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우주의 가운데 나를 느끼다 -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그 어떤 스릴러 영화의 반전 못지 않았다. 아니, 반전 영화들에서 얻는 충격과는 차원이 다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압도 당한다는 느낌을 보는 내내 받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그 압도됨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황홀한 이미지들의 향연과 신(God)과 관계 된 거대한 담론 때문 만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 그리고 진화,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주눅들어 버리거나 할말을 잃어 압도되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 경이로운 우주의 가운데 (여기서 우주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문학적 우주 뿐만 아니라 무한한 시간과 만물, 끝없는 공간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를 가리킨다) 바로 나 자신이 느껴졌기 때문에 보는 내내 압도 당할 수 밖에는 없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더 명확히 이야기하자면 '트리 오브 라이프'는 우주의 탄생, 생명의 진화, 인간의 삶과 죽음 등 범우주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체험'하는 영화라는 얘기다.





블루레이 발매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 총 세 번째 감상이었는데, 이전 두 번의 감상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놓친 부분들은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다기 보다,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뒤늦게 인정하게 된 경우라고 해야겠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썼던 글의 제목도 '경이로운 우주 가운데 나를 느끼다' 였는데, 이번 역시 같은 제목이지만 그 감상의 주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첫 감상에서 느꼈던 경이로운 우주는 그 자체로 놀라운 것이었다.


아무런 대사 없이 이미지로만 표현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 진화는 놀라우리만큼 완벽한 내러티브가 존재했으며 얼핏 보면 긴 시간인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굉장히 함축적인 방식의 전개였다. 그리하여 인물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우주의 탄생을 거쳐 지구가 탄생되고 그 뒤 공룡이 등장해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전개였는데, 그 가운데 내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큰 아들 '잭'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였다. 





앞서 신과 우주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영화는 본격적으로 소우주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비춘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새로울 것 없는 갈등 구조와 시간에 흐름에 따른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었음에도, 치명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실상 잭의 시점에서 진행이 되는데, 잭이 커가면서 부모와의 관계, 형제들 사이에서의 관계, 세상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자아의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들이, 한 수 한 수 놀라운 디테일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와중에도 영화가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메시지의 기반에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잭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과 심리적 변화 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보편적이지만 미묘한 시간들을 '트리 오브 라이프'는 완벽한 줄기로 그려내고 있다. 앞선 시퀀스에서는 형용하기 힘든 경이로움을 느꼈다면, 이 시퀀스에서는 공감이라는 이름의 경이로움과 인생의 무게 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잭'의 이야기가 놀라운 또 다른 이유는 그 속에서 너무 쉽게 '나'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처럼 디테일 한 묘사를 했음에도 반대로 가장 보편성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그리고 '잭'의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와 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솔직하도록 만드는 압도적인 힘이 있었는데, 이 에너지가 '잭'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전에 영화가 들려주었던 거대한 우주의 이야기로부터 말미암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내러티브 측면에서 그러했다는 뜻이 아니라, 보는 나 스스로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미 신과 우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부터 나의 경계는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놀라운 체험의 영화다. 이 작품은 평소 삶에서는 미처 체험할 수 없었던, 또 안다고 해도 절대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었던 수 많은 간극들을 영화적 체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다시 말해 '트리 오브 라이프'의 메시지는 인간이란 존재와 이를 둘러싼 우주와 자연의 섭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간극이 '있다'라고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간극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우리의 삶과 이를 둘러싼 모든 것들 간에는 유한한 거리로 설명되지 않는 '무한의 것'이 있다 (여기서 '있다'라는 단어의 의미는 앞선 '있다'와는 다르다)라는 것이다.


