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펙터 (Spectre, 2015)

어쩌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마지막



샘 멘데스가 연출을 맡았던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은 007이라는 브랜드이자 자존심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자 온고지신의 정석이라 할 만큼 고유의 정통성에 대한 주저할 것 없는 인정과 자부심은 물론,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객관적 평가 (인정)와 변화를 수용하고 있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바로 그 다음 007 영화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4번째 007 영화인, 그리고 샘 멘데스의 두 번째 007 영화인 '스펙터 (Spectre, 2015)'는 역시 역사성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수용하고 있는 긍정적인 평가와 작품성 측면으로 아쉬움을 모두 발견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 Metro-Goldwyn-Mayer (MGM) . All rights reserved


어쩔 수 없이 '스펙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스카이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영화적 완성도 측면으로 보았을 때 스펙터는 전작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다니엘 크레이그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의 007영화에 더 익숙한 관객들 입장을 고려한다면 더욱 밋밋한 영화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완성도 측면에서 보았을 때 '스카이폴'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에 대한 다양한 은유를 이보다 더 적절히 녹여낼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낸 수작이었다. 비교에 앞서 '스카이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더 하는 이유는, '스카이폴'이 처해진 상황이 '스펙터'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펙터'의 처해진 상황도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다. 전작 '스카이폴'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제임스 본드를 완벽하게 정의해 놓은 동시에 무엇보다 역사성을 부활 시켰다는 것은 속편에 대한 부담이 될 수 밖에는 없었을 텐데, '스펙터'는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끝까지 불안정한 채로 마무리한 결과물 같았다.




007 스카이폴 리뷰 : 50주년을 맞는 시리즈의 완벽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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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풀어놓은 이야기의 욕심이 너무 컸다. 아마 이 욕심은 (또 어쩔 수 없이) '스카이폴'에 기인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스카이폴' 역시 실패했다면 욕심이 너무 과했다 라는 평가를 들을 수 밖에는 없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스카이폴'의 성공은 또 한 번 거대한 이야기를 1편의 이야기에 완벽히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을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건 과욕이었다. '스펙터'는 또 한 번 등장하는 거대한 악의 조직을 빗대어 제임스 본드의 가족사를 통해 이 캐릭터 만의 역사성,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했던 제임스 본드의 역사성을 집대성하고자 한다. 일단 이 내용이 주가 되는 후반부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스카이폴' 만큼 좋을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본드가 자신의 얼굴과 지난 인연들을 마주하게 되는 일종의 게임 같은 전개는, 단순히 악당과 맞서는 긴장감 외에 더 깊이 있는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요소이자 이 시리즈를 즐겼던 관객들에게 큰 흥미요소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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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후반부에 비해 초중반부의 전개나 이야기의 무게는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초중반부 까지의 전개는 마치 클래식 007 영화를 보든 듯한 느낌의 익숙하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회귀한 듯 했는데, 이 방향성의 호불호 와는 별개로 후반부에 던지는 제임스 본드라는 인물에 대한 거대한 질문은 무언가 급작스럽고, 이 영화가 감당하기 버거운 주제처럼 느껴졌다.


난 '스카이폴'보다도 '스펙터'가 훨씬 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에 서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완벽하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방향성에서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듯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알다시피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이전 숀 코너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등이 연기한 제임스 본드와는 확연히 스타일이 달랐다. 그 다름에는 수긍할 만한 논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제임스 본드가 살인면허를 따기 전의 이야기, 그리고 진정으로 사랑한 여인을 떠나보내기 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직 투박하고, 그렇기에 액션이 강력하고, 존재의 대한 무거운 질문들도 '내가 아는 본드는 이렇지 않아'라는 불만에 대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제임스 본드는 '스카이폴'에서 완벽하게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스펙터'는 정확히 과도기 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의 본드는 살인면허를 갖고 베스퍼에 대한 감정도 거의 잊혀져 가고 있지만 아직도 이 일에 대한 회의를 갖고 있는 동시에, 우리가 예전 007 영화에서 보았던 면모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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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로얄'을 통해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올드 팬들은 '이건 본드가 아니야'라며 부정적 입장을 많이 내비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이슨 본과 같은 근육질과 맨몸 격투의 달인인 본드에게서는 로맨스를 즐기고 시종일관 여유와 유머가 묻어나는 기존의 본드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스펙터'의 제임스 본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과도기에 놓인 인물이다. 아직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남아있지만 한 편으론 전작들에는 없었던 부드러움이나 유머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의 연출 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위기 뒤에 섹스라던가, 한 편으론 너무 수월한 탈출 같은 걸 보면 최근의 관객들은 허무함이 느껴질 정도로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 007의 오랜 팬들 같은 경우는 '본드는 원래 이래요'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펙터'는 호불호가 더 크게 나뉠 수 밖에는 없는 작품일 것이다. 의견은 더 하자면, 나는 '스카이폴'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줄타기가 아니라 좀 더 한 편으로 치중한 성격의 영화이길 바랐는데, 영화는 한 번 더 중심 잡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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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어쩌면 이번 '스펙터'가 다니엘 크렝그 시대의 마지막 007 영화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생각을 했다기보다 그런 편이 이 007이라는 브랜드에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참고로 나는 이전 007 영화들도 대부분 재미있게 보기는 했었지만, 동시대를 살고 있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에 더 열광했고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카이폴'에 감동한 관객으로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더 오래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이 시리즈가 흘러 온 과정이나 샘 멘데스가 '스카이폴'과 '스펙터'를 통해 풀어 놓은 이야기의 전개로 보았을 때 다니엘 크레이그 본드의 시대는 마무리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 더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만나게 될지 못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떻게 결정이 나든 다음 007 영화는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들 수 밖에는 없는 작품이 될 듯 하다.



