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우강호 (劍雨, Reign of Assassins, 2010)

고전 무협영화의 정취


오우삼과 수 차오핑이 공동 감독하고 (하지만 중론은 오우삼의 그림자가 거의 드리워져 있지 않다는 것), 양자경과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검우강호'는 참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클래식한 무협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까지는 양자경과 정우성 (특히 양자경!)만 믿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막상 보고나니 이 작품에는 두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 외에도 고전 무협영화의 팬들이라면 무언가 동요하게 만드는, 요새 찾아보기 어려운 상당히 클래식한 무협영화였다. 사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화권의 무협영화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오히려 예전으로 회귀한 듯한 (좋은 의미로) 분위기의 '검우강호'는 예전 무협 영화들을 인상깊게 보았던 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포커스앤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검우강호'의 이야기는 복수라는 큰 정서를 배경으로,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전개된다. 많은 사람들이 러브 스토리가 주가 되는 것이 무슨 정통 무협이냐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무협 영화들은 러브 스토리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단지 그것을 그리는 방식에서 무협적인 요소들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검우강호'의 러브 스토리는 새로울 것은 없지만,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이 동하며 무협 영화에 틀 안에서도 다른 장치들을 크게 건들지 않으면서 잘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역시 이 영화가 매우 고전적인 무협영화로 느껴졌던 것은 '강호'라는 세계관을 배경에 깔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무협영화에 '강호'라는 개념이 없다면 그건 무협영화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텐데, 화려한 발차기와 무술 동작 등 너무 보여주기에만 치중했던 일부 무협영화와는 달리, '검우강호'는 이 강호의 개념을 뒷 편에 여유롭게 깔고서 준비한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놓는 방식이다. 뒷 편에 강호라는 든든한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검우강호'는 무협 팬들에겐 볼 만한 작품이 된다.



포커스앤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혹자들은 이안의 '와호장룡'과 비교하며 '검우강호'의 수준을 폄하하곤 하는데, '와호장룡'은 이 작품과의 비교대상이 아니다. '검우강호'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전 무협영화의 정취를 그대로 계승한 작품이지만, '와호장룡'은 고전 무협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와호장룡'을 무협영화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검우강호'는 그저 약하기만한 작품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와호장룡'과는 다른 정통 무협 영화에 더 익숙한 이들이라면 '검우강호'는 우선 반가운 작품이며, 그 향수와 정취가 묻어나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호라는 세계 속에서 최고의 비급을 얻기 위해 다투는 고수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들과는 다른 개인적인 원한과 애정으로 엮여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아주 익숙하지만 지루하거나 촌스럽지 않게 그려진다. 극중 증정과 아생의 이야기는 100% 예상은 못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의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마저 사그라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름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이 그저 웃음거리도 전락하고 마는 것이 아쉽기도 했는데, 따지고보면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은 예전 무협영화들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는 점을 떠올려 봤을 때, '검우강호'에선 너무 극적인 것이 탈이라면 탈이겠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ㅠ).


포커스앤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국내용 포스터에는 정우성이 대문짝만하게 톱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검우강호'의 메인 캐릭터는 양자경이 연기한 '증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양자경이라는 배우는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정말 그녀 아니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무협영화의 옷을 입었을 때 양자경이라는 배우가 뿜는 아우라는 실로 대단한데, 이런 아우라를 '검우강호'에서도 잘 살려내고 있다. 정우성은 중화권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벌써 제법 여러편이 있는데, 비교적 큰 편차없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양자경과 정우성 외에도 서희원과 여문락 등 중화권의 스타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고 있는데, 특히 '뇌빈' 역할을 맡은 여문락의 캐릭터 싱크로율은 거의 완벽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 이런 조연 배우들이 완벽하게 강호의 세계를 표현해준 덕에 '검우강호'는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무협영화, 그리고 뭔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보고 싶게끔 만드는 애틋한 영화가 되었다.


1. 엔딩 크래딧에 양자경과 정우성이 맡은 배역 이름이 '증정'과 '강아생'으로 나오더군요.
2. 정우성도 이 영화에서는 '그저 그런 보통 남자 따위'로 묘사됩니다 ㅎ
3. 이런 무협영화를 적어도 한해에 2~3편은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포커스앤컴퍼니 에 있습니다.





