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자급자족 오마주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추억이 많은 시리즈이다. 아마도 시리즈로서는 가장 많이 본
영화일 것이고, <스타워즈>의 메인 타이틀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 트랙으로 기억되기도 하는 영화이다.
그런 <인디아나 존스>가 무려 19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그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숀 코네리가 결국 빠진 것이 아쉽지만 건재한 해리슨 포드는 물론 메리언 역의 카렌 알렌이 다시
출연한다는 소식은 인디아나 존스의 팬으로서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개봉일에 맞춰서 가장 처음으로 보았을 테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말인 오늘에야
보게 되었는데, 그 동안 수 많은 인디아나 존스 4 관련 글을 읽지 못해 근질근질 했었다.
새롭게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기존 팬들에게 바치는 클래식 삼부작에 대한
전체적인 오마주이며, 새로운 세대에게 '인디아나 존스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유쾌한 어드벤쳐 영화였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첫 번째 느낌은, 시리즈의 4편 격인 이 작품이, '4편'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앞선 3편의 영화를
정리하고 추억하는 하나의 선물세트 같은 자급자족 오마주 영화같다는 생각이었다. 사실상 로즈웰 사건을
바탕으로 크리스탈 해골과 외계인, UFO라는 이야기로 결론지어진 것을 제외한다면, 처음 부터 끝까지 모든
구성과 장면, 시퀀스는 모두 1편과 3편까지에서 보여주었던 장면들을 인용하거나 혹은 그대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었다. 장소를 비행기로 이동할 때 지도에서 빨간 줄로 경로가 표시되며 배경이 레이어로 겹쳐보이는
씬이나, 비행기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잠을 청하는 존스 박사나, 나찌라는 상대나, 미스테리를 해결해 과는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 더불어 악당에게 이용당하는 모습이나, 트럭이나 중형 장갑차 등이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씬이나, 거의 완벽하게 같은 학교에서의 강의 장면과 이후 이어지는 집에서의 시퀀스나,
등장하는 배경이나 인물들의 모습 등 사실상 모든 설정이 새로운 것이 없고, 전작의 장점과 장면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다. 사실 다른 영화 같았다면 이런 설정에 굉장히 실망하고 아쉬웠을 텐데,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한 <인디아나 존스>여서 이런 마음이 덜했던 것 같다.
뭐랄까,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해리슨 포드의 모습은 확실히 나이가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나이든 것을 그대로 보여주길 원한 것처럼, 샤이야 라포프 정도의 나이에 아이가 있을 법한 극중 존스 박사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상당부분의 아날로그 액션씬을 직접 소화했을 만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주먹질과 액션씬도 선보였다. 초반 책상 위의 사진으로 추억되는 것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숀 코네리, 그러니까 헨리 존스가 함께 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무래도 들 수밖에는
없었다. 그가 없기 때문과 샤이야 라포프의 등장으로 인해 그의 역할은 대부분 인디아나 존스가 지고 있는데,
그와 샤이아 라포프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3편의 재미를 엿볼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3명이 함께하는 시퀀스가 있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악당인 이리나 스팔코 역으로 등장한 케이트 블랑쳇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그의 러시아식 영어 발음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래도 러시아식으로 영어를 발음하다 보니 왠지 갈라드리엘의 포스가 살짝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나 전작에서 등장한 악당들의 모습이 그러하였듯, 이리나 스팔코의 캐릭터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모습 외에는 크게 다른 것을 보여줄만한 기회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샤이야 라포프는 이 영화로 인해 나름대로 완전 어린 이미지는 좀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마치 <그리스>의 한 장면처럼 유니폼이라도 입은 듯 다르게 옷을 입은 두 집단 사이에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아주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아, 샤이야 라포프가 인디의 액션씬을 많이 분담해
가겠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액션씬은 거의 인디가 그대로 다 하더라.

