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のだめカンタ-ビレ, 2010)
더 치열해진 꿈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피날레


노다메와 치아키 센빠이와 함께 해온 짧지 않은 세월을 마무리해줄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을 보았다. 이미 개봉했던 극장판 상편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을 통해 파이널을 준비했던 이 꿈에 대한 모험담은, 최종악장에서도 그저 감상에 젖기 보다는 시리즈가 본래 하고자했던 핵심 메시지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심화시키고 마무리한다. 사실 극장판 상편을 보았을 때도 조금 놀랐던 바였지만, 그리고 이 극장판이 단순히 TV판의 인기를 발판으로 추가 확장한 것이 아니라 본래 계획되어진 연장선상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꿈'에 대한 메시지에 포커스를 두었을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극장판이라는 것이 TV판을 재미있게 본 팬들을 위한 것인 동시에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화적인 구성과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봤을 때 (그렇다고 노다메 극장판이 이런 점이 꼭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TV판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이야기와 주제를 담은 극장판은, 노다메 팬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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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하긴 무려 우울한 감성과 장면으로 마무리했던 극장판 상편을 떠올려본다면 이 같은 피날레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쨋든 피날레라는 것을 감안해 예전 TV판의 친구들을 다시 유럽으로 불러온 것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미네와 키요라, 마스미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왠지 떠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정말 이 이야기가 끝나긴 하려나 보구나 (계속 연재되고 있는 만화는 별개로;) 하는 감정도 들곤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가 끊임없이 물고 늘어졌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정작 면밀하게 따지고보면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로 종결되곤 했던 이 이야기를, 피날레에서는 더욱 강화한다. 심하게 말해서 TV판의 엽기적이고 유쾌하기만 했던 단편적 기억만 갖고 극장판 피날레를 본 이들이라면, 이거 내 알고 있던 노다메 치고는 너무 심각한데 라고 느낄 정도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노다메의 웃는 얼굴만큼이나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 그간 노다메의 고민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번 만큼 노다메의 고민이 깊어졌던 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노다메의 고민이 피날레에서 폭발한 것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좋았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에서 노다메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 특유의 장면 만큼,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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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는 이번 피날레에서 웃는 얼굴 만큼이나 진지한 얼굴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장판 상편에 이어 이번 피날레를 통해 다시 한번 '꿈'에 대한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는 항상 웃고 떠드는 것만 같았지만, 그 안에는 지독하리만큼 치열한 꿈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 가운데 느끼는 자기 성찰과 고민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찌보면 노다메처럼 자신만의 판타지에 빠져있지 않으면 견딜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고민이 항상 그림자처럼 곁에 있었다. 그런 존재를 극장판에서 드디어 직면하게 되었고, 노다메 그리고 치아키는 자신들의 꿈과 서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제대로 된 기회를 갖게 된다.

자신의 꿈 앞에 직면한 노다메 처럼 나 역시 이번 극장판을 보며 다시 한번 꿈과 도전 그리고 항상 핑계 거리가 되곤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 다시금 서볼 수 있었다. 영화는 어쩌면 100% 깔끔한 결론을 주지는 않는다. 노다메는 처음부터 꿈꾸던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고, 반대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느냐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두가 가능한 결과를 내어 놓는다. 그런데 이 결말이 어정쩡하다거나 뭔가 미흡하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또 다른 주제이기도 한 '서로'를 얻었기 때문이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관계 만큼 흥미 진진한 관계도 없을 텐데 (흥미진진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관계), 결국 이 관계가 '서로'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이야기했던 노다메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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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는 끝이 아닌 끝으로 피날레를 맞이했다. 그래서 인지 한동안 이 커플의 이야기가 더 그리워만 질 것 같다.


1. 노다메 극장판을 극장에서 보며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극 중 등장하는 클래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클래식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과 듣는 즐거움을 전하는 동시에, 어렵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버린채 감정으로 듣게 되죠. 실제로 클래식은 많이 감정적인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작곡가가 이런 감정을 담아냈다는 것을 노다메 시리즈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죠.