적벽대전 2 _ 최후의 결전 (Red Cliff 2, 2009)
오우삼의 삼국지 주유전

사실 많은 이들이 실망했던 1편의 경우도 2편을 위한 거대한 예고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특히나 1편에서는 제목이 '적벽대전'임에도 정작 적벽대전은 거의 치뤄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무언가 2편에 가서는
주유와 공명의 심리전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2편을 기다리기도 했었다.
일단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에 짚고 넘어갈 점은, 영화 <적벽대전 2>는 원작인 삼국지연의 와는 거리가 있는
허구의 서사 장르일 뿐더러,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자체도 정사와는 차이가 있는 일종의 과장된 소설이다보니, 아예 원작이고
익숙한 삼국지와의 비교에 대한 내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려 한다. 뭐 어쩔 수 없이 거론하게 되겠지만, 하나하나 비교해 가며
따져보기에는 워낙에 어긋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냥 '오우삼의 삼국지'라던가 '삼국지 주유전' 정도로 러프하게 인정하고
리뷰를 이어가 본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 주세요~)




이미 1편을 통해서도 그렇고, 양조위라는 배우가 캐스팅 된 것만을 놓고 보았을 때도 알 수 있었지만, 오우삼이 만든
<적벽대전>은 어디까지나 주유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물론 삼국지에서 주유가 주목 받는 것을 보았을 때 적벽대전 당시가
가장 주목받는 때이기는 하지만, 오우삼의 <적벽대전>만큼 집중되 있는 편은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사실 개인적으로는
양조위와 금성무가 인물을 바꿔서 연기했어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데, 오우삼은 주유를 너무 사랑했기에
양조위를 선택하게 된 듯 싶다). 주유가 워낙에 큰 비중을 갖고 있는 탓에 다른 장수들에 대한 묘사나 이야기가 소홀히 되는
것이 원작팬으로서는 가장 아쉬울 수 밖에는 없었다. 특히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등 촉 장수들에 대한 묘사는 기존
이 삼형제로 대변되는 삼국지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당황될 정도로 그저 동네 힘쎈 형(장비), 얼굴 벌건 동네 형(관우),
그리고 공원가면 만날 것 같은 아저씨(유비)로 묘사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조자룡의 경우는 굉장한 비중을 부여받고
있는 경우인데, <첩혈쌍웅>의 주윤발과 이수현처럼 주유와 등을 맞대고 싸우는 이도 조자룡이고, 레골라스 급의 아크로바틱한
액션 장면을 만들어내는 장본인도 다름아닌 조자룡이다(이런 경향은 1편에서도 드러났다).

하지만 촉의 장수들은 조조로 대표되는 위나라 장수들과 비교하자면 그나마 양반이라 할 수 있겠다. 위나라 장수들은
그나마 배신한 채모와 장윤을 제외하면 이렇다하게 이름이 거론되는 장수조차 없으며, 그 외에 거론되는 장수라고는
위나라에 속한 것도 아니요 장수도 아닌 '화타'가 유일하며, 마지막 장면에 '하장군'으로 묘사되는 모 장수가 있겠다
(애꾸눈이 아니었던 걸로 봐서 하후돈은 아닌듯 싶고, 그렇다면 하후연? 하후상? 하후덕? 등 인 듯도 싶지만, 어쨋든 중요한건
이들이 전부 일반 장수들 이상으로는 묘사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조조에게는 그 어느 세력보다 훌륭한 장수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휘하의 장수들의 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사실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우삼의 <적벽대전 2>에서는 영화적인 분위기를 더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소교의 에피소드와 손상향의 에피소드를
매우 비중있게 그리고 있는데, 이것이 다른 일반 영화였다면 매우 효과적인 장치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으나, 삼국지를 베이스로
하는 <적벽대전>에서 이런 쌩뚱맞은 에피소드를 만나니 사실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아니 왜, 적벽대전에
'바보온달'시퀀스를 삽입한 것인가!). 물론 정사가 소설화 되고 영화화 되면서 과장에 과장이 더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하여도,
결국 이 여인 한 명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거나, 마지막에 소교를 인질로 잡고 협상하는 장면에서는 '역시, 영화구나'할 수
밖에는 없었다.