오랜만에 모습을 보게 된 카렌 알렌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반가웠으며, 그녀가 씨익 미소 지을 때는,
왠지 나도 미소짓게 되더라. 제법 기대했었던 짐 브로드벤트는 사실상 까메오 분량에 가까워 아쉬웠으며,
존 허트의 신들린(?)연기는 영화를 통틀어 가장 심오한 연기였던 듯 싶다 ^^;



사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기대하거나 상상했던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와 설정은 그대로 이어가지만,
무언가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는 '인디아나 존스'를 기대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기 보다는,
자급자족 식으로 자신의 시리즈를 그대로 복습하고 추억하는데에 대부분의 러닝 타임을 할애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19년 만에 돌아왔으니 다 같이 추억해보자는 것도 좋았지만, 그 정도가
쬐끔 과한 것도 사실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나의 최고의 시리즈 중 하나는 <인디아나 존스>가 될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1. 초반 짐 브로드벤트가 인디를 불러내는 장면에서 문 바로 옆에 '마커스'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렇게만 스쳐가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책상 위의 사진과 동상으로 다시 출연!

2. 사실 영화 속에서 가장 속으로 재미있었던 장면은, 나중에 인디아나 존스가
    '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라는 대사를 했을 때였다. 너무나도 잘 알다시피 <스타워즈>시리즈에
    반드시 등장하기로 유명한 이 대사를, 다른 영화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한 솔로에게서 듣게 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더라 ^^

3. 초반 '인디아나 존스'라는 제목이 너무 폼 잡지 않고 쉽게 나온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들었다.
    좀 더 폼나게 음악과 함께 등장했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4. 존 윌리엄스의 그 유명한 테마 음악이 흘러나올 땐, 나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

5. 메박 M관에서 디지털로 보았는데, 포커스가 약간 어긋난 듯 싶었다. 시종일관 선명한 화질보다는
   약간 뿌연 느낌이었는데, 다른 극장에서 다시봐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6. 감옥의 수 많은 언어로 쓴 낙서 가운데, '반환'이라는 한글이 유난히도 돋보이더라 ^^


- 인디아나 존스 트릴로지 박스세트 리뷰 보기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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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타이틀의 퀄리티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DVD로 출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린시절 손에 땀을 쥐며 인디와 모험을 함께 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정말 감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첨단 복원기술과 완벽한 리마스터링을 통해, 팬들에게 개봉직 후 느꼈던 놀라움을 또 한번 선사해버렸다.



[인디아나 존스 트릴로지 시리즈](이하 ‘인디’)는 많은 DVD마니아들에게 [스타워즈 트릴로지 박스세트], [백투더 퓨처 트릴로지 박스세트]와 더불어, 가장 많은 출시 요청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일단 영화적 요소를 살펴보자면 [인디]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어드벤처 영화의 바이블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재미와 흥미진진함, 짜임새 있는 스토리, 볼거리, 완성도 등을 고루 갖춘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작품이다. 사실 이후에 나온 작품들 가운데 [미이라]의 경우, [인디]의 명성에 견줄만한 작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인디]만한 어드벤처 물, 시리즈 물은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렇듯 대단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이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조지 루카스스티븐 스필버그이다.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인 부와 명예, 마니아들을 양산해 냈고, 스필버그는 [E.T]등으로 시작해 최근 [A.I] [마이너리티 리포트]등을 통해 뛰어난 상상력의 SF 영화 감독으로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인디]를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만 알고 있는데, 스필버그가 감독임에는 분명하나 조지 루카스의 비중이 그 못지 않았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출시된 [인디[타이틀을 살펴보면, 두 명의 감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조지 루카스에게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조지 루카스는 사실 [스타워즈]의 이야기를 쓰기 전에 [인디]의 대한 구상을 먼저 했었고, [스타워즈]가 개봉한 뒤 영화화할 감독을 찾던 중 스필버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하게 됐던 것이다. TV시리즈와 B급 액션영화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인디]는 이 같은 소박한(?)제작 초기의 의도와는 다르게, 한 장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시리즈가 되었다.



