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르윈 : 블루레이 리뷰

작품에 걸맞는 컬렉션으로 탄생한 한정판​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들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가장 꾸준한 완성도와 평단의 열렬한 지지, 더 나아가 조금씩 더 나아지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감독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코엔 형제를 가장 첫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7 년 작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시작으로, '번 애프터 리딩 (2008)', '시리어스 맨 (2009)', '더 브레이브 (2010)' 그리고 이 작품 '인사이드 르윈'에 이르기까지, 코엔 형제의 작품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미국 사회를 다루는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가 던질 수 있는 메시지의 한계를 조금씩 더 넓혀왔다 (혹자는 '번 애프터 리딩'이 이 리스트에서 빠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확히 이야기하자면 코엔 형제는 위에 언급한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이른바 '거장'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아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밥 딜런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음악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땐, 그들의 팬이자 포크 음악의 애호가로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는 이미 여러분들이 확인했다시피 또 한 번 마법 같은 연출력으로, 최고의 음악 영화인 동시에 코엔 형제가 꾸준히 말하고자 하는 삶의 고통을 담아낸 수작으로서 기억될 작품을 만들어 냈다. 바로 '인사이드 르윈'이다.




'인사이드 르윈'은 데이브 반 롱크 (Dave Van Ronk)라는 실제 포크 뮤지션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데이브 반 롱크는 당대의 포크 뮤지션인 밥 딜런, 존 바에즈 등에게 영향을 끼친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그의 전기 영화로 보기는 어렵다. 코엔 형제는 데이브 반 롱크라는 포크 뮤지션의 이야기를 빌어, 자신들이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시대의 공기와 우연의 연속을 통한 삶의 아이러니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 'Inside Llewyn Davis'는 데이브 반 롱크의 1963년 앨범 'Inside Dave Van Ronk'에서 가져왔다). 




실 처음 코엔 형제가 음악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음악 영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상을 할 수 있었고, '인사이드 르윈'은 조금 다른 의미지만 실제로 그랬다. 포크 뮤지션인 르윈 데이비스 (오스카 아이삭)를 중심으로 영화는 전개되지만, 그의 음악적 커리어에 대한 성공과 실패에 주목하기 보다는 코엔 형제의 다른 영화들처럼, 주인공이 짧은 여정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개의 우연들과 그 우연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 내는 전혀 다른 사건들에 대해 무덤덤 하게 그려낸다.

'시리어스 맨'이 나른함과 시니컬 함의 정서였다면 '인사이드 르윈'은 한 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 혹은 꿈을 꾸는 듯 불투명하고 안개 속에 있는 듯 멜랑콜리한 정서를 통해 놀랍게도 영화가 끝나는 순간, 도대체 무슨 체험을 한 것인가 스스로를 몇 번이고 돌아보게 만든다.





인사이드 르윈 - THE BLU COLLECTION LIMITED EDITION




'인사이드 르윈'을 인상 깊게 본 순간 동시에 들었던 한 가지 걱정은, '과연 인사이드 르윈의 블루레이는 출시 될 것인가? 만약 출시된다면 패키지는 너무 소홀하게 나오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인사이드 르윈'은 정말 그 해 최고의 영화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땐 외면 당할 소지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블루를 통해 출시된 블루레이는 한정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소장 가치 높은 만족스러운 패키지로 출시되었다. 진심으로 다행이다.




단 이번 한정판 블루레이 패키지의 구성물을 나열해 보자면 40p 분량의 소책자와 오리지널 포스터 카드, 포토 카드 3종과 기타 피크 그리고 더 블루 콜렉션 한정 카드가 수록되었다. 넘버링 스티커 등 한정 판을 더욱 한정 판 답게 만드는 구성물을 통해 '컬렉션'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쓴 모습이다.






저 소책자의 경우 '고양이를 쫓는 이상한 모험'이라는 제목의 영화 리뷰 글과 '포크가 허락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OST를 소개하는 글이 수록되었고, 여기에 감독과 배우들을 각각 소개하는 '피로한 인물의 창조자들'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수록되어 충분한 읽을 거리 또한 제공한다. 소책자에 수록된 모든 글은 영문으로도 제공된다.



