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 (RoboCop, 2014)

로보캅과 머피의 경계



영화를 선택할 때도 선입관이라는 것은 무섭게 작용한다. 처음 폴 버호벤의 '로보캅'이 리메이크 된다는 얘기를 듣고, 검은 색의 날렵한 수트를 입은 새로운 로보캅의 이미지를 보는 순간, '아, 이건 액션이 중심이 된 영화가 되겠구나' 싶었다. 흔한 국내 포스터의 홍보 문구를 흉내 내 보자면 '더 빠르고, 강한 놈이 온다!' 뭐 이런 식의, 액션 중심으로 좀 더 세련되진 영화이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막상 보게 된 조세 파디야 감독의 '로보캅'은 어쩌면 액션과 철학 가운데서 줄 다리기를 하던 폴 버호벤 보다도 더 로보캅이라는 존재의 태생적 고민을 담아내려 애쓰고 있었다. 즉, 로보캅과 머피의 경계에 관한 것 말이다.



ⓒ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일단 조세 파디야의 '로보캅'은 액션이 아주 드문 편이다. 로보캅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액션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실망을 할 수 밖에는 없는 부분일 텐데, 내용적으로도 액션이라기 보다는 드라마에 가깝고, 몇 안되는 액션 장면도 연출을 논하자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호불호가 갈리는 더 큰 지점은 액션의 비중이 아니라 로보캅(머피)을 영화가 다루는 방식과 비중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로보캅을 다루는 방식은 영웅이자 주인공으로서 다룬 다기 보다, 오히려 그 로보캅을 둘러 쌓고 있는 각자의 이해관계와 철학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즉, 나쁘게 이야기하면 극 중 로보캅이 감정을 제어 당하고 있는 것처럼, 영화가 로보캅을 활용하는 방식은 그 주변의 이야기를 하는데 도구로 사용하는 격이다.




ⓒ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게리 올드만이 연기한 데넷 노튼 박사와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옴니코프 회장 셀라스를 내세우는 한 편, 로봇 경찰과 관련된 법안을 두고 벌이는 사회적인 반대 의견에 더 주목한다. 사실 이 영화가 모호해 지는 것은 명확한 선악 구조가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인데, 오히려 캐릭터의 관계를 선과 악으로 나누지 않고 서로의 이해관계로 묘사하려 한 방식이 그 가운데 놓인 로보캅과 머피라는 존재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영화는 초반 머피가 로보캅으로서의 자신을 처음 인지하는 장면에서, 사실상 뇌 말고는 아무 것도 본래의 것이 남아있지 않은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이 장면은 이전과 달리 머피의 고통이 실제로 느껴져 더욱 끔찍한 장면이었다), 이는 영화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주제, 즉 로보캅과 머피의 경계 혹은 로보캅에서 머피가 차지하는 비중, 서로의 지배 관계 등에 대해 관객들로 하여금 있는 한 번 쯤 제로의 상태에서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사무엘 L. 잭슨이 연기한 팻 노박 캐릭터를 상당한 비중으로 내세운 것도 그렇고, 확실히 이 영화는 머피의 개인적인 고뇌에 집중하기 보다는, '로보캅'이라는 존재를 두고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의견으로 나뉘는 지에 대한 논의를 던지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 그렇다고 해도 영화의 마지막 팻 노박이 던지는 말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 작품이 새로운 리부트의 시작으로서 추후 속편이 나올 수 있다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로보캅'의 시작으로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인 동시에, 만약 이 것이 한 편으로 끝난다면 아직 로보캅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끝나버리는 것이 몹시 안타까울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마지막에서 오리지널의 복귀와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은 적지 않게 설레었다.