하지만 [인디]의 탄생과 반응이 처음부터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조지 루카스가 생각해 낸 이야기는 당시로서는 많은 제작비가 예상되는 관계로 선뜻 나서는 영화사와 제작자가 없었고, 개봉 뒤에는 인도를 비롯한 다른 인종들을 미개인으로 묘사하는 등 인종차별의 논란과 여성을 비하하고, 각 지역의 유적들을 훔치는 인디의 행동을 정당화 했다는 비판, 그리고 과도한 폭력과 잔인한 장면들로 인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등 많은 비판 또한 들어야했다(실례로 잔인한 장면과 폭력적인 장면들로 인해 당시에는 없었던 P-13등급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시 타이틀로 돌아가서 개봉 직후 안겨줬던 놀라움을 다시 선사해버렸다는 표현에는, 타이틀의 놀라운 화질과 사운드에 있다. 사실 1981, 1984, 1989년에 개봉한 영화가 아무리 최첨단의 리마스터링 복원 기술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최근 개봉한 영화만 할까 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분야의 최고를 자랑하는 루카스 필름의 THX리마스터링 사운드와 라우리 디지털의 영상 복원 기술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영상과 화질을 만들어 냈다. 리테일러 컨벤션에서 잠시 느낄 수 있었던 THX 사운드는 최근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니 왠만한 타이틀의 사운드를 넘어서는 스펙터클하고도 실감나는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사실 많은 인디 팬들이 걱정했던 것은 사운드 보다는 영상이었는데, 이 마저도 아주 깔끔하게 잠재워버렸다. 라우리 디지털사의 완벽한 영상 복원기술로 재탄생한 영상은, 사운드와 마찬가지로 최근 개봉한 영화들과 견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길게는 20년도 더 전에, 짧게는 10년 전에 개봉한 영화라고는 정말 믿겨지지 않는 완벽에 화질을 재공하고 있다. 특히 시리즈의 2편 격인 [인디아나 존스 : 미궁의 사원]의 경우, 어두운 배경과 조명의 장면이 주를 이룸에도, 완벽에 영상을 보여주는 점은 정말 복원 기술에 놀라움을 또 한번 느끼게 한다.



또한 타이틀의 메뉴 디자인은 인디다운 역동감이 넘치면서도 화려한 메뉴로, 일반의 밋밋하고 정지되어 있는 메뉴 디자인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보았던 메뉴 디자인 중에 단연 최고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타이틀은 [프랭클린 플래너 포함 한정반]과 [라의 목걸이 포함 한정판]으로 나뉘어 출시되었는데, 두 가지 모두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 일단 플랭클린 플래너 한정반은 인터넷상에 공개된 사진보다는 실제로 받아보았을 때 더 고급스러움이 느껴졌으며, 많은 이들이 구입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플래너를 개별적으로 사용할 때 속지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플래너를 사용할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디를 더욱 소장가치 높은 세트로 소장한다는 점과 디지팩으로 이루어진 박스세트를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점과 라의 목걸이 한정판과 가격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플래너 한정판을 더 추천하고 싶다(참고로 플래너 내에는 속지를 할인 구매할 수 있는 할인권도 포함되어 있다). 라의 목걸이 한정판에 주어지는 목걸이는 1편 레이더스에서 등장하는 목걸이를 본 딴 목걸이로서 실제로 목걸이의 용도로 쓰기에는 조금 부담감이 있으나 장식용이나 소장용으로는 이것도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인디아나 존스 박스세트를 시리즈 별로 하나씩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자.





대학에서 고고학을 가르치는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정부로부터 성서에 나오는 성궤를 찾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인디는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성궤의 행방을 추적해 나간다. 그런데 나치군들도 역시 전쟁에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모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무서운 힘을 지닌 성궤를 찾아 나서는데..



시리즈의 가장 첫 편인 레이더스는 1981년 개봉한 작품으로, 인디아나 존스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었다. 일단 시리즈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지라 영상의 회손 정도와 팬들의 우려가 가장 컸던 작품이었는데, 이미 여러 번 언급했던 복원 기술로 인해 완벽하게 재탄생하였다. [레이더스]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꼽으라면 아마도 영화의 초반 인디가 거대한 돌을 피해 탈출하는 시퀀스와 마지막 성궤를 개봉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반 고대 유물을 가지고 거대한 돌을 뒤로 한 채 탈출하는 장면은, 스필버그와 루카스가 의도했던 B급 액션 영화와 TV시리즈 물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에 대해 특별히 다른 설명 없이도 파악이 가능토록 배치한 오프닝으로 기억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블루 스크린 기법을 이요한 ILM의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신비스럽고도 괴기스런 장면을 연출하였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만주족 시조의 유골이 있는 보물을 둘러싸고 라오 일당과 협상하기 위해 상해에 와있다. 그러나 그는 이 협상 도중 죽음의 위기에 몰리게 되고 우연히 쇼걸인 윌리와 꼬마 택시운전수 소년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러나 탈출 도중 비행기가 추락하여 티벳의 샤만 마을에 가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예기치 못한 모험 속에 뛰어들게 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들을 본 마을 사람들은 존스 박사 일행을 구세주로 여겨 자신들이 빼앗겨 현재 판코드 궁 어딘가에 있는 신비의 돌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존스는 신비의 돌을 찾고 밀교 일당에게 잡혀간 마을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전설의 미궁을 찾아간다. 일행은 그 미궁에 도착하여 그 비밀집단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비밀종교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인디아나 존스 : 미궁의 사원]은 전편인 [레이더스]의 성공에 힙 입어, 1편에서는 러닝 타임과 제작비 등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다 보여주지 못했던 스필버그와 루카스의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루카스가 만들었던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과 같이 시리즈의 2번째 작품으로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어두운 분위기와 폭력적 장면들로 인해 이미 얘기했던 것처럼 P-13이라는 새로운 등급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궁의 사원]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한다면, 갱 안에서 석탄 운반차를 타고 벌어지는 추격 장면과 마지막 다리에서의 장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추격 장면은 사실 1편인 [레이더스]때 수록하려던 장면이었는데, 넘치는 아이디어로 인해 2편인 [미궁의 사원]에 포함되게 되었다.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 장면은 곳곳에 유머러스한 장치를 삽입함으로써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추격 장면을 만들어냈다. 추격 장면에 이어지는 다리 장면은 영화사에 또 하나에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절벽과 절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과 다리가 끊어지는 장면, 그리고 다리에 매달려 절벽을 오르는 장면은 언제 봐도 흥분되고 몰입하게 되는 장면들이다.



