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르윈 : 블루레이 리뷰

작품에 걸맞는 컬렉션으로 탄생한 한정판​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들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가장 꾸준한 완성도와 평단의 열렬한 지지, 더 나아가 조금씩 더 나아지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감독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코엔 형제를 가장 첫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7 년 작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시작으로, '번 애프터 리딩 (2008)', '시리어스 맨 (2009)', '더 브레이브 (2010)' 그리고 이 작품 '인사이드 르윈'에 이르기까지, 코엔 형제의 작품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미국 사회를 다루는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가 던질 수 있는 메시지의 한계를 조금씩 더 넓혀왔다 (혹자는 '번 애프터 리딩'이 이 리스트에서 빠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확히 이야기하자면 코엔 형제는 위에 언급한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이른바 '거장'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아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밥 딜런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음악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땐, 그들의 팬이자 포크 음악의 애호가로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는 이미 여러분들이 확인했다시피 또 한 번 마법 같은 연출력으로, 최고의 음악 영화인 동시에 코엔 형제가 꾸준히 말하고자 하는 삶의 고통을 담아낸 수작으로서 기억될 작품을 만들어 냈다. 바로 '인사이드 르윈'이다.




'인사이드 르윈'은 데이브 반 롱크 (Dave Van Ronk)라는 실제 포크 뮤지션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데이브 반 롱크는 당대의 포크 뮤지션인 밥 딜런, 존 바에즈 등에게 영향을 끼친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그의 전기 영화로 보기는 어렵다. 코엔 형제는 데이브 반 롱크라는 포크 뮤지션의 이야기를 빌어, 자신들이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시대의 공기와 우연의 연속을 통한 삶의 아이러니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 'Inside Llewyn Davis'는 데이브 반 롱크의 1963년 앨범 'Inside Dave Van Ronk'에서 가져왔다). 




실 처음 코엔 형제가 음악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음악 영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상을 할 수 있었고, '인사이드 르윈'은 조금 다른 의미지만 실제로 그랬다. 포크 뮤지션인 르윈 데이비스 (오스카 아이삭)를 중심으로 영화는 전개되지만, 그의 음악적 커리어에 대한 성공과 실패에 주목하기 보다는 코엔 형제의 다른 영화들처럼, 주인공이 짧은 여정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개의 우연들과 그 우연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 내는 전혀 다른 사건들에 대해 무덤덤 하게 그려낸다.

'시리어스 맨'이 나른함과 시니컬 함의 정서였다면 '인사이드 르윈'은 한 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 혹은 꿈을 꾸는 듯 불투명하고 안개 속에 있는 듯 멜랑콜리한 정서를 통해 놀랍게도 영화가 끝나는 순간, 도대체 무슨 체험을 한 것인가 스스로를 몇 번이고 돌아보게 만든다.





인사이드 르윈 - THE BLU COLLECTION LIMITED EDITION




'인사이드 르윈'을 인상 깊게 본 순간 동시에 들었던 한 가지 걱정은, '과연 인사이드 르윈의 블루레이는 출시 될 것인가? 만약 출시된다면 패키지는 너무 소홀하게 나오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인사이드 르윈'은 정말 그 해 최고의 영화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땐 외면 당할 소지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블루를 통해 출시된 블루레이는 한정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소장 가치 높은 만족스러운 패키지로 출시되었다. 진심으로 다행이다.




단 이번 한정판 블루레이 패키지의 구성물을 나열해 보자면 40p 분량의 소책자와 오리지널 포스터 카드, 포토 카드 3종과 기타 피크 그리고 더 블루 콜렉션 한정 카드가 수록되었다. 넘버링 스티커 등 한정 판을 더욱 한정 판 답게 만드는 구성물을 통해 '컬렉션'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쓴 모습이다.






저 소책자의 경우 '고양이를 쫓는 이상한 모험'이라는 제목의 영화 리뷰 글과 '포크가 허락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OST를 소개하는 글이 수록되었고, 여기에 감독과 배우들을 각각 소개하는 '피로한 인물의 창조자들'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수록되어 충분한 읽을 거리 또한 제공한다. 소책자에 수록된 모든 글은 영문으로도 제공된다.



풀 슬립 아웃케이스는 크래프트 재질로 제작되었으며 최근 풀 슬립 아웃케이스의 경향이 그러하듯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내부까지 일부 디자인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스는 스카나보 투명 케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의 주요 장면을 담은 포토 카드 3종과 오리지널 포스터 이미지가 담긴 카드 1장도 수록되어 소장 가치를 더한다.

그 리고 포크 음악을 담은 영화 답게 기타 피크도 제공하고 있는데, 아까워서 실제 이 피크로 연주를 할 수 있겠느냐 만은 집에 어쿠스틱 기타가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 이 피크를 사용해서 극 중 오스카 아이삭처럼 'Hang Me, Oh Hang Me~'를 읊조려 볼 수도 있겠다.