2. 사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아래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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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키가 노다메와 몹시 다정하게 있어서가 아니라, 치아키의 세팅안된 자연스럽게 풀어진 머리라니!! 거의 시리즈를 통틀어 처음 보는 것 같은 이 어색한 자연스러움에, 놀라움이 절로 들더라구요 ㅎ 키스씬 보다 이 장면이 더 달달했던 것 같네요;

3. 노다메의 극중 연주를 실제 연주한 '랑랑'의 공연 포스터가 극중 등장하더군요.
4. 예전 TV시리즈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등장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더군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미로비젼 에 있습니다.







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 (nodame DEBUT)
NODAME, piano

비록 그 엽기적인 표정과 행동, 그리고 클래식과는 얼핏 어울리지 않는 취미와 성향 덕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치아키 센빠이 보다(어쩌면 그 보다 더!) 더 천재 뮤지션인 노다 메구미(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이 정식 발매되었다. 이번 노다메의 데뷔 앨범은 극장판 유럽편 Vol.2를 통해 (일본 개봉) 노다메 칸타빌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을 기념하여 Epic 레이블을 통해 전격 발매가 이루어졌으며, 그 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와는 달리 웃음끼를 싹 제거한 노다메의 깊은 피아노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중략)

이렇게 속지와 함께 출시되었더라도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넘어갈 법도 한 컨셉 앨범이 발매되었다. 마치 노다메가 실제로 피아노 데뷔 앨범을 발매한 듯한 것을 가장하여, 자켓 이미지와 앨범 구성을 가져간 앨범인데, 아마도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거나 음반을 종종 구매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재치에 미소지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클래식 수입반(특히 일본반)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겉종이가 추가되었으며, 여기에 설명이 기입된 방식 역시 클래식 음반을 그대로 모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우에노 주리, 아니 노다메가 열심히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앨범 커버이미지는 완전한 컨셉 이미지라고 볼 수 있을텐데, 실제로 내 주위에서도 몇몇이 '엇, 우에노 주리가 피아노도 잘 쳤었어?'라고 물어보았을 정도니 이 페이크 앨범은 일단 성공적이다.




뒷면 역시 컨셉에 충실하고 있는데, 3곡의 수록곡을 클래식 앨범의 기입 방식과 동일하게 적어내려간 부분이나, 마치 실제로 노다메가 연주회를 가졌던 것처럼, 신문에 기사가 난 방식을 차용한 이미지는 '역시 노다메!'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속지 내에서 역시 끝까지 진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이 앨범에 수록된 피아노 곡들은 모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이 연주한 것이다. 극장에서 극장판 Vol.1을 볼 때도 엔딩 크래딧에서 랑랑의 이름을 발견하고서는, '와! 노다메 이 정도면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었는데, 아예 이런 랑랑의 연주를 따로 만나볼 수 있는 컨셉 앨범이 발매된 셈이다. 물론 역시 우에노 주리가 출연했던 '스윙 걸즈' 처럼 그녀가 직접 연습하고 연주한 곡이 수록되거나 라이브된 앨범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노다메라는 컨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앨범도 색다른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함께 구매한 앨범은 그간 노다메 칸타빌레에 등장했던 클래식 곡들을 모두 집대성한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 (Nodame Cantabile: Final Movement)' 이다. 이 앨범은 최종악장 이라는 부제답게 총 3장의 CD에 '치아키 편 오케스트라'와 '노다메 편 피아노' 그리고 극장판에 등장하는 '마루레 오케와 동료들 편 실내악, 오케스트라 BGM곡'이 각각 수록되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위해 새롭게 녹음 된 버전이 수록되었으며,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랑랑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 각 CD마다 70분 이상의 클래식 곡이 꽉꽉 채워져 있는터라, 노다메 시리즈의 팬은 물론이고,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어려워하는 일반적인 리스너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반이 아닐까 싶다.






