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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아직 멀기만한 DC의 마블 따라잡기



할리퀸, 조커, 데드샷, 엘 디아블로, 캡틴 크룩 등 DC코믹스의 여러 캐릭터들이 한꺼 번에 등장하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즉, 자살 특공대는 여러모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영화다. 많은 팬들이 '어벤져스'급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더라도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을 비롯해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까지 등장하며 마블의 '데드풀 (Deadpool, 2016)'에 대적할 만한 똘기 넘치고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되길 바랬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보통은 안타깝다, 아쉽다 이런 표현을 자주 하는 나인데, 이번엔 그보다 실망스럽다가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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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볼거리 위주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각기 다른 캐릭터가 함께 모여서 하나의 막강한 적과 싸운다는 전제의 논리가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한 국장이 이 강력한 캐릭터들을 모아 팀을 꾸려야 겠다고 생각한 것부터가 잘 설득이 되질 않는다. 영화가 전제하는 건 슈퍼맨 같은 존재가 만약 우리 편이 아니라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대응으로 메타 휴먼인 범죄자들을 하나의 팀으로서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잘 드러난 것처럼 진짜로 슈퍼맨과 같은 존재의 위협을 대비하려고 했던 것이었다면 배트맨과 플래시 등의 팀 (이 영화엔 안나오지만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에 나오는 원더우먼과 아쿠아맨까지 더해서)으로서 준비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굳이 배트맨의 팀이 이들을 잡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이 메타 휴먼들을 팀으로 준비하는 것이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영화는 전혀 설득하지 못한다. 


그리고 국장이 이들의 목숨을 앱을 통해 쥐고 있는 설정이 이 팀이 운영 가능한 이유가 되는데, 이것도 너무 허술해서 저게 과연 무력화 시키지 못할 정도의 일인가 싶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적이 되는 인챈트리스와 그의 오빠(?)의 행동도 별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굳이 오랜 시간을 위험하게 공들여 가며 무슨 무기(?)를 준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류를 정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이 자살 특공대가 올 때까지 굳이 그 무기 만들기에 매달려야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 정도 능력이라면 자살 특공대를 맘만 먹으면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뭐 능력치 밸런스에 대한 부분은 코믹스를 영화화 할 때 매번 논쟁이 되는 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영화의 능력치 밸런스는 확실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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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점들을 다 너그럽게 이해한다고 해도 이 영화의 완성도와 연출력은 정말 답답한 수준이다. 이 영화가 가장 잘 못 생각하고 있는 점은 삐딱한 캐릭터들을 한 방에 몰아 놓고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유머를 담아내면 흡사 마블의 '데드풀'처럼 쌈마이 스러운 히어로 물이 되지 않을까 했던 점인데, 이상향과 실력의 차이가 너무 현격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유치한 전개가 되어 버렸다. 설령 극 중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유머가 내가 이해할 수 없고 소수 마니아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송곳 같은 농담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그 농담들 만큼이나 전반에 삽입되어 있는 진짜 진지함은 솔직히 웃음이 나올 정도로 참을 수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던 '데드풀'이나 병맛 같은 영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마셰티'같은 영화의 경우 가끔 등장하는 진지한 장면들은, 극중 캐릭터가 진지한 장면이지 영화까지 진지한 장면은 아닌, 즉 갑자기 진지해 짐으로서 피식하고 웃게 되는, 사실은 웃음 포인트인 장면들인데, 첨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그런 진지한 장면들이 나오길래 '아, 그런식으로 웃기려나 보구나' 했는데, 웬걸. 정말로 진지한 장면이어서 이걸 어찌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더라. 그런 장면이 클라이맥스에 한 두 장면 정도 있으면 그냥 아쉽다 정도로 마무리 되었을 텐데, 이 영화는 마치 그게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영화 전반에 걸쳐서 아주 고르게 삽입되어 있어 피해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렇다보니 맥은 5분 마다 뚝뚝 끊기고, 집중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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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영화는 마치 제작비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 에미넴, 퀸 등의 유명한 곡들을 영화 중간 중간 삽입하여 관객들을 선동하고자 하는데, 사실 곡들이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이라 선동될 뻔 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 장면에서 남는 것은 영화가 아닌 음악 뿐이었다. 전혀 장면과 결합되지 않은 삽입곡들. 차라리 이 곡들의 라이센스 비용을 다른 곳에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영화를 그나마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건 이미 익숙한 캐릭터들의 힘이다.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은 관객들을 자신의 팬들로 만드는 것에 겨우겨우 성공한다 (겨우겨우 성공한 건 그녀가 매력이 덜해서가 아니라, 영화가 너무 별로여서다. 이 정도 매력이 아니었다면 아마 할리 퀸도 다 같이 무너졌을 것이다). 또한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는 오히려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특히 이 자살 특공대들과 엮이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함이 살아 있는 케이스라 봐야겠다. 이야기에 더 깊숙이 엮였다면 그도 온전히 살아남는 것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하나 윌 스미스는 데드샷 캐릭터로서 보다는 오히려 윌 스미스라는 배우의 경력과 그로 인해 관객들이 갖는 신뢰로 연명한 경우다. 아주 유치한 장면들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윌 스미스라는 익숙한 배우 때문이었다.