개봉이후 조금 늦게 영화를 보게 된지라 이미 많은 사람들의 스포일러 없는 감상평들을 접하고 간 탓에, 원작과의 비교에 대한
기대를 접고 보게 되었지만, 그래도 주유와 공명, 혹은 주유와 조조의 허허실실 지략 대결에 대한 묘사는 2편에서 가장 기대하던
바였다. 물론 <적벽대전 2>에는 바로 이 '허허실실'로 이야기할 수 있는 지략 대결이 등장하지만, 좀 더 치밀하고 비중있게
묘사했으면 하는 바램과는 달리, 빨리 빨리 맛만 보여주고 진행하는 느낌이었다. 만약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공명이 화살 10만개를 얻어오는 장면이나, 서로가 서로를 속일 것을 예상하여 수를 두는 계략에 혀를 내두를지도 모르겠지만,
원작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오히려 예상보다 못한 수 놀림에 감탄할 장면은 없었던 것 같다.




영화 내용상으로는 역시나, '삼국지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무엇이 되었든 욕을 먹을 수 밖에는 없다'라는 지론처럼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었으나, 그렇다고 오우삼의 <적벽대전 2>가 단순히 아쉽기만 한 작품은 아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1편과 마찬가지로 전투 씬에 있었는데, 기존 전쟁영화들에서는 대규모 인원이 등장한 전투씬을 그릴 때
단순한 치고 박는 식의 연출을 어떻하면 효과적이고 미적으로 그릴까 혹은 리얼하게 그릴까 고민하는 것과는 달리,
삼국지라는 특성에 잘 부합하여 '진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전투 씬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전편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 진법이 사용된 전투 장면이었는데, <적벽대전 2>에서도 이 진법을 이용한 공성전을 만나볼 수가 있었다.
방패로 주위를 둘러쌓은채 기회를 도모하다가 이리저리 모양을 바꿔가며 신출 기몰하게 나타나 적을 베는 장면이나,
공성을 오르기 위해 진을 쌓는 장면 등은 오우삼이라는 감독과 중국이라는 인프라가 만났을 때만 가능할 법한 대규모
장면으로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예전부터 삼국지 게임을 즐겨해온 입장으로서는 각 부대별로 네모낳게 모양지어
전진하는 장면이 반갑기까지 했으며, 공성전을 연출하는 방법도 실제와 허구가 적절히 섞인 장면들로 이뤄져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런 전쟁 씬의 경우 음악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벽대전 2>의 경우 음악 없이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았으며, 이 분위기에 따라 한쪽이 계속 밀리다가 다른 한쪽이 다시 우세하곤 하는 본편적
연출과는 다르게, 계속 서로가 죽고 죽이는 현실적인 묘사도 마음에 들었다(이 영화에선 실제로 촉과 오의 연합군이 기세를
몰아 조조의 군대를 잠식해 갈 때도 상당히 많은 아군이 전사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연기와 캐릭터를 묘사한 배우는 조조 역할을
맡은 장풍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영화가 완전히 주유의 원사이드 영화로 흐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조조라는
캐릭터가 다른 한편에서 열심히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기 때문일 것이다(오우삼은 조조를 완벽한 악당으로 그리기 보다는,
선한 면(동시에 독한 면이 될 수도 있겠다)또한 부각시키고 있다). 사실 좀 더 캐릭터를 확장시킬 여지가 있었다면,
훨씬 더 풍부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장풍의는 주어진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될 정도로,
조조 라는 캐릭터에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장풍의가 출연한 다른 영화들에도 급 관심이 가게 되었다.

