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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비욘드 (Star Trek Beyond, 2016)

이제 오락만으로도 진행가능한 안정감


J.J.에이브람스가 연출을 맡으며 새롭게 선보인 스타트렉 시리즈가 '스타트렉 더 비기닝' '스타트렉 다크니스'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스타트렉 비욘드'를 내놓았다. J.J.는 제작에만 참여하고 이번 영화의 연출엔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익숙한 저스틴 린 감독이 맡았는데, '비욘드'는 딱 저스틴 린의 스타일대로 나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스타트렉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저스틴 린의 작품이다. 즉, 오락성, 여름 블록버스터에 적합한 볼거리 요소가 강조된 액션 영화라는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변화에 대해서는 팬들, 특히 트레키라 불리는 골수팬들의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만한 요소가 될 수 있겠다.  저스틴 린은 이미 두 편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연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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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122분의 러닝 타임은 짜임새 보다는 빠른 전개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초반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이 위험과 음모에 빠지게 되는 과정은 조금은 급하다 싶을 정도로 별다른 설명없이 빠르게 진행되며, 이후 전개에서도 이 세계관을 아우르는 디테일한 설명과 묘사 보다는, 이번 영화에 벌어진 사건 자체에만 집중한다 (물론 이 사건에만 집중되었음에도 이야기의 구조는 상당히 단편적으로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편으로 저스틴 린의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을 잘 활용하기만 한 평범한 액션 영화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을 수가 있는데, 나는 오히려 이 지점이 앞서 언급 했던 것처럼 이 시리즈가 전작인 두 편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는 측면에서 괜찮은 작품으로 받아들여 졌다. 그러니까 만약 저스틴 린이 (물론 제작자로 여전히 J.J.가 전반적인 작품의 관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새롭게 연출을 맡으면서 이 이야기에 메시지나 내용적으로 자신 만의 것을 더 녹여내려고 했다면,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 보다는 이미 리부트에 안정적으로 성공한 시리즈의 기반 위에 자신이 잘하는 스피디한 액션을 가미하는 것이, 이미 궤도에 오른 스타트렉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하나의 조각으로서 의미 있는 연결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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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비욘드'가 전혀 이 세계관을 그저 활용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골수팬들이라면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장면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새로운 시리즈만을 접한 팬들 입장에서도 연속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없지 않다. 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스팍 역의 레너드 니모이에 대한 영화의 헌사는 짧지는 그래서 강렬하다. 그리고 그 사진 한 장이 주는 감동은 단순히 추억하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시대의 '스타트렉'이 우리의 생각보다도 길게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 가지 더. 안톤 옐친을 스크린을 통해 그 소식 이후 처음 접하는 순간이다. 영화가 다 제작된 이후인 몇 달 전에 불의의 사고를 세상을 떠났기에 작품 내에서는 그에 대한 그리운 요소가 직접적으로 담겨 있지는 않다 ('분노의 질주 7'의 폴 워커의 경우와는 다르게). 하지만 그래서인지 몰라도 유독 더 돋보인 그의 등장 장면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냥 그대로 담겨 있어서 더 짠한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가 다 끝나고, '레너드 니모이를 추억하며, 안톤 에게'라는 자막이 나오자, 앞으로 느끼게 될 그의 빈자리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커졌다. 다시 한 번 전설인 니모이와 너무 빨리 떠난 안톤 옐친이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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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이먼 페그가 연기 외에 각본도 직접 맡았더군요.

2. 언제부터인가 극 중 악당들로 묘사되는 캐릭터들에 더 공감하게 되는 일이.... 이번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원인을 따져보자면 그렇다는 얘기).

3. 커크가 차 마시는 그 머그컵. 살까 말까 고민중.