ⓒ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1. 전 제가 '로보캅'의 메인 테마음악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첫 소절만 들어도 소름이~


2. 영웅에 대한 대사를 주고 받다가 카메라가 '매덕스' 역할을 맡은 잭키 얼 헤일리를 비추는 장면은 나름 흥미로웠어요. 아무래도 그가 로어셰크 이다보니 ㅎ


3. 확실히 예전 '로보캅'에 비하면 머피의 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럴 만한 여지가 별로 없었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Metro-Goldwyn-Mayer (MGM) 에 있습니다.


 




글 | 신현이(a_shitaka@nate.com)


순간 이동이라는 매력적인 설정

‘순간 이동’이라는 초능력은 예전부터 각종 히어로물이나 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설정 중의 하나다. 가장 기억에 남기로는 일본 만화인 <드래곤 볼>에서 손가락 두 개를 붙여 이마에 가져다 대면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겠다. 순간 이동이라는 초능력 자체가 슈퍼 파워나 초스피드 등에 비해서 훨씬 비쥬얼 적으로 멋지고 매력적인 설정 임에도 수많은 초능력 중의 하나 정도로만 묘사될 뿐, 이것만을 주제로 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 영화 <점퍼>는 순간 이동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을 본격적으로 영화화 한 첫 번째 영화로서 많은 볼거리와 흥밋거리를 유발시키는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극장 개봉 당시의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은 그리 좋지 만은 않았었다. 매우 매력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또한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이 영화는 애초부터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후속편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히 확정된 단계는 아닌 듯하다)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운 점이 엿보였던 영화였었다. 주인공 ‘데이빗’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기도 했고, 다이안 레인의 경우 그녀의 매력을 선보이기에는 너무 짧은 러닝 타임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리핀 역을 맡은 제이미 벨의 경우 <빌리 엘리어트>의 아역 연기는 완전히 잊어버릴 만큼 남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스타워즈>의 팬들에게는 아나킨과 마스터 윈두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연장선에서 봤을 때 묘한 대립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었다.




개인적으로도 극장에서 감상했을 때에는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아쉬운 작품이었지만, 블루레이를 통해 영화와 서플먼트를 꼼꼼히 감상한 뒤에는 이 영화가 훨씬 더 좋아진 경우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만큼 <점퍼> 블루레이는 화질과 음질도 블루레이다운 수준급의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지만, 음성해설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가 가득하고, 무엇보다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범적인 로컬라이징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점퍼> 블루레이 - 메뉴 디자인

메뉴의 경우 분류 항목의 명칭 뿐만 아니라 각 항목에 대한 상세 설명까지 모두 한글화 되어 있어, PIP 코멘터리 등 복잡한 기능을 지닌 타이틀 구성을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로케이션의 현실감과 고품질의 C.G가 결합된 1080P 영상

1080P의 화질은 최신 타이틀답게 풀HD 특유의 고화질을 자랑한다. 특히 이 영화는 초능력을 갖은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블록버스터이긴 하지만 뉴욕에서 로마까지 전 세계 곳곳의 매우 현실적인 공간들을 실제 배경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액션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CG를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관객이 느끼도록 하는 데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기 때문에 장면, 장면이 판타지스럽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블루레이의 선명한 화질은 이 현실감을 더욱 배가 시켜준다 하겠다.





순간 이동의 쾌감을 그대로 전해주는 DTS-HD : MA 사운드

화질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DTS-HD : Master Audio 사운드이다. <점퍼>는 순간 이동시에 발생하는 그 아스트랄한 사운드는 물론이거니와, 순간 이동을 이용한 액션 장면과 대형 이동 장면에서 역시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DTS-HD 사운드는 이러한 영화의 장점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묵직한 우퍼의 활용도도 러닝 타임 내내 높은 편이었으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순간 이동이 주된 소스이다 보니 멀티채널의 활용도도 매우 높은 편이었다.




특히나 액션 장면에서는 맨 처음 멀티채널 사운드의 장점을 몸소 느꼈었던 <매트릭스>DVD의 ‘불릿 타임’ 장면을 떠올릴 만큼, 귀가 정신없이 바쁠(하지만 즐거운)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편이었다.