‘시공간적 크기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것들에 비하자면 한 가족의 삶과 고통은 얼마나 보잘것없이 작은 것인가’ 라는 근거로 ‘신(절대자)을 이해할 수 없음에 그저 순응하는 것이 섭리이다’ 라는 결론이 아니라, 한 인간, 한 소년의 삶의 깊이와 고통 역시 헤아릴 수 없는 다른 의미의 우주라는 위로와 경이로움을 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앞서 한 인간의 삶을 '소우주'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가장 직접적인 메시지였으나 다른 담론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주제 역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자녀 혹은 가족을 잃은 남겨진 이들에 대한 사려 깊은 위로가 그것이었다. 사실 누군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에게 신의 섭리를 논하는 것 자체가 와 닿기 쉽지 않은데, '트리 오브 라이프'는 그 섭리에 대해 순응하라는 무력함 혹은 복종의 메시지가 아니라, 기원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 섭리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 있기에 허울뿐 인 위로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소중한 이를 잃은 이에게, 더 나아가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내 아이를 잃어버린 이에게 진실된 위로를 전하려면, 이 정도의 진정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얼마쯤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아마 그 때쯤이면 지금의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더 솔직해진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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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시각적 언어로 쓰여진 영화를 빛내는 궁극의 화질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곧 내러티브로 연결되는, 즉 영상미가 그 어떤 작품보다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테렌스 맬릭은 그의 그 어떤 전작들보다도 시각적인 측면에 큰 공을 들였으며, 인위적인 것들을 최대한 배제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부분적으로나마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하기도 했다.(물론 이 영화의 시각효과 대부분은 더글러스 트럼블이 가세한 아날로그 기법이 대부분이다) 그 만큼 이 작품에서 시각적인 부분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바로 그 중요함을 놓치지 않도록 블루레이의 화질은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만큼 최고 수준이다. <다크 나이트> 블루레이의 IMAX 시퀀스 화질이 두시간 내내 이어지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칠드런 오브 맨’의 촬영 감독으로 유명한 엠마뉴엘 루베즈키는 ‘트리 오브 라이프’의 많은 장면을 IMAX 레디의 65mm 필름을 사용했으며, IMAX 카메라, 파나비전 65 하이레졸루션, 레드원, 팬텀 HD 등 최고의 화질을 보장하는 장비들로 촬영하였다. 감독의 의도나 촬영에 사용된 장비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트리 오브 라이프’는 자칫 철학적인 영화로만 비춰질 수 있지만 시각적인 영상미가 바로 그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블루레이의 화질은 바로 이러한 영화의 영상미를 전달하기에 최적의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극장에서 볼 때 영상미 자체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면, 블루레이 감상 시에는 여기에 화질의 우수함이 주는 놀라움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블루레이의 화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하드웨어 적인 퀄리티와 그 퀄리티를 체감할 수 있는 영화적 요소, 이 두 가지를 들곤 하는데 ‘트리 오브 라이프’ BD는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타이틀이다. 화질의 하드웨어 적 퀄리티야 근래 발매된 타이틀 가운데 최고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이런 레퍼런스급 화질을 체감할 만한 다양한 구성과 성격의 영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체감하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다고 느껴지는 화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수치적으로도 음성파일을 제외한 영상파일의 용량만 35기가에 달하며 평균 전송 비트레이트 또한 36.8Mbps에 달하는 등 한마디로 '슈퍼비트'급이다.

음향 - 압도하는 스코어가 인상적인 사운드





위 문구는 블루레이로 영화를 최초 재생 시 본편 영상에 앞서 나타나는 안내 문구로, 화질과 더불어 음향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라는 영화에게 있어 기능적인 면에서나 미학적인 측면에서나 대단히 중요함을 실감케 한다. 특히 앞선 시각적 측면과 마찬가지로 테렌스 맬릭은 이 영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음악이 존재하기를 원했을 정도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영화 음악은 주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글은 소책자에 실리는 김세윤 작가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칼럼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에도 우주의 기원을 다룬 경이로운 시각적 체험을 더 강렬하게 표현하는 클래식 곡과 영화 음악에 압도되었었는데, 48kHz/24Bit 고사양의 DTS-HD MA 7.1 사운드는 그 압도적인 감흥을 손실 없이 안방으로 가져왔다.





스코어가 들려주는 웅장함 못지 않게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릴 때에는, 아주 미세한 생활 소음과 새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풀잎들의 디테일한 사운드까지 7.1채널의 풀 서라운드 음장을 통해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전반적으로 스코어의 비중이 높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전혀 스코어 없이 자연의 소리들로만 채워져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의 스코어로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와 같은 블루레이 사운드의 디테일 함은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 풍부하게 전달해 준다.