4. 역시 음악의 힘이 짱!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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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리더의 자격



성공적인 리부트로 새로운 시리즈로 단숨에 자리 잡게 된 J.J.에이브럼스의 '스타트렉'의 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전작 만큼이나 큰 기대를 갖게 한 작품이었다. 리부트 된 시리즈에 기대하는 바는 첫 번째 작품이냐 속편이냐 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첫 번째 작품이 새롭게 리부트 된 세계관과 설정, 인물들을 소개하는 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면, 속편은 이렇게 전작에서 설명이 완료된 재료들을 바탕으로 좀 더 깊어지는 갈등과 본격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J.J의 두 번째 스타트렉 영화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만족과 아쉬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아, 물론 여기 서의 아쉬움은 이 작품이 J.J의 작품이라는 높은 기대치 때문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도 없다고 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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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에이브람스는 자신의 첫 번째 '스타트렉' 영화를 통해 기존 시리즈의 올드 팬들과 현재의 관객들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거두기 쉽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는데, 이를 통해 앞서 이야기했던 대부분의 설명은 마친 상태였지만 아직 다 못 다한, 완전하게 정립하지 못한 것이 있는 듯 했다. 그것이 이 작품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주된 테마이기도 한 '리더의 자격'에 관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캡틴이 누구냐 를 두고 갈등을 펼쳤던 커크와 스팍의 관계, 즉 리더로서의 확실함 보다는 불안함이 더 엿보였던 커크가 진정한 캡틴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전편에 이어 더 심층적으로 이어감으로서, 단순히 엔터프라이즈호의 캡틴인 커크의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리더 라는 역할 자체의 조건과 자격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한다.


사실 '누가 엔터프라이즈호의 진정한 캡틴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작을 통해 대부분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특히 TV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속편인 '다크니스'도 첫 장면에서는 완전히 커크를 캡틴으로서 인정하는 스팍의 모습으로 시작하긴 하지만, 곧 캡틴 자리의 박탈과 변경이 (임시 캡틴까지) 반복되며 아직은 커크가 완전한 캡틴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쩌면 이 과정은 극장 판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아젠다인데,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 만큼 스타트렉이라는 시리즈에서, 작게는 엔터프라이즈호 라는 상징적인 곳에서 '캡틴'이라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 인지를 역설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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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 주제를 더 심층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커크와 스팍의 관계에 기존 엔터프라이즈호의 선장인 파이크와 마커스 제독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존 해리슨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각각 다른 갈등 요소로 볼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선원들에 대한 리더로서의 역할이 발동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마커스와 존 해리슨이 극 중에서 벌이는 일들의 원인을 살펴보자면, 단순한 원한 관계나 개인적인 것 보다는 (설령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속한 진영이나 자신이 책임지고 지켜야 할 부하들을 위한 것으로 그려진다. 결국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사건을 벌인 두 인물의 이야기와 엔터프라이즈호의 캡틴인 커크의 이야기가 하나로 겹쳐지면서, 영화는 좀 더 커크에게 리더로서의 진정성과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더 확고한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J.J는 그 만큼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엔터프라이즈호를 책임지는 리더로서 커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렇듯 시리즈의 한 편을 더 할애하면서 까지 커크를 완벽한 리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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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텍스트나 메시지는 오히려 더 흥미로워졌지만, 액션 블록버스터의 측면으로만 보자면 좀 더 본격적인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 아쉬움이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별로 라는 것이 아니라, 1편의 좋았던 부분을 뛰어넘지는 못했던 것 같다는 얘기). '배트맨'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 속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100% 녹여냈던 크리스토퍼 놀란과 마찬가지로, J.J.에이브럼스 역시 기존 팬덤이 확고한 '스타트렉' 시리즈 안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량에 다시 한 번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1.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아이맥스에 적합한 스케일이었어요. 3D는 탁월한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나 후회할 수준은 아니었음.


2. 체코프 역할의 안톤 옐친은 확실히 비중이 줄었네요. 존 조도 마찬가지. 왕년에 '로보캅'이었던 피터 웰러의 무게감은 좋았어요. 최근 들어 종종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 반갑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Paramount Pictures 있습니다.