주유 역할을 맡은 양조위와 공명 역할을 맡은 금성무에 연기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애초에
처음 캐스팅 얘기가 나올 때부터 양조위가 주유와 공명 역할 모두에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양조위는 언제나처럼
괜찮은 연기를 펼쳤으나 자신의 부인을 적장에게 빼았길지도 모르고, 자신을 생각해서 부인이 스스로 적장에게 간 장수의
깊은 갈등까지는 표현해내지 못한 것 같다. 공명 역할의 금성무는 확실히 멋지긴 했으나, 뭐랄까 좀 더 공명스럽지는
못했다고나 할까. 하긴 공명스럽다는 것이 기존 삼국지 관련 작품들을 통해 얻게 된 일종의 선입관이긴 하겠지만,
그가 공명 같다기 보다는 여전히 금성무 같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겠다. 소교 역할을 맡은 린즈링은 아름답기는
하나 아무래도 캐릭터가 조금 쌩뚱맞다 보니 '그저' 아름답게만 묘사되고 있고, 손상향 역할의 조미는 확실히 매력적이기는
하나 삼국지와는 덜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며, 손권 역할의 장첸은 손권 자체가 어찌보면 유비만큼이나 힘없이 그려지기
때문에 무언가 갈팡질팡 하는 느낌이 깊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 2>는 역시나 삼국지의 팬들에게는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 구조 때문에,
적잖이 당황스러웠을 정도로 아쉬운 작품이긴 했으나, 원작과의 1:1 비교라는 점에서 조금 벗어난 다면, 그럭저럭 오우삼
감독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장함이 라던가, 대규모 자본과 엑스트라가 동원된 인상적인 공성전 만으로도
볼만했던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점에서 보았는데, 화질이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노이즈가 너무 심하고 전체적으로 색감도 별로 좋지
못하다고 느낄 정도였는데, 분명히 제가 본 프린트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극장에서 사운드 볼륨도 별로 크지 않아
임팩트도 심히 부족했던 것 같구요.

2. 혹자들은 3편이 나온다고 하는데, 물론 루머일 것이며, 나온다면 그건 적벽대전 3가 아니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겠죠.

3. 양조위는 연기할 때 우리가 극장에서볼 때와는 다른 언어로 연기한 것 같더군요.

4. 다시 생각해보아도 조조 휘하 장수들의 묘사는 정말 안습이네요 ㅠㅠ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에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웅본색 (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
나는 이 영화로 사나이가 되었다


제 인생의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이자, 그야말로 비디오가 닳도록 본 영화 중의 한 편인 <영웅본색>.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만이 제대로 본 것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한편인
영화를 그간 극장에서 만나보기를 고대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허리우드 클래식과 드림시네마를 통한 재개봉 소식을 듣게 되었고, 그 이전에 넥스트 플러스
영화제를 통해 개막작으로 먼저 만나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미 이 때 보았던 느낌에 대해서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으니 간략하게만 설명하자면,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없는 이들이라면 무려 20년이 지난 이 영화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더 오래전 영화들도 현재의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내는 경우도 많지만, <영웅본색>이란 작품은
확실히 추억과 기억, 아련함이 기본이 되어야만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청년 혹은 소년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영웅본색>은 단순히 영화 한 편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일종의 아이콘이자 추억 그 자체이기도 했습니다. 주윤발의 선글라스와 성냥개비를 입에 문
모습은, 그 어떤 슈퍼 히어로의 코스튬 보다도 인상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장국영이 부른 '당년정 (當年情)'은
알지도 못하는 엉터리 중국어로 먼저 외운터라, 그 잘못된 발음으로 더 깊이 자리잡아 버린 곡이기도 합니다.