스페셜 피처 #1 : 메이킹 다큐멘터리 - Exploring The Tree Of Life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의 유일한 아쉬운 점이라면 부가영상의 수록 양이 많지 않다는 점일 텐데, 국내 타이틀뿐만 아니라 북미에서 출시된 타이틀 역시 동일한 구성이므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는 없겠다. 더군다나 디스크를 BD-ROM에서 읽어보면 본편 데이터만으로 41기가를 채우고 나머지 용량을 5기가의 메이킹 다큐멘터리 외 기타 예고편 및 BD메이킹 크레딧으로 꽉꽉 눌러담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편을 최고 화질과 음질로 수록하는 것에 전력을 다한 타이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분야의 스필버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로렌트 보제로'가 연출을 맡은 훌륭한 메이킹 다큐멘터리 'EXPLORING THE TREE OF LIFE'(1080p, 29:56초)에서는 이 작품에 참여한 제작자, 배우는 물론 테렌스 맬릭을 존경하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핀처의 인터뷰 등을 통해 ‘트리 오브 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테렌스 맬릭의 작품관에 대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테렌스 맬릭의 작품을 처음 보고 감탄과 더불어 커다란 매력을 느꼈던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핀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맬릭의 영화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그를 더 알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인터뷰와 그녀의 오디션 장면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래드 피트는 본래 제작자로만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본래 출연 예정이었던 남자 배우가 출연이 어렵게 되면서 후에야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도 전해 들을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배역이라면 세 명의 성인 배우들 보다, 세 명의 아역 연기자라고 할 수 을 텐데, 이 아이들의 오디션 영상과 영화 개봉 이후 다시 촬영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당시를 추억하며 나누는 이야기도 수록되었다. 테렌스 맬릭은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 아이들에게는 거의 대본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도록 유도하거나, 촬영 중간 아이들끼리 장난 치는 순간을 몰래 촬영에 영화에 담기도 했다는 후일담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속 우주의 기원을 다룬 장면들의 비밀에 대해서도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이뤄진 장면들이 아니라 감독의 지인이자 천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더글러스 트럼블의 작업으로 화학 약품이나 페인트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과 회전판, 조명, 고속 촬영 등의 기법의 변화를 통해 발견하고 만들어 낸 장면이라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30분에 달하는 이 메이킹 다큐멘터리에는 정작 감독인 테렌스 맬릭은 은둔자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그답게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매릭의 영화 세계와 그의 연출력에 더 큰 관심과 매력을 느끼게 되는 다큐멘터리다.


메이킹 다큐멘터리 외에 HD 화질의 오리지널 극장용 예고편과 더불어 '가족애'를 강조한 한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포인트를 엿볼 수 있는 한국용 예고편(SD), 그리고 라이프랩스미디어의 차기작이자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작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블루레이 예고편(HD)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디피 컬렉션 만을 위한 것으로 DP010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DP회원분들의 크레딧을 수록한 영상을 이스터 에그(찾기는 정말 쉽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미리 공지가 된 것처럼 DP회원이자 일렉트로닉 밴드 W&Jas의 멤버 한재원님 (DP닉네임 W)이 작곡한 음악 'In The Flow'와 함께 수록이 되어 더욱 뜻 깊다.






실제로 이런 크레딧을 끝까지 감상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영화 속 장면들과 함께 작품의 컨셉 및 분위기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한재원 님의 편안하고 감각적이며 독창적인 개성의 음악까지 곁들여져, 말 그대로 5분여의 메이킹 크레딧을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었다.


스페셜 피처 #2 - 컬렉터스 가이드북


지난 ‘멋진 하루’ 블루레이를 통해 76페이지에 달하는 컬렉터스 가이드북으로 또 다른 형태의 스페셜 피쳐를 제공했던 LIFE LABS MEDIA는, 이번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에도 영화를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읽을 거리와 볼거리를 수록한 소책자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아직 가이드북이 완성되기 전이라 실물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수록될 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이 작품과 관련해 영화감독 정윤철 님(‘말아톤’, ‘좋지 아니한가’의 그가 맞다!)과 DP 영화게시판 및 재개봉관 게시판을 통해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영화 글을 써오고 있는 홍준호 님, 그리고 아쉬타카까지 총 세 명의 각기 다른 시각으로 다가간 ‘트리 오브 라이프’에 대한 리뷰글이 수록되었다.