DC코믹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는 지난 번에도 느꼈지만 너무 성급하게 마블 스튜디오가 이룬 성공 만을 쫓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만 해도 새로운 조커와 할리 퀸의 영화를 먼저 꺼낸 뒤 진행했더라면 더욱 인기를 끌었을 법한 영화인데, 너무 갑작스럽게 떼로 몰려 나오는 영화를, 그것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수준으로 내놓은 것은 앞으로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가 없다면 모를까,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는 DC코믹스의 영화화 작업을 마블과의 대결 구도(마블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도 않을 것 같지만)만을 생각해 너무 성급한 행보들을 보여주는 것이 팬으로서 또 한 번 안타까운 점이다. 



1. 글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번 영화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오롯이 감독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워너가 편집 등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한 부분 등의 뒷얘기를 들어보면 말이죠.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이 정도로 연출할 만큼 능력이 없는 감독은 아니었거든요.


2. 이 영화의 쿠키 장면을 보면 '와, 다음 편이 정말 기대되는데!'가 아니라 또 코웃음이 ;;;; 이 쿠키 장면은 일종의 자문자답 같아보였어요. 그러게 배트맨과 팀이 나서면 애초에 벌이지 않아도 될 일을, 왜 이 고생을 하는지.


3.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설레었던 장면은 캐릭터들이 배트맨과 플래시에게 잡혀오는 짧은 장면들이었어요. 이 과정을 길게 만드는 것이 차라리 훨씬 더 매력적인 영화가 되었을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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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어스 (After Earth, 2013)

