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레스트 : 블루레이 리뷰 (Everest : Blu-ray Review)

사실적 재난 영화


재난 영화 그리고 산악 재난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클리프 행어 (Cliffhangger, 1993)'나 '버티칼 리미트 (Vertical Limit, 2000)' 같이 액션과 어드벤쳐가 결합 된 장르 영화가 있고, 다른 하나는 산악 영화는 아니지만 '더 임파서블 (The Impossible, 2012)'같이 재난을 액션과 흥미 위주로 다루기 보다는 흡사 다큐멘터리 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공포와 인간애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의 산악 영화 '에베레스트 (Everest, 2015)'를 이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하자면 후자에 더 가까운 작품일 것이다. 즉, 이 영화는 에베레스트라는 누구나 흥미를 갖고 산악 영화로서 가장 매력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하는 과정에 모험과 목적이 있기 보다는 오히려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산을 왜 오르냐고 묻는다면 그곳에 산이 있으니까'라는 질문과 대답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만약 '에베레스트'라는 영화를 제목과 조쉬 브롤린, 제이크 질렌할, 제이슨 클락, 키이라 나이틀리 등 익숙한 배우들이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밋밋한 영화가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산악 재난 영화에서 (특히 이런 유명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는 경우라면 더욱) 클라이맥스로 구성되는 정상 정복의 순간 혹은 그 직전의 과정이 이 영화 '에베레스트'에서는 서두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정상 정복 이후 몇 년 후로 점프하는 영화가 아니라 어쩌면 상대적으로 쉽다고 까지 느껴질 정도로 묘사되는 정상 정복 이후 산을 내려오는 과정 중에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 보다는 다큐멘터리처럼 묘사한다.






앞서 언급했던 '더 임파서블'에서도 느꼈던 점인데 '에베레스트' 역시 이 산과 등산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보다도, 1996년 5월에 에베레스트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어드벤쳐 컨설턴트 등반팀의 사고를 조심스레 다루는 것에 목적이 더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를 위해 실존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배우들의 연기로 돋보이기 보다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더 목적을 두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배우들이 돋보이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Blu-ray : Video

 

최대한 실제의 에베레스트가 주는 위압감과 공포 그리고 1996년 사고 당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영화의 촬영/접근 방식답게 블루레이의 화질과 사운드는 레퍼런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밝은 날씨의 환경에서 진행되는 등반 훈련 장면과 캠프의 모습에서는 다양한 컬러의 등산복들의 색감이 잘 표현되고 있고, 복잡한 캠프의 모습들도 아주 선명하게 표현된다. 또한 조금은 그늘지고 어두운 조명이 뒤섞여 있는 텐트 내의 장면에서도 빛이 들고 들지 않는 곳 모두의 표현력이 우수하여 화질의 우수함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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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에베레스트를 먼 거리에서 비추는 구도에서는 오히려 클로즈업 된 장면에서보다 더 디테일 한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캠프 장면 같은 경우는 실제 에베레스트에서 촬영하기도 했지만 일부 위험한 장면의 경우 세트 촬영이 병행되었는데, 이런 탓에 아주 약간은 세트 촬영 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후반부 에베레스트에서 폭풍을 만나게 되는 시퀀스의 경우 어두운 조명 가운데 눈보라가 휘몰아 치며 인물들도 폭풍과 눈에 휩싸이게 되는데, 어두운 조명과 환경 탓에 평범한 수준으로 화질이 표현될 수 있는 장면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있어 집중력을 높인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산악 재난을 오락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지만 화질이나 사운드 측면에서는 이런 장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들을 거의 모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만족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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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Audio

 

돌비 애트모스와 True-HD 7.1 채널의 사운드는 관람 환경의 체감 온도마저 변화시킬 정도로 실감나는 사운드를 전달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후반부 에베레스트에서 폭풍이 휘몰아 칠 때 그 강력한 바람이 스피커를 통해 휘감기는 느낌은, 단순히 귀로 끝나지 않고 팔과 다리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입체감 넘치는 바람을 표현해 낸다. 단순히 우퍼 스피커를 중심으로 규모 있게 울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이동과 세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사운드 디자인은 에베레스트 블루레이 사운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압도적인 눈 폭풍의 사운드 구성 외에도 맑은 날씨에서 불어오는 미풍이나 이 미풍이 발생시키는 작은 눈가루가 이동하는 소리, 그리고 눈이 등산복과 장비들에 부딪혀 나는 작은 소리들의 디테일도 훌륭하다. 그리고 후반부 헬기 등장 씬의 경우도 일반적인 헬기 씬에서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사운드 (직접적으로는 공기의 움직임)를 만나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그 공간감의 표현이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다. 사운드 측면에서는 특별히 흠잡을 점이 없는 타이틀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블루레이 부가영상 첫 번째로는 감독인 발타자르 코루마쿠르가 참여한 음성해설을 들 수 있을 텐데, 아쉽게도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질 않아 사실상 즐길 수가 없다. 제작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에베레스트를 만나는 과정이었던 영화인 만큼 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제작과 촬영 뒷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몹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Race to the summit : The making of Everest'는 약 10분 분량의 메이킹 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실제로 네팔 히말라야 인근의 고지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보니, 스텝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연기가 아닌 실제 에베레스트를 경험할 수 있었던 현장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열악한 고지대 현장에 촬영을 위한 여러 장비를 설치하고 옮기는 일 자체도 엄청난 도전이었으며, 배우들에게는 영화를 촬영한다는 느낌 보다는 진짜 탐험대의 일원이 되어 고난을 극복해 내는 과정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고스란히 연기 아닌 연기에 녹아 들었음을 알 수 있다.






'Learning to Clim'에서는 약 5분이 채 안되는 분량으로 오락적인 측면에서의 등반이 아닌 실제 등반가들의 입장에서 다룬 영화답게, 산을 오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를 이 영화를 통해 배우게 된 배우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들려준다.




'A Mountain of Work'에서는 실제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현실적인 장면들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로케이션 촬영이 불가능했던 에베레스트 정상 및 위험한 장면들의 세트 촬영 과정을 소개하며, 'Aspiring to Authenticity : The Real Story'에서는 최대한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했던 영화였던 만큼 실존 인물들의 가족과 주변인들 그리고 실제 그 사건 당사자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실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총평] '에베레스트'는 액션과 어드벤쳐가 중심이 된 산악 재난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조금은 심심하고 밋밋한 영화일 수 있겠지만, 반면 이런 장르적 클리셰 중심이 아닌 실제 사건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고자 한 방식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이와는 또 다른 영화의 매력에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특히 레퍼런스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질과 사운드를 담고 있는 블루레이는 아이맥스 상영을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들이나 관람한 이들에게 모두, 이 재난을 아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적극 추천할 만 하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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