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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만다 녹스 (Netflix : Amanda knox)

살인사건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어두운 자화상


몇 해 전 해외토픽으로 연일 이슈가 되었던 한 살인사건이 있었다. 이탈리아 페루지아 지역에서 벌어진 영국 유학생 살인사건이 그것이었는데, 이 살인사건에 범인을 두고 아만다 녹스라는 여성이 도마 위에 올라 몇 차례의 재판을 통해 유죄와 무죄를 오고 가는 판결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그녀의 이름인 '아만다 녹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이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처음 사건이 일어나던 시기부터 모든 재판이 끝나는 시점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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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장르의 다큐멘터리로는 역시 넷플릭스의 간판 작품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살인자 만들기 (Making a Murderer) '를 들 수 있는데, '살인자 만들기'가 오랜 시간에 걸쳐 사건을 완벽하게 해부하고 그 가운데 잘못된 지점들을 발견해 내 살인자로 지목된 스티븐 에이버리의 무고함의 측면을 세세하게 말하고자 한 것과 달리, '아만다 녹스'는 살인사건의 과정과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다루지만 핵심은 그보다 이 살인사건을 둘러싼 다른 것들의 경솔함 혹은 무책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아만다 녹스와 그의 남자 친구가 직접 인터뷰어로 등장하는 등 희대의 악녀 (혹은 변태 살인자)로 몰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그들의 입장에 서서 억울함과 무죄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아만다 녹스가 영화 속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살인자라고 생각한다면, 또는 그렇지 않다면... 각각 나는 어떤 사람으로 생각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하나의 살인사건을 두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억울한 희생양도 희대의 악녀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이 이 사건을 이토록 자극적 쟁점으로 부각하였는지, 이 사건을 둘러싼 다른 것들(사람들)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드리운다. 팩트 체크도 없이 오히려 팩트를 일일이 체크하게 되면 타이밍을 잃게돼 다른 언론사에 특종을 빼앗겨 버리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자(언론)의 모습은, 이 작품이 이 사건을 통해 전하고자 한 씁쓸한 현재의 결론과 같다 (이 기자가 초반에는 제법 유능한 기자로 묘사된다는 점이 더 흥미롭다).


누군가가 목숨을 잃고 또 누군가가 억울하게 살인자라는 (그보다 더한 굴욕적 주홍글씨까지) 누명을 쓰게 될 수도 있는 사안을 두고, 누군가는 자신 만의 사리사욕을 위해 자극적인 측면만 부각해 이슈를 만들고, 그 이슈에 함몰되어 대중들 역시 쉽게 판단하고 휩쓸려 버리고 마는. 그리고는 또 쉽게 잊어버리면 끝나는 일련의 과정들은, 아만다 녹스가 진짜 살인자인가 아닌가 하는 것보다도 더 밝혀내기 어려운 현대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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