아들을 위한 아빠의 선물



난 샤말란의 팬이다. 샤말란 하면 대표작인 '식스 센스'는 생각보다 인상 깊게 보지 않았지만 그 이후 '싸인' '빌리지' '해프닝' 등은 그의 다음 작품을 계속 기대하게 만들었고, '라스트 에어벤더'로 큰 실망을 주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깊은 애정이 있기에 다음 작품을 또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많은 이들이 실망했던 '해프닝'은 마음에 들었지만, '라스트 에어벤더'는 정말 나로서도 참기 힘들 정도의 졸작이었다). 그런 샤말란의 2013년 새롭게 내놓은 작품은 윌 스미스 가족과 함께 한 SF 블록버스터 '애프터 어스'였다. 사실 처음 이 작품에 대한 시놉과 스샷이 공개되었을 때 샤말란과는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왜냐하면 '라스트 에어벤더'의 실패 이후 이제는 큰 규모의 작품이 아니라 작은 영화, 시나리오가 중심이 되는 작은 영화로 돌아오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였다. 샤말란에게 '애프터 어스'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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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작품은 샤말란의 영화라기 보다는 윌 스미스의 영화, 아니 윌 스미스 가족의 영화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윌 스미스가 원안을 썼고, 그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제작을 맡았으며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윌 스미스는 이 작품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비중을 보았을 때 완성도가 떨어질 경우, 그 화살이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올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었다. 다시 정확히 말하자면 '애프터 어스'는 윌 스미스와 그의 가족을 지운다 해도 더 나아지는 영화는 아니었다. 즉, 단순히 윌 스미스 가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영화가 워낙에 아쉬움이 많다보니 결국 윌 스미스 가족의 참여는 고스란히 더 큰 비난의 화살로 돌아오고 만 것이다. 이 글의 부제인 '아들을 위한 아빠의 선물'은 결코 줄거리에 관한 이야기 만이 아니다. 아빠 윌 스미스가 아들 제이든 스미스에게 선사한 선물이기도 하다는 의미 또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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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설사 윌 스미스가 아들 제이든 스미스에게 선물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는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이든 스미스는 전작 '행복을 찾아서'와 '베스트 키드' 에서 윌 스미스라는 이름을 지우더라도 괜찮은 연기를 펼쳤었고, 그 이유 만으로 이 작품에 아역으로 캐스팅 되기에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제이든 스미스의 연기는 좋지 못했다. 마치 그 동안의 좋은 연기가 변성기가 지나기 전의 미성이었다면, 이번 연기는 변성기가 지나고 이전의 매력을 잃어버린 가수의 노래를 듣는 듯 했다. 훌쩍 커버린 모습 만큼이나 어색해져버린 제이든 스미스의 연기는, 90분이 넘는 영화를 사실상 단독으로 이끌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고 이를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차라리 윌 스미스의 분량이 더 많았다면 그럭저럭 커버가 되는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보시다시피 윌 스미스는 아예 작정한 듯 아들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가. 지극한 아들 사랑은 확인했지만 이번 작품은 오히려 그 아들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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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샤말란의 신작을 우려 반 기대 반하며 보게 된 '애프터 어스'는 샤말란의 느낌은 거의 보이지 않고 (기껏해야 우주선 내의 자연적인 디자인 정도?) 윌 스미스의 깊은 아들 사랑만 확인하게 된 영화였다. '라스트 에어벤더'에 비하자면 그 정도로 나쁜 편은 아닌데, 무언가를 기대했다면 반드시 실망할 영화랄까. 무언가 더 나아갈 수 있는데 답답함이 남는 그런 아쉬운 영화였다.



1. 이 영화에서 가장 깨는 것 중 하나는 영화 끝나고 엔딩 크래딧에 흐르던 박재범의 노래였어요. 가요가 나와서 이상한 것이 아니라 가사 내용이 전혀 쌩뚱 맞았거든요. '오늘 밤을 즐겨' '파티를 즐기자~' 등등.


2. 윌 스미스의 제이든 스미스 밀어주기가 다음에도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3. 샤말란의 다음 작품은 좀 더 작고 아이디어나 이야기가 중심이 된 작품이었으면 좋겠네요. 그 빛나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이런 거대한 영화가 아닌 걸 새삼 확인했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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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키드 (The Karate Kid, 2010)
뻔해도 눈물나는 성룡의 쿵푸 영화