풀 슬립 아웃케이스는 크래프트 재질로 제작되었으며 최근 풀 슬립 아웃케이스의 경향이 그러하듯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내부까지 일부 디자인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스는 스카나보 투명 케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의 주요 장면을 담은 포토 카드 3종과 오리지널 포스터 이미지가 담긴 카드 1장도 수록되어 소장 가치를 더한다.

그 리고 포크 음악을 담은 영화 답게 기타 피크도 제공하고 있는데, 아까워서 실제 이 피크로 연주를 할 수 있겠느냐 만은 집에 어쿠스틱 기타가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 이 피크를 사용해서 극 중 오스카 아이삭처럼 'Hang Me, Oh Hang Me~'를 읊조려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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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AVC 포맷의 블루레이 화질은 최신작답게 만족스러운 편이다. 아마 극장에서 이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작품의 영상 톤에 대해서 살짝 의문을 갖을 지도 모르겠는데, 전반적으로 무채색의 느낌이 나도록 색감의 레벨을 상당히 낮춘 형태의 영상은 감독의 의도가 담긴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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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영상에 잠시 등장하는 실제 촬영 장면과 비교해보면 영화 속 영상이 얼마나 의도적으로 컬러가 조정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가스등 카페 장면과 실외 장면에서 더 그러하다), 오히려 이렇게 전체적으로 톤 다운 된 영상을 수록하고 있기에 화질의 중요성이 더 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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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음악의 비중이 큰 작품 답게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코엔 형제는 '인사이드 르윈'을 만들면서 음악을 단순히 담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로 담아내길 원했는데, 그렇게 담아낸 연주와 노래 장면들은 블루레이의 사운드를 통해 더 집중력 있게 안방 극장으로 전달된다. 특히 이 작품의 연주 장면은 연주와 노래 외에 군더더기가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를 배제한 채 오로지 그 곡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사운드의 중요성이 다른 영화들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블루레이의 사운드는 확실히 이 포인트를 더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화 음악 외에 이 작품에서 소소하지만 사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고양이가 등장하는 장면인데, 아마 집사 분들이라면 다 잘 아시겠지만 고양이 특유의 그르렁 대는 사운드를 느낄 때면 묘한 쾌감이 있는데, 특히 블루레이처럼 선명한 사운드로 접하게 될 땐 그 감동(?)이 더 배가 되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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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가 영상은 Inside “inside Llewyn Davis” 라는 제목의 약 40여 분 분량의 메이킹 영상 만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 영상의 내용 자체는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이 영상 외에는 전혀 다른 부가 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킹 영상에서는 감독인 에단 코엔과 조엘 코엔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오스카 아이삭과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등 주요 출연진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코엔 형제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전체적으로 '인사이드 르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비롯해, 연기와 노래 특히 연주까지 가능한 르윈 데이비스 역할을 캐스팅하기 까지의 어려움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코엔 형제는 이번 영화에서 노래와 연주가 마치 뮤지컬처럼 직접 라이브로 진행되길 원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오스카 아이삭 만한 적역도 없지 않았나 싶다.





양한 제작 뒷 이야기를 담은 메이킹 영상에서도 특히 흥미를 끌었던 장면은, 주인공 오스카 아이삭을 비롯해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음악 감독인 티 본 버넷 그리고 '멈포드 앤 선즈 (mumford and sons)'의 리드 보컬 마커스 멈포드와 그의 아내 캐리 멀리건까지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었다. 어쩌면 이 과정의 장면들도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유명한 뮤지션과 배우들이 스튜디오에서 서로 눈빛을 맞춰가며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하는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감동적인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총평] 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은 그들의 놀라운 필모그래피 가운데서도 단연 손꼽힐 만한 마법 같은 작품이었다. 포크 뮤직이라는 세계 관에 자신들이 평소 말하고자 했던 삶의 아이러니에 관한 세계관을 아주 얇은 두께의 레이어로 겹쳐낸 이 작품은, 완벽한 코엔 형제의 영화인 동시에 완벽한 음악 영화이기도 하다.