 





J.J.에이브람스의 최초의 IMAX 3D 영화이자 전작 '스타트렉'의 속편인 '스타트렉 다크니스' (국내 제목 확정)의 메인 예고편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기존 TV시리즈와 극장판 '스타트렉'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J.J의 '스타트렉'은 영화적 재미는 물론 기존 TV시리즈까지 다시 보게 끔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더 두근거리는 속편이 나올 것 만 같습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는 무려 배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하고 있어서 더더욱 기대가!!! 올해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라는데, 기다림이 쉽지는 않겠네요 ㅠ


긴 말 할 것 없이 예고편을 보시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스타 트렉 :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몰라도 재밌고 알면 더 재밌는 프리퀄!


개인적으로 TV시리즈였던 스타 트렉에 대한 기억들은 그야말로 깨알같은 정도다. 팬이라고 하기엔 물론 부족하고 그저 어린 시절 TV를 통해 가끔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나 대강의 배경 줄거리 등을 슬쩍 아는 정도일 뿐이다. 윌리엄 셰트너를 '믿거나 말거나'로 만나기 전에 더 익숙했던 프로그램이 '스타 트렉'이었으며 그 쫑긋귀의 캐릭터, 매우 하얀 얼굴의 캐릭터, 또 다양한 외계인 캐릭터들이 '엔터프라이즈호'라는 우주선을 타고 특유의 유니폼을 입고 전 우주를 넘나들며 벌이는 이야기라는 것 정도.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개봉 한다고 했을 때 약간 망설여지기도 했었는데, 감독인 J.J.에이브람스가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는 기존 '스타 트렉'의 팬들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 나처럼 이 시리즈를 잘 모르고 있는 이도 즐길 수 있는 SF/액션 영화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J.J.에이브람스는 팬들 사이에서 '떡밥의 제왕'으로 불리는 인물로, TV시리즈 <앨리어스>와 <로스트>를 연출했으며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 <클로버필드>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가 지금까지 뿌려놓은 떡밥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것만으로도 또 다른 시리즈를 만들어야 할테니 그건 여기서는 다 말 못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참으로 흥미로운 각본가이자 제작자임은 인정하지만 영화감독으로서의 역량에 있어서는 사실 100% 안심할 수 있는 감독은 아니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작품 <스타트렉 : 더 비기닝>으로서 이런 불안감은 거의 해소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영화의 시작은 전형적인 J.J.에이브람스 스타일이다. 보통 같으면 클라이막스에나 등장할 법한 장면을 초반에 등장시키고 마무리한 뒤 제목을 등장시키며 스윽 시작하는 이 방식은, <인디아나 존스>이전의 고전 액션물에서부터 사용되었던 방식으로 최근에는 에이브람스의 인장처럼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영화를 스타 트렉의 기존 팬들 외에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프리퀄'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리퀄 형식의 영화들이 그렇듯이 따지고보면 원작에 생소한 일반 관객들도 즐길 수 있긴 하지만,
기존 팬들이 본다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더 감동적일 수 밖에는 없는 것이 바로 프리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스타 트렉 시리즈의 아주 미세한 기억만이 있을 뿐이었는데도 몇몇 설정과 장면에서는 예전의 아련한 기억들을 떠오르게 했을 정도였으니 기존 팬들은 얼마나 여기서 감동받았을까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우리가 예전 TV시리즈에서 보았던 엔터프라이즈의 커크와 스팍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관계였으며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가 나중에 알고 있는 관계가 되었는지에 대해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팬이라면 더 알아보고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해 두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팬들 만이 느낄 수 있었을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분명 이 장면, 이 대사는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대사일 것 같다 혹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설정이나 장면들에서는 이것 역시 기존 시리즈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겠구나 라는 장면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영화를 보기 전 거의 아무런 정보를 얻지 않은 채로 보려고 하는 주의지만 그래도 감독과 배우 들의 정보는 어느 정도 알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작품의 경우는 배우들 조차 확인하지 않았었다. 그랬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에 전혀 의외의 배우들의 출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일단 스팍의 어머니 역할로 등장한 배우는 다름아닌 위노나 라이더 였으며(그녀가 이렇게 나이 많은 역할을 연기한 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네로' 역할은 에릭 바나가 연기하고 있었다. 사실 가장 많이 놀랐던 것은 바로 에릭 바나였다. 워낙에 분장이 심하고 강한 이미지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얼핏 봐서는 정말 에릭 바나인지 아니면 에릭 바나를 닮은 배우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가끔 연기력있는 배우가 SF물에서 전혀 쌩뚱맞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최악으로 망가지는 경우에 비교하자면 에릭 바나는 자신의 커리어에 흠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SF영화 속에서 톡톡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겠다. 그가 연기한 네로 역할은 전형적인 악역이라기 보다는 이유가 있어서 악당이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텐데, 에릭 바나의 연기가 이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 <반지의 제왕>의 에오메르 역할로 출연했던 칼 어반과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사이먼 패그(그의 영국억양은 영화 속에서 유난히 튀더라 ㅎ), 한국계 배우 존 조 등이 출연하고 있다. 또 한 명 아주 중요한 배우가 이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 개인적으로는 깨알같은 팬임에도 그의 출연이 감동스러웠다.




