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HFR 3D, 2013)

또 다른 삼부작의 가운데



피터 잭슨의 호빗 두 번째 작품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를 정말 오랜 만에 시사회에서 보았다 (개인적인 이유로 시사회를 피하다보니). '반지의 제왕' 삼부작은 두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팬이지만, 전작인 '호빗 : 뜻밖의 여정'은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이미 기존에 글을 통해 설명했으니 간단하게 만 다시 이야기하자면, '호빗'은 원작이 그러한 이유도 있긴 하지만, 영화 작법으로 보았을 때도 너무나 '반지의 제왕'과 거울처럼 그대로 겹쳐졌기 때문에, '반지의 제왕'보다 진 일보한 영화를 기다렸던 나로서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는 없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두 번째 작품인 '스마우그의 폐허'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반지의 제왕'의 두 번째 작품인 '두 개의 탑'이 그러 했듯이, 이번 작품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나 인물의 구성, 갈등 요소까지 거의 '두 개의 탑'과 유사한 구성으로 진행되고, 두 번째 작품으로서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세 번째 작품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데에 더 충실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전편에 이어서 이번에도 실망스러웠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그 이유를 명확히 들 수는 없으나, 분명 전 편보다 재미있었고 3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도 거의 지루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황당해 한 엔딩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아마도 전 편을 통해 익숙해진 드워프들과 새롭게 등장했으나 '반지의 제왕'을 통해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 덕에, 조금은 쉽게 따라갈 수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 New Line Cinema. All rights reserved


(소린은 아라곤과 겹쳐지지만, 그보다 더 노골적이고 충동적이며 이루고자 하는 바가 처음부터 뚜렷하다)


전작인 '뜻밖의 여정'도 그랬지만 '스마우그의 폐허'는 이보다 더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엘론드나 골룸 등의 캐릭터의 등장으로 그 연장선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엔 좀 더 절대 반지의 비중이 높아지고 '반지의 제왕'의 주된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사우론의 존재가 점점 드러나면서, 직접적으로 '반지의 제왕'을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확장해서 이야기하자면 호빗 3부작, 반지 3부작으로 각각 나누기 보다 거의 중간계 6부작으로 봐도 좋을 만큼, 전반적인 톤이나 캐릭터, 구성, 음악까지 통일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나온 뒤에 한 번 더 생각해볼 부분이긴 한데, 이렇게 생각하면 전작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을 대부분 긍정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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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는 이번에도 원정대를 떠나 홀로 퀘스트를 수행한다)


'반지의 제왕'과 구성은 유사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각 인물들의 성숙 도를 들 수 있겠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호빗'에 비하자면 상당히 안정되고 이미 성숙된 캐릭터들이 많았다. 아라곤과 소린을 비교해도 그렇고, 엘론드와 스란두일은 말할 것도 없으며 (물론 이건 성숙도의 차이라기 보다는 성격으로 인한 부분이 크긴 하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레골라스는 그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가장 큰 이유는 올랜드 블룸이 연기한 레골라스의 등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반지의 제왕' 속 여유 넘치고 위트까지 있는 레골라스와 '호빗'의 레골라스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다르다. 훨씬 더 거칠고 날카로우며, 아직 날 것의 느낌이 충만하다. 개인적으로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아직 성장 중인 레골라스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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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겐 눈 깜빡 할 사이의 시간이었을 텐데, 그래도 조금이 나마 젊은 레골라스의 거칠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부분의 명 장면은 레골라스가 다 만들어 낸다. 그가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를 보는 것 만으로도 '스마우그의 폐허'를 극장에서 볼 이유는 충분하다. 그 정도로 이번 작품 역시 멋진 장면은 대부분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기적으로) 독식하고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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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사회는 본래 3D ATMOS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사정 상 변경되어 HFR 3D로 감상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괜찮은 관람이었다. 사실 아직도 HFR 영상의 그 실제 같은 이질감에는 잘 적응이 되지 않는데, 그래도 처음 보았을 때 보다는 좀 나아진 느낌이다. 특히 액션 시퀀스에서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오르크들과 강을 따라 추격 및 전투를 벌이는 시퀀스에서는, 정말 영화스러운 동작 들과 구성들이 좀 더 실감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어 HFR 영상이 가장 잘 맞아 떨어진 경우였다. 더 이상 필름으로 제작되는 영화가 없는 것처럼, 앞으로는 HFR 촬영이 대세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는데, 아직 까지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 기술이 어떻게 영화라는 매체와 더 자연스럽게 융합될지 좀 더 지켜봐야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확실히 전작에 비해서는 HFR 영상에 대한 이질감이 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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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영화사와 극장 간의 부율 문제로 인해 서울 지역에서 제대로 된 관람이 어렵게 된 점은 분명 안타까운 점이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아이맥스, HFR, ATMOS 등 최상의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소스인데,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인해 최상의 관람을 할 수 없게 된 것 또한 아쉬운 점이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있어 지금 시점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의미 없을 듯 하지만, 아무튼 극장과 영화사 측이 관객을 좀 더 생각해서 더 나은 결정과 협의에 이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1. 이번 작품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배우는 다름 아닌 피터 잭슨 입니다 ㅎ

2.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간달프와 그 분이 만나는 장면!