런 작품을 구성물이 풍성한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아직도) 반가움이 더 먼저 드는 사건이며, 앞으로도 코엔 형제의 영화를 비롯해 작품성으로 인정 받는 좋은 영화들이 그에 걸맞는 퀄리티의 타이틀과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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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 블루레이 리뷰


간단한 줄거리..

거스 로벨(클린트 이스트우드)’은 야구방망이가 갈라진 것만 봐도 좋은 투수를 알아보는 수십 년 동안 야구계에서 최고의 스카우트였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력은 점점 떨어지고 구단은 그의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위기에 놓인 그는 자신의 인생이 연장 없는 9회말 2아웃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스카우팅 여행을 떠난다. 파트너는 다름 아닌 어느 순간부터 사이가 나빠져 남보다도 못하게 서먹해진 딸 ‘미키(에이미 아담스)’. 껄끄럽고 불편한 동행에 나선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둘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면서 앞으로 남겨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역전 찬스를 만나게 되는데…


배우로 다시 만난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8년 '그랜토리노' 이후 배우로서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며 은퇴를 선언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다시 배우로서 복귀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 바로 이 작품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Trouble with the Curve, 2012)'이다. '그랜토리노'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확실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배우로서의 자신을 되돌아 보며 마지막으로 '그랜토리노'를 택한 것은 완벽한 선택에 가까워 보였었다 (그 이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배우로 복귀하였지만 그래도 '그랜토리노'에 대한 이런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이 작품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의 내용은 둘째치고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의 배우 복귀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작품으로 처음 연출을 맡은 로버트 로렌츠가 누구인가를 따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로버트 로렌츠는 이미 오래 전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에 제작과 조감독 등으로 인연을 맺어 온 '멜파소 프로덕션 (Malpaso Productions)'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는 작품을 클린트 이스트우드로서는 돕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지난 작품들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의 스텝들은 길게는 수 십 년 짧게도 수년 간을 함께 해온 가족 같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런 스텝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로렌츠가 첫 연출을 하게 되었는데 어찌 이스트우드가 출연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로버트 로렌츠에게는 조금 미안한, 하지만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근작 '그랜토리노'나 '밀리언달러 베이비' 등을 떠올리게 될 만큼 이스트우드의 연출 작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것이 왜 자연스러운 평가인가 하면 오랜 시간 이스트우드의 조감독으로 활동해 온 것은 물론, 그의 스텝들이 거의 대부분 그대로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토리 측면에서도 또 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로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마치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이 평범한 이야기가 조금은 남다르게 느껴지는 건 바로 그 가운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본인 스스로를 본격적으로 노인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영화 속 캐릭터를 실존하는 본인 자신과 동일시 시켜왔는데, 이 작품에서 연기하고 있는 '거스'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어울리지 못하고, 아니 어울리려고 하지 않고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을 고집스럽게 지키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어쩔 수 없음을 뒤늦게 인정하고 마는 최근 작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극중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겹쳐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방식은 그의 오랜 팬들에게 쓸쓸함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러면서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의 힘을 새삼 체험하게 만든다.

비교적 평범한 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끝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는 노련한 배우들의 힘도 컸다. 존 굿맨, 에이미 아담스, 로버트 패트릭, 매튜 릴라드 같은 배우들은 물론, 최근 정말 오랜 만에 새 앨범을 내고 다시 가수로 돌아온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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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AVC 화질은 블루레이 평균 수준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특별히 좋은 화질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도드라지는 화질도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멜파소 프로덕션의 작품들은 좀 더 필름 라이크한 영상을 추구하는 편인데, 그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어두운 장면의 표현도 크게 나쁘지 않고,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는 화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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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 역시 잔잔한 드라마를 오버하지 않고 편안하게 들려준다.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대사 위주의 드라마라 사운드 적인 매력은 좀 덜한 작품이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야구 경기 장면에서는 좀 더 디테일 한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Rising Through the Ranks'와 'For the Love of the Game' 이렇게 두 개의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감독인 로버트 로렌츠를 중심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의 인연과 그의 첫 연출작으로서의 경험에 대해 들려준다.