어릴 때부터 모험심이 많았던 인디는 보이스카웃 시절인 1912년, 도굴꾼이 보물(십자가) 훔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막으려 한다. 그렇지만 그의 아버지 핸리 박사의 무관심으로 실패한다. 인디는 이 일로 훗날 그가 늘 쓰고 다니는 트레이드마크인 중절모와 채찍을 얻는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처럼 고고학자가 된 인디는 어린 시절 놓쳤던 보물인 십자가를 되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으로 돌아와 오래 전에 도착한 소포를 발견한다. 소포에는 아버지의 일기장이 있었는데, 월터라는 여자가 앙카라 북쪽에서 발견된 반쪽짜리 석판을 보여주며 헨리 박사의 일기장을 참고로 나머지 반쪽 석판을 찾으면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한 술잔인 성배(Holy Grail)를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인디의 아버지 헨리는 성배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찾던 중에 행방불명이 되었었는데 인디는 아버지가 나치에게 납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베니스로 달려가 그를 구해낸다. 그리고 오랜 만에 다시 만난 이들 부자는 성배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면서 중동의 오지로 간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은 가장 최근의 작품답게 영상과 사운드, 그리고 완성도 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루카스와 스필버그가 인디를 만들 때 염두 해 두었던 것 중 하나는 여러 번 언급했던 B급 액션 영화들이고 또 하나는 007영화였는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작품이 가장 기획 의도에 가까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일단 인디 시리즈를 시작하며 계속 생각했었던 성배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과 무엇보다도 가장 성공하고 인기 있는 제임스 본드였던 숀 코너리가 출연한다는 점이 그 이유일 것이다. 숀 코너리가 인디의 아버지로 출연하면서, 인디에 개인적이고 가정사적인 배경이 설명되었고, 기존에 사랑과 모험 외에 부자간의 정을 다룬 요소까지 포함되게 되었다.