원작의 다양한 스틸컷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국내에도 어서 노다메 칸타빌레 Vol.2가 개봉하길 기다리며, 그 때까지는 영화 속 풍성한 클래식 음악들로 귀를 달래주어야 겠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노다메 칸타빌레 Vol.1 (のだめカンタ-ビレ, 2009)
피날레를 향해가는 노다메 월드


니노미야 토모코의 원작 만화를 TV시리즈로 옮긴 '노다메 칸타빌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노다메 TV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원작인 만화보다도 더 만화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는 것을 들 수 있을텐데, 사실 애초에 화제가 된 것은 이런 엽기적이고 일본 만화스러운 과장된 표현들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맛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인식시키는데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닌 노다 메구미와 (아, 어색한 이 풀네임;;) 치아키의 관계를 통해 꿈에 대한 깊은 이야기마저 들려주게 되었다. 그래서 TV시리즈의 팬들은 말그대로 노다메 때문에 '울고 웃을 수' 있었다. TV시리즈가 종료되고 유럽편을 통해 그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노다메 칸타빌레는 두 편의 극장판을 통해 드디어 이 대단원의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그 피날레를 만나기 전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극장판 Vol.1을 국내 극장가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은 일단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특히나 이 극장판은) 노다메 TV시리즈를 즐기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별로 재미도 감동도 없을 만한, 즉 TV시리즈와 유럽편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의 팬들이라면 이 극장판을 절대 놓쳐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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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극장판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워낙에 늦은 개봉이라 반가운 마음이 우선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극장판들이 그렇듯이 그저 TV시리즈의 캐릭터와 설정을 가져온 외전격 (에피소드 형식)의 작품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완전히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극장판들이 TV시리즈를 기존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 창구인 동시에 새로운 관객들을 향한 구애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거의 기존 팬들만을 위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만한 수준이라 오히려 더 마음에 든 경우다. TV시리즈를 연출했던 타케우치 히데키가 극장판의 연출을 맡은 것도 그렇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기 보다는 기존 캐릭터들이 그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고 매우 자연스럽게 TV시리즈와 유럽편의 기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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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기존 팬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엽기적인 부분이 그리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편이다. 만약 새로운 관객을 더 의식했다면 한번에 관객들의 시선과 재미를 불러모을 수 있는 이 엽기와 만화적인 코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을 테지만,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야만 하는 숙명의 성격이 더욱 강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과하지 않게 사용되었고 오히려 전개와 피날레를 암시하는 설정들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물론 그대신 이 만화적인 부분을 극장판에 걸맞는 스케일로 보여주는 정성도 잊지 않는다. 기존 TV시리즈가 주로 노다메의 엽기적인 표정과 액션(?)연기에 치중했었다면, 극장판은 노다메의 환상 부분을 스케일있게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그 가운데 '변태의 숲' 시퀀스는 극장판의 가장 명장면 중 하나이자 노다메 월드를 아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시퀀스이기도 하다. 즉 처음 이 시퀀스를 접하는 이들은 '뭐야 이거, 너무 유치하잖아'라고 생각하는데에 그칠 수 있지만, 이미 이 유치함에 익숙(?)해진 팬들이라면, 이 시퀀스에서 그 유치함을 넘어선 노다메 월드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다메 월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단지 표현방법이 만화적이고 유치하고 유아적일 뿐이지, 가끔씩 보여지는 진지함처럼 그 안에 하고자하는 메시지는, 그 어느 작품보다 진지하고 심각하며 깊은 고민을 함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이 몹시도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무아지경에 빠진 순간에 멋진 음악과 배경으로 표현되는 것과 달리, 단지 노다메의 무아지경에는 이런 멋진 배경대신 망구스와 고로타, 가즈오 군이 등장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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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클래식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처음 등장한 '볼레로 (Bolero)'의 그 유명한 메인 테마를 비롯해 (이 테마는 예전 바리시니코프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백야'의 삽입곡으로 더 익숙하다), 치아키가 말레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하게 되는 장면은 극장판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정도로 거의 한 곡이 풀로 수록되기도 하였는데, 마치 잠시나마 클래식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며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극장에서 나도 모르게 'Bravo'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치고 싶도록 (진짜 이럴 뻔했다) 만드는 힘도 갖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음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음악의 진정한 면, 즉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는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 곡은 베토벤이 무슨 일이 있어서 만들었으며, 극 중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인데 이 부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식의 설명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단순히 어렵기만한 것이 아니라 참 재미있는 음악이구나!'라고 절로 느끼도록 만든다. 