두 번째 부가영상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이미 아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가 맡은 캐릭터와 상대 배우에 대해 짧게 들려준다. 각각 5분, 6분 남짓한 부가영상으로 분량 상으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오랜 파트너였던 로버트 로렌츠의 첫 연출 작이자, '그랜토리노' 이후 이스트우드의 연기를 오랜 만에 만나볼 수 있었던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비록 비범하지는 않지만 보는 내내 즐겁고 유쾌하면서 때론 찡했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4년만에 다시 스크린에 복귀하여 주연을 맡았기에 또 다른 의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부디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작품 활동을 계속해 주시길 팬으로서 간절히 바래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주의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2010)
네트와 인간관계에 관한 또 다른 진실


5억명의 온라인 친구,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소셜 네트워크 혁명 등의로 포장하고 있는 데이빗 핀처의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사실 이와 같은 영화는 아니다. 다시 말해 5억명의 온라인 친구를 만들기 위한 영화도 아니고,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도 아니며,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소셜 네트워크 혁명을 그린 영화도 아니다. 물론 성공신화에 솔깃 하는 대중의 심리에는 '과연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서비스 페이스북 (facebook)는 어떻게 탄생되고 성공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갖을 수 있겠지만, 그래서 이런 기대에 발맞춰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의 입장에서 멋진 성공신화를 써내려 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보다는 더 영리한 데이빗 핀처와 각본을 쓴 아론 소킨은 페이스북과 마크 주커버그를 지우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즉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나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바인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에 대한 물음은 이 영화의 정확한 본질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저 이들은 21세기의 소셜 네트워크와 그 중심에 있는 페이스북의 이야기에 빗대어, 네트와 인간관계 혹은 네트의 광활한 발전으로 인한 인간 관계의 진화 (혹은 퇴화)에 대한 씁쓸한 담론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저'와 '뿐이다'라는 표현은 이 영화의 완성도와 임팩트를 억지로 억누르려는 시도였을 뿐, '소셜 네트워크'는 데이빗 핀처의 필모그래피의 또 하나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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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하는 이야기를 구현하려하지 않고 하버드 아이들의 '라쇼몽'을 생각했다 라는 데이빗 핀처의 인터뷰 처럼, 이 작품은 하나의 진실을 둘러 싼 각기 다른 이들의 또 다른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데이빗 핀처는 이처럼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진실을 이야기하는 구조를 원했음에도, 이를 복잡한 영화적 트릭이나 장치 없이도 수려하게 완성해 냈다. 그러니까 영화 속 주인공인 마크 주커버그 (제시 아이젠버그)와 왈도 세브린 (앤드류 가필드) 그리고 윈클보스 형제 (아미 해머)가 싸늘한 테이블 위에서 나누는 논쟁은, '내 이야기는 이랬어' '어, 내 이야기는 다른데?'하며 각자에게 같은 사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턴을 제공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해 이어가고 있음에도, '라쇼몽'과 같은 느낌과 더불어 누군가에게 완전한 치우침 없이 아슬아슬한 이야기의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동등한 공감대의 비중을 두지는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하려던 얘기가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동등함은 필요가 없을 터), 관객은 특히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왈도에게 좀 더 공감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확실히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서는 왈도 세브린의 이야기가 임팩트가 느껴진다.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약자에게 공감을 하게 되어 있는데 어쩌면 표면적으로 이 작품 속에서 왈도가 가장 약자처럼 연약한 존재로 (냉철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묘사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가 흥미로운 것은 모두가 승자인 동시에 결국 모두가 패자가 된다는 점이다. 마크 주커버그와 왈도 세브린의 작은 프로젝트였던 '더 페이스북'이 전세계 5억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으로 성장하였지만 마크의 모습은 여전히 행복해 보이지 않고, 반대로 페이스북의 성공으로 인해 가장 친한 친구와 멀어지게 된 왈도의 경우 패배자로 보이지만, 이 고소건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를 보았으니 표면적으로는 패배자로 보기도 어렵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빼았겼다고 주장하는 윈클보스 형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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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셜 네트워크'의 이야기를 단순히 엄청나게 성공한 기업의 어두운 뒷이야기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런 소재의 영화에서 의례 등장하는 이런 방정식으로 풀어내기에 이 영화의 알고리즘은 훨씬 더 견고하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은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정서를 거의 대부분 대변하고 있다. 