1984년작 '베스트 키드 (The Karate Kid)'를 리메이크한, 해럴드 즈워트 감독의 2010년작 '베스트 키드'는 어찌되었든 성룡이 출연하기 때문에 보게 된 작품이었다. 일단 원제는 '가라데 키드'인데 1984년에도 2010년에도 '베스트 키드'라는 이름으로 개봉하게 된 것은 사정이 있는데, 일단 1984년의 경우는 국내에서 '가라데'라는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하기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2010년 선보인 해럴드 즈워트의 리메이크작은 사실 '가라데 키드'라고 기 보단 '쿵푸 키드'라고 부르는 편이 훨씬 자연스러운 편이다. 리메이크판 '베스트 키드'에서는 배경도 중국이고, 가라데가 아닌 쿵푸가 영화의 큰 흐름을 쥐고 있다. 사실 제목에 관련해서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영화는 극 중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가라데가 아니라 쿵푸야'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주인공 제이든 스미스의 영화이기 이전에 스승인 성룡의 쿵푸 영화로 보았기 때문에 더 인상 깊을 수 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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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키드'의 줄거리는 뻔하기 그지 없고 클리셰의 계속 되는 반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반해 러닝타임은 일반 액션영화들 보다도 훨씬 긴 140분이기까지 하다. 즉 이 작품에게서 무언가 신선한 것을 기대한다면, 그리고 가라데 키드를 연상시키는(?) '베스트 키드'라는 제목을 갖은 영화답게 화끈한 액션 장면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앞서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어찌되었든 '쿵푸 영화'라는 점을 강조한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쿵푸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성인 훈련 장면. 그저 얼른 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빨리 화려한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주인공에게 스승은 항상 무술은 가르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동작들(혹은 쓸데없어 보이는 동작들)만 반복시킨다. 하지만 물론 이런 것들은 나중에 주인공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내공이 상승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베스트 키드' 역시 마찬가지다. '드레 (제이든 스미스)'의 쿵푸 스승인 '한 (성룡)'은 그저 자켓을 입고 벗고 거는 것만 내내 훈련시킨다 (이 영화가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드레'는 다른 쿵푸 영화의 주인공들에 비해 거의 꽤를 부리지 않고, '한'의 훈련 방법은 무술의 기본이 되는 동시에, 아이의 잘못된 순간을 단번에 사로잡는 특효약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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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키드'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제이든 스미스가 연기한 '드레'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은 불필요하다고 까지 생각되는 여자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비중있게 그려져야 했을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쿵푸 영화의 구조로 보았을 때는 없어도 무방할 정도다 (드레를 괴롭히는 아이들 무리와 엮이게 된 것이 여자 아이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 둘 간의 갈등은 여자 아이가 없어도 충분히 가능한 갈등관계다). 드레의 입장에서 보면 역시 이것은 성장영화다. 아버지의 부재, 미국인(흑인)으로서 중국이라는 낯설은 공간에서의 적응, 그리고 그로 인한 괴롭힘을 이겨나가는 과정 등 아이가 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국 소년의 성장 이야기는 자신이 성장하는 동시에 가족(엄마)과 주변 사람(여자 친구의 가족들), 그리고 그의 스승마저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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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많은 이들, 특히 성룡보다는 윌 스미스에 더욱 익숙한 세대들에게 '베스트 키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드레'의 영화로 읽혀질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베스트 키드'를 성룡 때문에 보게 된 사람들, 즉 성룡의 오래된 쿵푸 영화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관객들이라면 이 작품을 '드레'의 영화인 동시에, 아니 오히려 '한'의 영화로 보게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일단 이 영화 속 '한'을 연기한 성룡은 거의 한 번도 웃지 않는다. 이렇게 정색하고 정극 연기를 펼치는 성룡을 본 것이 몇번이나 있었나 꼽아보게 될 정도로, '한'이라는 캐릭터는 유쾌하거나 장난기를 찾아볼 수 있기는 커녕, 어둡고 깊은 슬픔을 앉고 있는 캐릭터다. 일단 이것부터. 웃지 않는 성룡을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 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룡 팬들에게 묘한 감정을 안겨다 준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쿵푸영화. 매번 투정부리며 스승에게 꾸지럼을 당해가며 쿵푸를 배우던 그 청년이, 어느 덧 자식만한 아이에게 쿵푸를 가르치는 이야기는, 성룡 팬들이라면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아, 우리의 성룡 형님에게도 어느 덧 세월이 더 깊게 다가왔구나'라는, 새삼스럽지만 아직도 매번 겪게 되는 감흥과 더불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웃지 않는 성룡'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는 감정이 들고 만다. 사실 영화의 내용을 냉정하게 살펴보면 울만한 이렇다할 장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3번씩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던 것은 사실 나조차도 머리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뭐랄까 영화가 약간 울릴 려고 했던 장면이 아닌 장면에서도 눈물을 참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뻔하디 뻔한 이 영화에서 왜 눈물을 흘렸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머리로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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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인 윌 스미스와 함께 출연한 '행복을 찾아서'와 키에누 리브스 주연의 SF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에 출연했었던 제이든 스미스는, 본격적인 주연을 맡은 이 작품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행복을 찾아서'에서부터 그냥 '윌 스미스 아들'이 아니라 제법 연기 잘 하는 아역 연기자로도 손색이 없는 그였는데, 이제는 정말 아빠의 후광 없이 다른 작품에 캐스팅 되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론 좀 감상 방향이 달랐지만, '드레'의 영화로 보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이유는 성장한 제이든 스미스 때문일 것이다.