마치 요근래 유행하는 모 항공사의 광고 컨셉처럼 음악과 동시에 음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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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Vol.1'이 노다메 시리즈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노다메와 치아키 간의 특별한 관계, 즉 꿈과 사랑을 공유하는 이 둘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여전히 비중있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아다시피 노다메는 치아키를 좋아하는 동시에 치아키가 꿈을 향해 먼저 앞서가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보며 그리고 점점 치아키 센빠이와 격차가 나는 듯한 불안감에 초초해 하고 슬퍼하곤 하는데, 이 극장판에서 역시 이런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노다메 시리즈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서로를 위해 하향 평준화 하는 것이 아니라 상향 평준화를 노력하는 이 커플의 모습은, '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과 동시에 과연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특히나 그 엔딩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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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Vol.1'이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은 이번 가을에 개봉할 Vol.2의 앞선 이야기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영화는 이런 전초전 적인 성격을 서서히 풀어가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Vol.2, 그러니까 피날레에 대한 떡밥을 마구 뿌려댄다. 과연 노다메와 치아키는 어떻게 될까. S오케는 다시 치아키와 노다메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슈트레제만은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 

이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은 종결이 난지 오래지만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올해 4월 개봉했었지만), 올 가을 극장에서 직접 피날레를 함께 하고 싶다.


1. 극중 노다메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의 실제 연주는, 무려 '랑랑 (Lang Lang)'이 연주했더군요. 다..다시 들어봐야 겠어요

2.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나고 Vol.2 예고편이 나옵니다.

3. 극중 서양사람들은 모두 일본어를 하는데, 노다메는 친절하게도 특별 자막을 통해 '편의를 위해 모든 외국인들이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점 양해바랍니다'라고 재치있게 넘어가고 있어요. 노다메 월드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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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주리 (上野樹里)

1986년 5월 25일 생인 우에노 쥬리가 올해로 스물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오늘 오전에야 그녀의 생일 소식을 챙겨 듣고는 급작스럽게 그동안 그녀가 출연했던 작품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나마 그녀의 짧은 연대기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거슨 팬으로서의 도리!). 한 때 아오이 유우와 미야자키 아오이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 3인방이었던 (이 가운데 개인의 취향대로라면 배우로서는 주리 짱을 팬으로서는 아오이 짱이랄까 -_-;;) 그녀의 짧은 연대기를 주요 출연작들 소개로 살펴보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2003)


그녀의 데뷔작은 이누도 잇신 월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2003년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었다. 사실 이 작품을 본 이들 가운데서도 '엇, 조제에 쥬리 짱이 나왔어?'라고 할 정도로 지금의 '노다메'이미지 우에노 주리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우에노 쥬리는 '카나에' 역할로 출연하며 데뷔작 다운 풋풋함을 물씬 풍긴다. 사실 이 작품은 워낙에 두 주연인 츠마부키 사토시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깊은 인상을 주는 작품이긴 한데, 어쨋든 이누도 잇신의 대표작인 '조제, 호랑이....'를 통해 데뷔한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우에노 쥬리의 2003년 풋풋한 모습. 이 때만해도 이 어린 여배우가 앞으로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였다. '조제, 호랑이....'에서 그녀가 보였다면 그건 솔직히 거짓말일듯. 하지만 그 다음 작품 부터는 우리가 아는 우에노 쥬리를 가득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이 서서히 시작된다.