결국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마저 차인 마크 주커버그는 홧김에 여자 친구를 욕보이게 되는 일들을 인터넷 상에 하게 되고, 결국 이 잘못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도 보란듯이 자신이 만든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으로 하려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하버드의 모든 학생들을 넘어서서 수 많은 대학의 네트워크에 퍼졌을 정도로 유명해졌을지언정, 떠나버린 여자친구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러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던 마크는 실망보다는 당황을 하게 되고, 마지막에 가서 다시 홀로 남게 된 마크가 자신이 만든 서비스의 베타적 특징 때문에 (이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었던 바로 그 장점 때문에) 본인조차 '수락'의 과정을 거쳐야만 전 여자친구의 소식을 듣거나 다시 친구가 될 수 있게 된 현실은, 그리고 그 현실 앞에서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고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현실은, 인간관계의 가장 밀접하고 민감한 부분에 기인해 만든 소셜 네트워크이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보통같으면 영화 속 인물들의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자막이 등장했을 때, 특히나 이번 영화처럼 '페이스북은 전세계 가입자 5억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고, 마크 주커버그는 최연소 억만장자다'라는 문구가 등장했을 때 무언가 해피엔딩에 가까운 감흥을 느끼게 되지만, '소셜 네트워크'의 마지막에는 이러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즉 현실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억만장자이지만, 우리가 영화를 통해 보게 된 그의 마지막 모습은 앞서 언급한 '새로고침'하는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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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셜 네트워크'를 만든 이들 가운데 빼놓지 말아야 할 한 사람은 바로 음악을 맡은 '트렌트 레즈너'이다. 록 팬들에게는 '나인 인치 네일스 (Nine Inch Nails)'의 프론트맨으로 더욱 유명한 트렌트 레즈너가 만든 영화 음악은, '소셜 네트워크'를 전반적으로 쓸쓸하면서도 차가운 정서로 이끄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이 영화는 음악이 상당히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차가운 디지털 사운드로 채워진 음악들은 장면의 리듬감은 물론 마치 스릴러 영화에서나 느꼈을 법한 긴장감과 동시에 인간관계를 디지털화하여 쉽게 연결해주는 페이스북이라는 도구와, 그 도구로 인해 멀어져버린 진짜 인간관계에 대한 쓸쓸한 정서를 마치 무채색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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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가 더 인상적이었던 또 다른 이유는, 개인적으로도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한창 기획하고 준비하는 시기여서 평소에 브레밍스토밍 하고 있는 것들과 연관되는 부분들, 혹은 근본적인 원류를 다시금 되돌아보게끔 해 더 인상적일 수 밖에는 없었다. 또한 페이스북 서비스를 사용한지가 어느 덧 제법 오래되었고 또 최근 몇 달간 더 자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류를 잘 읽고 앞서갔던 서비스라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터라, 마크 주커버그가 처음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게 되었는지 (교내 네트워크를 위한 서비스에서 시작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영화로 그 과정을 접하니 감회가 남다르더라), 또 '더 페이스북'이 어떻게 '페이스북'이 되었는지, 현재 페이스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몇가지 중요한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설계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업계 사람으로서 업계 1위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의 리얼한 탄생과정의 목격은 그 자체로 흥분되는 것이었다 (음악으로 바꿔 이야기하자면 유명한 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볼 때, 명곡이 어떻게 우연처럼 탄생하게 되었는지가 등장할 때 소름이 돋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미 지난 예전의 이야기임에도 무릎을 탁치게 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서비스 혹은 훗날 만들게 될 서비스에 여기서 파생된 아이디어들을 접목시켜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아, 물론 영화 속 이들의 이야기처럼 5억명의 친구를 만들기 위해 진짜 친구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게 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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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시 아이젠버그와 완성시킨 '마크 주커버그'는 그야말로 올해의 캐릭터 중 하나로 꼽을 만 하더군요. 연민과 비난이 동시에 들게 끔 하는 묘한 주인공이었죠. 

