와 개인이라는 대칭점의 갈등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매우 민감한 주제가
아닐 수 없는데, '대의'를 우선시한 장예모의 <영웅>이 국가적 지원을 받은 것에 반해, 초심을 잊고 '대의'를
위해 형제마저 버리는 방청운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시대가 만들어낸 권력의 노예로서의 상징적인
인물로 그려내면서 상당히 정치적인 색을 띠고 있다. 물론 이 영화가 결국에 말하는 것은, 혼란스런 시대가
방청운을 그렇게 만들었고, 결국은 스스로도 권력을 쟁취하지 못하고 조정에게 배신 당해 죽음에 이르게 되면서
전쟁과 권력이 중심이된 시대에 사로잡혀 버린 불쌍한 인물임을 그리고 있다.



극중 방청운 만큼이나 무섭게 변하는 인물을 보여준 것은 '강오양' 이었는데,
적장의 목을 배고 자신도 모르게 기쁨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는 오양의 모습과 광기어린 눈빛, 그리고 끝까지
큰 형님이 옳다며 되네이는 대사를 통해 감독은 상당히 의도적으로 변해가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성적이고 유연하지는 못하지만, 한 번 결의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하고, 옳다고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식할 정도로 밀어부치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영웅문이나 삼국지를 평소에 너무 좋아했던 탓인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우직함이었다. 방청운이 조이호를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형수를 과감히 죽이기도 하고
결국 이호가 죽임을 당한 것을 안 뒤에는 결의한 그대로 형제을 죽인 자는 죽음으로 갚는다는 맹세를 지키기
위해 방청운에게 계속 달려드는 오양의 모습은, 그럴 수 밖에는 없는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세 명의 캐릭터의 감정과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매우 과감한 클로즈업을 매우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마치 HD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과감한 클로즈업이 아주 많이 쓰이고 있다.
블록버스터답게 초반에는 상당히 대량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전투 장면을 볼 수 있으며, 이 후에는
무술이 위주가 된 결투 씬들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이연걸의 출연으로 인해 아스트랄한 쿵푸 장면들을
잔뜩 기대하고 왔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 영화는 액션이 많기는 하지만 액션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고 정치적인 드라마로 보는게 더 맞을 듯 싶다.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를 표현하듯 영상은 거의 내내 색을 지운듯한 어두운 색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두운 장면들과 먼지 가득한 장면, 그리고 비오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며 좀 더 스타일리쉬한 미장센에
주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의 연기는 편차는 있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고 생각된다.
확실히 한 두해 연기한 배우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장면장면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대단했으나
원작의 배우인 적룡, 강대위, 진관태와 비교한다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여성들이 이 영화에 적극 공감하기는 아무래도 조금은 힘들듯 하다.
멜로적인 요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양념격이고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설득력이 부족한 수준이며,
무협지에 열광하는 남성들에게나 먹힐 정서가 가득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던 '뜨거운' 영화였다.


1. 극 중 보여준 행동들로 봤을 때 가장 멋진 캐릭터는 소주성주인듯.
2. 영화를 처음보곤 극중에서 분명 유덕화가 제일 형인줄 알았었는데 아니더라 -_-;;
3. <자마> DVD를 어서 구해 봐야겠다.
4. 극중 대인들로 등장하는 조정의 인물 3명의 모습을 보며 <카우보이 비밥>의 레드드래곤 수장들의
   모습이 절로 떠올랐다.
5. <자마>를 어서봐야겠다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2008년에 들어서자마자 1월부터 무척이나 바빠지게 되었다.
지난해 11,12월이 비교적 조금 한산한 분위기여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월에는 꼭 봐야할 영화는 물론이고, 단순히 보고 싶은 영화들도 너무 많아
과연 이 영화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가 여러가지로 걱정되기 까지 한다
(시간의 제약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 상황턱에 금전적인 여유를
처음으로 생각해봐야할지도 -_-;;)

현재 국내 1월 개봉예정으로 있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기대를 한 껏 부풀려보자!
(순서는 가나다 순)


1. 그르바비차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모녀의 이야기와 여성, 전쟁과 평화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개봉한 지는 그래도 제법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못 보고 있는 영화.
과연 엄청난 작품들이 몰려오기 전에 관람할 수 있을 것인가!


2. 마법에 걸린 사랑


디즈니 영화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에 어쩌면 실망을 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정통 디즈니의 마법같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영화.
과연 포스터에도 역시 등장하지 못한 만년 안습 캐릭터 제임스 마스덴은 이번 영화에서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흥미로운 포인트.

3. 명장


주로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왔던 진가신 감독의 액션 영화.
무엇보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이 세 배우를 한꺼번에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영화.
하지만 몇몇 홍콩영화들은 이러한 기대만 부풀리게 하고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심도 해야할 듯. 어쨋든 기대!


4. 미스트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에 프랭크 다라본트가 만든 괴물 영화.
일단 제목만 봐서는 그리 와닿지 않는(왜냐하면 이런 류의 제목에 당한적이 많기 때문에;;)
영화이긴 하지만, 들려오는 평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괴물 영화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5. 스위니 토드


단연 1월 최고의 기대작!
팀 버튼과 조니 뎁 만으로도 흥분이 벅차오르는데, 죠니 뎁이 노래까지 하는 뮤지컬 이라니!!
이미 제작을 시작하였다는 순간부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영화.
왠지 이 분위기에 너무 잘어울릴듯한 알란 릭맨의 연기도 기대된다!


6. 에반게리온: 서(序)


부산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놓치게 되어 정말 많이 아쉬웠던 영화.
에바의 광팬 중 한 사람으로서 에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초 흥분상태.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7.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요즘 TV에서 문소리, 김정은 등 배우들이 너무 홍보를 하는 탓에 오히려 반감이
조금 들 정도이긴 하지만,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만든 임순례 감독의 연출력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 이런 소재의 영화는 사실 안봐도 줄거리는(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결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뻔한데, 그렇기 때문에 다아는 신파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연출했을지가 궁금해지는 영화.


8. 더 재킷


얼핏 보았을 때 <미스트>와 함께 비디오용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애드리안 브로디, 키이라 나이틀리, 대니얼 크레이그 등 배우들의 이름을 보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또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SF스릴러 장르 역시
쉽게 지나치긴 힘든 유혹인듯.


9. 클로버필드


하도 J.J. 애브람스 얘기를 하길래, 당연히 그가 감독한 줄로만 알았지만 역시나 제작만 한 영화
(언제부터 J.J. 애브람스가 국내에서도 이 정도로 유명한 인사가 되어버린 것인지).
초대형 낚시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텍사스 소때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일단 기대만큼은
최고로 가지게 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J.J가 감독을 맡지 않은 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가
가장 관건이 될 영화.



이 밖에도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로 인해 일단 예매한 영화가 3작품이며,
여기에 언급은 안했지만, 조쉬 하트넷 주연의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그리고 한국영화 <라디오 데이즈>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까지 보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1월 한달이될듯.

그래도 두근두근 기대되는 1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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