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의 전당에 가다

맛있는 건 거들 뿐



요근래 제대로 된 여행을 못 간지가 오래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필버그의 초기작을 상영하는 기획전을 연다고 했을 때 보통 같으면 부산이니까 아예 갈 생각을 덜했을 텐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는 힘이 절로 솟아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영화 예매에 숙소, 차편까지 예매를 마무리! 어쩌면 별다른 준비 없이 부산에 가게 되었다.


(참고로 이 포스팅에 사용된 90%의 사진은 아이폰으로 촬영된 사진. DSLR을 무겁게 들고 간 걸 또 한 번 후회했던 여행)





갈때는 고속버스를 타고. 갈 때 올 때 모두 KTX를 타고도 싶었지만 워낙에 비싼 티켓 탓에 아직 에너지 충만한 가는 길에는 버스를 타고 올 때만 KTX를 타기로. 오전 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도 역시나 버스타고 가는 길은 오래 걸리더라. 그래도 오랜만에 탄 고속버스에 여행 분위기가 물씬~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휴게소의 터줏대감 호두과자와 별미 어묵 핫바를 먹었는데, 뜨거운 호두과자를 한 번에 콱 하고 씹었다가 안에서 뜨거운 팥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입천정이 벗겨지는 사태가. 참고로 심심해서 호두과자 재료들의 원산지 표기를 보았는데 참으로 글로벌한 호두과자더라 (하지만 구입은 선산에서 -_-;)





그렇게 도착한 부산. 몇 년만에 방문인데 익숙함과 새로움이 엇갈리는. 위의 사진은 5번 출구를 찾다가 잠깐 당황했던 순간인데, 어디로 가야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해리포터를 봤던게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저 가운데로 과감히 돌진. 훗. 서울 사람은 못 찾는 비밀 통로인 것 같은데, 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규;;






원래 어딜 가도 줄서서 먹거나 일부러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 여행은 어찌된 일인지 마치 맛집 블로거라도된냥 미리 검색해서 알아봐둔 부산의 맛집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수고를;;; 부산가면 꼭 먹어야지 했던 음식 가운데 첫 번째는 역시 돼지국밥이었는데, 서면역 롯대백화점 뒤 돼지국밥 골목 가운데 송정 3대를 선택. 뭐, 아침 먹은지 오래된 점과 길을 살짝 헤멘 뒤의 식사라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서울 (홍대)에서 먹던 돼지국밥 보다는 훨씬 고기가 많았고 (홍대 돼지국밥집은 거의 부속이 많았던 것에 반해 여긴 거의 살코기),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더 마음에 들었다. 





돼지국밥이 맛있는 이유 중에는 국과 국밥을 마는 전문 기술에도 있다는 점~





부산에 내려가기 전까지 서울의 날씨는 몹시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부산의 날씨는 좋아도 너~무 좋았다. 어찌나 하늘이 파랗고 구름도 하얗던지.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 되는 그런 하늘이었다. 잠시 부산하늘 사진들 감상.










그렇게 파란 하늘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저녁 영화를 보러 센텀시티 쪽 영화의 전당으로 이동. 참고로 센텀시티는 예전 부산에 왔을 때 벡스코 센텀시티호텔에서 지냈기에 더 익숙한 곳이었는데, 당시는 정말 휑~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제법 (그래도 아직 휑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도시의 그림을 갖춘 모습이었다. 극장 근처의 맛집을 찾다가 들어간 '가야밀면'






냉면과 국수의 중간정도랄까. 냉면보다는 더 쫄깃함이 있고 담백함이 느껴지는 맛이었음. 엄청난 맛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으나 무언가 색다른 냉면 정도를 기대한다면 담백한 맛이 나쁘지 않을 듯.







밀면만 가지고는 부족해! 맛있는 만두도 추가~







그렇게 근처에서 맛있는 밀면으로 저녁을 먹고 찾아간 부산 영화의 전당. 영화의 전당 생기고는 처음 가보는 터라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 역시나 웅장한 건축물이 압도하는!






사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구석구석 둘러보지는 못했는데, 워낙에 커다란 규모여서 무언가 다양한 공간 등이 숨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전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시 야외 대형 스크린이었는데, 아쉽게도 상영일정과는 맞지 않아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한 여름 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날파리들은 좀 많았지만 -_-;) 특히 비오는 날 야외에서 영화 한 편 보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치 축구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좌석이었는데, 만약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면 유유히 산책 나와 저 뒤 편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책을 한 권 읽던, 노트북 짓을 하던 하면 좋을 것만 같았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서도 든 생각이었는데,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상암 한국영상자료원의 시설이 이 정도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도 좋지만).






마치 '배틀스타 갈락티카'를 연상시키는 곡선과 금속 느낌의 구조물들. 일단 그 규모에 한 번쯤 고개를 들어 쳐다보게 되더라.






자, 이제 이번 여행의 본 게임인 영화 감상의 시간. 첫 날 본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초기작 '아이거 빙벽'이었다. '아이거 빙벽' 영화 후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리뷰로 대신.


아이거 빙벽 _ 이스트우드의 산악 첩보 영화

http://www.realfolkblues.co.kr/1681








극장 시설은 겉에서 본 규모 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일단 이런 시네마테크의 영화를 이 정도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고, 좌석도 대형 멀티플렉스 못지 않은 안락함을 제공하고 있었다. 워낙에 이런 영화관에서는 음료 조차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기대도 안했는데 콜라에 팝콘까지 멀티플렉스와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팝콘을 사먹었는데 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 중에 고르라고 해서 의외로 고민하다가 고소한 맛 선택;) 이걸 꼭 장점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겠지만, 어쨋든 나쁘지는 않았음.