Blu-ray : Menu





Blu-ray : Video

MPEG-4 AVC 포맷의 블루레이 화질은 최신작답게 만족스러운 편이다. 아마 극장에서 이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작품의 영상 톤에 대해서 살짝 의문을 갖을 지도 모르겠는데, 전반적으로 무채색의 느낌이 나도록 색감의 레벨을 상당히 낮춘 형태의 영상은 감독의 의도가 담긴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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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영상에 잠시 등장하는 실제 촬영 장면과 비교해보면 영화 속 영상이 얼마나 의도적으로 컬러가 조정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가스등 카페 장면과 실외 장면에서 더 그러하다), 오히려 이렇게 전체적으로 톤 다운 된 영상을 수록하고 있기에 화질의 중요성이 더 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Blu-ray : Audio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음악의 비중이 큰 작품 답게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코엔 형제는 '인사이드 르윈'을 만들면서 음악을 단순히 담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로 담아내길 원했는데, 그렇게 담아낸 연주와 노래 장면들은 블루레이의 사운드를 통해 더 집중력 있게 안방 극장으로 전달된다. 특히 이 작품의 연주 장면은 연주와 노래 외에 군더더기가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를 배제한 채 오로지 그 곡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사운드의 중요성이 다른 영화들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블루레이의 사운드는 확실히 이 포인트를 더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화 음악 외에 이 작품에서 소소하지만 사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고양이가 등장하는 장면인데, 아마 집사 분들이라면 다 잘 아시겠지만 고양이 특유의 그르렁 대는 사운드를 느낄 때면 묘한 쾌감이 있는데, 특히 블루레이처럼 선명한 사운드로 접하게 될 땐 그 감동(?)이 더 배가 되는 느낌이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 가 영상은 Inside “inside Llewyn Davis” 라는 제목의 약 40여 분 분량의 메이킹 영상 만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 영상의 내용 자체는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이 영상 외에는 전혀 다른 부가 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킹 영상에서는 감독인 에단 코엔과 조엘 코엔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오스카 아이삭과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등 주요 출연진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코엔 형제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전체적으로 '인사이드 르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비롯해, 연기와 노래 특히 연주까지 가능한 르윈 데이비스 역할을 캐스팅하기 까지의 어려움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코엔 형제는 이번 영화에서 노래와 연주가 마치 뮤지컬처럼 직접 라이브로 진행되길 원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오스카 아이삭 만한 적역도 없지 않았나 싶다.





양한 제작 뒷 이야기를 담은 메이킹 영상에서도 특히 흥미를 끌었던 장면은, 주인공 오스카 아이삭을 비롯해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음악 감독인 티 본 버넷 그리고 '멈포드 앤 선즈 (mumford and sons)'의 리드 보컬 마커스 멈포드와 그의 아내 캐리 멀리건까지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었다. 어쩌면 이 과정의 장면들도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유명한 뮤지션과 배우들이 스튜디오에서 서로 눈빛을 맞춰가며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하는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감동적인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총평] 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은 그들의 놀라운 필모그래피 가운데서도 단연 손꼽힐 만한 마법 같은 작품이었다. 포크 뮤직이라는 세계 관에 자신들이 평소 말하고자 했던 삶의 아이러니에 관한 세계관을 아주 얇은 두께의 레이어로 겹쳐낸 이 작품은, 완벽한 코엔 형제의 영화인 동시에 완벽한 음악 영화이기도 하다.


런 작품을 구성물이 풍성한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아직도) 반가움이 더 먼저 드는 사건이며, 앞으로도 코엔 형제의 영화를 비롯해 작품성으로 인정 받는 좋은 영화들이 그에 걸맞는 퀄리티의 타이틀과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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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사운드트랙

코엔 형제의 첫 번째 음악영화에 해설지로 참여 완료!



최근 제가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인 코엔 형제의 첫 번째 음악 영화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의 사운드트랙이 국내에도 정식으로 오늘 발매되었습니다. 워너뮤직을 통해 발매되었는데 좋은 기회에 이 음반에 제 글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사운드트랙 해설지 작성을 위해 지난 해 시사회를 통해 미리 관람하였는데, 코엔 형제를 사랑하는 팬 분들은 물론이고 음악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도 그 묘한 매력과 분위기에 쉽게 젖어 들 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글은 대부분 OST 해설지를 통해 남긴 터라 다시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와 음반 모두 주저 없이 추천할 만 합니다. 사실 처음 코엔 형제가 음악 영화를 만든 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음악 영화'가 될까 궁금했었는데, 역시 코엔 형제 다운 음악 영화를 만들었더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보고 난 직후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생각나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국내 정식 개봉은 1월 29일인데, 이 추운 겨울에 딱 어울리는 영화일 것 같네요.






인사이드 르윈 OST에는 기본적인 영문 버전의 속지와(왼편), 관련 글이 담긴 해설지(오른편)이 각각 수록되었습니다.





해설지에는 첫 번째로 뉴욕 타임즈 매거진 등의 기고가이자 하퍼스 매거진 등의 객원에디터인 작가 John Jeremiah Sulivan의 글이 먼저 수록되었습니다. 깔끔하게 번역되어 있어 음반에 관한 그의 글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는 제가 쓴 글 '코엔 형제 최초의 하지만 완벽한 음악 영화 -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가 수록되었습니다. 평소 제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과 사운드트랙 해설지인 만큼 음악과 관련된 소개와 감상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도 음악도 정말 좋아서 어렵지 않게 술술 써내려 갔던 기억이.




좋아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글을 담는 건 정말 흥분되고 기쁜 일인 것 같아요. 지난 해에도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와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미드나잇' OST에 글을 실었었는데, 올해도 '인사이드 르윈'을 시작으로 더 많은 OST로 제 글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어여 주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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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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