[최후의 성전]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인디와 아버지가 나치로부터 도망치는 추격전 장면과 마지막 성배를 얻기 위해 세 가지의 시험을 통과하는 장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스피디하고 박진감 있는 추격전에 스필버그의 유머러스함이 더해져 한층 재미를 더한다. 갈매기를 이용해 무기하나 없이 전투기를 상대하는 인디 아버지의 지혜도 배울 수 있고. 마지막 장면인 세 가지 시험 시퀀스는, 가장 긴장되면서도 한 편으론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단순 오락 영화에 그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이번 타이틀 출시에 본 편의 영상과 사운드의 퀄리티 만큼이나 기대를 모았던 것이 바로 DVD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플먼트였다. 완벽한 복원으로 기대에 부흥한 스펙 만큼이나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로 가득한 보너스 디스크는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인디 팬들에게 충분한 즐거움과 만족을 전해주고 있다. 일단 시리즈 별로 메이킹 다큐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영상들은 아마도 가장 유익한 서플먼트라고 할 수 있겠다. 루카스와 스필버그의 인터뷰를 통해 인디가 탄생하기까지의 뒷이야기들과 캐스팅, 캐릭터의 설정, 배경, 장면 연출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인디아나 존스 역할의 해리슨 포드를 비롯해, 카렌 알렌, 숀 코너리, 케이트 캡쇼, 아역이었던 케 까지...(특히 아역을 맡았던 케의 성장한 모습은 정말 징그럽다...)자신들이 맡았던 캐릭터와 촬영장의 에피소드, 그리고 상대 배우와 스텝들의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영화 자체가 워낙에 할 얘깃거리가 많은 영화 인지는 몰라도 일련의 제작 다큐들 보다는 훨씬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들로 꾸며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제작 다큐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감독인 스필버그 외에 조지 루카스에게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즐겼던 장면을 만들기 위해 뒤에서 모르게 힘썼던 스텝들의 얘기들도 전해들을 수 있어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또한 어린 인디아나 존스로 출연했었던 리버 피닉스의 인터뷰 영상도 수록되어 있어 그의 팬들에게는 또 다른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세 가지의 메이킹 다큐 외에 스턴트와 사운드, 음악, 시각 효과 등으로 나뉘어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들 영상을 통해 저 장면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이 되었고, 스필버그 영화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 존 윌리엄스의 기념비 적인 ‘빰빠밤빠~빰빠바’하는 스코어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ILM의 기술적인 부분까지도 상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짙은 갈색의 가죽 자켓과 단추가 몇 개쯤 풀어진 셔츠, 손에 움켜쥔 채찍과 눌러쓴 중절모. 인디아나 존스는 만화 캐릭터가 아님에도 확실한 그림이 그려지는 영화사에 몇 안 되는 캐릭터이다.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아이디어와 유머러스함, 액션, 로맨스, 스릴러적 요소가 모두 포함된 하나의 완벽한 어드벤처 영화이다. 이후로도 이를 뛰어넘는 어드벤처 영화가 나오지 않은 점을 감안 할 때, 아니 혹 그런 영화가 추후에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인디아나 존스 트릴로지 박스세트]의 출시는 명백히 기념비적이고 또한 감격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첨부터 ‘왜 기념비적인가?’하는 물음 자체가 바보 같은 질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냥 플레이어에 디스크를 넣고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마도 ‘빰빠밤빠~ 빰빠바~’하는 스코어가 흐르는 순간 온몸은 전율로 몸서리치게 될 것이다.





2003.10.28