둘 째날 아침에는 스필버그의 '슈가랜드 특급'을 보았다. 이것 역시 자세한 리뷰는 아래 링크로. 참고로 첫 째날 '아이거 빙벽' 상영시에는 70년대 당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즐겼을 법한 어른 분들이 극장을 주로 채웠는데 (물론 관객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더 분위기는 좋았다.



슈가랜드 특급 _ 감독으로서의 야심이 느껴지는 스필버그의 데뷔작

http://www.realfolkblues.co.kr/1682






첫 날 '아이거 빙벽'을 보고 나오며 찍은 영화의 전당의 밤 풍경. 오색 조명이 촌스럽기 보다는 오로라 같은 느낌을 줘서 또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딱 10시까지 였는지 10시 정각이 되자 조명도 끝나더라 ㅎ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은 (겨우 1박 2일에 무슨 마지막 밤 --;) 광안리 밤바다에서.






이건 그냥 둘 째날 점심으로 먹은 한우불고기 + 냉면 런치 세트인데, 가격도 이 정도 상차림이면 저렴하고 (1인분에 7~8천원) 맛도 좋아서 이미 돼지국밥과 밀면으로 이룰 것을 다 이룬 우리에게 적절한 점심이었음.


짧은 1박 2일의 여행이었지만 좋아하는 감독들의 초기작들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부산의 파란 하늘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올해는 여름 휴가 다운 휴가도 못다녀왔고, 몸은 몸대로 지치던 찰나에 부산에 있는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초기 걸작선을 상영하는 기획전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보통 같으면 그냥 '부산 분들은 좋겠다~'하고 말았을 텐데,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무리를 해서라도 가야겠다는 작전이 발동! 순식간에 부산 가는 차 편 예약과 동시에 영화까지 예매를 하게 되었다.


기획전은 내일인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진행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주말을 이용해서 다녀올 수 밖에는 없었는데, 이번 주말 시간표 가운데서 내가 선택한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1975년 작 '아이거 빙벽 (The Eiger Sanction, 1975)'과 스필버그의 초기작 '슈가랜드 특급 (The Sugarland Express, 1974)'을 선택하였다. 사실 처음 스필버그의 초기작을 상영한다고 했을 때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듀얼 (Duel, 1971)'이었는데 이번 주에는 상영이 없는 점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아이거 빙벽 (The Eiger Sanction, 1975)


시니컬한 매력의 미술사 교수 햄록의 취미는 고미술품 수집. 그런데 교수 월급만으로는 어림도 없는 이 고상한 취미 때문에 그는 첩보기관의 암살전문요원으로 활약하며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 한편, 이제 햄록은 손을 씻으려 하지만, 조직은 그를 쉽게 놔주지 않고, 마지막 임무로 아이거 빙벽 등반대에서 스파이를 찾아 제거하라는 지령을 내린다. 트레바니안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웅장한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산악영화에다 첩보 액션 스릴러를 결합시킨 흥미로운 작품이다. 주연까지 맡은 이스트우드는 대역을 쓰지 않고 거의 직접 액션연기를 했다고 한다.





슈가랜드 특급 (The Sugarland Express, 1974)


텍사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클로비스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어느 날, 아내 루가 면회를 오는데, 그녀는 두 사람의 아들이 강제 입양될 처지에 놓였다며 흥분한다. 이대로 아들을 빼앗길 수 없는 루는 클로비스에게 탈옥하여 자신과 함께 아들을 납치하러 가자고 설득한다. 1969년 텍사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 코믹 요소와 넘치는 긴박감이 잘 어우러진 연출로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스필버그가 만든 최초의 극장용 영화이며,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는 드물게 사회 비판 의식이 깔려있는 작품이다.





'듀얼'을 못보게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골디 혼의 풋풋한 모습도 기대되고, '아이거 빙벽'은 예전에 DVD로만 봤던 작품이라 스크린을 통한 첫경험이 무척이나 설렌다. 'E.T'와 '미지와의 조우'도 시간이 맞아서 볼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예전에 극장에서 본 적이 있는 터라 이번에는 아쉽지만 패스하기로;;


이스트우드와 스필버그 기획전을 핑계 삼아 오랜만에 부산 방문한 김에 영화의 전당도 여유있게 둘러보고, 오랜 만에 바다 구경도 할 예정~



* 부산 영화의 전당 - 이스트우드 & 스필버그 초기 걸작선 자세히 보기

http://www.dureraum.org/bcc/mcontents/progView.do?rbsIdx=35&progCode=20120813001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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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만에 겨울이 아닌 여름에 떠나게 된 휴가.

첫 째날은 부산을 택했다.

서울 지하철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맛이 있던 부산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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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숙소가 있는 센텀시티역.

역이던 열차던 신선한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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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든 필요한 커피.

그리고 유난히 쨍하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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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바로 앞에 위치한 BEXCO건물.

그리고 우리가 첫 날 묶은 벡스코 센텀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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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패션 거리.

부산 오뎅이라도 먹어볼려고 했는데,

오뎅은 없고 떡볶이만 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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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공원.

올라갈 땐 남산 분위기,

올라가면 파고다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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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씩 내려서인지 한산했던 광안리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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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그리고 뛰쳐나간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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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처럼 보이는 호텔 창밖 주차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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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호텔 창밖 벡스코 전경.


이번 다사다난 휴가의 첫 째날은 부산이었다.

부산에서는 사진과도 같이 용두산 공원과 패션거리 등을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추적추적 거닐었고,

제주도를 가려했던 비행기 값을 아껴 가게된 벡스코 호텔은

역시나 들려온 평가대로 깔끔하고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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