지난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는 다수의 여성분들의 박장대소 분위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터라,
나중에 정식 개봉 뒤에 한가해지면, 한가한 시간대를 골라 다시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었고,
지난 일요일. 바로 옆에는 외국인들과 놀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는 인사동이 있고, 바로 앞에는 역시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종로가 자리한 '허리우드 클래식'에서 한 낮의 시간에 관람하게 되었는데,
기대했던대로 적은 관객(저를 포함 10분이 조금 넘는 듯한)들이 극장을 찾았고, 예상했던대로 영화에만
몰두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지난 시사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영화의 참 맛을 제대로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영웅본색>은 코믹 영화가 아니라 슬픈 영화가 맞았어요. 제가 이상한게 아니었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웅본색>을 정확히 언제 처음 보았는지는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초등학생이던 80년대 후반 당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우뢰매> <슈퍼 홍길동>이외에는 없었고, 나머지는 아버지가 퇴근길에
빌려오시던 까만 비닐 봉지에 들려있던 비디오를 통해서였죠. 당시는 홍콩 영화들을 정말 많이 빌려보았었는데,
그 중 <영웅본색>이나 <천녀유혼> <첩혈쌍웅> 같은 작품들은 당시 집에 비디오비전이 하나있고, 별도의
비디오플레이어가 한 대 더 있어 비디오를 빌려오게 되면 공테이프에 복사해두고 두고두고 보는 일이 많았었는데,
아마도 <영웅본색>이 반복 횟수로는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품 <영웅본색>을 비롯해 수도 없이 읽었던 <삼국지>나 이후 중, 고등학교 시절에 역시 수도 없이
읽었던 김용의 <영웅문>을 읽게 되면서, 아마도 무의식 적으로 인성이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지금와 생각해 봅니다. 그야말로 무의식이죠.
아주 단순한 것들을 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잘못하면 죄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이 한 약속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켜야 하며,
자신의 친구나 가족과 같이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한 몸 바칠 수 있어야 한다 등, 단순한 진리이지만
선뜻 어린 시절에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기억 하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되어
훗날 깨우친 다음에도 이를 더 충실하게 지켜나갈 수 있게 되는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은 주윤발의 쌍권총과 선글라스, 성냥개비이지만, 머리 속 저 한 귀퉁이에는
이러한 진리들이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극장에서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간 <영웅본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이번에 극장에서 관람하고 보니, 이 영화 참 눈물을 참기 힘든 영화더군요. 단순히 누가 죽고,
누가 맞고, 다치고 해서 슬픈것이 아니죠. 극중 마크(주윤발)가 송자호와 아걸(장국영)에게 상대의 뒷 목을
잡는 같은 포즈로 각각에게 해주는 말에는 이 영화의 핵심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자신의 친구를 기다리며
모든 수모를 참아냈던 사나이의 분노와 새 사람이 되길 노력하는 형을 왜 용서하지 못하느냐며 꾸짖는
애정어린 조언은, 당시에는 잘 몰랐었지만 이제와보니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대사들이었습니다.
형 때문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범죄자인 형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없는 아걸의 분노도
이해할 수 있었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받기 위해 정말 무던히도 노력하는 송자호의 애절함도
공감할 수 있었으며, 이 비정한 세계에서 의리만을 믿고 살아온 마크(소마)의 슬픔도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비애를 완성시켜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인데, 장국영이 부른 주제가 '당년정'은 그 절정을 보여준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두운 밤은 지나고 다시 해가 떠오르네
영웅은 이미 새벽 안개속으로 사라져버렸네
사나이로 태어나 무엇이 보람이었나.
의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나의 갈 길이었네.
훗날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이가 있다면
영웅이 죽는 것은 오직 의리 때문이고
그것만이 의로운 죽음이라 말하고 싶네.
강호의 세월은 끝이 없는 것임을 나는 탄식하네.
난 차가운 이곳에서 산자를 그리워하네.
