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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루크 케이지 (Netflix : Luke Cage, 2016)

할렘의 진짜 흑인 영웅



마블의 새로운 영웅 루크 케이지는 기존 영웅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가 흑인이라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백인 영웅이 아니라는 피부색 만의 차이가 아니라, 할렘으로 대표되는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다른 마블 작품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까지 확장되면서,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좀 더 긴 호흡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또는 다른 색깔)의 히어로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 '루크 케이지'는 앞서 언급한 '흑인'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다른 마블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직선적이고 또 느린 전개를 갖고 있는, 어쩌면 조금은 심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엄청난 괴력과 모든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 피부를 가진 '루크 케이지'는 그 능력에 비해 화려한 액션 장면이나 볼거리는 선보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루크 케이지에 빗대어 할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데어데블'과 비교해서도 그리 치밀한 이야기 전개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그럼에도 '루크 케이지'가 흥미로웠던 건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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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흑인 음악을 비롯한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는 팬으로서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겟 다운'이 이를 제대로 선보일 것 같아 큰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히려 '루크 케이지'가 더 스스로 흑인 문화, 사회의 대변인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극 중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클럽 할렘'스 파라다이스에서는 라파엘 사딕과 페이스 에반스가 직접 등장에 공연을 펼치고, 노토리어스 BIG의 거대한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또한 후반부 에피소드에는 메소드멘이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그는 극 중에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루크 케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랩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팝의 이발소 내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깨알 같은 NBA 관련 잡담들을 전해 들을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잡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평소 흑인 문화에 관심이 덜하거나 관련 지식이 없는 이들이라면 그야말로 무슨 얘기인지 모를 잡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안그래도 히어로물 치고는 볼거리가 많지 않은 시리즈의 특성상 그다지 큰 흥미를 갖기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흑인 문화의 저변이 짙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역시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의 문제를 동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영웅담, 그러니까 판타지가 아닌 진짜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당장의 현실에 필요한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데어데블 시즌 1,2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루크 케이지'와 접점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네요. 마찬가지로 '제시카 존스'도 그렇고요.


2. 후드를 뒤집어 쓴 흑인 영웅이라는 점은 현실에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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