글 / 아시타카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자막과 이후 터지는 존 윌리엄스의 유명한 테마곡, 그리고 어두운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스타워즈의 로고와 함께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단원, 그야말로 대단원의 막은 클래식 트릴로지와 프리퀄 시리즈의 중요한 연결 고리인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이하 에피3)’로 끝을 냈다(에피 3가 개봉하기 전에 일부에서는 스타워즈가 본래 9부작으로 계획되었고 이후에 어떤 방법으로든 에피소드 7,8,9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지만, 이 둘을 빼고는 스타워즈를 상상할 수도 없을, 감독인 조지 루카스와 음악을 맡은 존 윌리엄스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이후 시리즈는 불가능 할듯하며, 이를 무시하더라도 조지 루카스는 한 인터뷰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 베이더)의 관한 이야기이며,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없는 스타워즈는 없을 것이라며 못 박은 예도 있듯, 더 이상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없을 듯하다).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이 개봉할 즈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등 친한 감독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던 조지 루카스는 유치하다는 이야기와 실패할 것이라는 핀잔을 더 많이 들었어야 했다(스티븐 스필버그만이 이 대단한 시리즈를 시작부터 적극 반기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에피소드 4가 개봉하고 이후 5,6편을 거치며 스타워즈 시리즈는 단순한 영화를 넘어서 전 지구를 아우르는 하나의 문화 코드를 형성하였으며, 우주의 크기만큼이나 방대하고 무궁무진한 세계로 인해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궁금증을 낳았고 완구나 게임 등 캐릭터 상품도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였으며, 스카이워커 사운드나 I.L.M등의 기술 팀들은 헐리웃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독립적인 회사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루크 스카이워커 3부작으로도 불리는 클래식 3부작의 엄청난 성공은 프리퀄 3부작에 대한 기대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는데, 제작 당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사한 그래픽과 영상은 누구라도 압도당할 만큼 완벽한 퀄리티를 선사하였지만, 스토리 구조의 빈약함과 일부 캐릭터의 어설픔(?)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았었다. 에피소드 1에 주요 캐릭터였던 ‘자자’는 팬들에 집중 공세를 받았던 대표적인 케이스(‘자자’가 극의 분위기를 깨는데 일조하였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스토리 구조가 비약했다는 점에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동의하지는 않는 편이다). 에피소드 2에서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와 한 솔로와 레이아의 은근한 러브 스토리와는 달리 파드메와 아나킨의 대놓고 벌어지는 풀밭의 러브 씬 등이 자주 도마에 올랐었는데, 이 역시도 팬들에 엄청난 사랑이 만들어낸 하나의 반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호평과 혹평이 갈렸던 에피소드 1,2편에 평가는 시리즈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피 3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이어졌고, 안 그래도 이제 마지막 남은 한 편에 남은 모든 이야기와 클래식 3부작과의 연결 고리를 완성해야 하는 제작진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 분명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에피 3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헤이든의 연기가 한 층 성장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의 흐름 자체가 숨 가쁘고 심하게 집중할 수밖에는 없는 구조인지라 완벽하게 극에 빠져들 수 있었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 했을 이야기. 어떻게 해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속칭 ‘그 분’으로 불리 우는 ‘다스 베이더’로 변하게 되었을까 하는 것. 제다이 중에 최고 실력자인 요다는 어떻게 해서 황폐한 데고바 행성으로 은둔하게 되었을까, C-3PO와 R2D2는 왜 클래식 시리즈에서 오비완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다스 시디어스는 누구이며 어떻게 등장하게 되는가 등등 시리즈를 보며 궁금해 하던 모든 것들(대부분의)의 해답이 에피 3에 있다.