1. 이번에도 오프닝이 끝내줍니다. 끝나고 자연스럽게 박수칠 뻔!

2. 다른 이야기지만 볼드모트와 모리아티의 대결이라니.... 특히 '셜록'에서 모리아티를 연기했던 앤드류 스콧의 'C' 역할은 여러가지 재밌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서 흥미로웠어요 ㅋ

3. 과연 다음 007 영화는 어떻게 될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Metro-Goldwyn-Mayer (MGM) 에 있습니다.






1998년이었던가....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강렬하고 말 그대로 갈때까지 가는 강한 인상을 주는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다. 그 영화는 바로 '도베르만(Dohermann)'이라는 제목의 프랑스 영화였는데...

내 기억으로 이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당시 흥행에는 별로 재미를 못 봤던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관객들의 눈이 헐리웃에서 날아오는 천편일률적인(물론 전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블록 버스터 영화들에 익숙해져버린 터 였을것이다.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헐리웃의 뻔한 액션극에 진저리가 났었을 영화 팬들에게 [도베르만]은 감각적이고도 스타일 강한 영상과 임펙트의 내용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새로운 경향을 접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 하겠다. 그리고 기존에 프랑스 영화라고 하면 지겹고 조금은 난해하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도 빠르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무장한 도베르만은 그 선입관을 버리게 하는데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태어나 세례 선물로 자신의 몸에 크기에 필적할 만한 권총을 선물로 받는 주인공 도베르만(벵상 카셀 분)과 그의 말 못하는 여자 친구 나트(모니카 벨루치 분), 모기, 신부, 불독, 레오, 마누 등 일당은 은행을 터는 등 범죄 행위를 함에 있어 '도'를 튼 수준에 있는 자들이다. 이들을 잡으려고 경찰은 안간힘을 쓰지만 매번 실패하고 만다. 이에 경찰에서도 과격한 행동들로 정직중에 있는 크리스티니(체키 카리오 분)가 도베르만 일당들 보다도 더한 일들을 일삼으며 도베르만을 잡기 위해 나선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이렇듯 도베르만 일당과 이를 잡으려는 크리스티니를 비롯한 경찰들의 대결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여타 경찰 놀이를 일삼는 영화들과 엄격하게 다른 점은 선악 구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을 털며 각종 범죄 행위를 일삼는 도베르만 일당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잡으려는 경찰들도 결코 선에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표방하고 있는 것과 같이 오로지 '폭력'만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크리스티니를 보고 있으면 도베르만 일당보다 더 악당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범죄자들을 미화하고 경찰들을 바보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흡사 레옹에서와 같이...)이 영화에서는 그것 조차 아니다. 워낙에 나쁜 놈으로 그려지는 크리스티니 덕에 의리 있는 도베르만 일당들이 선해 보이는 현상까지 나타나지만 결코 그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한 편은 경찰 뱃지를 달고 다른 한 편을 그렇지 않다는 것만이 이들을 구분지을 수 있는 유일한 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우리편과 나쁜 편으로 구분지어지는 선과 악의 구조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오로지 악당들과 폭력만이 난무하는 도베르만은 새롭다는 느낌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선뜻 손이 가게 된 이유는 바로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의 이름 때문이었다. 프랑스 배우들 치고는 비교적 헐리웃의 활동이 많은 탓인지 우리에게도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 두 배우의 이름이 적어도 도베르만을 선택하게 하는데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 것이다. [라 빠르망(L'Appartement)], [크림슨 리버(Crimson Rivers)], [늑대의 후예들(Brotherhood of the Wolf)]등의 영화의 출연하여 우리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뱅상 카셀은 이미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를 논할 단계는 지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의 살벌하게 실감나면서도 흔하지 않은연기는 도베르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며 영화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 '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리고 모니카 벨루치...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자꾸 없어지는 거리의 영화 포스터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화 '말레나'의 주인공이 바로 모니카 벨루치이다. 역시 [라 빠르]과 [늑대의 후예들], 그리고 오는 5월 개봉할 매트릭스 시리즈에도 모습을 비추게 될 그녀는 아마도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여배우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도베르만에서는 말 못하는 역할로 나와 그녀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그녀가 어디 대사만으로 연기하던 배우였던가? 몸짓과 눈빛 만으로도 그녀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는 연기를 보여준다. 실제로도 연인 사이이기도 한 이 두배우는 최근 [돌이킬 수 없는]으로 다시 한 번 평단과 관객들에게, 그야말로 충격을 안겨주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극장을 나갔다는 일들은 벌써 지난일이 되어가고 있다. 주연을 맡았던 뱅상 카셀 조차 두 번 이상 보는 것은 고역이라 하였으니 더 할말이 있으랴)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 외에도 특별히 눈에 띄는 배우가 한 명 더 있는데, 그가 바로 체키 카리오이다. 아마도 이름만 들어서는 생소하고 얼핏 생각이 잘 나질 않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대부분의 영화팬들이라면 '아~'하는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잔 다르크], [키스 오브 드레곤], [블레이드 2] 등에서 인상 깊은 조연 역할을 많이 맡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는 도베르만 일당에 맞서는 크리스티니 역할을 맡아 흡사 게리 올드만과도 같은 정말 나쁜 놈(?)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의 서플을 보다보면 그가 연기를 끝마치고 '더 야비하게 보일 수 있었는데..'하며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얼마나 정성스럽고 공을 들여 연기를 펼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들 외에도 도베르만 일당들은 한 명 한 명 독특한 캐릭터를 정말 리얼하게 연기해내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정말 나쁜 놈들처럼 보였는지가 이를 증명해 준다.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과 달랐던 점들 중 하나는 바로 뮤직 비디오에서나 나올 법한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감각적인 영상들이었다. 이를 100% 표현해 주기에 그동안 접할 수 있었던 비디오 포맷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DVD를 접하는 순간 모두 해소되었다. 클럽의 어두운 씬들이나 폭팔 장면, 달리는 추격장면들이 많은 이 영화를 DVD 타이틀은 외곡되지 않고 깔끔하게 나타내주고 있다. '폭력'을 주제로 하는 강한 영화와 함께 하는 강한 사운드들도 돌비디지털 5.1채널로 분리되어 만족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폭팔음이나 총격씬등에서의 사운드는 DTS의 아쉬움을 역시나 접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레퍼런스급 타이틀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사운드로 만족할 만한다.