세상을 떠돌고 묵묵히 홀로 살아간다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볼 땐 몰랐었는데 이번에 극장에서 보게 되면서 새롭게 느낀 점은, '당년정'을 비롯해 영화 음악이 매우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 영화라는 것이었습니다. 장국영이 부른 엔딩곡 '당년정'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 가사에 영화에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니 말할 것도 없겠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을 들여다보았을때, 음악이 대사 이상에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영웅본색>의 음악은 '당년정'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주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새로운 곡은 그리 많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 악기와 편곡을 달리해 들려주는 변주들은 각각 장면마다 그 장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음악과 대사가 겹치는 장면이 많지 않은데,
음악의 분위기가 여러 마디의 대사들보다도 훨씬 명확하게 영화의 의도를 전달하고 있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호가 감옥에서 마크의 편지를 읽으며 하루하루 출소할 날을 기다리는 장면에서는 희망적인
느낌의 '당년정'의 변주가, 출소 후 마크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했을 때는 씁쓸한 분위기의 변주가 흐르고,
같은 분위기의 변주라 하더라도, 아걸의 심리를 바탕으로한 변주에서는 바이올린 같이 높은 톤의 악기가
사용되는 한편, 아호의 심리를 대변하는 변주에서는 첼로처럼 깊고 중후한 톤의 악기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것 외에도 일일이 다 거론은 못하겠지만, 예전에는 그 강렬한 영상 이미지에만 집중하느라
엔딩곡 외에는 잘 살펴보지 못했던 영화음악이, <영웅본색>에서는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신디사이저가 처음 등장하던 시기라 <천녀유혼>과 마찬가지로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재미있는건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이 기계적인 음악 효과마저도,
굉장히 아날로그 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잘 들어보지 않으면 거의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기계적 사운드가
아날로그한 영화에 자연스레 묻어나던 영화음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한 번 찾아보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영웅본색> OST를 찾아보았으나,
일단 국내에는 정식으로 라이센스나 수입된 적이 없는 듯 하고, 일본에서만 예전에 출시가 되었던 것 같은데,
이것 또한 지금은 구하기가 어려운 듯 하네요. 만약 <영웅본색>OST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나 구입가능
여부를 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덧글로 알려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렸을 때 비디오로 보았을 때에는 장국영과 주윤발이 연기한 캐릭터에 더 몰입하여 영화를 보았었다면,
이번에는 적룡이 연기한 '송자호'캐릭터에 역시나 가장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잘 생기고
노래 잘하는 장국영이나 쌍권총 쏘고 당시 최고로 멋졌던 주윤발에게 더 눈이 갈 수 밖에는 없었을 테지만,
이제와 영화를 제대로 보게 되니, 적룡 형님의 연기와 그가 연기한 '송자호'캐릭터에 고민과 갈등,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다크나이트>의 경우 영화적 완성도와 놀라운 연기, 연출력에 몇 번이고 재관람을 하기도
했었지만, <영웅본색>역시 저에게는 기회만 된다면 몇 번이고 극장에서 재관람하고픈 영화였습니다.
영화도 영화지만 장국영의 풋풋한 모습이 스크린에 처음 등장하는 순간, 잠시나마 슬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더군다나 초반의 그의 모습은 너무도 해맑은 것이라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 많은 걸작 영화들이 있지만, <영웅본색>같은 영화는 이후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영웅본색>의 리메이크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데, 제발 <영웅본색>만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현존하는 어떤 배우와 감독이 출연하고 연출한다고 해도,
오우삼이 감독하고 적룡, 주윤발, 장국영이 주연한 <영웅본색>의 감동은 절대 모방할 수 없을테니까요.
늦게나마 극장에서 <영웅본색>을 만나볼 수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1. 본문에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영웅본색>과 <영웅본색 2>에서 주연 세 배우 만큼이나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배우는 바로 택시회사 사장님 역할을 맡은 '증강 (曾江, Kenneth Tsang)' 이었습니다.
   헐리웃으로 넘어가서는 주로 악역을 맡기는 했었지만, 영웅본색에서 보여준 그의 캐릭터는 정말로
   정이 가고 형님 삼고 싶은 의리있는 인물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확실히 영화는 극장 분위기에 크게 좌우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 (赤壁: Red Cliff, 2008)
의미있고 길었던 part 1