에피 3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개인적인 감정은 어느 애절한 로맨스 영화에서도 느껴볼 수 없었던 슬픔이었다. 시스 군주의 치밀한 계획(긴급명령 66) 아래 하나 둘씩 죽어가는 제다이 들의 모습과 파드메가 죽음으로 치닫는 악몽(단순 악몽이 아닌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제다이의 능력으로 인한)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변절할 수밖에 없었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고뇌(많은 이들이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것에 대한 동기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미 ‘샌드 피플’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처음부터 제국을 건설하여 온 은하계를 지배할 생각도 없었을 뿐 더러, 파드메를 지키기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하였다는 점, 그리고 윈두를 베고 나서 몹시도 후회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점, 무스타파에서 분리주의자를 제거하고 홀로 남아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았을 때, 한정된 러닝 타임 속에서 이 정도의 묘사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가 그것.



에피 3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슬펐지만 더 슬퍼졌던 것은 에피 3에 등장하는 장면들로 인해 클래식 3부작의 장면들이 다시금 생각났기 때문이다. 에피3에서 윈두와 황제와의 대결 중에 아나킨은 누구를 도울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데, 물론 황제를 도와 윈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장면은 에피 6의 마지막 장면과 정확하게 교차하는데, 역시 황제에게 루크가 당하고 있을 때, 끝내 고민하다가 황제를 들어 죽음에 이르게 한다. 에피 6을 볼 당시에는 그저 선한 마음이 다시 살아났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했지만, 에피 3를 보고 난 뒤에는 아마도 황제와 루크가 대립할 당시 예전 윈두와 황제가 대립했던 때를 떠올리고 다시는 후회할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스타파 듀얼 마지막에 너무도 슬픈 오비완과 아나킨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넌 우리의 희망이었어’ ‘사랑했다’ 라고 말하던 장면과 타들어가는 아나킨을 차마 다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던 오비완에 모습을 통해, 에피 4에서 (물론 루크에게 탈출할 기회와 자극을 주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다스 베이더와의 대결 중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 것은, 아나킨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마지막 파드메의 유연이 아니더라도 결코 자신의 손으로 동생과도 같은 아나킨을 해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어느 것 보다 감동으로 다가 왔던 것은 엔딩 장면인데, 오비완으로부터 루크를 건네 받은 타투인의 가족들이 두 개의 태양이 노을 지는 배경을 지긋하게 바라보는 장면에서 흐르던 루크 스카이워커의 테마곡은 말 그대로 ‘새로운 희망’을 예언하는 동시에 클래식 3부작의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사실 스타워즈라는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에 대해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이처럼 전율이 몸서리 칠정도로 감동적으로 마무리할 줄은 몰랐었다). 아마도 스타워즈 시리즈와 쭉 함께 해온 팬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밀려오는 듯한 깊은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사실 에피 3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 큰 줄기에 궁금증들은 대부분 해소가 되었으나 팬들이라면 몹시도 궁금하고 부족하다 여겨질 만한 사실들이 곳곳에 내재하고 있다. 사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 같은 끝없는 궁금증은 너무나도 광대한 스타워즈 세계의 구조 때문일 것이다. 이 중 몇 가지의 해답을 갖고 있으며 에피 2와 에피 3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 ‘클론 워즈 (Clone Wars)’ 일 텐데, 아직까지 국내에서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 중 에피 3와 연관되는 클론 워즈의 몇몇 사실들을 나열해볼까 한다. 에피 3에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 가운데 ‘그리버스 장군’은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으나 비교적 쉽게 사라진 캐릭터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리버스의 관한 중요한 이야기들은 클론 워즈에 수록되어 있다. 그의 놀라운 활약상이나 제다이들을 처형해가며 광선 검 수집을 취미로 삼게 된 일, 두쿠 백작에게 수련을 받는 장면, 그리고 윈두와의 대결에서 부상을 입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영화 내내 그리버스가 기침을 하듯 콜록 대는 것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윈두에게 당한 부상으로 인한 것이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광선 검 대결의 스킬만으로는 요다 마저도 능가한다고 알려진 윈두의 활약도 에피 3에서는 두드러지지 못하는데, 클론 워즈에서는 그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클론 워즈 외에도 게임으로 발매된 ‘제다이 아카데미’시리즈나 ‘배틀프론트’ 시리즈에서도 영화의 스토리와 연계되는 이야기와 설정들로 인해 좀 더 세세한 주변 지식들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영화 얘기에서 조금 벗어나 배우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에피 3에 와서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극적으로 치닫는 아나킨의 심리 상태를 연기하기에 신인 급 배우인 헤이든이 팬들에 마음에 들기에는 조금 부족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된다. 아나킨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로 프리퀄 3부작에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역할이 오비완일텐데, 사실 처음에는 그저 껄렁하면서도 스마트한 이미지를 풍기는 이완 맥그리거가 알렉 기네스로 비교되는 오비완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아니 소화라기보다는 어울릴까 걱정을 했었지만, 이완은 점점 은근히 오비완에 모습이 되어 갔고, 에피 3에서는 다른 오비완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이완 맥그리거 특유의 스코틀랜드 식 영어 발음은 대사 전달에 있어서도 다른 배우들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에피 3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는 펠퍼타인 의장 역할을 맡은 이안 맥디아미드가 아닐까 한다. 이미 예고편에서 보여줬던 것처럼(몇 번 본 팬들은 그 대사를 외울 정도로) 그의 대사 전달 능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나, 보는 이의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또한 펠퍼타인 의장에서 시스 군주로의 1인 2역 아닌 2역을 맡아 그야말로 아카데미 조연상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연기를 펼친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에 이어 또다시 초반부에 짧은 시간 출연으로 아쉬움이 남는 두쿠 역할의 크리스토퍼 리와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강력한 이펙트를 선사하였던 윈두 역할의 사무엘 L.잭슨, 그리고 많은 사람이 주목하진 않았지만 모나지 않게 자연스런 연기를 펼쳤던 나탈리 포트만까지. CG와 화려함에 가려져 우리가 흔히 잊고 있는 사실이지만, 스타워즈의 출연진들이 펼친 연기는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AV적으로는 절대 부족함을 용납하지 않는 조지 루카스 덕에 매번 출시 때 마다 화제가 될 정도로 놀라운 스펙과 퀄리티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에피소드 1,2는 놀라운 화질과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된 코드 3번의 경우 음성해설과 서플먼트 등에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팬들에 아쉬움을 사기도 했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지만 에피 3는 음성해설과 서플먼트 모두 한글 자막이 지원됨으로 안심해도 될 듯.