2. 극중 윙클보스 형제는 아미 해머가 1인 2역으로 연기하고 나중에 CG를 통해 영화 속 장면이 완성되었는데, 감쪽 같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그 보다는, 오히려 '자, 이건 1인 2역이야, 뭔가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데이빗 핀처의 영화적 조크와 장난끼랄까요.

3.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필모그래피에서도 현재까지는 최고의 연기가 아닐까 싶군요. 영화를 보고나서 아직까지도 얄밉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걸 보면요.

4. 개인적으로 최고의 대사는 '션, 난 니 옆에 서고 싶어. 그럼 내가 더 터프해 보일테니까'라는 왈도의 대사와 '더 는 빼, 그냥 페이스북으로'라는 션의 대사를 꼽고 싶군요. 전자는 감정적으로 후자는 현실적으로요 ㅋ

5. 이 글은 제 페이스북으로도 발행하였습니다. 5억명의 친구들이 보게 될까 두렵군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olumbia Pictures 에 있습니다.





Madonna _ Hard Candy

1. Candy Shop
2. 4 Minutes
3. Give It 2 Me
4. Heartbeat
5. Miles Away
6. She's Not Me
7. Incredible
8. Beat Goes On
9. Dance 2night
10. Spanish Lesson
11. Devil Wouldn't Recognize You
12. Voices


마돈나는 참 대단하다. 굳이 나이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메이저 팝 시장에서
끊임없이 우수한 퀄리티의 앨범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분명히 인정받아야 할 커리어일 것이다.

2008년 발매된 그녀의 11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Hard Candy'는, 일단 개인적으로 최근 그녀의 앨범들이
타이틀 곡을 비롯한 1,2곡은 좋았었지만,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은 일관성은 있지만 깊이는 조금 느껴지지
않는 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내 취향에도 딱 맞고, '앨범'으로서 상당히 들을 만한 음반이 아닌가 싶다.

일단 이번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면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미 타이틀 곡 '4 Minutes'에서 호흡을 맞추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롯해,
현재 힙합씬은 물론 팝 씬을 사실상 주도하다 시피하고 있는 팀버랜드와 페럴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앨범을 워낙에 많이 듣다보니 슬쩍만 들어도 이들의 어느 정도 개입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각 뮤지션마다 그들의 색깔로 자신들의 음악을 표현해내는, 이들의 능력은 이번
마돈나의 앨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외에 카니예 웨스트도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자신의 최근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들과 분위기가 유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Beat Goes On'에서 오랜만에 랩피처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힙합적인 느낌에 일렉트로닉한 느낌과 클럽 장르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이번 앨범은,
데뷔 25주년인 2008년에도 여전히 트랜드를 이끌고 있는 마돈나의 저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마돈나도 마돈나지만, 손만대면 누구든 성공시키는 프로듀서진의 위용은 참으로 더욱 놀랍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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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stin Timberlake - FUTURESEX/LOVESHOW

(Live from Madison Square Garden)

지난 해 저스틴 팀버레이크 (Justin Timberlake)가 발매한 앨범 'FutereSex/LoveSounds'는 정말 대단한 앨범이었다. 아주 간단히 얘기해서 시대를 여러 발 앞서 나간 것도 아니었으며, 딱 한 두 걸음 앞서간, 팝씬을 이끌어가는 비트를 담은 하나의 작품이었다. 당시 앨범 발매 시 리뷰에도 썼었지만, 처음 'SexyBack'을 비롯한 앨범의 수록곡들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상당히 난해하고 불편한 것이었다. 물론 처음 들었을 때 확 와 닿는 곡들도 많았었지만, 전체적으로 팀버레이크의 전작 'Justified'를 염두해 두고 기대했던 것에서는 상당부분 어긋나는 음악이었다. 특히나 이 앨범의 특징을 가장 선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타이틀 곡 첫 번째 싱글 'SexyBack'은 듣는 순간, 팀버랜드(Timberland)가 너무 앞서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었다. 힙합이라기 보다는 일렉트로닉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거친 느낌의 보컬과 무겁고 기계적인 느낌의 신디사이저 배킹은 분명 처음부터 호감을 갖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며칠이 가지는 않았다. 본래 팀버랜드와 팀버레이크의 조합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앨범을 그대로 놓아버릴 수는 없었던 것. 조금만 집중하고 듣게 되자, 처음에는 들리지 않았던 스타일을 찾았다고나 할까. 처음 듣는 순간 확신할 수 없었던 이 앨범은, 지난 해 부터 지금까지 내가 들은 앨범들 가운데, 가장 많이 반복청취 한 앨범들 중 하나로 손꼽히며 아직도 내 귀와 오감을 종종 흥분시키곤 한다.