또한 순간 이동만이 갖는 사운드 적 특성은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찾아볼 수 있었는데, 특히 순간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캐릭터들처럼 사운드 역시 이른바 ‘치고 빠지는' 강약 조절의 임팩트가 강한 편이라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에서는 마치 사운드가 한순간에 빨려 들어가 사라져버리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 타이틀은 영화 속 액션에 따라 소파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D-BOX 모션 코드'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영화를 감상한다면 놀라운 음향 효과와 함께 실로 엄청난 박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풍성한 인터랙티브 서플먼트와 완벽한 현지화 돋보여

사실 블루레이 시장이 워낙에 마니아 시장으로 흐르는 감이 없지 않다보니 타이틀의 덕목으로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들이 항상 화질과 사운드가 주가 되기는 했었지만, 사실 그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서플먼트의 수록과 음성해설 및 부가 영상, 메뉴 언어의 한글화, 즉 현지화(로컬 라이징)의 완성도를 들 수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 <점퍼>블루레이는 감히 만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DVD 시절부터 그래왔던 것이지만, DVD나 블루레이 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아마도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삭제 장면이라던가, 감독과 배우, 스텝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그리고 제작 과정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일 텐데, 여기에 보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한글화가 꼼꼼하게 되어 있느냐가 항상 좋은 타이틀과 그렇지 못한 타이틀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어왔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점퍼> 블루레이의 완벽한 한글화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단 메뉴 언어부터 완벽한 한글화가 되어 있다. 메인 메뉴들을 비롯해 서브 메뉴들이 언어들도 모두 한글로 구성되어 있어, 조작에 서투른 사용자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메뉴 선택이 가능하다. <점퍼> 블루레이는 한글화를 제쳐 두더라도 풍부한 서플먼트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데, 음성해설을 비롯해 제작과정과 삭제 장면 등을 포함한 모든 부가 영상들과 PIP 비디오 코멘터리에 까지 완벽하게 한글화가 되어 있어 정말 만족스러움을 안겨준다(PIP 비디오 코멘터리 재생 시에는 본편의 자막에 대해 소홀하게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점퍼>BD의 경우에는 PIP 재생 시에도 본편의 한글 자막이 충실하게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한글화에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거의 대부분의 부가영상이 HD급 영상으로 제공되고 있어, 그간 영화는 HD로 서플은 SD로 즐겨야만 했던 몇몇 타이틀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주고 있다.

완벽한 한글화로 만나보는 서플먼트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만나볼 것은 감독인 덕 라이먼과 제작자 겸 각본가인 사이먼 킨버그, 그리고 제작자 루카스 포스터가 함께한 음성해설이다. 잘 알다시피 이 영화의 감독인 덕 라이먼은 ‘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본 아이덴티티>의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음성해설에 참여한 이 세 사람은 감독의 전작인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통해 이미 손발을 맞춘 바 있고, <점퍼>에 이르기까지 약 5년간을 함께한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렇게 때문에 이들이 들려주는 음성해설은 매우 편안하고 장난기 넘치는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는데(부가 영상들을 통해 알 수 있지만, 감독인 덕 라이먼은 상당한 장난꾸러기(?)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들서부터 장면에 관련된 매우 사적인 에피소드들까지 광범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보통 음성해설 같은 경우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기 시작 할 때쯤이면 인사를 하고 끝내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어찌나 할 말 들이 많은지 크래딧이 다 끝날 때쯤 돼서야 겨우 인사를 하고 마무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통 같았으면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없어서 아쉽다’라는 말을 남겼을 텐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음성해설이었다.