먼저 2.35:1의 화질부터 살펴보자면, 전작들이 그러하였듯 역시나 티끌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영상을 수록하였다. 일단 촬영 자체가 필름 카메라가 아닌 100% 디지털로 작업되어 일반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의 DVD들 보다는 한 단계 높은 화질을 선사한다. 일부에서는 디지털 영상이 너무 날카롭게 느껴진다며 조금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에피 3의 화질은 디지털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위와 같은 거부감마저 최소화할만한 화질이라 할만하다. 어두운 극의 분위기만큼이나 어두운 배경에 장면이 많이 등장함에도 화질에 부족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운드 역시 DTS 부럽지 않은 돌비디지털 5.1EX의 음질을 수록하였다. 영화의 초반 전투 장면에서는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폭발음등과 광선 포 소리가 채널을 골고루 사용해가며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동시에, 버즈 드로이드가 기체 위를 걸을 때 나는 세세한 소리까지 선명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마지막 무스타파 듀얼에서는 스타워즈 하면 떠오르는 광선 검 특유의 사운드 역시 화려하게 수놓는다. 존 윌리엄스의 스코어 또한 강력한 웅장함을 전달하며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사운드를 꼽으라면 다스 베이더 특유의 숨소리를 들 수 있겠는데,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된 직후 매우 고요한 가운데 숨소리가 울려 퍼질 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으며 탄성을 지를 정도였다. 에피소드 4~6편에는 내내 들었던 숨소리 이지만 이번 에피 3만큼이나 인상적인 숨소리는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번 출시된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DVD는 방대한 서플먼트와 음성해설 모두에 한글자막이 지원되어 전혀 감상에 무리가 없이 흥미로운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 편과 감독인 조지 루카스, 제작자인 릭 맥칼럼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다. 조지 루카스가 참여한 음성해설은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 확장판에 수록된 피터 잭슨과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이후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던 코멘터리인데, 팬들도 다 알지 못했던 스토리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과 극중에서는 다 노출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감독의 의도, 제작자가 이야기하는 장면 장면에 얽힌 뒷얘기 등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영화를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2번째 디스크에는 방대한 양의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가장 흥미롭고 눈길을 끄는 것은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은 삭제장면이다. 삭제 장면에서는 본편을 뒷받침해줄만한 장면들과 많은 팬들이 기대했을 장면이 수록되었는데, 파드메가 의장에 독재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뜻을 모으고 의장에게 가서 의견을 타진하는 장면 등이 수록되었는데, 이를 통해 파드메가 그저 아나킨과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잘못된 의회를 바로 잡기위해 정치적인 노력도 계속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작자인 릭 맥칼럼이, 삭제되어 너무 아쉬웠다는 코멘트와 함께 소개되는 장면은 요다가 은둔에 들어가기로 한 뒤 데고바 행성에 도착하는 장면인데, 에피소드 5와 연결되는 장면으로 데고바 행성에 모습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흥분되는 일이긴 하지만, 엔딩 부분에 위치하게 됨으로 새로운 희망을 의미하는 루크와 레아로 마무리되는 전체적인 마무리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아쉽지만 본편에서 삭제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부가영상으로는 제작과정에 관한 스텝과 기술적인 면을 중심으로 한 영상과 배우들과 스토리, 캐릭터에 관한 영상이 담겨있는데, 그 중 'Within a Minute : The Making of Episode III'에서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무스타파 듀얼 장면을 중심으로 제작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약 1분도 채 안 되는 장면을 위해 얼마나 많은 스텝들과 기술, 노력이 투여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각 스텝의 파트별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이 외에 특작단편으로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 에피소드 III의 스턴트’를 통해 스턴트와 관련되어 배우들이 트레이닝을 받는 모습 등이 담겨있고, ‘선택된 하나 (다스베이더)’를 통해 시리즈의 핵을 이루는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밖에도 뮤직비디오 'A Hero Falls'와 웹 다큐멘터리, 예고편, 비디오 게임에 예고편과 데모 영상, 스틸 갤러리 등이 수록되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DVD는 스타워즈의 감흥을 함께 했던 이들이라면 전혀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최고의 선택이다. 물론 더 나은 매체인 HD DVD 포맷이 대중화되면 분명 새 포맷으로 출시가 될 것이며, 그전이라도 에피소드 1~6편을 모두 담은 박스세트가 출시될 것 또한 확실하며, 애니메이션 클론 워즈까지 포함하거나 새로운 다큐라던지 관련 영상을 담은 디스크를 추가 수록한 버전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하물며 그 모든 것이 기정사실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기 전까지만 활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만큼 스타워즈 팬들에게 또 DVD마니아들에겐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 또한 감히 확신한다.

글 / 아시타카

200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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