보이밴드였던 엔 싱크(N'Sync)이후, 넵튠스(Neptunes)와 역시 이 출신인 페럴 윌리엄스 (Pharrell Williams), 그리고 팀버랜드가 참여한 솔로 데뷔앨범 'Justified'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두 번째 앨범에서 앞선 설명들처럼 프로듀서인 팀버랜드와 함께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된다. 앨범 초반 트랙에서는 상당히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비트가 인상적인 곡들을 배치하고 후반부에는 저스틴 특유의 소울 풀한 보컬과 그루브가 살아있는 트랙들을 배치함으로서, '하얀 잭슨'이라는 닉네임처럼 피부색을 뛰어넘는 블랙뮤직의 느낌과 아이돌 그룹에서는 미처 다 표현할 수 없었던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특히 1집에서 그러하였듯이, 일반 힙합 뮤지션들과는 다르게(물론 이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은 좀 성향이 다르긴 하지만) 리얼 악기 연주를 선호하는 스타일로, 좀 더 복고적이면서도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1집이 뮤지션으로서 저스틴 팀버레이크 라는 이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2집은 아이돌 스타가 아닌 성인 스타로서, 섹시 아이콘으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요즘은 하도 인터넷이 발달하고 또한 UCC 및 동영상의 전파 속도가 빨라 예전처럼 해외뮤지션의 공연 영상을 접하는 것이 매우 용이해 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버퍼링을 통해 작은 화면으로 접하는 영상과 DVD혹은 차세대 매체로, 대화면을 통해 느끼는 영상의 감흥은 비교할 수가 없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라는 뮤지션은 그야말로 마이클 잭슨 이후로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해줄 만한 팝의 아이콘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기다렸을 그의 라이브 타이틀 'FUTURESEX/LOVESHOW'가 발매되었을 때 아무런 고민도 없이 내 손에 집어들 수 있었다. 이번에 발매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라이브 실황 타이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수준 높은 퀄리티를 담고 있다. 일단 이번 공연은 기존 공연들과는 다르게, <밴드 오브 브라더스> <롬(Rome)> 등 TV시리즈와 <지구에서 달까지>같은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케이블 방송국인 'HBO'에서 특집 중계한 방송 영상을 담고 있다. 전문적인 방송사가 제작을 했다는 것에 장점은 공연을 보다보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데, 평소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카메라 각도와 편집, 그리고 공연의 시작과 중간, 끝에 인터뷰와 에피소드 관련 영상을 삽입함으로서 좀 더 짜임새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DVD는 저스틴과 댄서, 세션 뮤지션들이 함께한 오픈 마이크로 시작된다. ‘누가 당신의 음악적 영웅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음식은?’ 등 짧고 간결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인터뷰가 어느 정도 흐르면, 뉴욕에 위치한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쇼가 드디어 시작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아직 솔로 앨범으로는 2장 밖에 내지 않은 뮤지션이라는 이유도 그 이유겠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2집 앨범을 위주로 그의 대부분의 히트곡들을 만나볼 수 있고, 엔 싱크 시절의 곡들도 살짝 만나볼 수 있다.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이기도 한 'FutureSex/LoveSounds'로 시작한 공연은 'Like I Love You' 'My Love'까지 쉴 세 없이 진행된다. 특히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저스틴 특유의 보컬이 돋보이는 'My Love'는 오른 발을 두 번 치고 훑는 댄스와 더불어 흥겨움을 더한다.