1. '드레'의 엄마로 타자리 P.헨슨이 출연합니다. 몰라서 인지 더욱 반갑더군요. '벤자민 버튼'의 엄마 역할에 이어 또 한 번의 엄마 역할이로군요.

2. 홍콩 영화 많이 보신 분들께는 너무도 익숙한 배우 '우영광' 역시 출연합니다. 이 역시도 몰랐던 캐스팅이라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성룡과는 최근작 '대병소장'에서도 함께 연기했었죠.

3. 저도 더 늦기 전에 자켓 입고 벗는 연습하려구요 ㅎ

4. 본격적인 성룡 영화가 아니라서 엔딩 크래딧에 NG컷이 나오진 않지만, 촬영장의 모습을 담은 스틸컷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누가 윌 스미스 제작 아니랄까봐 이 가족이 사진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참고로 윌 스미스 뿐 아니라 아내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 역시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엄마,아빠가 제작하고 아들이 주연하고)

4.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요. 왜 울었을까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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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파운즈 (Seven Pounds, 2008)
살아남은 자의 또 다른 선택


윌 스미스를 떡하니 내세운 포스터가 나름 인상적이었던 영화 <세븐 파운즈>. 언제부턴가 윌 스미스는 그 존재만으로도
어느 정도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배우가 된 듯 하다. 특히 이런 영향력을 갖고 있던 배우들이 개인적으로는 애초부터
이런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윌 스미스는 작품이 하나 하나 더 해질 수록 차곡차곡 그 영향력을 더해나간 결과
이제는 감독 이름도 확인하지 않은채 그의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영화가 <세븐 파운즈>였으며, 보는 내내 한 편으론 그의 전작이었던 <행복을 찾아서>와 비교하곤 했었는데,
알고보니 이 작품의 감독이었던 가브리엘 무치노와 윌 스미스 콤비의 또 다른 작품이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선 맨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영화는 '하느님은 7일 만에 세상을 만들었고, 나는 7초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 라는 주인공 '벤'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러곤 자신이 자살한다고 911에 신고전화를 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러고는 별다른 설명없이 이 남자의 이야기를 계속
진행해 간다. 사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게 윌 스미스가 연기한 '벤'의 행동들에 근거를 초반에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눈이 안보이는 전화 상담원에게 전화하여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퍼붓는지, 친구로 보이는 남자와는 왜 다투는 것인지, 동생의 전화는 왜 계속 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처음부터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걸 미스테리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해
숨겨온 것이라고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초반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전화 장면이 나왔고, 무언가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더 직접적으로 장기기증을 필요로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것만 봐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첫 장면과의 연계성을
통해 하나 둘 등장하는 이 인물들에게 벤이 장기기증을 하겠구나 하고 예상하게 된다. 만약 감독인 가브리엘 무치노가
벤이라는 인물의 행동의도에 대해 숨기는 것으로 이 영화를 미스테리 하게 풀어나가 나중에 어느 정도 비밀이 밝혀졌을 때
관객들로 하여금 '그랬었었구나...'하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려고 했던 것이라면 이는 큰 '오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세븐 파운즈>는 초반에 이야기의 전개를 다 알려주고 시작하는 셈이 된다(만약 가브리엘 무치노가 위와 같은
이유를 감동 포인트로 잡았다면 이건 좀 문제일 듯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좀 더 작은 디테일이나 감정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쉽게 말해 좀 더 '벤'이 되어보려 한 것이다.
벤이 이렇듯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앗아가며 7명이 사람에게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기로 한 것은, 영화 중간중간 스쳐가는
회상에서 알 수 있듯이 교통사고로 부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을 죽게한 사고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이 회상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전까지는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나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을 정도로, 이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벤이(더군다나 자신의 과오로 일어난 사고였기에) 스스로의 죄의식에서 벗어나려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런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사실 이 영화에 호불호가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미스트>의 경우가 그랬듯이
주인공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죄의식의 해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7명의 생명을 살리는 행동 자체의 숭고함으로
볼 것인지에서 나뉠 듯 하다). 영화는 이처럼 관객에게 주인공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 뒤
이 남자의 심정을 공감케 하는데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진짜 윌 스미스가 '벤'이라서 국세청 직원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조회하고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특권'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다. <다크 나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일종의 '권력'을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에 쓰면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만한 영화가 될 줄 알았었는데, 알다시피 윌 스미스가 '벤'이 아니라 '팀'
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런 논쟁은 필요가 없어진다(참고로 엔딩 크레딧에 윌 스미스의 배역 이름은 '벤'으로 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역시 남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남자의
심정에 빠져드는 것이 남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어서인지 이 착하게만 보이는 스토리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첫 장면에 '신(神)'을 등장시켰던 것처럼 이 영화는 굉장히 영적인 부분의 접근이 가능한 영화라 하겠다. 마치 스스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여러 생명을 살리려는 '벤'의 여정은 이를 자연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동기 부분에서 '벤'은 죄책감에 근거했다는 것 때문에 한 편으론 아쉬움도 남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감독과 배우의 전작 <행복을 찾아서>에서처럼 인간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기도 했다.