아이맥스로 관람하였는데 최신 SF/액션 영화답게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충분히 전달해주고 있다. 우주라는 배경에서만 맛볼 수 있는 초대형 스케일과 <스타 트렉>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설정들은 '영화적'쾌감을 선사한다. 하나의 액션 시퀀스가 끝나게 되면 절로 객석 여기저기서 한숨을 돌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스케일이나 사운드 측면에서 압도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야기 측면에서도 비교적 빠른 전개로 크게 지루할 틈이 없다(아역이 조금 더 나올 것 같았는데, 금새 지나가 버린다).

순간이동하는 장면이나 광속으로 워프하는 장면들은 다른 SF영화들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던 장면이긴 했지만, 그 맛은 분명 틀리다 하겠다. ILM이 선사하는 컴퓨터 그래픽은 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는데, 바로 엇그제 보았던 <울버린>의 CG와 비교하자면 거의 천지차이다. 어두운 우주에서 대형 우주선들이 벌이는 전투장면의 그래픽도 훌륭했지만 훤한 낮시간에 실사와 비행선이 함께하는 CG에서는 더 실감나는 영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SF영화답게 스케일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웠으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내내 흥미로웠으며, 개인적으로는 일찍이 좀 더 팬이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절로 용솟음 쳐버릴 정도로 프리퀄의 본연에도 충실한 작품이었다.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영화들 가운데 가장 취향을 덜타고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를 고르라면 아마도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1. 포스터를 딱 본 순간부터 느꼈던 거지만, 아역도 그렇고 어쩜 저렇게 똑같이 생긴 배우들을 찾아내고 (분장으로) 만들어내는지 없던 향수도 생기더군요.

2. 번역 문제는 심각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분명 문제가 있긴 있는것 같네요. 굉장히 많은 내용을 얘기하는데 간략하게 정리하는건 그렇다쳐도 분명히 'sir'를 붙이고 있는데 그저 반말로 번역해 버리는건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계속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반말을 하다가 나중에 인정하고 존댓말을 하는 부분이 등장하는데, 다 반말로 표현되다 보니...

3. 엄청난 괴수도 횟불하나면 문제없음!

4. 영화를 보고나니 <스타트렉>dvd를 한 편이라도 사서 예전 에피소드를 단 한편 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5. 용산 CGV 아이맥스 감상.

6. 아, 추가로, 오랜만에 진상관객을 한분 옆에 두었습니다. 영화사 로고가 등장할 때 '파라마운트'하고 소리내어 읽어주시더니 계속 대화모드로 초반 임하시더군요. '저 여자가 위노나 라이더잖아' '진짜야?, 아닌거 같은데' 등등. 그런데 은근히 로고 나올 때 소리내어 읽는 분들 제법 계세요 -_-;;;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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