여기에 촬영, 미술, 시각효과, 음악 감독 등 이 영화의 각 스태프들에 대한 칼럼들이 추가되었는데, 특히 현 방송작가이자 전 FILM2.0 기자 출신의 인기 작가 김세윤 님이 작성한 음악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 관한 칼럼은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이로서도 특히 기대가 되는 글이니,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영화 현장의 고화질 스틸컷 갤러리가 약 10페이지 분량으로 수록되었고, DP블루레이 게시판을 통해 응모를 받았던 이 작품과 어울리는 순간을 담은 DP회원들의 사진들을 담은 코너 'Moment in Life'(아래 사진 참고)도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니 LIFE LABS MEDIA의 전작 ‘멋진 하루’보다 도 더 기대되는 소책자라고 할 수 있겠다.




사족을 달자면 본 리뷰에서 소제목을 굳이 '부가영상'이 아닌 '스페셜 피처', 즉 '부록'의 의미로서 두 섹션으로 나눈 까닭은 바로 '컬렉터스 가이드북'의 제공 때문이다. 이 책은 마치 디스크 용량 부족으로 인해 미처 블루레이에 못담아냈을지도 모를 영화의 후일담을 정성스레 기획된 양질의 글들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스페셜 피처'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리뷰의 스페셜 피처 평점은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뿐만 아니라 '컬렉터스 가이드북'을 종합하여 매긴 것이다.


더불어 어느새 열번째라는 이정표에 도달한 의미 깊은 디피 컬렉션인 DP010 <트리 오브 라이프> 역시 전 세계 어느 판본에서도 제공하지 않는 충실한 컨텐츠의 가이드북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판본'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게 된 셈이다.

총평 : 작품-AV퀄리티 모두 최고점의 소장용 타이틀





먼저 그 해 가장 뛰어난 작품이자 보면 볼수록 그 이해의 깊이가 깊어지는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DP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도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영화를 표현하는 데에 어쩌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화질과 사운드에 주저 없이 최고 점수를 줄 수 있는 퀄리티로 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에, 다행을 넘어서 이 작품의 팬으로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만약 아직 ‘트리 오브 라이프’를 만나지 못한 영화 팬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그리고 DP시리즈로 출시된 이 블루레이를 추천하고 싶다. 혹자에겐 그저 지루한 영화일지 모르지만 이 영화의 매력에 빠진 이들에게 ‘트리 오브 라이프’는 분명히 두고두고 볼 작품이다. 그런 측면에서 소장가치 높은 이 블루레이 타이틀 만한 건 없을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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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

