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서(序) (Evangelion:1.0 - You Are (Not) Alone)

에반게리온을 드디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감격의 순간!
지난 부산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쳐 제발 개봉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28일 정식 개봉에 앞서 프리미엄 시사회를 통해 약 열흘 정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보고자 하는 영화는 가능한하면 최소한의 정보만을 가지고 영화를 접하는 편인데,
이번 <에반게리온 : 서> 역시 에바의 새로운 극장판이라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관람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처음부터 제법 러닝타임이 흐르기까지는 사뭇 당황을 했었는데,
새로운 극장판이라 하여 이전에 발표했던 <에반게리온 데스 & 리버스>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처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극장판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극장판은 쉽게 말하자면 리메이크요(Remake),
이번 작품에 특성에 기인하여 자주 쓰이는 표현을 쓰자면 리빌드 (Rebuild) 형식을 갖춘 작품이었다.
즉 이번 작품에는 TV시리즈로 치차면 1~6화 정도의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서 약 85% 이상이 기존에
TV시리즈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그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완전히 그대로
쓰였다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그대로 쓰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포스터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빨간수트 아스카도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에바의 경우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이미지들의 수로만 보자면 단연 레이의 인기가 압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에바 팬들과 얘기를 나눠보다보면 아스카의 팬도 그 못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TV시리즈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에반게리온 : 서>이지만, 이를 모르고 갔던 나도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아마도 단순히 에바를 대형 극장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였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처음 신지의 대사가 나왔을 때, 속으로 '아, 저 목소리를 극장에서도 듣게 되다니!'하며
혼자 감동했을까;;; 확실히 TV시리즈로 더욱 익숙한 이 추억 속의 작품을 10년도 넘게 지난 지금에 와서 극장에서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황홀한 경험이었다. 이 황홀한 경험을 더욱 황홀하게 해 준것은 앞서
설명한 '리빌드'작업을 들 수 있겠다. 1995년 작품인 에반게리온을 2008년으로 가져오면서
총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당시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던 3D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적극 도입하였고
와이드 화면에 맞게 프레임을 재구성하고 재배치함은 물론, 이 밖에도 여러가지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
디테일한 수정작업을 거쳐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지만 사실상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와이드 비율의 에바는
사실상 본적이 없는 것이 아닌가)영상을 만들어냈다.

3D로 새롭게 구성된 지오프론트의 모습이라던가 제3신동경시의 건물들이 꺼지고 솟을 때의 영상은
확실히 극장판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스케일이었으며, 마지막 야시마 전투 신은 그야말로 컨티뉴를 남기는
이 영화에서도 확실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고 있다.




수 많은 이른바 '오타쿠'를 만들어낸 장본인인 에반게리온의 가장 큰 특성은 '세컨드 임팩트' '인류보완계획' 등과
같은 미스테리한 설정 들과 신지의 독백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자아의 관한 끊임없는 성찰과 대화이다.
사실 <에반게리온 : 서>에서는 이러한 에바의 특성에 관해서는 맛만 보여주는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존의 TV시리즈가 그러하였듯, 아마도 4부작이 진행될 수록 점점 고조될 것이며, 마지막 극장판에 가서는
극한으로 치닫을 것이다.
안노 히데아키는 기존 TV시리즈의 팬들은 물론 에바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확실히 TV시리즈에서 서론에 해당하는 부분의 이야기를 꽤나 빠른 전개로
수록하고 있어, TV시리즈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조금 뭐가 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으나
잘 알다시피 TV시리즈 역시 그 다지 설명이 친절한 작품은 아니지 않았는가.

아스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는데, 예전에 에반게리온 관련 연재글을 쓸 때도
똑같은 멘트를 썼지만, 아마도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짧은 러닝 타임을 등장하고도 가장 많은 팬들과
인상을 남긴 캐릭터 중 하나일 '카오루'의 경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짧게 나마 등장하여 그나마 아쉬움을
덜어주고 있다(극장에서 내 옆에 앉았던 여성 분들은 카오루의 광팬이었는지 그가 잠깐 스쳤을 뿐인데도
마치 욘사마가 등장한 것처럼 어쩔 줄을 모르시더라--;. 하긴 나도 카오루의 광팬이긴 하다만 --;).
알려진 바로는 이미 작업중인 <에반게리온 : 파>에서는 <서>와는 달리 기존 TV시리즈와는 다른 이야기 전개와
구성,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좀 더 볼거리와 기대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처음 예고편을 통해 들었었던 우타다 히카루의 주제가 'Beautiful World'는 처음 들었을 때에는 조금
임팩트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역시나 반복 청취효과와 극장에서의 감동의 효과를 얻은
탓인지, 지금으로서는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 주제곡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리빌드를 한 마당에 이럴거였으면, 초반에 오프닝으로 TV판의 오프닝 곡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를 한 번 넣어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아마도 이 날 같은 에바 팬들만이 모인 자리에서 이 장면이 연출되었다면 다들 박수치면서 오프닝을
신나게 맞이 했을 것이다!