도베르만 DVD 타이틀에 있어 가장 마음에 들고 사고 싶게 만드는 부분은 바로 서플먼트인데, 국내에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던 영화도 아니고 더군다나 프랑스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였을때 정말 파격적인 양의 서플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일일이 다 확인하기에도 벅찬 양의 서플먼트는 또한 그 좋고 나쁨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인 한글 자막을 지원하며 그 놀라움을 더한다. 'Making the Dohermann'에서는 감독인 쟝 쿠넹이 하나하나 영화를 찍으면서 있었던 일들, 상황 상황들을 설명하여 주는데 이는 영화를 이해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자료이다. 대형 폭팔장면이라던가 클럽에서의 총격씬, 그리고 추격씬등이 어떤 과정을 걸쳐 촬영되었는지 감독과 배우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특수효과에 대한 코멘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글 자막이 지원된다. 이 영화를 찍으며 기존에 사용해 보지 못한 특수효과나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는 감독의 말과 같이 그러한 씬들을 촬영하는 장면들은 새롭고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영화 본편에는 미처 수록되지 못한 삭제장면들과 영화의 리허설 장면들도 수록되어 있는데, 삭제 장면들은 특수효과나 음향효과음들이 포함되지 않아 화질, 음질이 모두 떨어질꺼라는 감독의 걱정스런 설명으로 시작되지만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본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메뉴라 하겠다. 그리고 특이하게 리허설 장면이 담겨져 있는데, 자동차 안에서의 연기 장면을 실내에서 의자를 놓고 앉아 리허설 하는 장면은 한 편으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의 캐릭터 들의 컨셉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포토 갤러리 등과 극장용 예고편, 스토리 보드 등도 제공되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서플 먼트 중 가장 돋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단편 영화 두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정말로 독특하고 조금은 괴기스럽고, 환상적인 이 단편 두 작품은 타이틀을 소장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더 이상 질문할 수 없게 만든다.



워낙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영상들로 무장한 [도베르만]은 아마도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뻔한 스토리와 미국식 사고방식에 지친 영화팬들에게 [도베르만]은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경향과 아직은 낯설은 프랑스 영화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서플로 무장하여 DVD 타이틀로서 높은 완성도를 가진 도베르만은 영화팬들, DVD 매니아라면 꼭 소장해야 할 타이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2003.04.15
글 / 아쉬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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