경이로운 우주 속 나를 느끼다



테렌스 맬릭의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는 한 마디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신과 인간, 생명의 탄생과 죽음, 우주의 탄생과 진화 등 거대하기만한 담론들을 모두 담고 있는데, 한계를 두고 소박한 방식으로 풀어내기 보다는, 이 담론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메시지들을 용감하게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2시간이 조금 넘는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도, 이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의 힘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얼핏 설명만 들어도 굉장히 거창한 부가설명이라고 느낄 수 있을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테렌스 맬릭은 이 거창할 수 밖에는 없는 담론을 굳이 소박한 것이나 개인적인 것으로 대체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메시지를, 그리고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거창해 보이는 것이, 아니 실제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창한 것이 맞다. 이런 논리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이 작품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삶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크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나와 삶, 나와 우주의 간격을 이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트리 오브 라이프'를 종교적인 영화로 규정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결코 종교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종교가 있기 이 전에, 아니 인간이 만든 종교라는 것은 한없이 미치지 못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종교적인 면을 들자면 '신(God)'의 관한 것일 텐데,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신은 종교의 범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적 의미로서 혹은 모든 질문에 답을 갖고 있는 존재로서 그러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단순히 종교적 영화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영화 속 우주의 탄생 (지구의 탄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영화가 말하려는 담론이 지구에 국한된 것 같지는 않다)을 묘사한 부분은 경건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장엄하게 펼쳐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시퀀스가 그 어떤 자연과학 교제 보다도 더 깊고 교육적으로 느껴졌다. 즉, 감정적으로 뿐만 아니라 지식, 정보 적인 측면에서도 유익한 시퀀스라고 느껴졌다는 얘기다. 그냥 말로만 듣는 다면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 나오는 철학적인 드라마에 공룡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매우 어색하고 뜬금없이 느껴질 수 밖에는 없을 텐데, 이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지만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러티브에 있어서나 감정적 선에서 보나 큰 틀에서 연장선에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공룡은 단순히 신비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는 존재가 아닌 이 같은 흐름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후 인간의 이야기로 넘어오는 것에서도 무리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그렇게 신과 우주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영화는 본격적으로 소우주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비춘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새로울 것 없는 갈등 구조와 시간에 흐름에 따른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었음에도, 치명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실상 장남의 시점에서 진행이 되는데, 이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와의 관계, 형제들 사이에서의 관계, 세상을 받아들이는 관계 그리고 자아의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들이, 한 수 한 수 놀라운 디테일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와중에도 영화가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메시지의 기반에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장남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과 심리적 변화 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보편적이지만 미묘한 시간들을 '트리 오브 라이프'는 완벽한 줄기로 그려내고 있다. 앞선 시퀀스에서 경이로움을 느꼈다면, 이 시퀀스에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공감과 인생의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개인적으로 '트리 오브 라이프'는 찰리 카우프만의 '시네도키, 뉴욕'과는 다른 의미로 완전히 압도 당해버린 작품이었다. '시네도키, 뉴욕'이 자아를 파고들어 결국 정말로 끝까지 도달하여 정신적으로 엄청난 압박감과 함께 내 속을 누군가에게 다 속속들이 들켜버린 듯한 허탈감과 무력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트리 오브 라이프'는 평소 삶에서는 미처 체험할 수 없었던, 또 안다고 해도 절대 다 안다고는 말할 수 없었던 수 많은 간극을 영화적 체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끼게 해준 경우라 하겠다. 다시 말해 '트리 오브 라이프'가 말하는 방식은, 인간이란 존재와 이를 둘러싼 우주와 자연의 섭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간극이 '있다'라고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간극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우리의 삶과 이를 둘러싼 모든 것(자꾸 '둘러싼 모든 것'이라 얘기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얘기하는 담론이 천제적 측면의 우주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신과 생명의 범주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들 간에는 유한한 거리로 설명되지 않는 '무한의 것'이 있다 (여기서 '있다'라는 단어의 의미는 앞선 '있다'와는 다르다)라는 얘기다.

직접 쓴 이 단락에서 느꼈다시피, 이것은 결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님도 알 수 있다 (봐야 한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거짓을 보태지 않고, '트리 오브 라이프'를 보고 나오는 길에 다시금 바라본 세상은 분명 달라져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 아무 느낌 없던 그 세상이 분명 아니었다. 이렇듯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언제나 그러했던 광대한 우주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작은 선물 같은 영화였다. 그리고 그 안에 '나'라는 존재 역시 느낄 수 있어 형용할 수 없는 위로와 떨림마저 고스란히 전해졌던 경험을 선사했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1.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만약 나중에 제 아이가 생기게 되, 우주와 인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 영화를 소개해주고 싶어요. 물론 아이에겐 어렵겠지만, 아니 더 쉬울 지도 모르겠네요.

2. 아름답다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영상과 함께 했던 영화 음악도 참 좋았어요. 국내에는 사운드트랙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결국 아마존으로 가야할 것 같네요 ㅠ


 



3. 극 중 브래드 피트의 둘째 아들로 나온 아역 배우는 실제 피트의 아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더군요. 이 아이의 표정 연기가 참 좋았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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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시간을 살았던 한 인간의 삶