'점퍼의 출현 - 애니메이션 그래픽 노블'에서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영화 속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점퍼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점퍼의 여행 일지'는 블루레이 만의 기능인 PIP 기능으로 제공이 되는데, 본편이 재생되는 동안 각각의 장면에 관련된 촬영장의 모습과 제작과정, 로케이션 장소에 대한 정보 등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본편과 동시에 관람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들을 위해 'NON-PIP' 기능도 동시에 수록하고 있는데, 이를 선택하면 세계 지도 화면이 뜨고 영화 속 로케이션 장소를 각각 클릭하여 관련 영상을 만나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덕 라이먼의 <점퍼> 전격해부'는 부가영상들 가운데 가장 영양가 있는 서플먼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감독인 덕 라이먼을 위주로 그가 어떤 의도로 이 영화를 영화화하려 했으며, 촬영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배우들과 스텝들을 지휘하는지 등 감독의 의도와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영상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베테랑 배우 중 한 명인 사무엘 L.잭슨 조차 이런 경험을 처음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기존 시나리오에 의존하지 않고 촬영장에서 상당 부분이(어쩌면 대부분이) 결정되는 즉흥적이고 연극무대와 같은 덕 라이먼의 방식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기에도 모험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니 하물며 제작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지 안 봐도 뻔하다(안 봐도 뻔 하지만, 제작자의 심정은 본 부가영상에 친절히 담겨있다 ^^;).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저런 방식의 촬영이 가능했다는 것이 놀랍기까지 했다. 좀 더 ‘괴짜’ 감독인 덕 라이먼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면 이 부가영상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다.




'점퍼의 완성'에서는 영화 속에 화려한 순간 이동 장면이 100% CG를 통해 이루어진 것만이 아니라, 여러 명의 대역을 동시에 촬영하는 방식이 함께 쓰였다는 점을 비롯해, 후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소설에서 영화로 점프하기 : <점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는 스티븐 굴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가 소설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원작자인 스티븐 굴드는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영화의 주요 설정 중의 하나인 '팔라딘'이라는 존재가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과, 역시 주요 캐릭터인 제이미 벨이 연기한 '그리핀' 또한 영화에서 창조된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보통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경우 원작자인 소설가가 영화가 자신의 작품과 많이 다를 경우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거나, 아예 영화화를 반대하는 경우가 즐비한데 <점퍼>의 경우 기본 설정 외에는 많은 부분이 영화화 과정에서 바뀌거나 추가되었음에도, 그저 ‘영화는 영화 일뿐이고, 내 소설은 내 소설일 뿐’이라며,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소설을 한 번 이라도 읽게 된다면 그 것 만큼 멋진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다른 원작자들과는 다른 대인배의 풍모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6개의 삭제 장면들'도 수록되었다.

[총평] 서두에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점퍼> 블루레이는 극장에서 느꼈던 영화적 아쉬움을 블루레이의 감상으로 완벽하게 보완해낸 경우였다. 극장에서는 짧은 러닝 타임과 부족한 설명 탓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영화였지만, 블루레이 수록된 다양한 부가 영상들과 음성해설을 통해 만나본 <점퍼>는, 좀 더 관심 있게 볼만한 흥밋거리와 뒷얘기가 가득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만나보는 완벽한 한글화가 이루어진 블루레이 타이틀로서 부가영상과 소장가치에 모두 10점 만점을 고민 없이 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타이틀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점퍼> 블루레이처럼 모범적인 로컬 라이징 타이틀이 계속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2008. 10. 20 | 신현이(a_shitak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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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Jumper, 2008)

<본 아이덴티티>를 만든 덕 리만이 감독하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헤이든 크리스텐슨, 사무엘 L.잭슨과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이 출연한 SF 액션영화.
일단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감독의 전작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삘이 상당히 나는 분위기인데,
또한 포스터를 보면 왠지 최근 개봉한 <자켓>처럼 국내팬들에게는 '점퍼'라는 단어의 특성상,
마치 저 가죽 '점퍼'를 입으면 어디든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가 보다 하고 예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언제쯤 저 '점퍼'를 입게 되나 하고 기다렸었다는 -_-;;
순간이동이라는 영화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와 기대되는 젊은 배우들, 그리고 연륜있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제법 기대를 모았던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이렇듯 설정과 전개 과정은 나쁘지 않았으나 결말에
가서는 조금 급하게 얼버무려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배신자 아나킨! 윈두가 지옥에서 널 잡으러 왔다!!!!)