영화 속 '벤'은 집이며 장기며 모두 내주는 것에서 '히어로'나 '신'적인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벤'이
겪는 괴로움과 고통을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신이 지켜내려는 7명의 이름을 악을 쓰며 외우는 모습에서,
결정을 내린 뒤에도 끊임없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속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에밀리와의
관계가 가장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결국 사랑에 감정을 느끼게 되 담당 의사를 다시 찾아가 심장을 의식 받을 수 있는
확률을 되묻는 장면은, 확실히 신적이라기 보다는 몹시도 인간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따지고보면 에밀리와의 로맨스는
로맨스라기 보다는 '벤'의 생존본능에 의한 구실로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스스로 에밀리와 행복한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혹은 납득시키고 싶어하는 그의 불안하고 인간적인 갈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말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평가가 남겠지만, 영화 속 벤처럼 자신에게는 특히나
엄격한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만한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인물에 대한 디테일한 드라마로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사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에서 예고 했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눈물이 났다.
보통 이식을 받거나 큰 상처가 있는 경우 숨기려는 것과는 달리, 가슴이 파인 원피스로 오히려 자신의 수술 상처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에밀리의 모습이나, 벤의 안구를 이식받은 에리자(우디 헤럴슨)가 에밀리(로자리오 도슨)를
알아보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났다.




리뷰의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보는 내내 윌 스미스의 연기와 그 비중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특히 이제는 감정을 움직이는
휴먼 드라마에 있어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믿음직함이 느껴졌으며,
정말 많은 생각을 속으로만 해야하는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펼쳤다.

로자리오 도슨은 영화 속에서 몸이 아픈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아픈 로자리오 도슨의 모습을 보니 며칠 전 보았던 <체인질링>의
안젤리나 졸리가 자꾸 떠올랐다. 둘다 강한 여성의 대표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아파서 골골해 하는 모습을 보니
측은함과 동시에 배우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된 것 같다. 우디 헤럴슨은 뭔가 이렇게 착하게만 나오니 조금 적응이
안되긴 했다 ^^;


1. 메가박스 신촌에서 디지털 상영으로 감상하였는데, 정말 화질이 좋더군요! 마치 블루레이를 집에서 보는 듯한 디테일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좋은 화질이었습니다. 화질이 감상에 10%이상 도움이 확실히 된 경우입니다.