스윙걸즈
(Swing Girls, 2004)

 

야구치 시노부의 2004년작 '스윙걸즈'는 분명 '소녀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작품이었지만 그 중에서 유독 빛나는 주인공은 우에노 쥬리였다. 이 작품부터 우에노 쥬리는 코믹함과 드라마를 두루 갖춘 연기를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따지고보니 데뷔작은 이누도 잇신, 그리고 다음 작품 (물론 그 사이 두 작품이 있긴 하다)에서는 야구치 시노부라니. 축복받은 여배우로세. 어쨋든 '스윙걸즈'부터 우에노 쥬리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장기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사실 최근 팬들에게 익숙한 '노다 메구미' 캐릭터는 이 작품 속 그녀가 연기한 '토모코'에서 이미 엿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녀의 연기만을 두고 본다면;;).  '스윙걸즈'는 우에노 쥬리에게나 영화적으로는 여러모로 바람직한 영화였다.




'스윙 걸즈'의 많은 명장면 가운데 역시 최고 하이라이트는 '맷돼지와 함께 하는 시츄에이션' ㅋ

 

스윙걸즈 SE - DVD 리뷰
http://www.realfolkblues.co.kr/326

 



무지개 여신
(Rainbow Song, 2006)


쿠마자와 나오토의 2006년작 '무지개 여신'은 참 풋풋하고 아련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수 많은 엽기 캐릭터들 가득한 그녀의 필모그래피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치하라 하야토와 함께 출연하며 딱 그 나이 또래 친구들의 고민과 우정과 사랑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그려낸 이 작품에서 우에노 쥬리는, 그녀가 다른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평범하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데, 이런 정극 드라마에서도 매력을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 엿볼수 있다.  




극중 우에노 주리는 영화 촬영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으로 출연하는데, 뭐랄까 제일 진짜 우에노 주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청춘 (靑春)'을 떠올린다면 반드시 봐야 할 그녀의 작품 중 하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 속 영화 '지구 최후의 날 (The End of the World)'. 이 괴작(?)은 너무 좋아해서 가끔씩 이것만 꺼내보기도 ㅎㅎ


 

무지개여신 _ 아련한 청춘 (靑春)
http://www.realfolkblues.co.kr/354


 



노다메 칸타빌레 
(のだめカンタ?ビレ, 2006)


그리고 이런 우에노 쥬리를 더 커다란 스타덤에 오르도록 만들어준 TV시리즈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가 낫다, 애니메이션이 낫다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어쨋든 노다 메구미와 우에노 쥬리는 정말 잘어울리는 배우와 캐릭터의 조합이었다. 진짜 보는 사람이 절로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그 특유의 '의성어'들과 혼자 있을 때 몰래 따라해보게 되는 요상한 몸짓들 (ㅋ). 이것이 과연 우에노 쥬리가 아니면 누가 가능토록 했을 것인가!




자, 이런 표정! 우에노 쥬리이기에 가능한 부분임이 틀림없다. 이런 표정이 더 효과적인 것은 멀쩡할 때(?)의 연기가 그리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2008)


사실 이 작품은 우에노 쥬리 때문이라기보다는 '고양이' 때문에 본 작품이기도 했는데, 이 작품에서 우에노 쥬리는 크게 인상을 남기기 보다는 작품에 은은히 묻어난 느낌이다(하긴 이 작품은 그녀보다는 코이즈미 쿄코와 카세 료가, 그리고 그 보다는 고양이가 빛나긴 한다 ㅎ). '무지개 여신'에 이어서 정극에 가까운 평범한 연기에도 큰 무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에노 쥬리 때문에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라고 하기는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팬이라면 꼭 봐야할 작품!




구구는 고양이다 _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어쨋든 우에노 쥬리짱,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쫄깃한 연기 보여주시길!!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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