3.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과연 말 미에 얘기했던 것처럼 좋은 관람 환경을 찾을 수나 있을지 걱정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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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에이브람스의 최초의 IMAX 3D 영화이자 전작 '스타트렉'의 속편인 '스타트렉 다크니스' (국내 제목 확정)의 메인 예고편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기존 TV시리즈와 극장판 '스타트렉'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J.J의 '스타트렉'은 영화적 재미는 물론 기존 TV시리즈까지 다시 보게 끔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더 두근거리는 속편이 나올 것 만 같습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는 무려 배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하고 있어서 더더욱 기대가!!! 올해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라는데, 기다림이 쉽지는 않겠네요 ㅠ


긴 말 할 것 없이 예고편을 보시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셜록 (Sherlock)

우아한 21세기형 셜록



오늘 소개할 셜록 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셜록 홈즈와 왓슨으로 분한 영화가 아닌, BBC에서 방영한 드라마(TV영화라고 불러도 좋을) '셜록'이다. 아서 코난 도일의 유명한 추리소설 '셜록 홈즈'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셜록 홈즈'는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 만화 (개가 주인공인) 등 다양한 버전과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었는데, 그 중 거의 대부분은 빅토리아 시대에 머물러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BBC가 제작하고 '닥터 후'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모팻과 마크 게티스가 각본과 제작을 맡은 '셜록'이 기존의 '셜록 홈즈'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역시 '현대의' '모던한' '21세기형' 셜록 홈즈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여러 고전들이 현대에 와서 재해석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 중 하나가 '현대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현대화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단순히 활동 배경을 현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현대에 맞게 최적화했느냐라고 봤을 때 '셜록'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현대화를 이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현대화된 '셜록 홈즈'를 만들면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한 것은 간단한 아이디어로 부터 시작되었다. 만약 셜록이 빅토리아 시대가 아닌 현재의 런던을 누비고 다닌다면 흥미롭지 않을까? 21세기의 왓슨이라면 일기 대신 블로깅을 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과 흥미에 기반하여 논리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추론이 가능한 그림을 그려보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고전을 현대화 했지만 마치 고전 속 캐릭터가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 '셜록'은  '아주 있을 법한'을 넘어서서 이미 이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을 법하다 아니다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바로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하게 될 정도의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이건 말로하기는 간단하지만 고전을 현대화 하는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인 동시에, '셜록'이 가장 잘 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가이 리치의 영화 '셜록 홈즈'에서 홈즈 특유의 능력을 영상화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액션(주로 결투)에 있어서 미리 리허설 하듯 정확하게 계산한 뒤 슬로우 슬로우 퀵퀵 스피드를 조절해가며 표현한 경우였다면, '셜록'은 논리의 추론 과정에 있어서 단서가 되는 것들을 화면 상에 텍스트로 표현 하는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니어처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거나 차갑지만 상당히 감각적인 색감과 앵글로 이뤄진 영상미를 바탕으로, 그 위에 텍스트가 뿌려지는 방식은 자칫 너무 앞서가려는 이질감을 줄 수 있는데, '셜록'의 그것은 세련됬다 라는 느낌을 누구나 받게 된다. 그러니까 그냥 현대화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세련됨까지 느껴지도록 각본이며 구성이며 배경, 설정 등을 잘 고안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21세기의 셜록이라면 편지 대신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했겠지'라는 가정하에 방식만을 후자의 것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야기를 더 깊게 전개시킨다는 점이 '셜록'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하겠다.





(현재의 런던의 모습을 가장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런던의 모습 가운데 고풍스러움을 맛볼 수 있는 부분들도 함께 녹여내고 있어, 현대화의 이질감을 덜함은 물론 굉장한 리얼리티를 선사하고 있다)


여러가지 현재에 걸맞게 특화된 부분들이 물론 '셜록'을 결정 짓는 가장 대표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근본에는 역시 '셜록 홈즈' 특유의 추리하는 맛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야 워낙에 다양한 드라마들에서 완성도 높은 각본들을 만나볼 수 있는 터라 시청자의 눈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셜록'은 여기에 원작의 팬들까지 더해져 커다란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상당히 완성도 높은 각본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셜록'처럼 추리 그 자체가 극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작품의 경우, 각본에서 그 작품 자체의 평가가 갈린다고 까지 말할 수 있을 텐데, '셜록'의 각본은 시청자가 쉽게 미리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즉, 극 중 셜록 홈즈처럼 일반인들을 훨씬 뛰어넘는 추리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경우에는, 결국 각본이 시청자를 뛰어넘거나 속이는 것이 가능해야만 된다는 얘기라고 봤을 때 이 작품은 이 미션을 훌륭하게 완료해 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그 것이 '셜록' 만의 재미이기도 하고.






이 작품의 매력 가운데 주인공 '셜록'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어톤먼트'를 보았음에도 '엇? 그가 어떤 역할로 출연했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셜록과는 잘 매치가 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셜록이라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이전의 필모그라피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앞서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작품은 우아함을 가득 담고 있는데, 거기에는 베네딕트의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큰 키와 클래식한 마스크,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의상까지. 여기에 마치 알란 릭만을 연상시키는 특별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셜록'이라는 자신 만의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그 목소리는 이 작품의 전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까지 생각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준다. '셜록'으로 탄력 받아 스필버그의 '워 호스 (War Horse, 2011)'에도 출연했고 앞으로 제작될 스타트렉 시퀄과 호빗 후속편에도 캐스팅 된 상태라고 하니 앞으로는 스크린에서 더 자주 보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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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블루레이 화질/음질과 부가영상에 관한 내용은 그냥 스크린 샷으로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글도 거의 한 달 전에 써 둔 글인데 나중에 정리해야지 한 게 타이밍을 놓쳐버렸네요;;; 나중에 시즌 2가 블루레이로 출시된다면 다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루레이에 대한 구체적인 리뷰를 기다리셨던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꾸벅.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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