2. 삽입곡들도 참 좋았습니다. 특히 닉 드레이크의 곡이 좋았고, 뮤즈의 곡도 좋았구요.

3. 이 영화를 보니 오랜만에 <행복을 찾아서>도 다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콜럼비아 픽쳐스에 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2007)

(스포일러 있음)
그저 윌 스미스와 텅빈 뉴욕, 좀비...  이 정도의 정보와 예고편만으로도
상당히 기대를 하게 했던 영화였다.
결과적으로는 아쉽다는 평들이 많은데(특히나 결말부분에 대해서), 하도 아쉽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봐서그런지 개인적으론 그다지 나쁘지 않았으며, 뭐 헐리우드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로서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일단 좋은 부분들 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처음 이 영화를 기대하게 했던 이유들 중 하나인, 텅빈 뉴욕의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존재 하지 않는, 차들은 그대로 멈춰있은지 오래고, 아스팔트 곳곳에는 풀들이 자라났으며
새들이 날고 각종 동물들이 거리를 드나드는 이 뉴욕의 거리.
이 거리를 질주하는 주인공의 스포츠카, 그리고 전투기 위에서 골프를 치는 장면 등
텅빈 뉴욕에서 홀로 존재하는 이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들이었다.

그리고 반대로 이렇게 텅빈 공간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주인공(로버트 네빌)의 공포감이
사실상 이 영화에서는 좀비들에대한 공포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였을텐데,
이 부분을 완벽히 표현했다고 보긴 좀 어렵지만, 그래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개인 '샘'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난 뒤에 느꼈던 주인공의 눈물은, '이제는 진짜 혼자구나'하는 공포에서 연유했던 것으로
아마도 영화를 통틀어 가장 슬픈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기대를 했던 만큼 아쉬운 점들도 많았는데,
일단 이 영화는 좀 어정쩡한 면이 있다. 블록버스터 임에도 가장 중요한 임팩트가 너무 부족하다.
특히 액션과 스릴러 장르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액션은 매우 그 강도도
비중도 부족하며, 스릴러 적인 분위기도 좀 부족한 부분이 많다(좀비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이 부족하고,
결말에 대해서도 허탈한 마음이 드는건, 너무 갑작스럽기 때문이다).

감독의 전작이었던 <콘스탄틴>을 생각해보자면,
스타일적인 면에서도 훨씬 부족하고, 액션을 비교해보자고 해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
특히나 이 영화의 원작이 좀비 영화의 시초가 되었던 작품임을 감안한다면
좀비 영화 특유의 특징들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던 이들은 분명히 많이 실망할 것이다.
좀비라고는 하나, 좀비 특유의 움직임이나 분위기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며(빛(자외선)을 두려워 한다는 것
외에 좀비라고 해서 그러려니 하지, 다른 존재라고 해도 그러려니 할 만큼, 좀비만의 색깔은
약한 편이다), 그 좀비들이 이렇다하게 활약할 만한 시간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이 주어졌다면 좀 더 블록버스터 답게 액션이 강화된 작품이 되었을 것인데 말이다.
러닝타임도 97분 밖에는 되지 않는데, 좀 더 이야기를 풀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다.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많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충 분위기로 보아 원작은 상당히 암울한 엔딩인것 같은데, 아마도 이 영화는 암울한 엔딩은
전혀 아닐뿐더러 헤피 엔딩도 상당히 뜬금없는 전개를 택한것이 아쉬운 이유였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의 제목과 원작의 본래 뜻은 '나는 전설이다'이지만,
이 영화는 사실상 '그는 전설이었다'의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큰 기대를 하지않는다면 그럭저럭 충분히 볼만한 작품이었으며
무엇보다 원작을 꼭 읽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영화였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1. 아이맥스 DMR 2D로 감상을 하였는데, 아이맥스 특유의 스케일을 그다지 느낄 수가 없었다.
2. 영화 시작전에 볼 수 있었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예고편 7분.
   쵝오! 고담시가 너무 밝은 분위기 인듯 하지만, 히스 레저의 조우커는 너무나도 기대를 하게 만든다!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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