(스포일러 있음)
영화의 기본 설정을 보면 순간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퍼'들이 존재하고, 이를 막으려는 세력인
'팔라딘'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관계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중세에서도 있어왔고, 비밀 단체 조직인 '팔라딘'은
신의 능력을 침범하는 '점퍼'들을 찾아 처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설정은 나쁘지 않았는데,
이 설정이 단지 저런 대사 한 마디로만 형용된 것이 조금 아쉬웠다. 회상이나 설명하는 장면에서 스쳐지나가는
정도 만이라도 중세시절 이들 간의 대립에 관해 서술했었다면 좀 더 이야기가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더군다나 러닝타임도 90분 밖에는 안되지 않는가, 좀 더 쓰지).


(아직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기운이 남아있었다)

'순간이동'이라는 설정과 능력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특히 영상미 적인 면에서 환상적인 장면들을 여럿 만들어내고 있는데, 특히 차가 빈번한 시내를 순간이동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릴를 맛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괜찮은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었는데, 조금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바로
엔딩과 후반부 때문이었다. 중반이후 좀 더 치열하게 점퍼들과 팔라딘의 대결을 그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단순히 주인공 3사람만의 대결으로 몰아간 것이 아쉬웠고(점퍼들에 비해 팔라딘들이 별 다른 특별한 능력이
없던 것을 감안한다면 대결 자체가 사실 성립이 안되는듯 하다), 다이안 레인이 맡은 엄마 캐릭터가 팔라딘이라는
것이 밝혀진 시점이 영화가 다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 좋고 이야기를 더 풀어나갈 수 있는 소재를 하나도
못 살리고 있고, 사무엘 L. 잭슨의 경우도 결국 죽이지 않고 오지에 남겨두었기 때문에, 후속편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후속편을 염두해 뒀다고 보기에는 1편이 너무 시리즈 적인 요소가
부족하고, 1편 자체로서의 임팩트도 부족한 듯 하다. 결과적으로 팔라딘과의 대결도 더 치열하게 완벽히
마무리짓고,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도 모두 이 영화에서 다 풀어내었으면 좀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내용과 별개로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배우들의 면면이었다.
바로 아나킨 스카이워커 헤이든과 마스터 윈두 사무엘 L.잭슨의 대립관계가 그것이다.
<시스의 복수>에서 결정적인 순간에서 헤이든의 배신으로 인해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던 사무엘 잭슨은,
이번 영화에서 이를 복수하듯 끈질기에 헤이든을 쫓게 된다. 이 둘의 관계를 알고 있다보니 영화 속에서
두 캐릭터의 관계는 나름 흥미로웠으며, 헤이든이 출연한 다른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몸과 얼굴에서 아나킨의 모습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제이미 벨. <빌리 엘리어트> 이후에도 <킹콩>이나 다른 영화들에서 간간히 제법 비중있는 역할들을
맡아왔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비로소 아역의 느낌을 벗은 '청년'의 느낌이 나는 캐릭터를 연기한 듯 하다.
이 영화로 조금 우려되는 것은 이러다가 그냥 색깔있는 조연 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다이안 레인은 그녀의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비중이 너무 적었으며, 여주인공의 어린시절
역할을 맡은 안나소피아 롭(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풍선껌 불기 챔피언이었던 그 꼬마 소녀)은,
꼬마 같은 앙칼진 모습에서 이제 제법 '소녀'티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어 반가웠다.

배우들의 모습과 순간이동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은 좋았으나,
좀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보였기에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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