이미 개봉했던 삼국지 관련 영화인 <삼국지 : 용의 부활>이 단순히 삼국지라는 설정을 빌린 것을 넘어서지
못하는 아쉬운 영화였기 때문에, 이 작품 <적벽대전>에 거는 기대는 상당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오우삼 감독에 양조위, 금성무, 장첸, 린즈링, 조미, 후준, 장풍의 등 여러 기대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기에 그 기대는 더해만 갔다. 극장의 분위기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이 2편으로 구성된 영화에
첫 번째 영화임을 모르고 극장을 찾아서 인지, 'to be continue' 했을때 많은 관객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으며, 짜증을 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가 2편의 영화에 첫 번째 영화라는 사실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부제가 붙어있긴 하지만 요즘은 워낙에 부제가 붙은 영화들도 많다보니
이것만으로 본래 나뉘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웠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오우삼의 연출력과
인상적인 액션 장면, 배우들의 이미지가 묻어난 괜찮은 1편이라고 생각되나, 2편으로 분리함에 있어
시간 배분에 조금은 실패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알려졌다시피 삼국지의 가장 큰 전투중 하나인 적벽대전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예고편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번 영화에는 적벽대전 특유의 맛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그 준비과정과 인물들 간의 설정 설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역시 '팔괘진' 장면이었다. 삼국지에서는 '책사'라는 존재가 부각되면서 부터
전투에서 일기토나 단순한 전투보다는 '진'의 개념이 강해진 전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오우삼 감독은 이 '진'으로서 싸우는 전장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부분에 굉장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이것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간을 늘린 느낌이 크기
때문에 모든 장면을 늘어지게 구성만 느낌이있다), 그래도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진의 변화에 따라
적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시퀀스는 인상깊게 느껴졌다. 나중에 배역과 캐릭터를 얘기할 때 다시 얘기하겠지만,
이 팔괘진 장면이 다 좋았음에도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장수를 그리는 연출에 있기도 했다.
전투장면에서는 흡사 <트로이>의 액션 스타일이 묻어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편 겪인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대부분의 러닝 타임이 전쟁 준비와 캐릭터 간의 관계나
이미지 설정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하고, 삼국지라는 특수한 원작 자체가 워낙에 기존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굳어져 있고, 책에서 만화에서 본 인물들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실사판이 되었을 떄는
누가 어떻게 연기하고 어떻게 그려지는가가 사실상, 삼국지 관련 영화에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 주유 - 양조위
양조위는 어떤 캐릭터든 그가 맡음으로서 진정성을 갖게 되는 배우이다. 주유라는 캐릭터는 제갈량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건 2편에 가봐야 더 정확히 오우삼이 어떻게 그리려는지
알 수 있겠지만, 일단 1편만 봐서는 역시나 제갈량이 더 여유있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2편에 가면 이 둘의
긴장관계가 어느 액션보다도 더 큰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1편에서 서로 악기를 같이 연주하는 장면에서
이런 둘의 분위기의 전초전을 보여준듯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유치고는 양조위가 너무 나이가 많아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유'라기보나는 솔직히 '양조위'같다는 느낌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인듯.

