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직접 배우들을 만나거나 하는 기회를 종종 얻게 되는데요, 영화 제작발표회의 경우 대부분 평일 근무시간에 진행되다보니 직장인인 저로서는 참석하기가 쉽지 않아 자주는 참석 못하곤 했었죠. 하지만 더 큰 이유라면 피 같은 반차나 연차를 내고 갈 만큼 좋아하는 강도가 강한 경우가 많지 않아서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저의 반차를 사용하게 한 일이 바로 이번 주 화요일에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이민정 님이 나오는 새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제작 발표회에 초대된 것이죠! 사실 최근 회사일이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터라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과감하게 반차를 낼 수 있었던 건 오롯이 이민정이라는 배우의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봐도 이 짧은 1시간 여의 '알현'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은, 반차로 잃어버린 그 무엇보다 강력한, 그리고 그 잃은 것을 모두 그 이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기에, 아쉬움이나 후회 따위는 없는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블로거로서 초대되었는데 1층에는 주로 기자분들이 자리잡고 저는 2층에 자리를 잡았어요. 나중에 1층에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냥 2층에서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1층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래된 카메라로 2층에서 이 정도로 사진을 남긴 것에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ㅋ





제작발표회의 사회는 컬투 두 분이 보셨는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분이 컬투 쇼의 작가 분이시더군요. 그리고 영화에도 컬투 두 분이 출연도 하신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민정님과 배우분들 등장. 자, 이때부터 제 셔터는 정신줄을 놓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정진씨와 이광수씨도 제작발표회에 함께 했는데, 저에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감정은 없어요 ㅋ








2층에서 찍은 사진이라 눈을 맞출 수 있는 정면 사진이 없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직접 두 눈으로 이민정 님을 볼 수 있었다는데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ㅋ 최근 일이다 사무실 이사다 해서 너무 피곤했었는데, 이 한 시간으로 안구가 말끔히 정화되었습니다. 이 후부터는 말이 필요없으니 사진으로 쭉 감상하시죠. 사진은 현장의 자체 발광을 약 15% 정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이 허접한 카메라에도 짧은 시간에 아주 다양한 표정을 선사하신 이민정느님!!!














제작발표회의 마무리에는 간단한 포토 타임이 있었습니다. 좌측, 정면, 우측. 2층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ㅋ













나름 글을 주저리주저리 많이 쓰는 편인데, 이 포스팅 처럼 글이 없는 경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네요.
즉, 말이 필요없다는 얘기!!!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시라노; 연애조작단
맞아, 이건 '시라노'였어!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물론 개인적으로 '스카우트' (참고로 내게 있어 '스카우트'는 광주민주항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기도 했다)를 통해 찡한 감동을 주었던 김현석 감독의 작품이라서 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최근 내게 새로운 여신으로 자리잡은 이민정 양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이유가 더 컸다. 즉 팬심이 더 깊었던 것이다. 본래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정보를 최소한으로 접하려 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작품에는 너무 무심했었다. 그 무심했었던 이유를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초반이 조금 지났을 때 바로 깨우칠 수 있었는데, 바로 이 영화의 제목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시라노'임을 밝히고 있었는데, 나는 너무 무심한 나머지 '시라노'라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시라노'를 이전에 인상깊게 본 입장에서 이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뻔하게 느껴졌냐 하면 또 그렇지 않다. 분명 '시라노'를 본 입장에서 스토리의 신선함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다 아는 이야기를 그리는데에 있어서도 그 감동의 깊이는 줄지 않았으니, 김현석 감독의 '시라노' 역시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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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하면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1990년작인 프랑스 영화 '시라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작품을 제법 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하면 가장 먼저 특유의 '코'와 함께 이 작품 '시라노'가 먼저 떠오르곤 했는데, 그래서 인지 다른 사람을 빌려(크리스티앙)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쓴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매우 깊게 각인이 되어 있었다. 김현석 감독의 '시라노'는 바로 이 핵심적인 부분이 프랑스 영화와 거의 겹쳐진다. 김현석 감독의 인터뷰를 보다보니 '지난날의 과오를 영화를 통해 고백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고백의 정서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즉, 굳이 영화 '시라노'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의 핵심이 되는 스토리텔링은 매우 익숙한 것이었음에도, 이 영화가 빛이 나는건 인물들의 감정표현에 있어 매우 섬세하기 때문이다. 극중 엄태웅이 연기한 병훈은 병훈대로, 이민정이 연기한 희중은 희중대로, 최다니엘이 연기한 상용은 상용대로 그리고 박신혜가 연기한 민영은 또 그녀대로 각자의 스토리와 감정선이 있는데, 이 네 명 가운데 자신의 과거 혹은 현재와 맞아 떨어지는 인물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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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은 그 자체로 발광한다. 그녀의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숨이 멎는다)

대부분 로맨스 영화는 남녀가 함께 만드는 하나의 이야기나, 남과 여 각각이 만드는 두 가지의 이야기에 각각 공감을 하거나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병훈과 희중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상용과 민영까지 4명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그러나 복잡하게 뒤섞이지 않아도 각각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극중에선 주인공이지만 영화에서는 조연이라 할 수 있는 상용을 그리는 방식이었는데, 그가 크리스티앙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영화가 한 발 더 나아가는 느낌이었다. 아, 감독이 상용에게도 누구 못지 않은 애정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었는데, 이런 생각은 박신혜가 연기한 민영을 봐도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민영은 영화 내내 상용 보다도 더 조연에 머물러 있었다. 병훈을 좋아하는 것 같은 미세한 뉘앙스를 주기는 하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은 한 번도 없고, 정말 끝까지 '연애조작단'에만 머무르는 것 같았으나, 김현석 감독은 민영에게 역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영화가 폭풍같이 몰아치는 감정선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유쾌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민영에 대한 배려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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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보고서는 마치 '500일의 썸머'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심하게 한번은 겪게 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었던 동시에, 단순히 아픈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희망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연관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마도 뜨거운 연애의 경험이 있었던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작품을 보고나면, '그 때의 자신'을 겹쳐보며 울컥이게 되는 동시에 이 이야기가 다 끝나고나면, '맞아, 나도 그랬었지, 그랬었어' 라고 한 마디 툭 던지며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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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현석 작품이라 특별히 야구와 관련된 무엇이 나올까 관심을 쫑긋 세우고 있었는데, 약하긴 하지만 고속터미널 씬에서 옆테이블에 야구부가 등장하더군요 ㅎ

2. 최다니엘의 연기변신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이 캐스팅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구요.

3. 엔딩 크래딧에 고마운 사람들을 보면 맨처음 '이병훈, 김희중'이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이것이 실제 모델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국의 모든 이병훈과 김희중에게 고맙다는 뜻인지 모르겠네요. 뭐 둘다 의미있겠지만요.

4. 오랜만에 참 좋은 연애 영화를 봤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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