첫 번째 앨범의 수록곡이었던 'Senorita'와 두 번째 앨범에서 또 다른 싱글로 뮤직 비디오에서는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여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던 'What Goes Around/Comes Around', 그리고 팀버랜드가 함께하는 'Chop Me Up'으로 공연의 전반부는 마무리 된다. 전반부에서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화끈한 댄스 실력은 물론, 건반과 기타를 아우르는 연주 실력도 만나볼 수 있다. 아마도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자신의 역량에서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악기 연주 등 뮤지션으로서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그를 단순한 아이돌 그룹 출신의 잘 생긴 ‘스타’가 아닌 ‘뮤지션’으로 인정받게 하는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후반부는 1집 앨범의 가장 큰 히트곡인 'Rock Your Body'를 시작으로 'Gone' 'Take it From Here'등 느린 템포의 발라드 곡이 메들리로 이어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붉은 조명과 야한 무대 의상을 차려입은 댄서 언니들의 등장하는 'Damn Girl'로 공연장은 다시 한 번 뜨거워진다. 많은 해외 댄스 뮤지션들의 공연이나 특히 이번 공연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런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주인공이 되는 뮤지션 외에 댄서들이나 세션 뮤지션들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이번 공연의 댄서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한 곡 한 곡 다른 캐릭터와 컨셉으로 연기하고 춤추는 그녀(그)들의 모습은 정말 흠뻑 반할 정도로 멋졌다. 공연은 다시 한번 등장한 팀버랜드와 함께하는 이번 앨범의 첫 번째 싱글 'SexyBack'을 마지막으로 흥분의 도가니는 마무리된다. 이후 팀버레이크는 티셔츠와 바지의 편안한 차림으로 다시 등장해 팬들에게 감동의 북 받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앵콜곡 '(Another Song)All Over Again'을 마지막으로 선사한다. 앨범에서도 마지막에 수록되어 파격적인 비트와 흥분을 차분히 정리해 주었던 이 곡은, 이 날 공연에서도 팀버레이크의 소울 풀한 보컬로 흥분이 넘쳐났던 공연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타이틀은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 공연이 두 번째 디스크에는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 타이틀은 HBO에서 제작한 공연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화질이나 사운드 면에서 확실히 수준급의 퀄리티를 만나볼 수 있다. 일단 화질의 경우 최근 차세대 미디어에 의해서 눈이 굉장히 높아지긴 하였지만, 냉정하게 DVD임을, 그리고 공연실황 타이틀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클로즈 업을 한 장면이나 무대 위를 다른 효과 없이 밝은 조명으로 비추는 장면에서는 놀라운 화질은 선보인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일단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공간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 있고, 매우 드라이한 리얼 악기 연주의 소리서부터, 이펙터가 강하게 가미된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멀티채널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공연 외에 인터뷰와 메이킹 영상 등 부가 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별도로 디스크를 할애해 서플먼트를 담은 것 치고는 매우 부족한 분량의 영상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아쉽다. 메이킹 영상에서는 주로 뮤지션들과 엔지니어, 세션 스텝들의 인터뷰를 통해 공연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한글 자막은 물론 영어자막도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Open Mic'에서는 공연의 첫 부분에 등장했던 인터뷰 장면의 풀 버전으로 좀 더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이외에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1:1인터뷰와 보너스 뮤직비디오 등이 담겨있다.



결과적으로 록 뮤지션이 아닌 뮤지션의 공연 실황 타이틀을 오랜만에 구매한 것이 되었다. 록이든 팝이든 힙합이든, 재즈 든 장르에는 연연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 편이지만, 그간 라이브 타이틀에 있어서는(특히 최근에는), 록 장르에 비해 다른 장르의 라이브 타이틀이 수도 적었고 퀄리티도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타이틀은 그간 느껴왔던 갈증을 단번에 씻어줄 수 있을 만큼, 볼거리와 들을 거리 모두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공연과 높은 퀄리티의 타이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음악을 즐겨 듣는 팬이라면 볼 것도 없이 소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이들도 쉽게 실망하기 어려운 라이브 였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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