<에반게리온 :서>는 새롭게 시작되는 극장판 4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
작품이면서, 팬들에게 오랜 기다림의 고단함과 염원을 한꺼번에 풀어줄 작품이 될 것 같다.

지금와 돌아보면, 나도 그 때 그 때 느끼지는 못했지만,
에반게리온이 알려준 것처럼 이를 되새기며 힘든 일을 겪고 시기를 겪을 때마다
하루하루를 극복해왔던 것 같다.
이제 한 동안은 3번의 극장판을 기다릴 수 있을테니 그 걸로 또 이겨낼 수 있을 듯.


보태기 1. 엔딩 크레딧 끝나고 에바 특유의 미사토가 진행하는 <에반게리온 : 파>의 예고편이 있으니
꼭 감상하실 길!!! 서비스! 서비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 본문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태원엔터테인먼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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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들어서자마자 1월부터 무척이나 바빠지게 되었다.
지난해 11,12월이 비교적 조금 한산한 분위기여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월에는 꼭 봐야할 영화는 물론이고, 단순히 보고 싶은 영화들도 너무 많아
과연 이 영화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가 여러가지로 걱정되기 까지 한다
(시간의 제약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 상황턱에 금전적인 여유를
처음으로 생각해봐야할지도 -_-;;)

현재 국내 1월 개봉예정으로 있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기대를 한 껏 부풀려보자!
(순서는 가나다 순)


1. 그르바비차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모녀의 이야기와 여성, 전쟁과 평화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개봉한 지는 그래도 제법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못 보고 있는 영화.
과연 엄청난 작품들이 몰려오기 전에 관람할 수 있을 것인가!


2. 마법에 걸린 사랑


디즈니 영화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에 어쩌면 실망을 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정통 디즈니의 마법같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영화.
과연 포스터에도 역시 등장하지 못한 만년 안습 캐릭터 제임스 마스덴은 이번 영화에서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흥미로운 포인트.

3. 명장


주로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왔던 진가신 감독의 액션 영화.
무엇보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이 세 배우를 한꺼번에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영화.
하지만 몇몇 홍콩영화들은 이러한 기대만 부풀리게 하고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심도 해야할 듯. 어쨋든 기대!


4. 미스트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에 프랭크 다라본트가 만든 괴물 영화.
일단 제목만 봐서는 그리 와닿지 않는(왜냐하면 이런 류의 제목에 당한적이 많기 때문에;;)
영화이긴 하지만, 들려오는 평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괴물 영화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5. 스위니 토드


단연 1월 최고의 기대작!
팀 버튼과 조니 뎁 만으로도 흥분이 벅차오르는데, 죠니 뎁이 노래까지 하는 뮤지컬 이라니!!
이미 제작을 시작하였다는 순간부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영화.
왠지 이 분위기에 너무 잘어울릴듯한 알란 릭맨의 연기도 기대된다!


6. 에반게리온: 서(序)


부산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놓치게 되어 정말 많이 아쉬웠던 영화.
에바의 광팬 중 한 사람으로서 에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초 흥분상태.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7.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요즘 TV에서 문소리, 김정은 등 배우들이 너무 홍보를 하는 탓에 오히려 반감이
조금 들 정도이긴 하지만,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만든 임순례 감독의 연출력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 이런 소재의 영화는 사실 안봐도 줄거리는(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결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뻔한데, 그렇기 때문에 다아는 신파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연출했을지가 궁금해지는 영화.


8. 더 재킷


얼핏 보았을 때 <미스트>와 함께 비디오용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애드리안 브로디, 키이라 나이틀리, 대니얼 크레이그 등 배우들의 이름을 보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또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SF스릴러 장르 역시
쉽게 지나치긴 힘든 유혹인듯.


9. 클로버필드


하도 J.J. 애브람스 얘기를 하길래, 당연히 그가 감독한 줄로만 알았지만 역시나 제작만 한 영화
(언제부터 J.J. 애브람스가 국내에서도 이 정도로 유명한 인사가 되어버린 것인지).
초대형 낚시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텍사스 소때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일단 기대만큼은
최고로 가지게 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J.J가 감독을 맡지 않은 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가
가장 관건이 될 영화.



이 밖에도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로 인해 일단 예매한 영화가 3작품이며,
여기에 언급은 안했지만, 조쉬 하트넷 주연의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그리고 한국영화 <라디오 데이즈>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까지 보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1월 한달이될듯.

그래도 두근두근 기대되는 1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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