* 제갈량 - 금성무
일단 지난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등장한 제갈량의 포스가 너무도 심하게 안타까웠기 때문에,
금성무가 연기한 제갈량의 포스는 나름 만족할만 하다. 여유있고 겸손하며 실력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공명의
모습은 금성무의 진지한듯 하면서도 허허실실로 넘기는 연기로 어느 정도 잘 표현된듯 하다.
역시 주유나 제갈량에 대한 평가는 2편이 나와야 제대로 할 수 있을 듯 하다.

* 손권 - 장첸
손권 역을 맡은 장첸의 싱크로율은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연약함과 강단을 동시에 보여주어야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듯 하고, 무엇보다 26살이라고 했을 때 제법 믿을만 했다 ;;


* 조자룡 - 후준
<삼국지 용의 부활>이 사실상 조자룡 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화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그런 면에 <천룡팔부>의 소봉 포스를 보여주었던 후준의 조운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충성적이면서도 놀라운 무예를 자랑하고 액션에서도 포스를 뿜어내는 모습은 조자룡이라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2%만 잘 생겼다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특히 아두를 업고 싸우는
시퀀스는 <용의 부활>보다 훨씬 나았다(용의 부활 리뷰때도 썼지만, 여기서 유덕화는 나중에 아두가 그렇게
멍청하게 그려지는 것이 전부 조자룡 탓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아두를 너무 신경안쓰고 액션을 한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유비 / 관우 / 장비
실제로 유비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없어보이는 인물임은 맞다. 하지만 그 선함과 덕이 빛을 발하는 순간,
비로서 빛나는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적벽대전>의 내용상에는 유비의 덕을 보여줄 장면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당시 유비의 처지는 가장 불쌍한 처지였던 시기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이렇게 약하게 묘사한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우의 묘사가 가장 아쉬웠다. 일단 키가 너무 작다. 모든 장수들 중에 가장 작은 것 같다 --;
오우삼은 일부러 적룡을 쓰지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중복되더라도 적룡을 캐스팅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용의 부활>에서는 관우의 비중이 극히 적었음에도 그 인상이 대단했는데, <적벽>에서는
관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이 상당히 있었기 때문에, 적토마도 타지 않고 주로 뛰어다니며, 청룡언월도를
쥐고 있기 보다는 던지는 용으로 더 자주 사용하는 관우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이런 액션 연출은
장비에게서도 두드러지지만 관우, 장비라기 보다는 이연걸에 가까운 무협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준다).
여튼 관우의 팬으로서 관우 캐릭터는 너무도 아쉽다.

장비는 또 어떠한가. 무식함의 대명사라 그렇게 그릴려고 했다는 것은 이해하나, 아무리 그렇다쳐도
시작할 때부터 무기도 없이(무기를 떨어트려 할 수 없이 맨손으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전장으로 뛰어들어
적병사들과 주먹싸움과 가히 권법을 사용하는 장비의 모습은 너무 오버스럽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처음 말을 몸으로 부딪혀 쓰러트리는 장면이 나왔을 때는 '와'하며 감탄했었지만, 그 이후에 무기도 없는 장비가
또 한 번 그랬을 때는 감타보다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 조조 - 장풍의
조조는 삼국지의 어느 캐릭터보다 팬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는 난세의 영웅이라는 말로 흔히 표현되곤
하는데, 이번 <적벽>1편에서는 이런 난세의 영웅스런 조조의 모습보다는 한 여자에 빠져 주유와 제갈량에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연회나 즐기고 있는 모습이 많아 아쉬움도 있었다(예전에 읽었던 '조조전'
이었던가 조조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을 보면 조조가 상당히 여색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묘사되긴 한다;;).

* 감녕 - 나카무라 시도우
전 그냥 감녕의 묘사가 상당히 괜찮게 느껴지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적벽대전'이라는 삼국지 내의 최고로 흥미로운 전쟁을 영화화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았을 것이다.
시간을 따져보니 1편으로 하기엔 부족하고 2편으로 하기엔 좀 남았던 것 같다. 1편에 다 넣으려고 했다면
별다른 설명없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적벽대전에 들어갔겠지만, 잘 만 한다면 이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2편으로 나누면서 액션이나 모든 장면이 평균보다 길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이것은 '팔괘진' 시퀀스 외에는
별다른 클라이막스가 없는 이번 작품이 더욱 밋밋하게 보이는 걸로 이어진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장판교와 조운-아두 이야기가 나오길래, 더군다나 관우가 홀로남아 잡히길래 아 그러면,
관우가 조조와 한동안 생활하는 장면도 나오겠구나 했는데, 어차피 시간을 끌거였다면 이 시퀀스를 넣어서
좀 더 늘어지지 않게 타이트하게 구성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근데, 그러기엔 관우의
포스가 너무 약하구나 ;;;;;).


근데 이렇게 얘기해봤자 어차피 <적벽대전>은 1편의 성격을 띠는 작품이기 때문에 최종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2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적벽대전'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각종 장면들이 등장할 터이니
잔뜩 기대해 보려고 한다~


1. 이 영화는 쇼박스에서 공통 투자,제작을 한 작품이기도 해서, 제목의 폰트도 틀리고, 각 인물을 설명하는
   별도 자막이 추가되어 있다.

2. 오우삼과 비둘기. 첨에 휙 지나가길래 '역시'했는데, 나중엔 대놓고 계속 나오더라.

3. 많은 남자분이 그래도 '린즈링' 때문에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여기서
  포인트가 추가되지는 않았다 ^^;;

4. 개인적인 생각으론 삼국지는 누가 감독하던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은 원작임에 분명한것 같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쇼박스에 있습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RSS등록하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