어쩌면 구스 반 산트에게 하비 밀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밀크'의 연출은 운명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구스 반 산트에게 향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커밍아웃 한 게이로서는 최초로 미국 시의원에 당선되었고 인권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에 대한 영화화는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구스 반 산트 외에 다른 감독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점은 단순히 구스 반 산트 본인이 게이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다 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하비 밀크의 이야기를 단순히 동성애자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했던 게이 정치인의 이야기로 그려내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저 뜨겁게 짧은 인생을 살다간 한 인간의 삶으로 그려냈다는 점 때문에, 이 영화 '밀크'는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단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좋은 작품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참고로 이 영화는 2008년 제작된 작품으로 그해 열렸던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숀 펜)과 각본상 (더스틴 랜스 블랙)을 수상하였으며,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작품상, 각본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아카데미 특수에 포함되어 개봉할 기회를 놓쳐버렸고, 결국 개봉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다행히(?)도 올해 2월에야 소규모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었다. 극장에서 조차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만날 기회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DVD로 출시된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항상 죽음을 매개체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소년성과 함께 풀어내었던 구스 반 산트는 '밀크'에서 역시 죽음을 다루지만, 여기서의 죽음은 사건의 종결도 아니고 감정이 폭발해 나오는 지점 역시 아니다. 영화적인 구조 측면에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이는 이 영화가 하비 밀크의 일대기를 다룬 연대기적 작품이 아니라는 점과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하비 밀크가 1978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마지막 8년 간의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가 그리는 방식은 연대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파편의 조각을 모은 듯한 구성을 하고 있다. 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해한 방식이라거나 형식적으로 파격적인 구성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밀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서사에 가까운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밀크'가 대중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관점은, 게이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전혀 게이 영화가 아닌 작품이라는 점인데, 일반적으로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이 동성애 자체를 이슈화 하기 보다는, 동성애 자체를 걷어내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을 때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봤을 때, '밀크'는 그 지점을 한 차원 넘어서서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드라마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편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성애라는 것과 더 나아가 하비 밀크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인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구스 반 산트의 연출에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 아니 더 하게 - 하비 밀크의 삶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깊은 교훈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비 밀크의 삶과 당시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특히 하비 밀크를 연기한 숀 펜의 경우, 사실 더 이상 연기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우스운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조금만 말해보자면, 영화 속 숀 펜의 얼굴에서는 전혀 그간 연기했던 그 어떤 캐릭터의 얼굴도 겹쳐지지 않고, 오롯이 하비 밀크의 얼굴만이 남는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숀 펜이라는 배우는 바로 그 가장 당연한 부분을 가장 잘 해내는 배우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댄 화이트 역할의 조쉬 브롤린의 경우, 비교적 적은 비중임에도 댄 화이트라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조쉬 브롤린 만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클리브 존스 역의 에밀 허쉬와 스콧 역의 제임스 프랑코 역시 당시 카스트로 거리가 현실로 느껴질 만큼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DVD Menu






DVD Quality

DVD의 화질과 음질은 평균적인 수준이다. 화질의 경우 다른 타이틀에 비해 조금 노이즈가 있고 선명한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DVD자체의 화질 문제라기 보다는 애초 작품의 화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평균적인 수준으로 보면 되겠다.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작품의 특성상 사운드적인 효과를 즐길 만한 요소는 부족한 편이지만, 대사 전달 및 감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을 리뷰 할 때 자주하게 되는 말이지만, 화질과 사운드는 – 특히 사운드는 – 거들 뿐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DVD Special Features

첫 번째로 소개할 부가영상은 'Deleted Scenes'인데 초반 하비와 스캇의 대화 장면과 하비와 잭 과의 대화 장면 그리고 법안 반대표를 위해 광대로 분장한 하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삭제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Remembering Harvey'는 실제 하비 밀크의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하비 밀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는 영화 속 캐릭터들의 실존 인물들이 대부분이며, 그 중에는 자기 자신을 연기한 이도 있고 극중 또 다른 역할로 까메오 출연한 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의 하비 밀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다.





'Hollywood Comes to San Francisco'에서는 배우들과 스텝들이 추억하는 하비 밀크와 더불어 감독 구스 반 산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배우들의 경우 각자 실존하는 인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뒷이야기 등 출연배우 대부분의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주연을 맡은 숀 펜의 인터뷰가 수록되지 않은 점이 조금은 아쉽다.





마지막으로 'Marching for Equality'에서는 카스트로 거리에서의 행진 장면 촬영 뒷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당시 실제 행진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촬영에 참여해 당시를 회상하는 인터뷰와, 역시 당시 행진에 참여했던 하비의 친구들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총 평

구스 반 산트의 '밀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단순히 역사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 날의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영화가 주는 감동보다 실제 하비 밀크의 삶에 더 깊은 인상을 받게 끔 만드는 영화적 의도마저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속 하비 밀크의 삶을 2시간 넘게 보고 나면 누구나 이렇게 한 번쯤 자문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과연 이처럼 뜨겁고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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